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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에너그램 님의 서재입니다.

크툴루가 따먹으려 하는 천재 흑마가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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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에너그램
작품등록일 :
2024.05.21 00:11
최근연재일 :
2024.05.29 12:00
연재수 :
7 회
조회수 :
208
추천수 :
14
글자수 :
35,581

작성
24.05.24 18:40
조회
37
추천
3
글자
13쪽

실수로 빙의당함 (2)

DUMMY

“죄, 죄송해요. 너무 놀라서...”


연신 에밀에게 고개를 숙이는 여자.

그녀는 자신을 크리스틴이라고 소개했다.

그리고 그녀가 말하기를.


“...저희, 납치 된 거라고요?”

“네, 아파트 한 채에 있던 사람들을 다 납치해 버린 것 같더라고요...”


방금 내가 죽인 남자가 속한 조직.

일명 스캐빈저라 불리는 자식들이 우리를 납치한 것이란다.


목적은 우리들의 가족에게서 받아낼 몸값.


“경찰들이 알면 가만히 있지 않을텐데...”

“스캐빈저 자식들이 다 그렇죠 뭐.”


스캐빈저라는 말 그대로, 이들은 청소부다.

남들이 버린 쓰레기를 청소 하듯이 주워먹지 않고는 살 수 없는 인생.

하류 밑바닥 인생의 바닥에 존재하는 놈들이라는 거다.


그런 놈들이 앞날을 생각하고 행동할 리가 있겠는가.

그저 눈앞의 돈만 생각하며 범죄를 저지른 거겠지.


“그나저나 방금 전에 그거... 마법 맞죠?”

“네?”


찰랑.

푸른 머릿결을 쓸어넘긴 크리스틴이 반짝이는 눈으로 에밀을 쳐다봤다.


“옆에서 벽이 나타나더니... 확! 하고 밀어버려서 저 새끼를 저렇게 만들어버렸잖아요! 마법 아니에요?”


그러면서 저 구석을 가리키는 크리스틴.

그곳에는 육포처럼 납작해진 꼴의 남자가 널부러져 있었다.


“...마법이긴 하죠.”


정확히는 흑마법이었지만.


“좋겠네요...마법사 정도 되는 분이면 여기서 탈출 하는건 어렵지 않으신 거죠?”

“결국 스캐빈저 놈들 이니까요.”


별 볼일 없는 놈들이 모여봤자, 그 힘은 대단치 않다.

나중에야 귀찮아 질 수도 있겠지만, 지금 이 자리를 뜨는 걸 막을 수 있는 정도는 아니었다.


“혹시... 그럼 저 좀 데려가 주실 수 있으신가요?”


쭈뼛거리며 나를 바라보는 그녀.

자신도 맨입으로 말하기는 그랬는지, 곧바로 자신의 쓸모를 어필하기 시작했다.

“무, 물론 맨입으로는 아니에요! 이 건물 구조랑 탈출구가 어디인지 알고 있으니까, 길잡이는 제가 맡도록 하는 걸로...”

“그 정도는 저도 할 수 있는데요.”


키잉.

에밀이 손짓하자, 마나가 사방으로 퍼져나간다.

원형으로 퍼져나간 마나가 건물 구석구석을 훑고 지니가길 몇 초.

이내 에밀의 머릿속에 3D 조형도가 그대로 나타난다.

탈출구 뿐만 아니라 벽 속의 비밀 통로까지 보인다.


‘...헐.’


생각보다 훨씬 뛰어난 마법의 성능에 에밀이 속으로 혀를 내둘렀다.

방금 전 시전했던 [벽 소환]도 그렇고, [맵 탐지]도 그렇고 하나같이 효과가 너무 뛰어나다.


1위계부터 9위계까지 존재하는 마법.

그 중에서도 1위계 마법을 사용했는데, 나오는 효과는 3위계를 뛰어넘을 정도였으니.

이 정도면 스캐빈저는 따위로 취급할 수 있으리라.


“대, 대단하네요...”

방금 전 에밀이 한 것을 눈치챈걸까.

그녀가 입을 쩍 벌렸다.


“대체 몇위계 마법사이신거에요? 3위계? 아니, 이 정도면 4위계 마법사 아니세요!?”


호들갑을 떨면서 눈을 반짝이는 크리스틴.

부담스러울 정도의 관심에 에밀이 그녀를 밀어내려 했지만.

“별거 아닙니다.”

“별거 아니긴요!! 이 정도면 제가 이때까지 봐 온 마법사 중엔 제일 강할 거라고요!!”


그야 그렇겠지.

수많은 특전들과 만점에 가까운 스탯 포인트로 만들어 낸 재능이니까.


“보니까 영창도 안하신 것 같은데 무영창 사용자이신 거 아니에요?”

“그런 셈이죠.”“혹시 마탑 소속이신거 아니에요!? 어떤 마탑이신지 혹시 알려주실수...”


재능의 편린을 알자마자 귀찮을 정도로 관심을 드러내는 그녀.

그녀에게 에밀이 뭔가 이상함을 느끼려 한 그때.


‘음?’


에밀의 머릿 속 지도.

거기서 누군가가 여기로 다가 오는게 점차 느껴졌다.

그것도 좀... 많이.


“...이야기는 나중에 하죠.”


척척.

가까이 다가오는 스캐빈저들의 발소리와 함께, 에밀이 손에 마력을 끌어올렸다.

그제서야 발소리를 들은 크리스틴이 꿀꺽, 하고 숨을 삼켰다.


“괜찮...으시겠어요?”


들려오는 발소리가 끊이지를 않는다.

수십, 아마 많으면 수백명은 될 정도로 많은 인원.

에밀의 마법이라면 그들을 처리하기는 쉽겠지만, 그녀가 걱정하는건 그게 아니었다.


“마나는 충분하신 거에요? 혹시라도 마나가 다 떨어지신다면...”


마법을 쓰기 위한 자원이자 마법사의 생명이나 다름없는 것, 마나.

고위 마법일수록 들어가는 마나 또한 터무니없이 많아지고, 마나가 다 떨어지면 필연적으로 마법사는 마법을 사용하지 못한다.

그런 마법사는 그냥 일반인이나 다를바 없어지기에, 혹시나 싶어서 그녀가 되물었지만.


“마나요?”


에밀은 그런 걱정따위 할 필요가 없었다.

“충분하죠.”


지금 에밀이 쓰고 있는 마법은 고작 1위계.

1위계 마법을 쓰기 위해서 에밀이 소모해야 하는 마력은, 비유하자면 바다에서 바가지만큼 물을 퍼내는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벌컥!


그런 사실을 모른 채 문을 열고 들어오는 스캐빈저들.

그들을 향해 웃어보이는 에밀.


“마침 잘 됐네.”


아직 써보지 못한 1위계 마법들.

그것들의 위력을 시험해 볼 겸, 에밀이 곧바로 마력을 사용하기 시작한다.


‘먼저 윈드 커터.’


원래는 사람 살결을 조금 따갑게 베어내는 정도에 불과한 바람의 칼날.

그 칼날에 에밀의 압도적인 재능이 합쳐지자, 곧이어 믿을 수 없는 결과가 나타난다.


스으으으-

스산한 바람소리.

그와 동시에 공중에서 나타나는 연초록빛 칼날들.


“어, 어!?”


스캐빈저들이 당황하는 사이.


슈카칵!!

칼날들이 그들을 향해 쇄도한다.


“아아아아악!!”

댕겅, 댕겅, 댕겅.

마치 단두대처럼 스캐빈저들의 목이 떨어진다.

고작 생채기 정도 내는 마법이라곤 믿을 수 없는 위력.


“허억...”


크리스틴이 그 광경에 당황하는 와중, 에밀은 덤덤히 다른 마법을 시전했다.

‘이번엔 파이어 월.’


화르륵!머리 잃은 시체들에서 불꽃이 피어오른다.


“아아악!!”“살려줘!!”


비명과 함께 번져나가는 불꽃.

어느샌가 스캐빈저들은 이쪽으로 다가오기는 커녕 꽁무니를 빼기 시작했다.


물론 마법은 그들을 놓아주지 않았다.


쉬르륵! 콰앙! 서걱. 끄아악...

비명소리와 함께 줄어나가는 그들의 숫자.


그렇게 얼마나 마법을 난사해 댔을까.


“...”


시끌시끌하던 건물의 내부는 어느샌가 침묵이 감돌았다.

마지막으로 에밀이 시전한 마법에 마나가 끊겨 차츰 사그라들기 시작하자.


“너무 심했나?”


그렇게 중얼거린 에밀이 제 앞을 훑어 보았다.

목이 잘리고, 통째로 반으로 갈라지거나 숯덩이처럼 구워지고...

참혹하기 짝이 없는 현장이었지만, 무서울 정도로 에밀의 머릿속은 차분했다.


“아뇨, 이게 당연한 거죠.”


그 옆에 서 있던 크리스틴은, 오히려 웃음을 짓고 있었다.

쌤통이라는 듯.


“감히 서울 한복판에서 납치를 저지른 주제에 이 정도면 싸죠. 오히려 곱게 죽인 축에 속할걸요?”


그 말이 맞았다.

쓸모가 없자 자신의 머리에 총구를 겨눴었지 않았던가.

눈에는 눈, 죽음에는 죽음이다.


“아, 일단 빠져나가죠. 마법사님.”


한참 동안 시체를 쳐다보던 크리스틴이 문 밖으로 고개를 내밀었다.

어느샌가 호칭이 마법사님으로 바뀐건 덤이었다.

“아파트 한 동을 전부 납치 하는데 고작 이 정도 규모의 스캐빈저가 동원 됐을리는 없어요, 분명히 더 많은 녀석들이 있을 거에요.”


그 말을 들은 에밀이 다시 한번 [맵 탐지]를 사용했다.

다만, 이번에는 사람들까지 전부 탐지 범위 안에 넣은채로.


지잉-

그녀의 말대로, 건물 안에는 적어도 수천명은 될 법한 사람들이 있었다.

다만 특이한 점이라면...


“...그렇네요.”


대부분의 인원이 저 밑쪽.

지하에 몰려있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그 지하에서도 인원이 두 쪽으로 갈라져 있었고.

‘납치된 사람들인가.’


하긴, 아파트 한 동을 통째로 납치해 왔다면 그 중에 실력자 한 명이 없겠는가.

그들끼리 뭉쳐서 스캐빈저들과 대치하고 있다고 해도 딱히 이상하진 않은 일이었다.


“어서 가시죠! 언제 또 놈들이 올지 몰라요!”


그 사실을 모르는 크리스틴은, 밖으로 나가자며 손을 흔들 뿐이었다.

피식, 절로 웃음이 나왔다.

“놈들은 안 올겁니다.”

“네? 그게 무슨...”


방금 전 탐지의 결과를 말해주자, 크리스틴의 입을 떡 벌렸다.


“방금 전에 마법을 쓰시고도 또 탐지 마법을 쓰신거에요? 정말... 그러다가 마력 다 바닥나면 어쩌시려고요.”

“이 정도 갖곤 택도 없어요.”


아직 에밀의 몸속 마나는 손톱 만큼도 줄어들지 않았다.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에 벌써 회복된 것이다.


“그리고, 이 스캐빈저 놈들 원한 가지면 악착같이 늘어지잖아요. 모르세요?”

“...그렇긴 하죠.”

밑바닥 하류 인생들이 모이는, 별 볼일 없는 조직이었어야 할 스캐빈저.

하지만 이 녀석들이 서울에서 계속 존재할 수 있는 단 한가지 이유.


그건 끈질김이었다.

자기들끼리 동질감이라도 느끼는 건지, 아무리 죽이고 죽여도 계속 튀어나온다.

심지어 내가 강해지면 스캐빈저들도 그에 맞춰서 강해진다.


그들과 게임 속에서 만나지 않는 방법은 단 하나.

캐릭터와 엮인 스캐빈저는 전부 한명도 남기지 않고 죽여버리는 거였다.


“지하 외엔 스캐빈저들도 별로 없으니까, 도망칠 거면 지금 도망치시는게 나을걸요.”


그렇게 제안했지만, 그녀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마법사님 정도 되는 분이랑 함께 할 수 있으면, 죽어도 상관 없어요!”


기이할 정도의 집착.

광기로 보일 정도로 강렬한 그 눈빛에 에밀은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전 다쳐도 모릅니다.”

“네!”


그렇게 싱글벙글 웃는 그녀와 함께, 에밀이 방을 나섰다.

아직도 피가 흘러나오는 시체를 밟으며, 아래로.

더 아래로.


****


“크윽!!”


그 시각, 지하.

대한민국 강남 경찰서 소속 경장 최주한.

그는 제 손에 들린 경찰봉을 열심히 휘두르고 있었다.


“으아아아!!”


쩌억!

경찰봉에 얻어맞은 스캐빈저가 바닥을 굴렀다.

이빨이 뽑혀나올 정도로 강렬하게 맞은 그는 꿈틀거리더니, 이내 축 늘어졌다.

“후욱...후...”


낭패였다.

납치 당한 후 어떻게든 틈을 봐 탈출한 것 까지는 좋았다.

아니, 사람들을 모아서 어떻게든 무리를 만든 것 까지도 괜찮았다.


하지만 그 이후로 모든게 꼬이고 있었다.

주머니에 무전기로 연락했지만 출동하는데 시간이 걸리는 동료들.

싸움 경험이라곤 없던 시민들은 줄줄이 스캐빈저들에게 두들겨 맞고 뻗은지 오래.


지금 그와 함께 하는 시민들중, 일어나 있는 건 여덞명밖에 없었다.

“그냥 포기하면 편하신데, 왜 그렇게까지 하십니까?”


그 와중에 들려오는 목소리.

능글맞은 그 목소리에 이를 악물며 그가 외쳤다.

“닥쳐라. 대한민국의 암덩어리 같은 새끼야.”

“암덩어리라니, 말이 심하시네.”


저벅,저벅.

그렇게 말하며 걸어오는 건 깔끔한 차림의 남자였다.

다만 초점없는 눈동자와 흐트러진 머리가, 그를 제정신이 아닌 사람임을 보여주고 있었다.

“나도 다~ 돈 받고 하는 거란 말입니다. 순경님도 다 돈받고 지키는거 아닙니까?”

“선이라는게 있지, 미쳤다고 돈 받고 사람을 죽이나?”

“선? 으하하하하!!”


다짜고짜 웃음을 터트리던 남자.

그가 이내 웃음을 뚝 멈추더니.


“이 세상에 그딴게 어딨어?”


핏-

최주한을 향해 손가락을 가리켰다.

그리고.


쉬익-!!!

최주한의 몸을 스쳐지나가는 커다란 검격.


“어라, 빗나갔네? 뭐 상관없지.”


이게 최주한이 저 남자를 쓰러뜨리지 못하는 이유였다.

어디서 돈을 구해 온건지, 스캐빈저들이 마법사를 고용한 것이었다.

그것도 2위계는 될 법한 마법사를.


“마지막 제안입니다, 순경님. 항복하시죠. 그럼 몸뚱아리는 무사히 보존해 드립니다.”

“젠장.”


그도 알고 있었다.

자신은 저 남자를 이기지 못한다는 걸.

하지만 그렇다고 저 남자의 요청을 수락해 봤자 결과는 별 다르지 않을거다.


몸뚱아리는 보전되겠지만, 영혼을 추출당해 요리조리 굴려지거나 개조당하든가.

아니면 몸뚱아리를 보전한다는 명목으로 산채로 조각상이나 에술품으로 꾸며지거나.

그런 짓을 너무나도 많이 봐 왔다.


그때였다.


치직, 칙, 치직-

갑작스레 켜진 무전기.


-아아, 최주한? 최주한 경장?


동료의 목소리에 얼굴이 밝아진 최주한의 얼굴.

하지만 얼마안가 그의 얼굴은 절망으로 물들었다.


-좌표까지 가는데 10분 정도 걸릴 것 같아. 어떻게든 버텨...


“10분? 떡을 치겠네.”


쉬익!!그와 동시에 최주한의 무전기가 깔끔하게 두동강이 났다.


“그 안에 경찰 아저씨 죽이고 튀면 되겠네. 으헤헤헤-”

“씨발.”


최악의 상황.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어떻게든 발버둥치려 한 그때.


콰아아아아앙-!!!


스캐빈저 마법사의 뒤쪽.

굳게 닫혀있던 출입문이 폭발했다.


“어?”

“에에?”


당황한 표정으로 동시에 그쪽을 쳐다보는 주한과 마법사.

폭발의 여파로 생겨난 연기속에서 걸어 나온건.


“콜록콜록... 아오, 연기 왜이렇게 많이 나?”


다크서클이 잔뜩 낀 남자.

에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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