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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가™ 님의 서재입니다.

이세계 최강 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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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가™
작품등록일 :
2019.01.02 23:52
최근연재일 :
2020.03.13 18:00
연재수 :
29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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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7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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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796,506

작성
19.12.0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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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2쪽

제239화 술주정

DUMMY

리스와의 한바탕 주먹다짐을 끝내고 성으로 돌아온 알카디우스는 복도를 거닐다 벽에 걸려 있던 거울에 얼굴을 비추었다.


“아무 일 없이 조용히 넘어갔으면······.”


형편없이 터져 출혈이 발생했던 입술에 시커먼 딱지가 생기고, 눈 아래로는 시퍼런 멍까지 발생한 얼굴. 알카디우스의 피부가 워낙 새하얗다 보니 금방 눈에 띌 것 같다.

거대한 드래곤에서 평범한 인간으로 변신한 상태인데도 조금 전까지 이어져 온 육박전이 워낙 치열했던 탓인지, 그 흔적이 아직도 그대로 남아 있다.


“응?”


휘수의 눈에 띄어 무슨 말을 들을지 알 수 없지만 일단 그가 머물고 있는 침실로 돌아가지 않을 수 없어 계속 발걸음을 옮기는데, 순간 설마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휘수?!”


이럴 수가! 자신이 자동차에 가서 안약을 가져오는 동안 침대에서 잠이 들어 있던 휘수가 어디로 갔는지 감쪽같이 사라진 것이 아닌가!


“어디, 바람이라도 쐬러 나간 걸까?”


당황스러운 마음을 진정시키고 침착하게 침실 안을 둘러보니 그가 걸치고 다니는 베이지색 재킷이나 소지품(스마트폰, 담배 등)이 보이지 않는다. 평소처럼 맨 정신으로 소지품을 챙겨 잠깐 외출을 나갔다고 생각해도 괜찮을 것 같은데.


“자동차? 안약 말고 또 필요한 물건이 있었을까?”


다행히 알카디우스가 조금만 정신을 집중하자 휘수에게만 느껴지는 특유의 기운이 감지되었고, 또 자동차 엔진에 탑재되어 있는 어머니 골드 드래곤 세리나의 드래곤 하트 기운도 감지되었다. 그곳에 쭉 머물러 있는 것을 보니 지금 가면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알카디우스.”


예리한 드래곤 감각이 일러주는 휘수의 기운을 따라 발걸음을 옮기던 알카디우스는, 나무 뒤에서 초조하게 서 있는 샤키라와 마주하게 되었다.


“샤키라? 아니, 리스와 세나도 함께 있었어?”


샤키라의 커다란 체격에 가려져 있던 리스와 세나도 모습을 드러냈다. 알카디우스와 이렇게 다시 마주하게 될 줄 예상 못했는지 어색하게 웃는 세나에 비해, 리스는 알카디우스에게 두들겨 맞은 탓인지 퉁퉁 부어오른 얼굴을 애써 휙 돌리고 있었다.


“너 그렇게 가버리고, 우리는 그냥 터벅터벅 아무렇게나 걷고 있었는데, 순간 휘수 오빠의 기운이 느껴져서 따라가 보니 이곳이었어. 그런데······.”


샤키라는 말을 하다 말고 휘수를 향해 슬쩍 눈짓을 보냈다. 심상치 않은 그녀의 표정을 보며 알카디우스도 시선을 돌려 보니, 휘수가 자동차에 등을 기댄 채 종이컵에 뭔가를 계속 따라 들이키고 있는 것이 아닌가. 마치 쓴 약을 들이키는 것처럼 표정도 잔뜩 일그러뜨린 채.


“휘수!”


인간보다 훨씬 탁월한 드래곤 감각은 먼 거리에서도 종이컵에 담긴 무언가의 향을 선명하게 감지해냈고, 결국 알카디우스가 이대로 두고 볼 수 없다고 즉시 판단을 내리기에 이르렀다.


“오, 알카디우스! 나의 하나뿐인 여자친구 실버 드래곤님, 어서 와!”


휘수는 어린아이처럼 헤헤 웃음을 흘리는 건 물론 반갑게 손까지 흔들어 보였다.


“휘수, 너······.”


알카디우스가 자신을 반갑게 맞이해주는 휘수에게 건넬 수 있는 인사는 아주 잠깐의 미소 뿐.

멀리서 휘수의 몸에 가려져 있던 물건들이 눈에 띄자 그녀의 표정이 점점 어두워지고, 흔들리는 루비눈동자에서는 근심까지 피어올랐다.


“세상에! 휘수 오빠, 지금 그걸 혼자 다 마신 거야? 변변한 안주 하나 없이 깡, 깡······.”

“깡소주요?”

“그래, 깡소주! 대한민국에서만 쓰는 단어라서 갑자기 떠오르지를 않았는데, 아주 잘 했어, 세나야. 그런데 나이도 어리면서 그런 쓸데없는 단어는 왜 외우고 다니니?”

“아니, 저는 그냥 에이패드에서 들었던 단어가 떠올랐을 뿐인데······.”


알카디우스에 이어 모습을 드러낸 샤키라는 잠시 세나와 티격태격했지만 곧 두 눈으로 선명하게 들어오고 있는 소주병에 완전히 시선을 빼앗기고 말았다.


‘두 병도 모자라 세 병 째 혼자 마시고 있던 거야?! 아니, 술도 약한 인간이 대체 어쩌자고?!’

“뭘 그렇게 쳐다봐? 오빠가 술 마시고 있는 게 이상해? 남자는 말이야, 때론 고독하게 혼자 한 잔하고 싶을 때가 있는 법이라고!”


근심 가득한 친구들의 시선 따윈 아랑곳없이, 휘수는 보란 듯이 종이컵에 소주를 가득 따라 보였다.


“물론 왜 그런 때가 떠오르는지는 알 수 없어. 과학적으로 증명하려 해도··· 아! 브크롯 과학연구소에서 근무하는 과학자들한테 물어보면 답을 알 수 있으려나?”

“오빠, 무슨 헛소리를!”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무자비한 생체실험에 끔찍한 키메라 병기를 마구 찍어내는 브크롯 과학연구소에 무슨 좋은 감정이 있다고 입 밖으로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는단 말인가! 친구들의 표정이 굳어지고, 그 중 샤키라는 언성까지 높였다.


“농담! 농담! 이놈의 술 때문에 순간적으로 실수를 하고 말았어. 오빠 좀 이해해주라~ 오빠가 이렇게 안아줄게~”

“꺄악! 뭐, 뭐하는 거야?! 저리 가지 못해!”


심상치 않은 휘수의 태도에 주춤 뒤로 물러서던 샤키라는, 느닷없이 벌떡 몸을 일으켜 다짜고짜 자신을 끌어안는 휘수에게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귀여운 내 동생 샤키라! 털이 북슬북슬한 게 꼭 강아지 같다니까! 어휴, 포근해라!”

“이 인간이 진짜 미쳤나! 빨리 안 떨어져! 으아아, 술 냄새!”


늑대가 개과 동물이니 강아지 닮았다고 해도 딱히 할 말은 없지만, 이 술 취한 인간 놈이 고약한 술 냄새까지 풀풀 풍기며 아무렇게나 지껄이는 건 도저히 참을 수가 없다!


‘술 취한 개한테는 몽둥이가 약이지! 아니, 술 취한 개가 아니라 미친 개였던가? 에잇! 대한민국 용어는 헷갈린다니까!’


감히 이 늑대여왕님을 북슬북슬 강아지 취급한 죄! 뺨 한 대로 끝날지 장담하기 어렵지만 일단 벌을 받아보아라! 솥뚜껑 같은 샤키라의 손이 하늘 위로 척 올라갔다.


“샤키라 언니!”


저 무시무시한 웨어울프 손바닥에 제대로 맞았다가는 이빨이 몽땅 털리는 건 물론 턱뼈까지 박살날지도 모를 일이다.

아니, 자칫 사망할 가능성도 없지 않아 세나가 황급히 샤키라를 붙잡으며 만류에 들어갔다.


“하아! 진짜 이 늑대여왕님, 성질 많이 죽었다!”


막내의 간절한 눈빛을 차마 외면할 수 없어 슬그머니 손바닥을 다시 내리는데, 이런 샤키라의 마음은 알지 못한 채 휘수는 엉뚱하게도 다음 타겟을 세나로 정하게 되었다.


“아, 세나야! 너도 오빠의 소중한 동생이지! 오빠가 따뜻하게 안아줄 테니 이리와!”

“오, 오빠! 이러지 마세요! 싫어요!”


세나가 강한 거부감을 나타냈지만 휘수는 아랑곳하지 않고 비틀비틀 가까이 다가갔다. 이미 소주 특유의 알코올에 정신을 잠식당해 앞뒤 분간이 제대로 되지 않는 모양이다.


퍼억!


술에 취해 개라고 표현해도 전혀 과장되었다고 생각되지 않는 오빠는 처음이라 겁에 질려 뒷걸음질 치던 세나 앞에 구원자가 나타났다.

지금까지 아무 말 없이 휘수를 안타깝게만 바라보던 알카디우스가 눈을 부릅뜨며 그의 얼굴에 강력한 정의의 주먹을 한 방 꽂은 것이다.


“뭐하는 거야, 휘수! 샤키라도 세나도 싫다고 하는데 왜 못살게 괴롭히는 거냐고!”

“알카디우스······.”


알카디우스의 화난 목소리에 휘수의 목소리가 점점 기어들어갔다.


“술 취했으면 소란 피우지 말고 잠이나 자! 트렁크에서 텐트 꺼내줄까? 춥지 않게 모닥불도 피워주고?”

“하!”


계속 되는 알카디우스의 호통에 고개를 푹 숙이던 휘수는 느닷없이 헛웃음을 흘렸다. 살살 어루만지고 있는 왼쪽 뺨이 뜨겁게 달아올라 욱신거린다.


“하! 이것 참 기가 막혀 말이 안 나오네.”

“뭐라고?!”

“화내지마, 알카디우스. 네가 하는 말이 구구절절 다 옳아서 도저히 내가 반박할 수 있는 껀덕지가 없다는 뜻이니까.”


알카디우스는 물론 친구들까지 휘수의 말에 어이가 없어 할 말을 잃은 상황. 휘수는 그런 친구들을 철저히 무시한 채 바닥에 쭈그려 앉고, 아직 내용물이 절반 이상 남아 있는 소주병을 집었다.


“리스, 형이랑 소주 한 잔 하지 않을래?”

“혀, 형님.”


이번에는 세나의 품에 안겨 있던 리스에게 시선을 집중하는 휘수. 술에 잔뜩 취했을지언정 눈빛이 굉장히 진지해 보이는 게, 리스로서는 어떤 대답을 내놓아야 할지 고민이었다.


“됐다, 됐어.”


휘수는 하나뿐인 히드라 남동생의 고민을 덜어주기로 했다.


“이게, 내가 가지고 있던 마지막 소주인데, 다른 사람 주기 아까워서라도 내가 다 마셔 버리련다. 빈손으로 왔다 빈손으로 가는 것, 인생이 원래 그런 것 아니겠니?”


결국 친구들이 만류할 틈도 없이, 다시 종이컵에 소주를 가득 부어 단숨에 들이키는 휘수. 친구들은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며 어찌해야 좋을지 고민에 빠졌다.


“우욱?!”


다시 한 번 종이컵의 소주를 들이키던 휘수는 별안간 눈이 튀어나올 것처럼 팽창하더니, 입술을 콱 틀어막고 어디론가 급히 뛰어갔다.


“우웩! 웩!”


비틀거리던 몸뚱이는 얼마 못가 풀썩 주저앉았고, 휘수는 참고 있던 위장의 내용물을 모조리 게워냈다. 변변한 안주 하나 없이 오직 깡소주만 마셔 위액이 섞여 끈끈해진 투명한 알코올만이 쏟아졌다.


“휘수, 괜찮아?”


방금 전에 술에 취해 미쳐 날뛰는 휘수에게 정의의 주먹을 날린 알카디우스였지만, 지금처럼 숨이 끊이질 것처럼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에는 진심어린 근심을 드러내며 그의 등을 두드려주었다.


“하아, 하아······.”


알코올을 모조리 토해내느라 모든 기력을 쏟았는지, 휘수는 내용물이 흩어져 있는 지저분한 장소를 벗어나다 또 다시 풀썩 주저앉았다. 그리고 잔뜩 무거워진 머리를 아래로 내리고 눈꺼풀까지 닫았다.


“미안하다······.”

“휘수?!”


주저앉은 휘수를 부축하려던 알카디우스는 혹시 술에 취해 헛소리가 흘러 나왔나 싶었지만, 다시 선명하게 흘러나오는 그의 목소리에 멈칫해야 했다.


“지금, 휘수 오빠가 미안하다고 한 거야?”


알카디우스의 뒤를 따라온 샤키라도 틀림없이 듣고 당장 늑대 귀를 쫑긋 세웠다.


“내가 정말, 나쁜 놈이다, 얘들아······.”

“형님······.”

“휘수 오빠······.”


단순히 술에 취해 흘러나오는 헛소리처럼 들리지 않아 리스와 세나는 조금 전의 추태는 싹 잊은 채 안타깝게 휘수를 쳐다봐야 했다.


“너희들이 이렇게 괴로워하게 될 줄도 모르고, 나라는 녀석은 너무나 편안하게 아르피아 대륙을 여행하고 집에 돌아갈 기대만 잔뜩 하고. 이렇게 이기적인 내가 무슨 놈의 친구니······?”

“휘수, 일어날 수 있겠어? 부축해 줄 테니 어서 가자. 그만 자는 게 좋겠어.”


알카디우스는 술에 취해서 아무렇게나 내뱉는 헛소리, 또는 벌써 곯아떨어진 상태에서 내뱉는 잠꼬대라 생각하고 서둘러 휘수를 일으켜 세우려 했다.


“알카디우스, 나 그냥, 아무데도 가지 말까?”

“응?”

“나 그냥, 대한민국에 돌아가지 말고 여기서 평생 살까? 사랑하는 여자친구, 남동생, 여동생들 있는 아르피아 대륙에서 평생 오순도순······.”

“휘수, 술에 너무 취해서 잠꼬대가 나오는 것 같아. 얼른 침실로 데려가줄 테니 조금만 참아.”

“드르렁!”


알카디우스의 다급한 목소리처럼, 단순히 술에 취해 잠든 휘수가 잠꼬대를 보인 걸까? 오징어처럼 축 늘어진 휘수에게서 심한 코골이 소리가 흘러나왔다.

물론 친구들은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의심을 했지만, 정작 유일하게 진실을 알고 있는 현휘수는 여전히 고개를 푹 숙인 채 계속 요란한 코골이 소리를 내뿜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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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8 제268화 정의의 주먹이 용서치 않으리라! (下) 20.01.17 44 2 16쪽
267 제267화 정의의 주먹이 용서치 않으리라! (上) 20.01.15 37 2 14쪽
266 제266화 함께 고민해 보자 20.01.13 35 2 13쪽
265 제265화 언제나 네 곁에 있을게 (下) 20.01.12 47 2 15쪽
264 제264화 언제나 네 곁에 있을게 (上) 20.01.11 44 2 13쪽
263 제263화 단 한 번의 기쁨 20.01.10 41 2 13쪽
262 제262화 답답한 시간만 흐르고 20.01.08 63 2 11쪽
261 제261화 우여곡절 끝에 출발 20.01.06 52 2 14쪽
260 제260화 아침부터 되는 일이 없네! (下) 20.01.05 38 2 14쪽
259 제259화 아침부터 되는 일이 없네! (上) 20.01.04 58 2 15쪽
258 제258화 형님의 푸념, 아우님의 조언 20.01.03 37 2 12쪽
257 제257화 힘들면 메시지 남겨 20.01.01 61 2 12쪽
256 제256화 한강에서 이건 무슨 인연? (下) 19.12.30 52 2 11쪽
255 제255화 한강에서 이건 무슨 인연? (上) 19.12.29 45 1 11쪽
254 제254화 산산이 부서진 꿈 19.12.28 48 2 14쪽
253 제253화 절망의 그림자 (下) 19.12.27 49 2 13쪽
252 제252화 절망의 그림자 (上) 19.12.25 38 2 11쪽
251 제251화 주말 봉사활동 19.12.23 58 2 13쪽
250 제250화 다섯 종족의 근황 (下) 19.12.22 52 2 11쪽
249 제249화 다섯 종족의 근황 (中) 19.12.21 45 2 14쪽
248 제248화 다섯 종족의 근황 (上) 19.12.20 46 2 13쪽
247 제247화 우리 다시는 헤어지지 말자 19.12.18 55 2 14쪽
246 제246화 기적이 일어났다 19.12.16 54 2 12쪽
245 제245화 무료한 나날 19.12.15 50 2 12쪽
244 제244화 돌아왔지만 19.12.14 59 2 12쪽
243 제243화 진정한 친구라면 19.12.13 48 2 13쪽
242 제242화 오빠, 가지마! 19.12.11 45 2 12쪽
241 제241화 대륙의 여신 이애나 19.12.09 54 2 14쪽
240 제240화 마음을 추스리고 모두 약속 19.12.08 48 2 12쪽
» 제239화 술주정 19.12.07 63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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