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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오션 님의 서재입니다.

색욕의 절대자가 내 사역마로 왔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김오션
작품등록일 :
2020.11.03 11:51
최근연재일 :
2020.12.01 00:16
연재수 :
34 회
조회수 :
2,808
추천수 :
9
글자수 :
174,727

작성
20.11.07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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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격노의 불꽃(1)

DUMMY

휙! 휙! 휙!

쿨쿨쿨-

화창한 봄날, 에단은 열심히 검을 휘두르고 있다.

옆에 떨어진 곳에서는 한 마리의 뱀, 카린이 똬리를 튼 채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흐음, 흠냐. 간지러워. 거기는···. 으음. 하암.

카린은 꿈을 꾸는지 이상한 소리를 내며 잠꼬대를 했다.

-으헉. 아 뭐야 꿈이잖아. 에이. 기분 좋았는데 감칠 맛나게 끊겨버렸네. 그래도 오랜만에 자는 낮잠이라 기분이 좋네. 시간이 얼마나 지난거지?

카린은 잠에서 깨자 혼잣말을 하더니 하늘을 보았다.

하늘은 해가 서쪽으로 저물면서 생기는 붉은 빛이 퍼져있었다. 내리 6시간에서 8시간은 잔 것이었다.

-뭐야! 이렇게 시간이 많이 지났어? 에단, 좀 깨우지 그랬어.

에단을 보려고 고개를 돌린 카린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에단의 모습은 아침이랑 비슷하면서 많은 것이 달랐다.

후욱! 휙! 후욱! 휙!

에단은 여전히 같은 자세로 검을 휘두르고 있었다.

낮에 비해 검을 휘두르는 속도가 많이 느려졌지만 여전히 온 힘을 다해 검을 휘두르고 눈은 검을 보며 집중하고 있었다.

땀으로 흠뻑 젖어있는 몸과 바닥이 그가 쉬지 않고 훈련을 했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이거 뭐야. 무서워!

에단의 훈련 집중력은 카린도 한 발 물러설 정도였다.

-에단, 좀 쉬면서 해. 그렇게 몰아붙여서 될 것은 아닌데···.

카린이 말했지만 에단은 들은 척도 안 하고 검을 휘둘렀다.

-아까 놀린 건 미안해. 그냥 훈련 좀 빡세게 시키려고 그런 거야. 그러니까 쉬면서 해. 몸 상해. 에단.

여전히 묵묵히 훈련하는 에단을 보자 카린은 말리는 것을 포기하고 자신이 해 줄 수 있는 일을 하러 갔다.

카린은 혼자 오두막집으로 돌아와 메리가 준비해둔 물과 점심식사를 챙겨 나왔다.

그리고 에단 주위에 물을 뿌려주고 훈련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8시간동안 훈련을 하는 에단의 몸은 한계를 맞이하고 있었다.

카린은 이런 에단을 막기보다는 쓰러지면 간호하기로 했다.

이런 집중력이야말로 성장에 가장 좋은 영양제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카린은 좀 떨어진 곳에서 묵묵히 훈련 모습을 지켜보았다.

얼마나 집중하고 있는지를 알았기에 전과 같이 비아냥거리는 도발은 하지 않았다.

끝나고 어떻게 조언해야 하는지 생각했다.

대부분의 생각은 힘들어하는 에단을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에 대한 생각이었다.

그런데 그 순간 이변이 생겼다.

에단의 칼끝에 조그만 불꽃이 보이기 시작했다.

“돼, 됐다! 드디어 됐어!”

검에 집중하고 있던 에단은 검에 변화가 생기자 그제야 검을 휘두르는 자세를 풀었다.

에단은 검에 생긴 불꽃을 황홀하게 보았다.

이제까지 무기를 잘 다루는 것 외에는 아무런 특기나 기술도 없던 에단에게 이 변화는 남다른 의미였다.

이제야 출발선에 설 수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렇게 뿌듯해하는 에단을 보며 카린은 속으로 경악했다.

‘무슨?! 이게 있을 수 있는 일인가? 아무리 내가 심상세계를 경험시켰다고 해도 이런 일은 역사적으로도 있던 적이 없는데?’

실제로 카린이 살던 세계에서도 가장 빠른 기록이 5일이었다.

그것도 영약, 심상세계, 집중 마킹 같은 다양한 편법을 통해 최대한 빠르게 한 것이 5일이었다.

그런데 8~9시간, 하루도 채 안 돼서 실마리를 찾게 되었다.

워낙 믿을 수 없는 일에 나사 빠진 생각까지 하고 있었다.

‘내가 너무 자버려서 1주일이 지나 버린 것인가? 1주일은 아니더라도 며칠은 지났겠지?’

그런 생각을 하는 중에 에단이 다가와 말을 걸었다.

“카린님! 카린님! 저 드디어 해냈어요.”

-어? 어. 그래. 잘했다. 잘했어.

얼떨결에 대답한 카린을 향해 에단은 말을 이어했다.

“죄송해요. 많이 늦었죠? 제가 훈련만 해서 카린님은 가만히 보고만 있었을 거 아니에요. 혼자서 지루하셨을 텐데. 제가 좀 더 빨리 끝내서 다른 진도를 나갔어야하는데.”

순간 카린은 얘가 나를 놀리는 건가? 내가 아까 도발 좀 했다고 괜히 비아냥거리는 건가? 하는 생각을 할 정도로 어이가 없는 말들을 들었다.

‘이 재능충 기만자가! 늦어서 죄송하다고? 세상 진짜 부조리하네. 와. 진짜 뭐 같네.’

카린은 속으로는 온갖 욕을 하며 세상의 부조리함을 원망했다.

그래도 빠른 성장을 위해서는 이런 사실들을 모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 카린은 이런 착각들을 고쳐주지 않았다.

-그래. 너무 늦었어. 기다리느라 거의 잠에 들 뻔했어.

실제로는 잠잤지만 잠을 안 잤다는 거짓말을 하는 뻔뻔함과

-그렇게 굼벵이 같아서야 남은 기간 동안 빠듯하겠는데?

도발까지 얹어주는 센스까지 보여주었다.

-그래도 집중력 하나는 쓸 만했어. 어느 정도 실마리를 잡은 것 같으니 좀 쉬었다가 하자. 저기 네 메이드가 준비해둔 음식이랑 물이 있으니 좀 먹어둬.

“알겠어요. 감사합니다.”

그렇게 말하며 에단은 음식 앞에 주저앉아 음식과 물을 먹기 시작했다.

훈련하느라 기력을 많이 소모해서 그런지 잔뜩 허기진 에단은 음식을 허겁지겁 먹었다.

맛있게 먹는 에단의 모습을 보니 카린도 먹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사실 카린은 사역마인 상태라 딱히 음식 섭취가 필요하지 않았다. 그저 에단으로부터 마나 공급만 꾸준히 된다면 생활에 아무 문제없었다.

그래도 먹으려면 먹을 수 있기 때문에 에단 옆으로 와서 과일류를 먹었다.

뱀이 되긴 했지만 실제 뱀과는 달라 다행히 음식 맛은 느낄 수 있었다.

-이 과일 케이크 엄청 맛있네. 이렇게 맛있는 케이크는 처음인데?

“그렇죠? 메리가 모든 요리를 다 잘하긴 한데 그중에서 케이크를 가장 잘 만들어요. 가끔 다른 외부에서 요청이 들어올 정도인걸요.”

-오, 확실히 이 정도면 그럴만하네. 저 블루베리 케이크도 먹어봐야겠다.

“아앗, 그거 제가 나중에 먹으려고 아껴둔 건데.”

-나에게 주는 게 아까워? 너의 지루한 훈련 본다고 고생한 나에게?

“쩝. 알겠어요.”

에단은 미련 가득한 눈빛으로 케이크를 보다가 고개를 돌려 다른 음식을 먹었다.

양심 없이 다른 케이크마저 먹은 카린은 흡족했다.


식사시간이 끝나고 에단은 다시 훈련에 들어갔다.

-실마리를 잡았다면 그 다음은 그렇게 어렵지 않아. 같은 방법으로 계속 감정의 피나를 담으려고 노력하면 돼. 그러면 무기에 실리는 피나의 양이 점점 늘어날 거야. 이번에는 다른 무기들도 사용해봐. 지금보다 피나가 더 잘 실리는 무기가 있을 수도 있으니.

그 말을 들은 카린은 단검, 도끼, 메이스를 들어보았다.

마찬가지로 불꽃이 생겼지만 검에 생긴 것과 그렇게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그러던 중 창을 들고 찌르기를 반복하니 에단은 ‘이거다’라는 느낌을 받았다.

찌를 때마다 격노의 피나가 반응하는 느낌을 받았다.

-오. 창이 잘 맞는 것 같은데?

옆에서 카린도 괜찮다고 말하는 걸 보니 이 느낌이 맞는 것 같았다.

창을 찌를 때마다 불꽃이 조금씩 커졌고 찌르기의 위력도 올라갔다.

휙!

“열”

휙!

“열하나”

에단은 찌르기를 반복하며 숫자를 세어갔다. 카린이 하라고 했던 삼백 회를 시작했다.

그런 자세에 카린은 또다시 감탄했다.

‘별 생각 없이 적당히 내준 과제인데 반드시 해내려고 하네. 재능에 노력하는 자세까지. 무슨 일 내겠는데? 싹수가 보여.’

카린은 에단을 보며 흐뭇해하며 훈련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러는 와중에도 에단은 열심히 찌르기를 반복했다.

단순한 찌르기였지만 반복할수록 더욱 위력적으로 바뀌었다.

휙!

“이백팔십칠”

휙!

“이백팔십팔”

삼백 번이 가까워지자 결국 창을 완전히 감쌀 정도의 격노의 불꽃이 만들어졌다.

만들어진 불꽃의 창은 한 번 내지를 때 마다 마법사들이 시전하는 파이어 스피어와 비슷한 형상을 띄었다.

‘역시 성장이 엄청나. 아무리 실마리 찾는 것보다 쉽다고 해도 삼백번만에 성공하다니. 정말 기가 찬 재능이야.’

그러다 카린은 문득 생각했다. 과연 이게 재능만으로 설명이 가능한 일인가?

잠시 고민했지만 답이 나오지 않았다. 결코 나쁜 일이 아니었기 때문에 고민을 도중에 그만두었다.

-잘했어. 무기에 격노의 피나를 담는 것은 어느 정도 됐으니 잠깐 이론 설명을 할게.

카린은 에단의 머리위로 올라가 설명을 시작했다.

-네가 생각한 격노의 피나는 불꽃이었기 때문에 불꽃의 형상을 한 거야. 그렇다면 차가운 분노나 몰아치는 분노 가진다면 어떻게 될까?

“그건 아마 얼음이나 태풍 같은 느낌이지 않을까요?”

-맞아. 결국 감정에 어떤 이미지를 담느냐에 따라 형상이 달라져. 그렇다면 네가 담은 격노의 피나는 불꽃일까?

“네? 당연한 거 아닌가요?”

그 질문을 들은 에단은 의아했다. 불꽃처럼 생긴 이 형상은 누가 봐도 불꽃이었다.

-당연히 아니지. 내 설명의 전체적인 맥락을 봐봐. 차가운 분노를 가진 사람과 불꽃같은 분노를 가진 너. 둘이 피나라는 뿌리가 같은데 어떻게 이렇게 달라지지? 아예 속성이 달라지는데?

“어, 그, 그러네요.”

-결국 이미지란 거야. 네가 불꽃을 떠올리니 불꽃 형상이 나오는 거지. 물론 네가 발휘하는 격노의 피나는 분명히 불꽃과 비슷한 특성을 가지고 있어. 가까이 가면 뜨겁고 화상을 당하는 것과 같은 고통.

“그렇다면 뭐가 다른 거죠?”

-닮을 뿐 결국 불은 아니라는 거야. 네가 당장 창을 풀숲에 찔러도 불은 일어나지 않아. 찔린 부분만 약간 탄 것 같은 흔적만 나오지.

“아 무슨 뜻인지 알겠어요. 결국 본질은 감정의 피나니까 불과 같지는 않다는 말이죠?”

-그래. 비슷한 모조품 느낌이지. 이로 인해 생기는 장점과 단점이 있어. 뭐부터 듣고 싶어?

잠시 고민하던 에단은 매도 먼저 맞는 게 좋다는 생각으로 단점을 골랐다.

-그래. 잘 들어. 굉장히 중요한 거야. 불과 비슷하지만 결국 불이 아니라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말이야. 네가 아주 강력한 상대와 싸운다고 가정해보자. 실제 불을 쓰면 그 사람은 강해도 어느 정도 피해를 입겠지?

“그렇겠죠. 강한 사람도 전쟁 중에 불에 둘러싸여 죽는 경우가 있으니까요. 그냥 좀 더 잘 버티는 거잖아요.”

-그래. 그렇다면 감정을 통해 만들어낸 불꽃은 과연 통할까?

“···설마?”

-그래. 그 설마가 맞아. 안 통해. 통하더라도 미비한 수준이야. 격차가 많이 나는 상대에게 너의 불꽃은 치명상을 만들 수 없어.

“왜 그렇게 되죠? 마법사가 마나로 만드는 불꽃은 강한 상대에게도 통한다고 들었어요.”

-그건 과정의 차이가 나기 때문이지. 마법사는 서클을 회전시켜 공명을 통해 주변의 마나에서 불 속성을 축출하는 거야. 하지만 네가 만드는 격노의 불꽃은 과정이 한 차원 복잡해. 마나를 피나로 바꾸고 거기에 격노의 감정을 넣는 거지. 거기에 이미지를 통해 불꽃 형상을 만드는 거고. 그러니 불의 특성이 희미해질 수밖에 없는 거야.

-요약하자면 네가 발현하는 것은 불이 아니라 마나를 격노의 피나로 변화시키는 거야. 불꽃은 그저 너의 격노의 피나가 불의 형상을 한 것뿐이고.

“!!!!”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과 선작은 저에게 큰 힘이 됩니다!

열심히 쓰겠습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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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격노의 불꽃(2) 20.11.08 68 0 11쪽
» 격노의 불꽃(1) 20.11.07 56 0 11쪽
13 감정의 피나(2) 20.11.06 55 0 12쪽
12 감정의 피나(1) 20.11.05 52 0 11쪽
11 문(Moon) 테이블 20.11.04 105 0 11쪽
10 카린과의 갈등 20.11.03 61 0 11쪽
9 시련-격노(激怒)의 시선 20.11.03 97 0 11쪽
8 시련-환희(歡喜)의 시선 20.11.03 70 0 11쪽
7 시련-카린의 심상세계 20.11.03 89 0 12쪽
6 남들과 다른 길 20.11.03 92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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