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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에너그램 님의 서재입니다.

크툴루가 따먹으려 하는 천재 흑마가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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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에너그램
작품등록일 :
2024.05.21 00:11
최근연재일 :
2024.05.29 12:00
연재수 :
7 회
조회수 :
207
추천수 :
14
글자수 :
35,581

작성
24.05.24 13:21
조회
57
추천
3
글자
9쪽

실수로 빙의당함 (1)

DUMMY

딸깍, 딸깍.

그날도 마우스를 내리며 게임 목록 창을 훑어보고 있었다.


[판타지 서울 2888]


그걸 고른 건 우연이었다.

하던 게임들이 전부 엔딩을 봐서 질렸기에.

그리고 인기 순위권에 있던 게임 중 유일하게 무료 게임이었기에.


[마법과 모략이 넘치는 서울을 배경으로 한 오픈 월드 판타지!]


소개글을 대충 훑어보고 다운로드를 누른 다음, 바로 리뷰들을 훑어 보았다.

어떤 게임인지 대충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내 인생은 이 게임을 하기 전과 후로...]

[하다보니 1년이 지나있었...]

[내 시간 돌려줘]


수많은 극찬의 향연.

그것들을 훑어보던 나는 이내 특이한 점을 발견 했다.


[버그 왜 이렇게 많음?]

[최종 보스 실루엣 안 나오는 버그 좀 고쳐라]

[나 왜 튕김?]

[제작사로 5500자 메일 썼는데 씹혔...]


게임에 달리는 악평들.

그 악평들에 일일이 제작사가 답글을 달아놨기 때문이다.


[답답하면 니가 고치든가.]

[그거 버그 아닌데?]

[안 튕기게 해줘?]

[너 그거 당하고 싶냐?]


그것도 굉장히 시비조의 말투로.

굉장히 인성이 좋지 않아 보이는 그 모습에 얼굴을 찌푸린 것도 잠시.


[다운로드가 완료 되었습니다.]


메시지와 함께 실행되는 게임 창.

그곳으로 다시 내 시선이 쏠렸다.

자연스럽게 방금 전 리뷰에 대한 건 잊혀졌다.


그렇게 잠깐.

이라고 쓰고 한달간 게임을 플레이 해 본 결과.


‘재밌네.’


왜 이 게임이 높은 인기 순위를 차지하는지 알 수 있었다.


싱글 플레이지만 다른 사람들과 대화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NPC.

다양한 엔딩과 그 엔딩에 도달할 수 있는 수많은 루트.

그리고 개성 있고 뽕맛 좋은 수많은 스킬 트리까지.


잘 달지 않던 게임 리뷰를 달 마음이 생길 정도였다.


타닥타닥-


[이거 갓겜이네.]


그렇게 리뷰를 달자, 내 앞뒤의 리뷰들이 눈에 들어왔다.


[이 게임이 재밌다는 놈들은 뭐임?]

[이딴거 할 시간에 현생이나 살러 가라.]


‘재밌기만 한데 뭔.’


콧방귀를 뀌며 다시 게임을 켰다.

마침 방금 막 엔딩을 본 찰나였기에, 다시 캐릭터를 생성할 시간이었다.


‘이번에는 흑마법 쪽으로 가볼까.’


게임에 있던 직업 중 유일하게 하지 않은 직업.

흑마법사를 고르고 외형과 나이를 결정한다.


-흥.


콧방귀를 뀌며 제자리에 앉는 다크서클이 짙게 난 청년.

곧이어 캐릭터의 스탯을 결정할 때가 오자 나는 잠시 고민했다.


캐릭터의 스탯은 엔딩을 본 캐릭터에게서 나오는 ‘엔딩 포인트’를 얼마나 투자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그리고 나는 이미 몇 번이고 엔딩을 본 상태.


엔딩 포인트를 얼마나 투자할지 고민하던 나는, 이내 포인트를 전부 때려 박았다.


‘인생 한 방이지.’


물론 밑바닥에서부터 천천히 크는 것도 재밌지.

하지만 처음부터 전부 가진 채 시작하면 더 재밌지 않겠는가.


그렇게 한순간에 포인트를 전부 투자하자 이내 경고창이 떠올랐다.


[주의! 엔딩 포인트를 과도하게 소모했습니다.]


‘뭔 상관이람.’


대수롭지 않게 창을 치워 넘겨버리고서 곧바로 스탯을 결정하기 시작했다.

엔딩 포인트를 전부 투자한 덕분에 스탯은 만점까지 찍을 수 있을 정도로 넉넉했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다 찍을 수는 없는 일.


‘어디 보자... 정신력이랑 지능, 그리고 마력 감응력에 회복력까지가 최대인가?’


스무 개가 넘는 스탯들 중에서 만점을 찍을 수 있는 건 네다섯개 정도.

신중하게 스탯을 몇 개 골라 만점을 찍자 이내 입가에 미소가 떠올랐다.


‘마법 쓰는 맛 하나는 죽이겠네.’


만점 스탯 하나만 있어도 오버 밸런슨데, 만점 스탯이 무려 다섯 개다.

초반부터 자릿수가 다른 딜링을 뽑을 생각에 벌써부터 싱글벙글 한데, 여기서 끝이 아니다.


‘특성도 골라야지.’


투자한 엔딩 포인트는 스탯에만 영향을 주는 게 아니었다.

선천적인 재능이나 특수한 능력도 더 넣을 수 있게 바꾸어 주기까지 했다.


‘[외신들의 관심]? 흑마법을 제한 없이 배울 수 있다고? 효과 좋네.’


마음에 드는 특성들을 담다보니, 어느샌가 가질 수 있는 특성 칸이 꽉 찼다.

그제서야 키보드와 마우스에서 손을 뗀 나는 웃으며 화면을 쳐다보았다.


[외신들의 관심],[최상의 육체],[웨폰 마스터],[제 6감]...


하나 얻기도 힘든 특성들을 줄줄이 가진 캐릭터.

아마 내가 만든 캐릭터 중에는 최강의 캐릭터가 되지 않을까?


‘기대되네.’


두근대는 마음으로 캐릭터 생성을 시작한 그 순간.


삐이이이-

이명과 함께 컴퓨터 화면이 새까매졌다.

설마 고장났나?


흔들흔들.

모니터를 잡고 흔들던 그때.


-어.


어디선가 그런 목소리가 들린 것 같았다.

뭔가 잘못된 것 같은, 실수를 한 듯한 그런 목소리.


-이 새X가 아닌데?

“에?”


그와 동시에.


[&#%$를 실행합니다.]

[인과율 확인.]

[인과를 초과합니다, 패널티를 부과합니다.]


분명히 검은 화면이었던 모니터에 팝업 창들이 떠올랐다.


[시한부를 부여합니다.]

[외신들의 관심을 외신들의 집착으로 변경합니다.]

[부여된 패널티에 따른 추가 보상을 산정-]


그리고.


꼬로로록-

기묘한 소리와 함께, 눈앞이 캄캄해졌다.


****

정신을 차리자마자 들려 오는 건 목소리였다.


“네 이름이 에밀, 맞냐?”


중압감이 느껴지는 서늘한 목소리에도 그는 반응하지 않았다.

애초에 그의 이름은 에밀이 아닌, 좀 더 한국적인 이름이었으니까.


퍽!

곧바로 배에서 느껴지는 강렬한 통증.

동시에 철컥 하는 소리와 함께 그의 이마에 뭔가가 겨눠지자, 그의 눈이 번쩍 떠졌다.


“대답.”


얼굴에 흉터가 몇 개쯤 새겨진 험상궂은 남자가 그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반사적으로 고개를 끄덕이자 남자가 중얼 거린다.


“좋아, 신원은 확인 했고.”


그 사이에 정신을 차린 그가 상황을 파악하기 시작했다.

꽁꽁 묶인 손발과 테이프로 틀어막힌 입.

마치 납치라도 당한 듯한 모습이었다.


주변을 둘러보니 풍경도 달라져 있었다.

아직 한참 공사 중인 듯이 자재가 널부러진 방.

불을 키지 않아 어두운 방을 밝히는 창문 밖의 가로등.

남자의 손에 들린... 권총?


‘잠깐, 권총이 왜 여기에?’


잘못 봤나 싶어 눈을 끔뻑인 그때, 남자가 다시 물었다.


“강남 38-9구역 아파트에 거주, 맞나?”


강남?

분명히 내가 사는 곳은 인천인데?

그런 생각이 들었지만 그럼에도 고개를 끄덕였다.


원하는 대답이 나오지 않으면 저 총에서 금방이라도 방아쇠가 당겨질 것 같아서.

하지만 그것과 별개로 드는 의문.


‘38-9구역? 대한민국에 그런 주소가 있었던가?’


아니, 주소 뿐만이 아니었다.

방금전에 얼핏 훑어본 자신의 몸도 뭔가 이상했다.


이내 에밀의 눈이 꽁꽁 묶인 자신의 몸을 향했다.

170도 안되는 키에, 세자릿수에 닿을락 말락 하던 몸은 사라졌다.

대신 그 자리에 있는 건 180은 될듯한 길쭉한 키에, 세자릿수는커녕 평균조차 되지 못할 빼빼마른 몸뚱아리.


그 몸뚱아리의 모습이, 방금 전 모니터 너머로 봤던 것과 닮은 것은 착각일까.


“...”


순간.

창문으로 비친 달빛에 저 멀리 있던 유리에 얼굴이 비쳤다.

다크서클이 짙게 나 있는, 그 캐릭터의 얼굴이.


‘아.’


자신이 놀라자 그 얼굴도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제서야 에밀은, 자신이 게임 속 캐릭터에 빙의헀음을 알아차렸다.


“...음? 잠깐, 가족관계가 아예 없다고?”


그 와중에 남자는 얼굴을 찌푸리며 에밀을 쳐다보았다.

뭔가 심상치 않은 분위기에 에밀이 눈을 끔뻑인 그때.


“에이씨, 돈 뜯어낼 놈도 없는 새끼였네.”


철컥.

남자가 에밀에게 총구를 겨눴다.


‘어?’


방아쇠에 손가락을 올린 남자의 손.

그게 눈에 들어온 순간.

에밀의 머릿속에 죽음이 떠오른 순간.


삶을 갈구하는 의지와 함께 지식들이 머릿속에서 떠오르기 시작했다.

현실에선 느껴지지 않는 색다른 감각.

피처럼 온몸을 타고 도는 또 하나의 느낌.

그 모든 감각들이 움직이며 에밀의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


‘살려줘.’


그 생각 하나면 충분했다.

곧바로 그 생각을 이루기 위해 가장 적법한 형태로, 마력이 변형되며 그 소원을 이루기 위한 형상을 이룬다.


“어?”


쩌억-

갑작스레 푸른 벽이 나타났다.

갑작스럽게 나타난 그 벽이 남자를 옆으로 밀어내고, 이내 원래 벽면과 부딪치자.


찌익!

총을 들고 있던 남자는 그 사이에서 짜부라져 버렸다.


“허억, 헉...”


마법.

진짜 마법이었다.

이 세계에 들어 오면서 높였던 능력치들이 현실이 되었다.

그렇게 생각한 그때.


“꺄아아악!!”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던 방의 구석.

어두컴컴한 그곳에서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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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2위계가 될거야 (1) 24.05.29 11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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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외우주의 신들이 나에게 집착함 (1) 24.05.26 27 2 12쪽
3 실수로 빙의당함 (3) 24.05.25 29 2 12쪽
2 실수로 빙의당함 (2) +2 24.05.24 37 3 13쪽
» 실수로 빙의당함 (1) +2 24.05.24 58 3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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