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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오션 님의 서재입니다.

색욕의 절대자가 내 사역마로 왔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김오션
작품등록일 :
2020.11.03 11:51
최근연재일 :
2020.12.01 00:16
연재수 :
3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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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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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글자수 :
174,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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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2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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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메리(2)

DUMMY

그날 저녁 에단은 훈련을 끝마치고 집에 돌아왔다.

집에 들어가니 저녁을 차리고 있는 메리가 반겨주었다.

“어머 도련님. 일찍 오셨네요. 오늘은 밖에서 안 드시나요?”

“응. 훈련을 끝마쳐서 집에서 먹으려고. 메리도 같이 먹자.”

“좋아요! 함께 먹는 것도 오랜만이네요.”

보통은 도련님이라는 신분상 메이드와 식사를 같이 하지 않는다.

하지만 어렸을 때부터 에단을 돌봐온 메리는 에단에게 어머니 같은 존재라 보통 메이드와 도련님 관계가 아니었다.

메리는 식사를 차렸다. 좁은 부엌이었지만 대부분 요리를 만들어서 가져와 마무리만 했기 때문에 문제없었다.

훈련 때는 밖에서도 먹을 수 있는 샌드위치 종류를 많이 해줬는데 오늘은 스테이크, 스파게티와 샐러드 등 호화로운 메뉴들이였다.

에단은 오랜만의 호화로운 식단에 놀랐다.

“와. 이게 뭐야? 오늘 무슨 날이야?”

“고생하신 도련님을 위해 차렸어요. 오랜만에 집에서 먹는 식사인데 잘 먹어야죠.”

“역시 메리야. 내가 언제 돌아올지 예상했구나?”

“그럼요. 전 도련님에 대한 것은 모르는 게 없어요. 호호호”

에단과 메리 둘이 마주보고 웃으며 포크와 나이프 등의 식기를 들고 식사를 시작했다.

이 나사 빠진 대화를 듣는 카린은 이상함을 느꼈지만 에단이 좋아했기에 신경 쓰지 않았다.

“훈련은 잘 되세요?”

“응. 잘 되고 있어.”

에단은 먹으려던 스테이크 조각을 내려놓고 메리를 진지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메리. 할 말이 있어.”

메리는 진지한 에단의 어조에 식기를 내려놓으며 에단을 마주 보았다.

“편하게 말씀하세요.”

“듣기 전에 화내지 않겠다고 약속해줄 수 있어?”

“음······. 뭔가 제가 화낼만한 말인가 보네요? 되도록 차분하게 들을게요. 아. 심호흡 한 번만요.”

흡 하.

“말씀하세요.”

“나 마경에 가야해.”

“······?”

“나 마경에 가야해.”

“어머 제가 못 들을까봐 두 번이나 말씀하시는 거예요? 감사해요. 덕분에 제 귀를 의심할 뻔 했는데 의심이 풀렸네요?”

“하하하. 다행이야.”

“그렇죠? 호호호.”

둘이 서로 마주보며 웃었지만 메리의 웃음은 한기가 서려있고 에단의 웃음에는 땀이 스며들어 있었다.

“의심이 풀렸으니 허락해 줄 거지?”

“농담도 심하세요. 호호호.”

은근슬쩍 넘어가보려 했던 에단의 의도는 실패했다.

“아직 의심이 안 풀렸는걸요?”

“무슨 의심?”

“도련님 머리에 대한 의심이 들어요. 훈련하다 머리를 다치신 건가요?”

“아닌데···.”

메리는 에단을 째려보며 말을 이어 붙였다.

“그렇다면 도대체 무슨 정신으로 마경에 대해 이야기하시는 거예요? 자살하러 가는 거예요? 아무리 퇴출 이야기가 나왔다고 해도 도련님 이렇게 약하신 분 아니잖아요! 정말 실망이에요!”

속사포같이 쏟아지는 메리의 말에 에단은 당황하며 해명했다.

“아니 오해야. 실전이 필요해서 가는 거야. 절대 죽으러 가는 게 아니야.”

“지금 도련님 실력으로는 죽으러 가는 거랑 다를 바 없어요. 절대 허락할 수 없어요.”

메리는 단호하게 거부했다.

“할 수 있어! 날 믿어줘. 승산 없는 싸움하러 가는 게 아니야.”

“아니요. 도련님은 약해요. 절대 할 수 없어요.”

메리의 단호한 말에 에단도 살짝 화가 났다. 내심 자신을 못 믿는 메리에게 서운하기도 했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허락해줄 건데?”

“포기하세요. 절대 허락할 수 없어요.”

“아니. 난 포기 안 해. 허락 안 해주면 밤에 몰래라도 나갈 거야.”

메리는 에단의 말에 당황했다. 자신이 무리한 부탁을 한 적이 없다하더라도 이제까지 자신의 말이면 다 따르던 에단이 이렇게 완고하게 나갈 줄은 상상도 못했다.

“도련님. 전 도련님을 위해서 말씀 드리는 거예요. 애초에 레벨도 안 되시잖아요.”

“나 레벨 10 넘어.”

“네에? 어떻게요? 지금 훈련한지 1주일 밖에 안됐잖아요. 훈련으로 레벨 올리기가 얼마나 힘든데······.”


메리의 말대로 훈련으로 레벨을 올리기는 엄청 어려웠다.

무술이나 정신력 같은 부분에서 깨달음이 필요하고 엄청난 양의 육체 단련도 필요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처음에는 마물들을 잡으면서 레벨을 올리고 나중에 마물을 잡아도 레벨이 잘 안 오를 때 정신수양이나 훈련을 통해서 레벨을 올렸다.

퀘스트로 올리는 방법이 있기는 하지만 퀘스트 자체가 워낙 얻기 힘들고 제한도 있는 경우가 많아 퀘스트로 올리는 경우는 매우 희박했다.

한마디로 에단이 아무리 레벨이 낮더라도 일반적으로 이렇게 단기간에 올리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비밀이야. 아무튼 레벨은 되니까 허락해줘.”

카린의 정체를 말할 수 없는 에단은 얼버무리고 허락을 요구했다.

“그,그래도 안돼요. 정 가고 싶으시면 제 시험을 통과해보세요. 저를 꺾거나 제 합격 기준을 통과하신다면 허락할게요.”

처음에는 안 된다고만 하던 메리가 레벨을 들으니 한 발짝 물러섰다. 그래도 여전히 어려운 조건이긴 했다.

‘절대 허락 안 할 것 같던 메리가 한 발 물러 놔줬으니 어떻게든 통과해보자.’

“좋아! 고마워!”

“네? 이래도 하신다고요?”

“그럼! 메리가 한발 물러놔줬으니 어떻게든 통과해볼게.”

“끙. 알겠어요. 포기하라고 돌려 말한 건데 안 들으시네요. 좋아요. 해보죠. 대련은 식사 마치고 바로 해요. 도련님의 헛된 희망을 빨리 꺼드릴게요.”

“알았어. 메리야말로 각오해.”

둘은 다시 식사를 했다. 처음에 있던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좀 가셨지만 그래도 둘은 맛있게 식사했다.


저녁을 다 먹고 정리 후에 둘은 훈련장을 향해 같이 걸었다.

메리는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는 표정으로 앞을 보며 걸었다.

그 뒤를 에단이 따라갔다.

-에단 괜찮겠어?

카린이 에단을 걱정했다.

‘갑자기 왜 그래요?’

에단은 속으로 카린에게 되물었다.

-왜냐니. 저 여자 좀 쌔 보이는데.

사실 메리를 쓰러뜨리라고 한다면 가망이 없는 이야기였다.

러스트 가문 내에서도 메리처럼 강한 메이드는 극히 드물었다.

소문으로는 메리에게 치근거렸던 정규기사가 메리에게 개처럼 얻어맞았다는 말도 있었다. 그것도 한두 명이 아니었을 정도로.

그 정도로 메리는 강했다.

-그런데 그렇게 강한 사람이 왜 네 메이드나 하고 있는 거야?

‘아 말을 왜 그렇게 해요. 뭐 저도 궁금해서 한번 물어보기는 했어요. 그 때 자세히는 말할 수는 없지만 아버지와 연관이 있다고만 말했어요.’

-흠. 지금은 정규 기사 정도만 되더라도 가망이 없는데. 어쩔 거야?

‘하는데 까지 해봐야죠. 안 되면 야반도주라도 할 각오도 있어요.’

-그래. 하는 김에 저 메이드의 콧대를 눌러줘. 네 성장을 보여주는 거야.

‘예!’


이윽고 훈련장에 도착했다.

“그럼 대련 전에 정비할 시간을 갖도록 하죠. 준비되시면 이야기하세요.”

“알았어.”

메리는 자리에 무릎을 꿇고 앉으며 눈을 감고 기다렸다.

에단은 이제까지 자신이 배우고 익힌 기술들을 복기했다. 특히 환희의 감정과 격노의 감정에 대해 일체화를 준비했다.

그리고 창과 메이스, 방패. 어떤 것을 사용할지 고민했다.

‘메이스, 방패는 수비적인데다가 둔해. 메리의 속도를 감당할 수 없어.’

지난 가상 대련의 레이피어 같이 생각하면 안 됐다.

그 때는 레이피어가 승부수를 던지기도 하고 그 정도 속도는 에단이 감당할 수 있었다.

하지만 메리의 속도는 현재의 에단으로는 감당하지 못 한다.

그렇다면 남은 선택은 단 하나. 창으로 대련에 임해야했다.

-아쉽네. 창에 환희의 중압을 담을 수 있었다면 조금은 유리하게 갈 수 있을 텐데.

‘아쉬워도 어쩔 수 없죠. 가지고 있는 패로 최선을 다 할 수밖에 없어요.’

-그래. 힘내라.

에단은 창을 잡고 자세를 갖췄다.

“준비됐어. 메리.”

에단의 말을 듣자 메리는 조용히 일어났다. 그녀의 두 손에는 어느새 단검 두 자루가 들려있었다.

꿀꺽.

에단은 마른 침을 삼켰다.

에단은 아주 가끔 그녀가 단검을 쓰는 것을 봤었다. 단검을 쥐는 메리는 완전 다른 사람으로 보일 정도로 차갑고 섬뜩했다.

예전에 봤을 때는 한 자루였는데 지금은 양손에 한 자루씩 쥐고 있었다.

“도련님. 마지막 경고예요. 포기하세요.”

시릴 듯한 한기를 담은 눈으로 에단을 응시했다. 순간 몸이 움츠려드는 것이 꼭 포식자 앞에 있는 피식자가 된 기분이었다.

“포기 안 해. 난 꼭 가야겠어.”

에단은 바짝 정신 차리고 창을 쥔 손에 힘을 주었다.

“후우. 어쩔 수 없네요. 그 고집, 제가 꺾어 드릴게요. 갈게요.”

메리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에단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순간 메리를 놓친 에단은 시야 어디에도 그녀를 볼 수 없었다. 기척이 느껴진 곳은 바로 뒤에서였다.

창!

메리의 단검과 에단의 창이 충돌했다. 정신 차리지 않았다면 단번에 끝날 뻔했다.

“그래도 기본은 하시네요. 도련님. 단번에 끝났다면 정말 실망할 뻔했어요.”

메리의 눈은 가라앉아 있지만 어쩐지 즐거워 보이는 말투였다.

“메리. 좀 살살해 주면 안 될까? 하하.”

자신만만했던 에단의 목소리가 살짝 떨렸다.

“이제 시작인데요? 점점 더 강하게 갈 테니 열심히 해보세요.”

메리는 발로 창대를 걷어차고 단숨에 거리를 벌렸다. 거리를 벌린 메리는 바로 2개의 단검을 에단을 향해 던졌다.

차장!

에단이 날아오는 단검을 창으로 쳐내자 메리는 다시 옆으로 우회하면서 계속 단검을 던졌다.

에단은 계속 막아내면서 의아했다. 안 통하는 단검 던지기를 왜 계속 하는지.

하지만 더 이상 그 생각은 할 수 없었다.

메리는 단숨에 거리를 가까이 좁히고 단검으로 강하게 내리찍었다.

에단은 창대로 아슬아슬하게 막았다.

연이어 들어오는 메리의 남은 단검이 왼쪽 허리로 들어오는 것은 볼 수 있었다.

창대로 단검을 밀어내고 남은 단검을 쳐내야했지만 시간이 없었다.

‘어쩔 수 없지만 지금 꺼내야해.’

에단은 창에 격노의 화염을 담았다.

그 동안 훈련을 통해 격노의 불꽃은 더욱 강렬한 격노의 화염으로 바뀌었다.

에단은 격노의 화염으로 창대에 붙은 단검을 밀어내고 허리로 들어오는 남은 단검도 쳐낼 수 있었다.

“뭘 믿으시나 했더니, 기특하게도 신기한 기술을 배워 오셨네요.”

“당연하지. 내가 아무 계획 없이 덤볐겠어? 각오해.”

에단은 각오하라는 말을 했지만 손에 식은땀이 났다. 단순한 단검술에 격노의 화염을 보였으니 앞으로는 더 힘들 것이다.

‘메리가 다른 수를 꺼내기 전에 우위를 점해야 해.’

라는 생각과 함께 앞으로 치고 나갔다.

거리를 벌릴 수 있겠지만 메리는 그 자리에 서서 단검으로 받아쳤다.

창! 차장!

격노의 화염으로 인해 메리도 한 손으로 창을 막을 수 없는지 두 단검을 모두 이용해서 막고 흘렸다.

그래도 아직 형세는 에단이 유리했다. 메리는 막느라 바쁠 정도로 주도권은 에단에게 있었다.

메리는 안 되겠다 생각했는지 힘껏 창을 옆으로 흘리고 앞으로 다가왔다.

일반적으로 창은 너무 가까운 거리에 있는 상대를 공격할 수단이 별로 없었다.

그래서 웬만하면 일정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유리했다.

하지만 에단에게는 비장의 수단이 있었다.

에단은 창의 뒷부분인 봉 부분을 있는 힘껏 땅에 내려찍었다.

그러자 격노의 화염은 충돌과 함께 화염 폭발을 만들었다.

어두운 밤이라는 사실을 잊힐 정도의 빛과 함께 일어난 격노의 폭발은 메리와 에단을 감쌌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과 선작은 저에게 큰 힘이 됩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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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로스트 고블린(3) 20.11.27 22 0 12쪽
32 로스트 고블린(2) 20.11.27 50 0 10쪽
31 로스트 고블린(1) 20.11.26 62 0 10쪽
30 제의 20.11.25 60 0 10쪽
29 만연 호흡법 20.11.23 54 0 11쪽
28 방심하는 강자 20.11.22 47 0 12쪽
27 주인 없는 보석 20.11.21 45 0 11쪽
26 블랙 울프 20.11.20 70 0 11쪽
25 은빛 남매 20.11.20 96 0 11쪽
24 에반(2) 20.11.18 106 0 11쪽
23 에반(1) 20.11.17 42 0 11쪽
22 결정(2) 20.11.16 75 0 11쪽
21 결정(1) 20.11.14 48 0 11쪽
20 메리(3) 20.11.13 56 0 11쪽
» 메리(2) 20.11.12 76 0 12쪽
18 메리(1) 20.11.11 69 0 11쪽
17 환희의 중압(2) 20.11.10 89 0 12쪽
16 환희의 중압(1) 20.11.09 85 0 11쪽
15 격노의 불꽃(2) 20.11.08 68 0 11쪽
14 격노의 불꽃(1) 20.11.07 56 0 11쪽
13 감정의 피나(2) 20.11.06 55 0 12쪽
12 감정의 피나(1) 20.11.05 52 0 11쪽
11 문(Moon) 테이블 20.11.04 105 0 11쪽
10 카린과의 갈등 20.11.03 61 0 11쪽
9 시련-격노(激怒)의 시선 20.11.03 97 0 11쪽
8 시련-환희(歡喜)의 시선 20.11.03 71 0 11쪽
7 시련-카린의 심상세계 20.11.03 89 0 12쪽
6 남들과 다른 길 20.11.03 92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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