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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에너그램 님의 서재입니다.

크툴루가 따먹으려 하는 천재 흑마가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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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에너그램
작품등록일 :
2024.05.21 00:11
최근연재일 :
2024.05.29 12:00
연재수 :
7 회
조회수 :
210
추천수 :
14
글자수 :
35,581

작성
24.05.2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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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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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2위계가 될거야 (1)

DUMMY

어두운 뒷골목.

그 안을 걸어다니는 에밀의 눈에 수많은 사람들이 보인다.


검을 차고 있는 사이버 웨어를 입은 사이보그.

삿갓을 쓰고 검을 늘어뜨린 검사.

퀭한 얼굴의 마력이 느껴지는 마법사.


그들이 걸어다니는 이 우중충한 거리.

이곳은 그들만을 위한 거리다.


양지에 있는 사람들을 위한게 아닌.

음지의 사람들을 위한 거리.


저 높게 솟아오른 마천루에서 자판을 두드리는 일개 사원이 아닌.

직접 몸으로 뛰면서 더러운 일을, 그리고 두둑한 보수를 받기를 원하는.


그런 사람들만이 모이는 거리.


‘나도 마찬가지지만.’


그 안에 서 있던 에밀.

그의 눈이 길가를 훑다가 어디론가로 향한다.


‘44번 구역...44번 구역.’


뒷 세계를 나누는 범위는 구역.

도나 시 따위는 구시대의 유물이다.


그렇게 44번 구역.

이전으로 따지면 의정부에 해당하는 곳으로 걸어 들어간 에밀.


“...워우.”


그 위에서 펼쳐지는 세상에 내심 감탄을 터트린다.


-자, 쌉니다 싸요!! 워이헤트 머리 단돈...

-으악!! 벌레!! 벌레다!!

-방사능 주스 팝니다!! 효능 미지수!!


온갖 것들이 모인 시장거리.

정확히는 암시장.


양지의 그것과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을 정도의 떠들썩함.

그리고 그와 정비례하는 수많은 물품들.

그것들을 파는 가게들 사이에서 에밀은 한 곳으로 향했다.


-제일 청과.


온갖 과일과 채소를 취급하는 한 남자가 있는 가게.

그곳으로 다가가자 한 남자가 에밀을 맞이한다.

“오, 청년! 과일 하나 사겠나?”

“네, 혹시 용과 하나 있습니까?”


척.

그렇게 말하며 가게 안을 가리키자.


“아, 용과? 그건 지금 재고가 없는데...”

“그럼 혹시 안쪽에도요?”

“안쪽? 한번 찾아볼까?”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에밀을 안내하는 남자.

모든게 에밀에게 온 연락대로였다.


“좋죠, 저도 같이 가도 될까요?”

“아유, 총각이 같이 찾아주면 좋지!”


그렇게 말하며 둘이 안으로 들어가고.


드르륵!

문이 닫힌 순간.

“마법사님 이신가?”


사람 좋아 보이던 앞치마를 두른 중년 남자.

그의 눈이 에밀을 슥 위아래로 훑었다.


“그렇게는 안 보이는데...”


화륵!에밀이 손 위에 불을 피어올렸다.

“...좋아, 마법사는 맞으시구만.”


그렇게 고개를 끄덕인 남자가 탁자에 풀썩.

하고 먼지가 나도록 앉았다.


“담배 한 대만 피고 해도, 괜찮겠수?”

“그러지.”“고맙소, 후우...”


칙.

그렇게 담배에 불을 붙인 남자가.

“요즘 우리 시장에 누가 이상한걸 풀었단 말이지.”

“이상한거?”


“이거 있잖나.”


척.

남자는 자신이 피우는 담배를 가리키며 킬킬 웃었다.


“이거랑 비슷하면서도 다른거.”

“마약?”

“빙고.”


후우.

남자가 연기를 뿜어냈다.

“원래라면 상관을 안하겠는데, 요즘 정부가 여간 빡세게 잡는게 아니어야지.”


투덜대던 남자가 저 멀리 있던 서랍에서 무언가를 꺼내들었다.


“그 덕분에 우리가 줄줄이 다 엮여서 철창신세 되면 돈은 어떻게 벌어? 그러니까 우리 상인 연합회에서 그놈좀 잡자고 의견을 모았지.”

“그럼 너희들 끼리 하지, 왜 나를 불렀나?”


이런 것에 마법사가 끼기 까지 해야 하나.

그렇게 생각하던 그때였다.


“아무래도 뒷배가 있어 보인단 말이지.”


탁.

가래침을 뱉은 남자가 탁자에 담배를 비벼 껐다.


“굳이 따지면 뭐, 깡패가 별 볼일 없는 놈이지만... 그래도 정체를 누가 숨겨주고 있어, 찾는게 쉽진 않아.”

“그래서 나를 불렀다?”

“마법사씩이나 되는 분이니, 쉽게 찾지 않겠나?”


킬킬.

그렇게 웃는 남자를 향해 에밀이 물었다.


“그래서, 얼마나 줄거지?”

“얼마, 냐고 한다면 솔직히 줄 수 있는건 그렇게 많지는 않아.”


으쓱.

어깨를 움직이며 손을 드는 남자.

“대신 다른걸 줄 수는 있지.”

“다른 거라면.”

“마법사님, 혹시 마탑 소속은 아니지?”


스윽.

에밀을 훑어본 남자가 말했다.


“혹시라도 마탑 소속이면 좀... 그런 이야기인데.”

“상관 없다.”

“그럼 다행이고, 혹시 고대 마법이라고 아나?”


그 말에 에밀의 눈가가 씰룩거렸다.

“고대 마법이라...”

“뭐, 그다지 확실하진 않은 소식이지만...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그 잔재에 대한 위치를 우리가 입수해서, 그걸 알려주는 대가론 어때?”


돈 대신에 정보라.

확실한 건 그 정보의 값어치가 성립할 만한 수준이냐는 거다.

“적당하긴 하군.”


그렇게 말하던 에밀이 피식 웃었다.


“하지만 그건 거절하지.”“응?”마법사라면 누구나 구미가 당길만한 의뢰 대금.

하지만 그걸 거절한다는 말에 남자의 눈썹이 휘었다.

“왜?”

“그거야...”


그게 가짜일 것 같으니까.

라는 말은 에밀은 굳이 내뱉지 않았다.


애초에 고대 마법은 지금이 아니라 몇 년은 지나야만 밝혀진다는 사실을 알기에.

지금 나도는 소문들은 전부 거짓말이라는 걸 알고 있지만 이걸 밝히지 않으려면...


“그것보단 확실한 보상이 더 좋으니까.”

“확실하다라... 금전 말하는건가?”


끄덕.

고개를 위아래로 움직이는 에밀.


확실히, 아직 빙의된지 얼마 되지도 않은 상태.

수중에 돈이 얼마 있는지는 모르지만, 돈은 초반에 많을수록 좋았다.


“뭐, 그 정도야 우리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으면 어떻게든 되겠지.”

“그럼 얼마까지 가능하지?”

“2천.”


2천만원이라.

적다면 적고 많다면 많은 돈이다.


“마법사님 수준이면 눈 깜짝하는 사이에 해결되는 의뢰일테니까, 대신 뒷감당은 우리 쪽에서 맡지.”


뭐, 애초에 아무리 이상한 놈들이라도 마법사를 잘 건드리지는 않으니.

저 쪽에서도 남는 장사일 터 였다.


‘어쩐다...’


에밀은 고민했다.

이것은 사실상 이 세계에서 자신이 처음으로 활동하며 이름을 드러내는 시작점이 될 터.

그것이 양지가 아닌, 음지여도 괜찮을까?


그것도 이런 곳에서 하는게?


‘...상관 없겠지.’


어차피 이름이 알려지는 건 시기상조다.

그렇다면 차라리, 그 전부터 다른 이름으로라도 어떻게든 쌓아나가는 편이 나을 것이다.


무엇보다...


‘외신들의 침공을 막아내려면 강해져야 해.’


외신.

에밀을 멋대로 자신들과 동급이 될 수 있을만한 자로 취급한 놈들.

그것도 모자라서 자신에게 시험이라는 명목으로 이 세계를 멸망시킬만한 것들을 내려보내는 자식들.


그 놈들 때문에라도 에밀은 강제로 강해져야만 했다.

물론 그것이 꼭 해만 되지는 않았다.


샤그라 라고 불린 그 외신이 주고 간 흑마법서.

이 안에 있는것들을 전부 익히기만 한다면...


‘이 세계에서는 확실하게 정점에 오를만한 힘이 생길테니까.’


흑마법.

그것에 대한 인간의 범주를 벗어난 재능.

그 재능을 활용해서, 어떻게든 에밀은 살아남고 싶었다.


물론 살아만 있는건 어떻게든 가능할 거다.

하지만 외신과 얽힌 이상, 계속해서 ‘평화롭게’ 살아가고 싶다면 힘이 필요했다.


‘평화를 원한다면 전쟁을 준비하라고 했던가.’


외신과의 전쟁.

그것이 결국엔 일어날 것이었다.

그러기 위해, 에밀은 가만히 있어서는 안됐다.


‘그리고 이게 그 시작이겠지.’


끄덕.

에밀이 고개를 끄덕이며 의자에 앉았다.

“수락하지, 그래서 놈에 대한 정보 같은건 있나?”

“정보? 당연히 있지. 여기.”


스윽.

남자가 주머니를 뒤적거리더니 이내 한 시험과 같은 것을 내밀었다.

안쪽에는 피다 만 연초 같은게 있었다.

“놈이 이 뒷골목에 뿌리고 다니는 싸구려 중에 하나야.”

“흠...”


시험관을 열고 연초를 손에 든 에밀.

그의 손에서 흐른 마력이 그 연초를 훑었다.


그리고.


‘[맵 탐지.]’


지잉-

이전에 스캐빈저들에게 납치당했을 때 건물 하나를 전부 샅샅이 훑었던 마력.

그것이 훨씬 더 커지면서 주변을 훑었다.

그리고.


“윽.”


수많은 정보가 에밀의 뇌에 흘러들어오자, 순간 지끈거리는 통증.

동시에 에밀이 황급히 마법을 취소했다.


‘육체가 따라오질 못해.’


흑마법이 아닌 마법의 재능 자체도 굉장히 뛰어난 몸.

하지만 그 때문인지 그 재능을 담기에 아직 몸이 빈약했다.


맵 탐지로 밝혀진 모든 정보를 전부 담기엔 아직 뇌가 작다고 해야 할까.

대대적인 육체에 대한 개조도, 필요할 듯 했다.


“...방금 뭐요?”“신경 쓰지 마라.”


그 와중에 남자는 에밀이 한 일을 눈치챘는지, 순간 깜짝 놀라 물었다.


“그것보다... 이게 처음 퍼진곳이 어딘지 알려줄 수 있나?”

“아, 그건 어렵지 않지. 따라오시게.”


저벅저벅.

밖으로 나간 남자가 에밀을 데리고 걸어나갔다.


한참을 걸어나간 남자는 이내 한 골목을 가리켰다.


“여길세, 여기에서 아마 누군가가 처음으로 부랑자에게 팔았다고 하더군.”

“부랑자라...”


흔한 일이다.

거지같은 세상에서 약이나 술에 의존하는 건.


그렇지만 그것도 선이라는게 있기에 잡으러 다니는 것이겠지.

그리고.


‘[맵 탐지].’


지잉-

지금 에밀의 손에 담긴 이 약과 동일한, 선을 넘은 마약.

그것을 갖고 있는 자들이 속속들이 [맵 탐지]에 걸리기 시작했다.


“뭐, 뭐야!!”


그 와중에 에밀의 마법을 알아챈 것일까.

길거리에 나다니던 사람들이 한둘씩 이쪽을 쳐다봤다.

그러거나 말거나 에밀이 스윽 하고 한쪽을 쳐다보자.


“...”


스륵.

누군가가 갑자기 뛰어 나가기 시작했다.


“저 놈이군.”


에밀의 머릿속.

그 안에 있던 정보속에, 에밀의 손에 담긴 것과 유사한 성분이 느껴졌다.

뛰어나가는 그 남자에게.


“저 자식이란 말이지?”


그 말에 금방이라도 달려나가려 하는 과일가게 남자.

그런 남자의 뒷덜미를 붙잡으며 에밀이 고개를 저었다.


“놔 둬.”

“응?”


쉬이이익!동시에 에밀의 뒤쪽에서 생성되는 다섯 개의 화살.

그것이 궤적을 그리며 날아가는가 싶더라니.


콰아아아앙!!

요란한 소리와 함께, 이내 한 남자가 둥둥 허공에 뜬 채로 이쪽으로 돌아오기 시작했다.

“어차피 직접 이쪽으로 오게 될테니까.”

“허어...”


멍하니 그 모습을 쳐다보는 남자.

이윽고 만신창이가 된 한 부랑자를 건네받은 남자는.

“고... 고맙소.”

“보수는 나중에 받고, 좋은 의뢰 있으면 또 연락해 줘.”

“그, 그러지.”


떨떠름한 표정으로 밖으로 나가버렸다.

얼이 빠진 듯한 모습.


‘이 정도로는 2위계는 어림도 없는건가.’


자신의 안을 관조한 에밀이 손을 쥐락펴락하기 시작했다.

아직 딱히 자신의 내면에서 뭔가 성장하는 기분이 느껴지진 않았다.


‘역시 사냥이 제일인가?’


자신이 모습을 드러내면서까지 의뢰를 수행하기로 한 것.

그것은 그들의 제안을 전부 거절한 이유이기도 했다.


자신이 자유롭게 강해지기 위해서.

어딘가에 속했다가 다른 일이 일어나지 않기 위해서.

그러기 위해서 고른 길이었는데...


“뭐,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지.”


어마어마한 그 재능 때문일까.

에밀의 현실 감각은 조금이지만 사라져 있었다.


마치 게임을 플레이하는 듯한 감각.

그 감각으로 살아가고 있음을 에밀은 자각하지 못했다.


그리고 그 다음 날.


[입금]

[25,000,000원]


“...오.”


강남 경찰서 측에서 보내준 돈.

그 돈을 보고서야 에밀은 정신이 들었다.


역시 정신을 차리는 데에는 돈이 최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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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툴루가 따먹으려 하는 천재 흑마가 됨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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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위계가 될거야 (1) 24.05.29 12 0 11쪽
6 외우주의 신들이 나에게 집착함 (3) 24.05.28 17 2 11쪽
5 외우주의 신들이 나에게 집착함 (2) +3 24.05.27 22 2 12쪽
4 외우주의 신들이 나에게 집착함 (1) 24.05.26 27 2 12쪽
3 실수로 빙의당함 (3) 24.05.25 29 2 12쪽
2 실수로 빙의당함 (2) +2 24.05.24 38 3 13쪽
1 실수로 빙의당함 (1) +2 24.05.24 58 3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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