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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로 님의 서재입니다.

차원최강해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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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로
작품등록일 :
2019.10.21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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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2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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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1.1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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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바자회

DUMMY

“뜻 깊은 일을 하는데 우리도 도움을 좀 줘야 되지 않겠습니까?”


“정기적으로 각지를 돌며 바자회를 할 계획인데 일요일에 첫 바자회가 잡혔습니다. 아무래도 처음이라서 그런지 기자분들이 관심을 많이 보이더군요. 그날 오셔서 덕담을 해주시면 큰 힘이 될 것 같습니다.”


애둘러 말했지만 매스컴이 모이니 얼굴 비추고 싶으면 돈다발 들고 기어오라는 말이었다.


“뭘 도와주면 좋겠나?”


“바자회니까 물건이 좋지 않겠습니까? 라면도 좋고, 옷도 좋고, 가전제품도 좋습니다. 어려운 이웃들에게 갈 것이니까 비싼 것 보다는 저렴한 것으로 여러 대면 더 좋겠죠. 대신에.. 제조사 브랜드가 보이면 안되니까 포장 박스는 대표님 회사 것으로 해주십시오.”


물건으로 내놓고 큼지막하게 광고판을 부착하라는 의미였다. 건호의 말을 금방 알아들은 건설사 대표가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현금보다는 불우이웃들에게 직접 전달할 수 있는 그런 물건들이면 좋겠군. 잘 알았네. 자네가 그렇게 좋은 일을 하니 선배로써 당연히 도움을 줘야지.”


“감사합니다. 회장님.”


건호가 부르는 호칭이 대표님에서 회장님으로 바뀌니 건설사 대표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이 친구가 부끄럽게. 하하하”


“그 정도 규모의 회사면 당연히 회장님으로 불려야죠. 안그렇습니까? 선배님들?”


인사들이 너털웃음을 터트렸다. 젊은 놈이 재롱을 아주 잘 부린다는 얼굴들이었다.


“우리 하 배우한테 회장님 소리 들으려면 나도 성의 표시를 좀 해야겠는걸?”


“아이고, 배포가 태평양만큼 크시다는 우리 김 회장님께서 직접...”


건호가 진짜 넉살을 부리자 다들 크게 웃었다. 하나, 둘씩 기부를 약속했다. 그들에게는 이 기부가 홍보비로 지출될 것이다. 물론 세금을 감면받는 그런 홍보가 될 것이기에 손해가 없었다.


적당히 술을 따라주고 마시던 건호가 파트너 손을 잡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여러 회장님들, 이 후배는 먼저 물러나겠습니다.”


건호가 파트너와 마주 잡은 손을 들어 보이자 인사들이 크게 웃었다.


“젊어서 그런가? 급하네?”


“회장님들끼리 나누셔야 하는 말씀이 있으신데 듣는 귀가 적을수록 좋지 않겠습니까? 제가 상생할 수 있는 급이 되면 말씀 경청하겠습니다.”


인사들이 만족한 표정이 되었다. 요즘 핫한 젊은 배우가 한 오피스텔에 산다고 하니 호기심에 부른 것이지 멤버로 끼어줄 생각은 없었다. 그런데 그런 젊은 배우가 적당히 재롱을 부리더니 주제 파악까지 해주니 만족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 후배. 즐겁게 놀라고. 거기 너! 김 상무한테 자리하나 새로 깔아달라고 해.”


건설회사 사장이 통 크게 나오자 건호가 허리를 숙여 인사를 하곤 밖으로 나왔다. 복도로 나온 파트너가 김 상무를 찾으러 가려고 하자 건호가 파트너를 잡아 세웠다.


“왜요? 오빠?”


“오늘은 여기까지만 마시렵니다.”


건호가 지갑에서 수표 두 장을 꺼내 파트너 손에 쥐어주곤 손을 흔들고 가버리자 파트너가 건호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만 보았다.


“저 오빠, 변했네.”


**


이른 아침이었지만 여의도 공원에 많은 인파로 북적거렸다. 작은 무대가 세워지고 바자회를 위해 장터도 크게 열렸다. 무대 앞에는 대형 박스 8개가 줄지어 세워져 있었다. 인사들이 보낸 기부물품이었다. 건설회사 최 대표는 소형 냉장고 100대를 지원해주었다. IT업체를 운영하는 김 대표는 세탁기 100대를 기부했다. 어떤 회사를 운영하는지 제대로 듣지 못했던 오 대표는 라면 1000박스를 투척해주었다. 그리고 기타등등


이렇게 모인 박스 8대가 카메라에 잘 보이는 위치에 나란히 줄 세워져 있었다. 아침 일찍 변상식 변호사로부터 오후에 직접 찾아와 기부금을 전달하겠다는 언질도 받았다. 하선우와 사진을 찍고 싶어서 무거운 엉덩이를 움직인 것일 것이다.


하선우의 소속사인 에이취앤피엔터에서도 신인가수와 연습생들을 대거 출동시켜 문화행사를 하기로 하였다. 오늘 공연을 하기로 한 가수들이 아침일찍 나와 몸을 풀고 리어설을 하고 있었다.


삼삼오오 가족들끼리 온 이들도 있었고, 여학생들끼리 온 이들도 있었다. 수줍은 표정으로 하선우의 팬임을 자처하는 젊은 남자들의 모습도 간간이 보였다.


크게 준비된 첫 바자회 저쪽 구석에 간이테이블 20개가 설치되었고 그 바로 뒤에 오늘의 주방장 건호가 운영할 푸드트럭이 준비를 마치고 기다리고 있었다.


건호가 열심히 웍을 돌리며 짜장 소스를 볶고 있을 때, 반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웍은 힘으로 하는게 아니라니까..”


“어? 주방장님? 여긴 왠일이세요?”


“마침 쉬는 날인디 할 일이 있어야지이.”


특유의 느긋한 사투리를 쓰며 푸드트럭 위로 올라오는 중국집 주방장과 그의 보조들.


“안녕하셨어요. 선배님들.”


“놀러왔슈.”


“여그 좋네?”


각자 한마디씩 감상평을 내뱉더니 음식 준비에 돌입했다.


“감사합니다. 천군만마를 만난 기분입니다.”


“오늘 요리는 자네가 하는 겨. 우리는 그냥 보조나 해줄까 하고 왔응께. 각오혀어.”


“넵.”


건호가 웃으며 다시 짜장소스를 볶기 시작했다. 주방장은 건호 옆에 서서 건호의 요리를 봐주고 있었고 보조들은 면을 삶을 물을 끓이기 시작했다. 짜장 냄새를 맡은 사람들이 벌써 줄을 섰다.


현재 시각 아침 9시. 푸드트럭 앞에는 11시부터 음식이 제공된다고 써 있었지만 2시간쯤은 얼마든 기다릴 준비가 되어 있는 팬들이었다.


“음식 내가야 쓰것는디?”


주방장이 길게 늘어진 줄을 보더니 한마디 건넸다. 건호도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태식아. 손님 받아라.”


“형님, 제가 진짜 서빙 봐야되는 거예요?”


“지만이도 기쁜 얼굴로 하고 있잖아.”


입이 퉁퉁 불어있는 지만을 가리키자 태식이 지만을 돌아보며 웃었다.


“지만아, 깨끗하게 닦아야지.”


“하고 있다니까요! 한다고요.”


지만이 고함을 빽 지르면서도 열심히 테이블을 닦았다. 그때, 오늘 행사의 총 책임을 맡은 선영이 건호에게 다가왔다.


“오빠! 준비 잘 되요?”


“그쪽은 어때?”


“불티나요. 오늘 오신 분들이 기부 물품을 잔뜩 들고나오셔서 알아서 팔고 기부를 하세요.”


“잘 됐네. 우리도 음식 낼 거야.”


건호가 푸드트럭에 달린 작은 종을 쳤다. 줄을 서고 있던 팬들이 함성을 내질렀다. 건호가 짜장소스를 볶으면 두 보조가 면을 삶고 음식을 담아 내주었다. 들통 세 곳에서 면을 삶아 나가기 때문에 건호는 짜장소스가 완성되면 다시 짜장 소스를 볶아야 했다.


주방장이 한 손을 거들거라고 생각했지만 주방장은 옆에서 건호의 요리를 지켜보며 잔소리만 늘어놨다.


“웍 안 잡으실 건가요?”


“내가 웍을 잡으믄 자네 팬들이 좋아허겠는가?”


건호가 웃었다. 그저 상징성의 문제였을 뿐인데 팬들에게는 건호가 해준 짜장면이 주방장이 해준 짜장면보다 백배는 맛있을 것이다. 주방장은 그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러네요.”


주방장에 슬쩍 재료상태를 보더니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나여. 양파랑...”


통화를 마친 주방장이 건호에게 한소리를 하였다.


“저걸로는 500인분도 안 나올 것 같은디?”


“그러게요. 이렇게 많은 분들이 오실 줄은 몰랐거든요.”


“재료 값이나 내. 싸게 가져올 것인게.”


“네, 주방장님.”


건호가 웃으며 불쇼를 하자 기다리던 팬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환한 낮이라 불이 잘 보이지도 않았는데 팬들은 그것만으로도 신기한 모양이었다.


“배우는 배우고만?”


건호가 멋쩍게 웃었다.


“선우씨, 오늘 짜장면을 무료로 나눠주실 생각을 한 이유가 뭔가요?”


김정훈 피디였다.


“이곳에 오신 분들께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 드리고 싶었습니다. 좋은 일이 그냥 좋은 일로 끝나는 게 아니고 함께 기뻐하는 일이 되길 바랬던 거죠.”


카메라 몇 대가 푸드트럭을 찍고 있었다. 정식 촬영은 아니었기에 소수의 스태프들만 참여하고 있었다. 건호가 촬영중에 바자회에서 짜장면을 만들겠다고 하자 김정훈 피디가 촬영을 제안한 것이었다.


정식 방송은 아니었다. 그저 파일럿 방송이 나가기 전에 인터넷에 짤로 올리겠다는 것이었다. 뜬금없이 하선우가 짜장면을 만드는 장면이 나가면 파일럿 방송에 관심이 모아지는 것은 당연한 것이었다. 방송 광고 효과가 있는데 출연자인 건호가 반대할 이유가 없었다.


그러나 김정훈은 두가지 계획을 세웠다. 건호에게 말을 한 것처럼 짤을 만들 계획! 또 하나는 파일럿 방송의 시청률을 보고 번외편으로 정식 방송을 할 계획이었다. 번외편까지 성과가 좋다면 이 방송은 무조건 정규 편성이 되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이런 사정을 모르는 건호와 주방팀은 자유롭게 농을 해가며 짜장면을 만들고 있었다. 간간히 김정훈 피디의 인터뷰에도 응해 주었고 셀프 자랑질도 늘어놓았다.


“주방장님, 이 정도면 짜장면 업계에서는 독보적이지 않습니까?”


“이 사람아! 중식업계라는 말은 들어봤어도, 짜장면업계라는 말은 처음 들어봤네.”


“짜장면 밖에 못 만드니까 그렇죠.”


“짬뽕도 만들 줄 알잖아.”


“그건 아직 수련이 부족해요.”


“허어.. 아직 배움이 부족하군. 내일 당장 출근혀야 것어.”


“그러까요?”


“주방장님, 저희 밥줄 끊으실 생각이세요?”


주방 보조들이 말을 섞자 한편의 꽁트가 완성되었다.


그렇게 정신없이 짜장면이 나가는 사이 1시가 되었다. 바자회에서 가져온 물건을 팔거나 기부를 한 많은 이들이 마지막 코스로 건호의 짜장면을 맛보고 집으로 돌아갔다. 소속사에서 준비한 문화행사는 생각보다 인기가 없었다.


열심히 춤을 추고 노래를 불렀지만 인지도가 떨어진 탓에 팬들의 집중력을 오래 유지시키지 못했다. 게다가 건호의 푸드트럭에서 강렬히 흘러나오는 참기 힘든 유혹 때문에 그냥 지나치는 이들이 더 많았다.


그러나 이러한 문화행사도 한 인물의 출연으로 분위기가 급변하였다.


“캬악!”


일부 팬들의 비명성과 함께 잘 생긴 청년이 푸드트럭 앞으로 뛰어와 건호에게 인사를 했다.


“안녕하십니까? 선배님?”


“어? 상운이가 여긴 왠일이야?”


“방금 촬영장에서 올라왔습니다.”


“영화는 잘 돼?”


“잘 버티고 있습니다. 일주일만 더 버티면 끝입니다. 하하”


상운은 잘 찍고 있다고 하지 않고 버티고 있다고 답했다. 그만큼 김정석의 텃세가 심한 모양이었다.


“잘 버텨. 다 피가 되고 살이 될거야.”


“넵, 선배님과 함께하는 촬영장으로 가기 위해서 이를 악물고 참고 있습니다.”


“나랑?”


“얘기 못 들으셨어요? 선배님이 찍으시는 작품의 조연으로 출연하기로 했습니다.”


“네가? 왜?”


웍에 채소를 집어넣으면서도 대화를 이어나가는 건호에게 박상운이 활짝 웃으며 답했다.


“선배님께 배우면 진짜 배우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서요.”


“너 나를 너무 과대평가했다. 실망할 거야.”


“절대 그럴 일 없다고 100% 확신합니다.”


“자식, 고맙다. 온 김에 짜장면이나 먹고 가.”


“그건 나중에 하겠습니다. 좀 있다가 제 공연이거든요.”


“네가? 왜?”


“밥값은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하하?”


상운이 조금 있다가 보자며 인사를 하고 무대 쪽으로 뛰어갔다.


“자식, 고맙네.”


“저치는 누군가?”


“가숩니다. 배우이기도 하구요. 그리고 좋은 동생이 될 것 같은 싹수 있는 놈입니다.”


“그런가? 잘 생겼구만.”


“저보다는 조금 못하죠?”


“웍이나 돌려어..”


끝내 대답을 피하는 주방장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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