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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로 님의 서재입니다.

차원최강해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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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로
작품등록일 :
2019.10.21 19:05
최근연재일 :
2020.01.25 09:00
연재수 :
130 회
조회수 :
119,688
추천수 :
4,510
글자수 :
656,571

작성
19.11.0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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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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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글자
11쪽

쪼렙 각성!

DUMMY

5일 만에 왕도에 도착했다. 오는 내내 마차에 틀어박혀 운기행공을 하고 저녁에는 호위 기사들과 대련을 하느라 어디를 어떻게 지나 왔는지 조차 모를 정도였다. 사실 이곳에서 살 것도 아니었기에 애초에 관심조차 없었다.


하지만 왕도는 사정이 달랐다. 마치 중세 영화 속 한 장면에 들어와 있는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돌을 깎아 만든 도로 위로 말과 마차가 다녔고 3층 높이의 그림 같은 석조주택들이 그 좌우로 길게 늘어져 있었다.


“와우. 그림 같네.”


“촌스럽기는.”


샤비트가 한마디 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야, 내가 사는 동네가 여기보다 못해서 감탄을 하는 게 아냐. 우리 동네에 가면 102층 짜리 아파트도 있어. 니네 동네에 그런거 있냐?”


“102층? 훗, 웃기고 자빠졌네. 인간이 그런 마천루를 만들었을리 없다.”


“하여간, 속고만 살았나! 더 신기한 거 알려줄까? 사람들이 하늘을 날아다녀.”


“내가 그럴 줄 알았지. 이 사기꾼 자식! 인간이 어떻게 하늘을 나냐!”


샤비트가 맹렬히 비웃었다.


“날아다니면 어떻게 할래?”


“인간이 하늘을 날면 내가 평생 니 시녀 노릇을 하지.”


“훗.. 약속한 거다?”


“당....”


샤비트의 얼굴이 굳어졌다. 건호의 손에 작은 구슬이 들려있음을 이제야 발견한 것이다.


“사룬님, 증인이 되신 겁니다.”


[당연하지. 소장님께서도 증인이 되어 주시겠다고 하는군.]


“소장님도 들으셨다는데?”


“.... 그렇다고 인간이 하늘을 날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암!”


샤비트의 목소리가 살짝 떨려왔다.


**


적당한 곳에 숙소를 정한 건호는 입궁 일자를 확인하기 위해 호위 기사를 궁으로 보냈다. 늦은 오후가 되어서야 호위 기사가 돌아왔다.


“도련님, 도련님께서는 2일 후 오전에 입궁을 하라고 하였습니다. 입궁하실 때 이 증표를..”


호위기사가 작은 목각 패를 내밀었다. 건호가 그 패를 받아 잘 갈무리를 한 후 호위기사를 쉬게 하였다.


“아직 오러를 입히지 못했는데 어떻게 할 셈이지?”


“오러가 문제가 아니지. 내 검술 실력이 소드마스터는 커녕 소드익스퍼트 중급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게 문제지.”


“방법이 있다고 하지 않았나?”


“있긴 한데, 공주한테 잘 먹힐지 자신이 없네.”


“큰소릴 떵떵 쳐놓고 이제 와서 발뺌을 하려는 건가?”


“그건 아니고!”


건호가 검집을 만지작거리며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궁에 다녀왔던 호위기사를 다시 불렀다.


“찾으셨습니까? 도련님?”


“아, 쉬는데 미안해.”


“아닙니다. 도련님.”


“궁에 들어갔을 때 공주궁 쪽 소식 들은 건 없나?”


“공주궁 소식은 들은 바가 없고.. 단지..”


“단지?”


“퇴궁을 하는 과정에서 오늘 입궁을 하였던 부마 후보 일행들과 함께 나오게 되었습니다.”


건호의 눈이 반짝였다.


“언듯 듣기로 공주가 결혼할 마음이 없다고 하였습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그런 요구를 할 리가 없다고..”


“어떤 요구?”


“그건 듣지 못했습니다.”


호위기사가 매우 송구하다는 표정이 되었다. 건호가 호위기사의 어깨를 토닥여 주곤 금화 두 개를 꺼내 내밀었다.


“그간 제대로 쉬지도 못했으니까 다른 이들과 함께 술이라도 한잔해.”


“송구합니다. 도련님.”


“많은 도움이 되었어. 아직 시간이 있으니까 혹시 내일이라도 퇴궁을 하는 이들을 보게 되거든 좀 더 정보를 모아 줘.”


“다른 이들과 상의를 하겠습니다.”


“그래, 오늘은 푹 쉬고.”


“네, 도련님.”


호위 기사가 허리를 숙여 인사를 한 후 건호의 방을 빠져나가자 샤비트가 비아냥거렸다.


“남들이 보면 좋은 주인인줄 알겠어?”


“나는 그들의 주인이 아니야. 인간은 인간을 소유할 수 없어. 그 누구라도 말이야. 잘못된 제도때문에 상하가 정해져 있지만 그들의 가치와 나의 가치는 본질적으로 같아.”


“별 희한한 소리를 다 듣는군. 귀족과 평민의 가치가 같다고?”


“세상에 정해진 왕후장상의 씨가 어디 있냐? 그저 우연히 그렇게 태어나는 것이지.”


건호는 더 이상 논쟁을 할 의사가 없었는지 침대에 벌러덩 누워 눈을 감아버렸다.


“말은 좋지. 하지만 권력은 조금이라도 더 많이, 더 오래 가지고 싶은 욕심을 불러일으켜. 그게 권력의 늪이야.”


**


호위기사들을 숙소에서 내보낸 건호가 숙소 뒤에 딸린 작은 공터에서 하루종일 뜀박질을 하고 있었다.


“이야.. 이거 생각보다 어렵네?”


“네 몸이 그런 기술을 가지고 있지 않으니 당연히 어렵겠지.”


샤비트가 내놓은 세 번째 무공은 그 내용상 틀림없이 신법이었다. 신법의 이름은 모르겠지만 건호가 읽었던 무협지에 기초하자면 작은 풀잎에, 가녀린 나뭇가지를 밟고서도 하늘을 훨훨 날아다니는 사기적인 기술이 바로 신법이었다.


그런데 하늘을 날기는커녕 빨리 달리는 대도 도움이 되지 않고 있었다. 신법에서는 발바닥에 내공을 불어 일으키고 공기처럼 몸을 가볍게 하라고 하였지만 발바닥에 아무리 많은 마나를 불어 넣어도 몸은 새털처럼 가벼워지지 않았다.


“요령이 없구만, 요령이 없어.”


자기도 할 줄 모르면서 구박만 하는 샤비트의 잔소리를 들으며 하루종일 공터를 뛰어다녔던 건호는 해가 반쯤 기운 오후가 되어서야 포기를 선언했다.


“더러워서 안한다. 안해!”


검을 뽑아 든 건호가 삼재검법을 펼치며 보법을 밟기 시작했다. 싸구려 검법이라고 투덜거렸지만 건호는 이 검법이 좋았다. 형식이 최소화되어 있고 언제든 변초를 구사할 수 있는 자유도가 높아 건호의 움직임을 자유롭게 해 주었다.


천마의 심법을 검으로 풀어 놓으면 딱 이 검법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건호가 열심히 검을 휘두르다 말고 몸이 얼어붙은 것인 양 그 자리에 딱 멈춰섰다.


“아... 나는 정말 병신이었구나.”


건호가 탄식을 내지르며 바닥에 주저앉아 버렸다. 주변에서 나뭇가지를 주워들더니 바닥에 무언가를 끄적이기 시작했다.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가 고개를 좌우로 흔들기도 하더니 이내 크게 웃었다.


“아하하하. 진짜 병신이었어.”


“뭐야? 뭘 알아낸 거야?”


“어.. 하하하.”


“뭔데? 뭘 알아낸 건데?”


“지금 당장 이 신법을 익힐 수 없다는 거!”


“뭐?”


**


샤비트가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표정을 짓자 건호가 샤비트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설명을 시작했다.


“이 검, 이 심법, 이 신법은 모두 하나의 선상에 놓여 있어.”


“하나의 선상에 놓여 있다?”


“맞아. 모두 삼라만상을 천지인을 기반으로 하여 상승을 추구하는 것들이야.”


“그게 무슨 말이지?”


“그러니까.. 에 또... 나도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이 세 기술은 하나이면서 하나가 아니야.”


샤비트가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짓자 건호가 보충설명을 하였다.


“천마의 심법을 검으로 풀면 삼재검법이 되고, 신법으로 풀면 이 이름 모를 신법이 되는 거야. 그러니까 세 가지 기술은 하나지. 하지만 그 효과는 각기 다르니 또 하나가 아니야. 이해가 되나?”


샤비트도 조금은 이해가 되는 듯 했다. 건호에게 구결을 읊어 주면서도 묘하게 닮아있다는 인상을 받곤 하였다. 과거에 이 기술들을 처음 얻었을 때는 한번 읽고 외워버렸기에 다시금 되뇌일 기회가 없었다. 그러나 인간인 건호는 한번에 암기를 할 수 없었기에 여러번 되뇌일 수 밖에 없었고 그러다 보니 그때는 미쳐 알지 못했던 사실을 어렴풋이 알게 된 것이다.


“그래서?”


“내 심법은 아주 초짜 단계야. 내가 아는 무협지의 단계로 풀면 1성? 2성? 대충 그 정도 일걸?”


“몇 성까지 있는데?”


“10성!”


“뭐야, 그럼 이제 겨우 시작한 거잖아.”


건호가 격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네가 알려준 이 검법. 이 검법은 아마도 삼재검법이 아닐 거야. 아니지. 삼재검범으로 알려져 있지만 분명히 또 다른 이름이 있을 거야. 무림인들이 엄청 가지고 싶어할 그런 이름이.”


“왜 그런 생각을 한 거지?”


“생각해봐. 무려 천마야. 정사마를 통털어 늘 무공의 제 1좌로 언급되는 천마의 무공이 시장통에서 나무 막대기를 가지고 노는 아이들도 다 아는 삼재검법이겠어?”


“그것은 너의 선입견 아닐까?”


“맞아, 그럴 수도 있지. 하지만 분명히 아이들이 막대기로 휘두르는 삼재검법과는 다른, 아니 어쩌면 온전한 삼재검법일 수도 있지.”


“온전한... 이라. 이해가 된다. 그런데 신법을 지금 익히지 못하는 이유는 뭐지?”


“내 심법의 성취가 미비해서 아직 마나를 자유자재로 가지고 놀지 못하기 때문이지. 내가 아직도 소드 익스퍼트 중급에 오르지 못한 것은 삼재검법을 완전히 익히지 못한 탓도 있지만 마나 사용에 제약이 걸려있기 때문이야.”


“흐음...”


이 부분은 동의를 할 수 없는지 샤비트의 표정에 찜찜함이 남아 있었다. 자신은 무공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한다. 그저 같은 차원에 속해 있는 인간 세상의 잡스러운 기술이라고 여겼을 뿐이었다.


“알아봐 줄 수 있어?”


“뭐 말이냐?”


“무공에 대해서.. 아마도 너라면 알아볼 수 있을 거야.”


“알아봐 주면 나에게 뭘 해줄 거지?”


“어제 했던 계약은 없었던 것으로 해주지.”


“지가 다 이긴 것인 양 행동하는군.”


“거짓말이 아니니까.”


건호가 씨익 웃었다. 샤비트의 얼굴에 반신반의하는 표정이 생겼다.


“진짜 그런 세상이란 말이냐?”


“사진을 찍어서 가져올 수 있다면 보여주고 싶을 정도야. 해줄 수 있어?”


“알아보겠다. 하지만 마계에는 인간들의 문물이 많이 들어와 있지 않다. 어쩌면 네가 원하는 것을 알지 못할 수도 있어.”


“괜찮아. 네가 날 위해 힘써주는 것이 중요한 거니까.”


건호가 이제 볼일을 다 보았다는 듯 뽑아 놓았던 검을 허리춤에 차고 있던 검집에 꽂아 넣더니 숙소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배고픈데 밥이나 먹자.”


“... 네 세상에 대해서 더 얘기해 줄 수 있나?”


“언제든지!”


건호가 밝은 얼굴로 웃어 주었다.


**


호위 기사들이 가져온 부마시험에 대한 정보는 참으로 참신한 것이었다. 부마 후보들은 국왕과의 형식적인 대담이 끝나고 나면 공주궁으로 불려가 공주와 2차 대담을 하게 되는데 그 자리에서 공주가 요구하는 것이 정말 엉뚱, 기발하다고 한다.


“뭐? 공주의 첫사랑을 찾아오라고?”


“그렇습니다. 도련님.”


“미친.. 아예 결혼을 안하겠다는 거잖아?”


“대부분의 부마 후보들은 공주님의 그 요구를 완곡한 거절로 알고 출궁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공주의 요구를 들어주면 자존심을 버리고 공주 곁에 빌붙어 출세를 해 볼 생각을 가진 소인배가 되는 것이고, 요구를 안 들어주면 자연히 부마 후보에서 탈락하는 것이고? 어떤 선택을 해도 궁에 남아 있을 수가 없게 되네. 누가 머리를 굴렸는지 참으로 기발하군 기발해.”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이상한 점?”


“들리는 말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공주님의 조건은 자신과의 대련에서 승리를 하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일주일 전부터 공주님의 조건이 바뀌었다고 합니다.”


일주일 전이면 건호가 우검을 들고 검을 익히기 시작한 시점이었다.


**


작가의말

추천과 솔직한 댓글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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