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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오션 님의 서재입니다.

색욕의 절대자가 내 사역마로 왔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김오션
작품등록일 :
2020.11.03 11:51
최근연재일 :
2020.12.01 00:16
연재수 :
3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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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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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글자수 :
174,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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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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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시련-환희(歡喜)의 시선

DUMMY

쓰러지듯 간이침대에 누운 에단은 호흡을 깊게 하며 마음을 안정시켰다.

나빴던 안색은 점점 정상적으로 돌아오며 몸 상태도 훨씬 좋아졌다.

몸 상태가 좋아지자 다시 아까의 상황을 생각했다.

무수한 환희의 시선에 에단은 짓눌렸다.

에단은 그 시선을 도저히 견딜 수 없어 그 자리를 벗어나 이곳에 왔다.

다시 그 상황으로 돌아간다면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 생각했다.

그리고 오기 전 카린이 시켰던 일생을 되돌아보는 일에 대해서도 같이 생각했다.

‘카린님은 이곳에 보내기 전에 일생을 되돌아보라 했어. 도움이 될 거라고.’

이제까지의 일생이 이 시련과 무슨 관계가 있는 걸까?

내가 이런 경험을 한 적이 있던가?

많은 생각들이 떠올랐지만 정답은 몰랐다.

혹시나 힌트가 있나 하는 생각에 아까 떴던 시스템 창을 확인했다.


[시스템이 현상을 퀘스트로 분류합니다.]

[퀘스트. 시련-환희(歡喜)의 시선이 시작되었습니다.]

퀘스트 내용 : 절대자 카린이 겪은 가장 환희의 시선을 받은 순간입니다. □□□□와의 전쟁에서 이긴 카린과 그를 따르는 자들은 기쁨의 감정을 가득했습니다. 기쁨의 시선을 받아내십시오.

기쁨은 눈부시고 희망적이지만 그만큼 무겁기도 합니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시련을 통과하십시오.

성공 보상 : 특성(?) 획득, 연계 퀘스트 ‘격노의 시선’ 자격 획득


시스템 창을 자세히 읽어보니 ‘자신만의 방식’이라는 단어에 눈길이 갔다.

‘자신만의 방식, 일생을 되돌아보라. 그렇다면 결국 이 시선을 어떤 마음으로 받아들일지는 자신의 마음에 달려있다는 것인가?’

에단은 두 가지 힌트로 그럴싸한 결론을 냈다.

이번에는 그 시선들을 어떤 마음으로 받아들일지 고민했다.

자신이 이제까지 어떤 식으로 사람의 마음을 대했는지 앞으로는 어떻게 대할 것인지.

이렇게 하나씩 생각하니 갈피가 조금 잡혔다.


‘내가 아버지께서 가르쳐주신 만연호흡법을 익혔을 때 아버지는 기뻐하셨지.’

그 때를 다시 회상했다.

자신은 어떤 마음을 지녔는가에 대해서.

‘내가 숲에서 길을 잃었을 때 메리가 나를 찾으며 안심하며 기뻐했었지.’

그 때 나는 어떤 기분이었지?

‘하프 블러드 기사단장이 나를 예비 기사로 받아들일 때 다들 축하해줬어.’

자신은 그 때 그들을 어떻게 대했는가.

‘카린 님은 내 사역마가 되었음에도 꺾이지 않고 나아갔어.’

나는 무거운 시선을 어떻게 헤쳐 나가야할지.

그렇게 하나하나 있었던 일들을 떠올리자 어떻게 해야 할지 확신을 얻을 수 있었다.

그 확신을 확인하기 위해 에단은 천막 밖으로 나갔다.


여전히 수많은 사람들이 카린의 이름을 외쳤다.

자신들의 기대를 카린에게 바랬다.

자신들의 희망을 카린에게 맡겼다.

그것들은 여전히 무거웠다.

분명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것이 아니지만 무거움이 온전하게 느껴졌다.

에단은 자신이 생각했던 방법을 해보기로 마음먹었다.

에단은 가장 앞에 있는 한 사람을 불렀다.

“저기요.”

그 사람은 끝없이 카린을 부르는 외침을 멈추고 돌아보았다.

아까도 그랬지만 이상하게 그 사람의 얼굴을 정확하게 볼 수가 없었다.

흐릿하고 희미한 인상이었다. 마치 안개를 바라보는 것처럼.

그럼에도 이상하게 감정은 읽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사내가 대답했다.

“무슨 일이시죠?”

에단을 카린이라 부르며 외쳤지만 정작 에단에 대해 잘 모르는 것 같았다.

“카린에게 무엇을 바라는 건가요?”

“저희를 이끌어 줄 것을 원합니다.”

“얼마나요?”

“영원히 이끌어주셨으면 합니다.”

막힘없이 바로 나오는 그의 희망. 영원히 이끌어달라는 그의 기대.

그 기대에 에단은 무거움이 직접으로 느꼈다.

아까의 천막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들었지만 참고 버텼다.

에단은 버티고 자신의 마음속에 있는 말을 꺼냈다.

“저는 당신을 영원히 이끌 자신이 없습니다.”

그 말을 들은 사내의 표정은 볼 수 없었지만 실망하는 감정이 전달되었다.

에단을 그 뒤에 말을 이었다.

“하지만 당신이 저에게 그런 마음을 품는 한 저는 당신을 내치지 않겠습니다. 그 마음에 보답하겠습니다. 기대에 부응해보겠습니다.”

그 말을 들은 사내는 놀란 것 같은 감정과 환희에 가득 찬 시선을 에단에게 보냈다.

여전히 시선은 무거웠지만 전과 다르게 따뜻했다.

자신에게 과분한 시선이었지만 더 이상 마음이 꺾이지 않았다.

걱정되지만 자신감도 생겼다.

“감사합니다.”

사내는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작은 빛으로 변하며 에단에게 들어왔다.

그 사내뿐 아니라 다른 몇 명도 같이 들어왔다.

아마 비슷한 소망을 지닌 사람들일 것이다.


주변의 다른 사람을 향해 걸었다.

이번에는 여성 같았다.

똑같이 무엇을 바라는지 질문했다.

“앞으로도 계속 승리할 수 있게 해주세요.”

영원한 승리를 원하고 있었다.

승리란 어떤 대상과 겨루어서 이기는 것.

이 행위는 끝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대상이 사라지거나 능력이 부족하거나 이길 이유가 없어지거나 자신이 마모되거나.

결국 영원한 승리란 말은 헛된 희망이었다.

그런 헛된 희망이라도 나는 성실히 보답하고 싶다.

“영원한 승리는 맹세할 수 없지만 최대한 노력해보겠습니다.”

그 말은 분명 희망에 대해 얼버무리는 말이지만 그래도 에단은 최대한 그 마음에 보답하고 싶었다.

그 대답에 여인은 기쁜 감정을 전달하며 말했다.

“그 정도면 충분합니다.”

이번에는 승리를 갈구하던 수백 명의 사람들이 에단의 안으로 들어왔다.

아까도 그렇지만 에단은 달라진 점을 느끼지 못했다.


이번에는 어떤 꼬마였다.

꼬마에게 희망을 물었다.

“저의 영웅이 되어주세요.”

에단은 영웅이 무엇인지 잘 모르고 영웅이 될 능력도 부족했다.

모두의 희망을 이루지도 모두를 지킬 수도 없다.

세상에서 가장 강하지도 않고 가장 지혜롭지도 않다.

사람들을 이끈 경험도 별로 없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 이 아이의 영웅이 되고 싶었다.

“세상은 날 영웅이라 부르지 않을지도 몰라. 하지만 난 너의 영웅이 되겠어.”

세상이 영웅이라 부르지 않는데 영웅이 되겠다. 모순적인 말이었다.

논리가 맞지 않았다.

하지만 그 꼬마는 무슨 뜻인지 이해한 듯 미소를 지었다.

“고마워요. 나의 영웅 형아.”

그 말과 함께 이번에는 수만의 사람이 사라지며 내 안으로 들어왔다.


이제 남은 것은 단 4명이었다.

처음에 눈을 떴을 때 내 옆에 있던 사람들이었다. 아마 카린의 직속 부하 같았다.

편안하면서 그리운 느낌이었다. 아마 카린이 그들에게 느끼는 감정일 것이다.

그들을 보며 물었다.

“당신들의 희망은 무엇인가요?”

첫 번째 부하가 염원했다.

“당신이 죽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두 번째 부하가 소망했다.

“당신이 후회하지 않길 소망합니다.”

세 번째 부하가 기원했다.

“당신이 저희를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네 번째 부하가 부탁했다.

“당신이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그 말들을 들으며 에단은 잠시 생각이 멈췄다.

카린은 자신이 정말 많은 마음을 받았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가까이에 있는 이들의 간절한 희망을 알았을 것이다.

어떻게 답했을까.

어떻게 보답했을까.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새삼 색욕의 절대자라 했던 카린의 말에 무게감이 느껴졌다.

에단은 이들의 희망에 자신이 답할 자격이 있는지 망설였다.

장시간의 고민에도 그들은 에단의 대답을 기다렸다.

보채지 않고 묵묵히 기다렸다.

결국 에단은 결심했다. 받은 마음에 보답하기로.


첫 번째 부하에게 응답했다.

“저는 무슨 일이 있어도 죽지 않겠습니다.”

두 번째 부하에게 다짐했다.

“후회할만한 일을 하지 않겠습니다.”

세 번째 부하에게 약속했다.

“당신들을 잊지 않겠습니다.”

네 번째 부하에게 소망을 이야기했다.

“저도 행복할 테니 당신들도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당신의 대답, 잘 들었습니다.”

“당신의 다짐, 기억하겠습니다.”

“당신의 약속, 믿겠습니다”

“당신의 소망, 고맙습니다.”

4명의 부하는 각자의 대답을 하고 큰 빛이 되어 내 안에 들어왔다.

이로써 이곳에는 아무도 남지 않게 되었다.

에단은 모두의 환희의 감정과 모두의 희망을 받아들였다.

이게 옳은 선택인지 모르지만 자신만의 길이라는 것은 알 수 있었다.

다시 한 번 마음속으로 다짐하니 세상은 바뀌었다.


[퀘스트. 시련-환희(歡喜)의 시선을 완료했습니다.]

[보상 : 수용(受容)(A) 획득, 연계 퀘스트 ‘격노의 시선’ 자격.]

[유혹을 뿌리쳤습니다.]

[보너스 보상 : 인내(B) 획득]


[레벨업하였습니다.]

[레벨업하였습니다.]

[레벨업하였습니다.]

[레벨업하였습니다.]


눈을 뜨자 시스템 메시지가 잔뜩 떠서 시야를 가렸다.

에단은 지끈거리는 머리를 붙잡고 메시지를 옆으로 치웠다.

옆을 보자 카린이 조용히 보고 있었다.

-수용을 얻었구나.

평소와 너무 다른 분위기에 에단은 덜컥 겁이 나서 질문했다.

“나쁜 건가요? 혹시 잘못되기라도?”

-아니. 좋은 거야. 그것도 엄청.

카린은 말을 멈춘 뒤 다시 말을 이어갔다.

-하지만 엄청 힘들 거야. 죽을 만큼. 아니 죽고 싶을 만큼. 너는 스스로 가시밭길을 걷기로 한 거야. 그만큼 너의 길은 위대하면서 숭고하지만 그만큼 잔혹하고 고통스러울 거야.

“······”

-아직 길을 바꿀 수 있어. 이제 1단계야. 다시 할래? 굳이 가시밭길을 가지 않아도 돼.

“······”

-러스트 가문? 그 정도는 다른 길로도 쉽게 얻을 수 있어. 부귀영화? 더 쉽게 얻을 수 있어. 네가 가려는 길은 그런 것들 보다 큰 소원이 없다면 버티기 힘든 길이야.

“······”

-그런데도 할 수 있겠어?

카린의 말을 들은 에단은 겁이 났다. 1단계도 힘들고 고통스러웠다.

카린이 저렇게까지 말하는 것으로 봤을 때 앞으로는 더 힘들고 고통스러울 것이다.

버티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그것도 꽤 많이. 그래도.

그래도.

‘이 길을 걸어보고 싶어.’

일생을 돌아보며 내가 정한 길을 내가 부정할 수 없다.

가다가 꺾이더라도 난 이 길을 걸어야 한다. 그게 에단의 결심이었다.

“전 이 길을 걷고 싶어요. 제가 정한 길을 제가 부정할 수 없어요.”

카린은 활짝 웃었다. 에단을 만난 이후 가장 진심이 많이 담긴 따뜻한 미소였다.

-그래. 에단. 존중할게. 내가 옆에서 많이 도와줄게. 그러면 다음 시련을 시작하자. ‘격노의 시선’ 분하고 노여움이 가득 찬 시선을 받아들여봐.


그 말과 함께 다시 시야가 어두워졌다.


[카린의 심상세계로 진입합니다.]

[시스템이 이 현상을 퀘스트로 분류합니다.]

[퀘스트. 시련-격노(激怒)의 시선이 시작되었습니다.]

퀘스트 내용 : 절대자 카린이 겪은 짙은 격노의 시선을 받은 순간입니다. 카린은 □□□□□을 죽인 순간입니다. 격노의 시선을 받아내십시오.

격노는 폭발적이고 강렬한 감정입니다. 그만큼 주는 쪽, 받는 쪽 모두를 상처 줄 수 있는 감정입니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시련을 통과하십시오.

성공 보상 : 특성(?) 획득, 연계 퀘스트 ‘비애의 시선’ 자격 획득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선작과 추천은 저에게 큰 힘이 됩니다!

열심히 쓰겠습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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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욕의 절대자가 내 사역마로 왔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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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괴리감 20.12.01 60 0 11쪽
33 로스트 고블린(3) 20.11.27 22 0 12쪽
32 로스트 고블린(2) 20.11.27 50 0 10쪽
31 로스트 고블린(1) 20.11.26 62 0 10쪽
30 제의 20.11.25 60 0 10쪽
29 만연 호흡법 20.11.23 54 0 11쪽
28 방심하는 강자 20.11.22 47 0 12쪽
27 주인 없는 보석 20.11.21 44 0 11쪽
26 블랙 울프 20.11.20 70 0 11쪽
25 은빛 남매 20.11.20 96 0 11쪽
24 에반(2) 20.11.18 106 0 11쪽
23 에반(1) 20.11.17 42 0 11쪽
22 결정(2) 20.11.16 75 0 11쪽
21 결정(1) 20.11.14 48 0 11쪽
20 메리(3) 20.11.13 56 0 11쪽
19 메리(2) 20.11.12 75 0 12쪽
18 메리(1) 20.11.11 69 0 11쪽
17 환희의 중압(2) 20.11.10 89 0 12쪽
16 환희의 중압(1) 20.11.09 85 0 11쪽
15 격노의 불꽃(2) 20.11.08 68 0 11쪽
14 격노의 불꽃(1) 20.11.07 56 0 11쪽
13 감정의 피나(2) 20.11.06 55 0 12쪽
12 감정의 피나(1) 20.11.05 52 0 11쪽
11 문(Moon) 테이블 20.11.04 105 0 11쪽
10 카린과의 갈등 20.11.03 61 0 11쪽
9 시련-격노(激怒)의 시선 20.11.03 97 0 11쪽
» 시련-환희(歡喜)의 시선 20.11.03 71 0 11쪽
7 시련-카린의 심상세계 20.11.03 89 0 12쪽
6 남들과 다른 길 20.11.03 92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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