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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현실에서 백신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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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삼
작품등록일 :
2023.07.27 14:30
최근연재일 :
2023.08.02 11:00
연재수 :
7 회
조회수 :
709
추천수 :
18
글자수 :
43,403

작성
23.08.0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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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침입

DUMMY

6화


30층짜리 주상복합 오피스텔.

그 오피스텔의 입구를 얼마나 바라보고있었을까?

곧, 나에게 매우 익숙한 여성.

그 여성이 오피스텔 입구를 나가는것이 보이자, 나는 담담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주미리 연구원 방금 출근했어."


[근데...정말 할거에요?]


"응. 오 박사가 봐야한다잖아?"


[하아...정말 심란하네요. 이게 맞는건지 모르겠어요.]


"이제와서 그런 생각해봤자 늦었어."


나는 주미리 연구원이 떠난 오피스텔안으로 들어갔다.

여유롭게 17층으로 올라가 주위를 확인.

다행스럽게도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주미리 연구원의 집이 1701호였나?"


[네. 구조상으로는 가장 구석에 있는 방이에요.]


애플의 말대로 오피스텔의 가장 안쪽.

구석에 1701호가 보였다.


“옛날 생각나네. 식량을 구하려고, 이런 집에 꽤 많이 방문했었는데."


[안그래도 물어보고 싶었는데, 어떻게 들어가실건가요? 비밀번호 모르잖아요?]


주미리 연구원의 집에 어떻게 들어갈것이냐는 의미.

나는 태연하게 말했다.


"만능키를 가져왔어."


[만능키요? 마스터키 같은건가요?]


"응. 근데, 조금 시끄러울거야."


[왜요?]


"내가 가진 만능키가 좀 거친 녀석이거든,"


[설마...]


가방안에 미리 준비해둔 만능키.

일명 빠루 혹은 쇠지렛대라고하는 공구.

나는 도어락으로 굳게 잠겨있는 문틈 사이로 쇠지렛대를 있는 힘껏 끼워넣었다.

그리고.


콰직!


사방에 울려퍼지는 큰 소리.

슬쩍 주위를 둘러보니, 여전히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소리를 듣고 주변 주민들이 나올수 있기에 재빠르게 안으로 진입.

나는 핸드폰을 들었다.


"5분내로 끝내야해. 누군가 경찰에 신고하면, 5분내로 경찰이 올테니까."


[아악! 현우씨 경찰에게 잡히면 어쩌려고요!]


"그럴일 없으니까 걱정하지마."


[구속당하면, 좀비사태가 발생하기전까지 구치소에 있어야할수도 있다구요.]


"미안한데 투덜거리기보단, 빠르게 정보 수집해서 나가는게 좋지 않을까?"


[그...그...하아...오 박사님이 동영상 남겨달래요.]


"알았어."


체념의 감정의 담긴 애플의 말을 뒤로하고.

나는 집안 내부를 둘러보았다.

그렇게 내 시야에 들어온 집안 내부의 모습은...


"...미치겠군."


[왜요? 무슨일이에요? 무슨일이 생겼나요?]


걱정 가득한 애플의 목소리.

나는 핸드폰 동영상버튼을 누르며 말했다.


"동영상 찍어줄게. 이건 직접 봐야해. 말로 설명할 수 없어."


주미리 연구원이 사는 집안 내부.

주방, 거실, 침실, 닫혀있는 방 하나가 있는 구조.

전체적인 느낌은...


[지저분...하네요.]


정리되어있지 않은 옷.

꽉 찬 휴지통과 버려진듯 놓여있는 택배상자.

여러가지 식품과 제품의 포장지가 바닥을 굴러다니고.

어떤 음료수가 담겨있었던것으로 보이는 펫트병이 대량으로 쌓여있다.

돼지우리라고 봐도 이상하지 않을정도.

주미리 연구원이 이 집에 산다고?


"내가 볼땐 결벽증은 없는것같은데?"

[이정도로 더러운건 조금 이상하네요. 여기 주미리 연구원이 사는집 확실해요?]


"잠깐만 기다려봐."


한켠에 쓰레기처럼 쌓여있는 우편물 뭉치.

나는 그것을 하나하나 확인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보이는 이름.


"주미리 연구원 집 맞아. 카드명세서가 있어."


주미리 연구원이름으로 온 카드명세서.

이 집이 주미리 연구원의 집이라는 증거지.


"일단 조금 더 둘러볼게."


[영상통화로 바꿔줄래요? 동영상보단 그게 더 빠를것같네요.]


"알았어."


영상통화로 전환.

화질은 그렇게 좋지 않지만, 집안 내부를 파악하는것정도는 문제가 없겠지.

나는 주방부터 확인했다.

매일같이 김밥만 먹던 주미리 연구원.

집에서 다른걸 먹는게 있는지 궁금했으니까.

냉장고를 연순간.


"정말...이해가 안가네."


자로 정확하게 잰듯, 정리된 음료병.

조금의 어긋남도 없는 완벽한 상태.


[정리정돈에 집착하는건 결벽증 증상 중에 하나에요.]


냉장고를 이렇게 정리해놨다면.

다른 수납장도 줄지어 정리를 해놨겠지.

그런 생각을 하며 가까이 있는 다른 수납장을 열었을때.

내 시야에 보인건, 널부러진 수준으로 돌아다니는 각종 조미료와 양념장.


"냉장고는 정리해놨으면서, 수납장은 왜 정리를안해놓은거야?"


정리를안했다라는 수준을 넘어 그냥 버려두었다고 봐도 이상하지 않을 수준.

박사들과 이야기를 나누는걸까?

잠시동안 말이 없던 애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결벽증도 여러가지 형태로 나타날 수 있어요. 자기몸은 깨끗히 하지만, 주변은 더럽게 두는 경우가 있고, 반대로 자기몸은 더럽지만 주변을 깨끗하게 하는 경우도 있죠.]


"냉장고안의 정리정돈만 집착하는 결벽증이라는 이야기를 하고싶은거야?"


[박사님들과 이야기를 해봤는데, 결벽증보단, 단순 강박증에 가깝다는 판단이에요. 일부만, 즉 냉장고안에 있는 물건들을 줄 세워 정리해야한다는 강박이 있는거죠.]


"여러가지로 정말 정상적이지 않네."


[일단 다른곳을 더 보여주실래요?]


"알았어."


다음으로 내가 보고 싶은 곳.

활짝 열려있는 침실과 달리, 굳게 닫혀있는 방안.

저곳엔 뭐가 있을까?

아마 거실 주말과 마찬가지로 정리되지 않은 내부가 드러나지 않을까?

그런 예상을 하며 방을 연 순간.


"..."


나는 순간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이건 뭐지? 내가 뭘 보고 있는거지?

대략 3초정도 멍하니 방을 바라보다가, 나는 곧 정신을 차리며 입을 열었다.


"애플. 보고 있어?"


[네. 보고 있어요.]


텅 빈 방안.

창문을 가리는 검은색 암막 커텐을 제외하고는 그 어떤 가구도, 물건도 존재하지 않는 모습.

다만, 방안을 가득 채우고 있는게 있었는데.


"낙서로...방안을 가득채웠어."


바닥에서부터 벽, 천장까지.

국어사전에 나오는글자보다도 더 작은 글씨로 빼곡하게 무언가가 적혀있는 방의 내부.

대충, 그 낙서의 종류를 대충 확인해보자면.

의미를 알 수 없는 수학 공식.

어느나라 언어로 쓰였는지 모를 문자.

최소한 5개...아니 7개 국어 이상.

그나마 다행인건, 내가 읽을 수 있는 한글도 간간히 보인다는 것.


[저희 화면으로는 자세히 안보이는데, 한글로 쓴 낙서 몇개만 읽어줄래요?]


그나마 읽을 수 있는 한글로 쓰여진 문구.

나는 애플의 요청대로 그것을 읽었다.


"중재해줘. 패턴을 단순화하려고. 언제쯤 만날 수 있을까? 보이는걸 말해줘."


한글로 된 문장을 읽었을때 드는 생각.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 생각을 입밖으로 꺼냈다.


"백만년을 이 방안에 있어도, 저 말을 왜 썼는지 난 이해하지 못할거야."


전혀 연관성이 없는 문장.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작성을한것인지 티끌만큼도 유추가 되지 않는다.


[글의 패턴을 보면, 누군가와 대화를 하는듯한 내용이 대부분이에요. 공식같은것이 간간히 보이는데, 그것도 누군가에게 확인...혹은 검토를 받기위해 작성했다는 느낌이 강하네요.]


"누구랑 대화를 한거지?"


[현재까지는 대상을 추측할 수 있을수준의 내용은 보이지 않아요. 다만, 누군가 다른 사람이 이 방에 들어와서 말이 아닌 글로서 이야기를 나눴을거란 생각이 들진 않네요.]


주미리 연구원을 제외한 다른 대상이 없다면.

본인 혼자서 이 글을 작성했다는 의미.

그건 즉...


"혼자서 이 글을 작성했다면, 강박적 성격장애 말고 또 다른 정신병이 있는거겠지?"


[아마도요. 가장 의심되는건 조현병...혹은 망상장애도 의심해볼 수 있어요. 정확한 진단은 장기적인 면담과 관찰 이후에 내릴 수 있지만요.]


"거참...정신병 수집이라도 하는 취미가 있나?"


강박적 성격장애에 조현병, 망상장애까지 의심되는 수준.

정신병을 수집한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다.


[일단, 벽에 낙서부분 동영상으로 찍어주실래요? 최대한 분석해볼게요.]


"다 찍어줘?"


[가능하면요. 내용이 많을수록 어떤 대상과 이야기를 나눈 흔적인지 판단이 설것같아서요.]


"시간이 좀 걸릴텐데...만약에 그전에 경찰이 오면, 다 못찍을수 있어."


[네. 알겠어요.]


나는 동영상을 열어 바닥에서부터 촬영을 시작했다.

방이 제법 컸고, 워낙 작은 글씨로 되어있어, 식별이 가능할정도로 동영상을 찍는건 제법 시간이 걸리는 일이었다.

다행스럽게도 동영상을 다 찍을때까지 경찰이 오는 일은 없었고.

안전하게 동영상을 저장할 수 있었다.


[좋아요. 영상확인했어요.]


"나머지 하나 방은 그냥 침실인것같고...다른건 특별한건 없는것같네. 더 확인해야할거 있어?"


[없어요. 철수하시게요?]


"응. 오래 있어서 좋을게 없으니까."


[10분이상 지났어요. 혹시 모르니까, 나갈때 조심해요.]


"알았어."


조금 조심스럽게 현관문 앞에 섰다.

문을 여는 소리는 제법 컸고, 당장 밖에 경찰이 있거나 복도에 누군가 있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만큼 시간이 지났다.

애플의 말대로 조심하는게 좋겠지.

작은 긴장과 함께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간 순간.


"음..."


[왜요? 경찰이에요?]


"아니, 경찰은 커녕 개미한마리도 없어. 너무조용해."


17층은 너무나도 고요했다.

이미 다 출근했거나, 집을 비운 상태인가?

뭐 나에겐 다행이지.


"이동한다. 건물을 벗어나서 연락할게."


[네! 알겠습니다.]


오피스텔을 빠져나가면서.

내 마음속에서는 걱정이 가득차올랐다.

퇴근 이후에 자신의 집이 침입당했다는걸 알아챌 주미리 연구원.

그녀는 이후에 어떤식으로 반응할까?



* * *



주미리 연구원.

그녀는 여느날과 똑같은 하루를 보고 있었다.

집을 나서며, 출근을 하고, 지하철에 타는 매일같이 똑같은 일상.

아무것도 다른것이 없는것처럼 보였지만.

사실 달라진것이 하나 있긴 했다.


"..."


자신을 쳐다보는 불쾌하고 끈적한 시선.

그것이 오늘은 느껴지지 않는다.

어째서일까?

주미리 연구원은 자신의 핸드폰을 들었다.

어플리케이션 하나를 실행.

그 어플리케이션은 어떤 장소에 설치된 카메라 화면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리고, 그 카메라가 설치된 곳.

그녀가 사는 집안의 내부.


"..."


누군가가 있다.

아무도 없었어야할 집안 내부에 검은색 옷을 입은 누군가가 돌아다닌다.

그렇게 몇분이나 카메라를 확인.

곧, 주미리는 태연하게 어플리케이션을 종료.

익숙하게 왼손은 주머니에 넣고.

오른손으로 핸드폰을 들며 메신저어플을 실행.

곧 작성한 문자.


[주미리 : 며칠동안 미행하던 남자가 우리집에 침입했어.]


그렇게 문자를 보낸 순간.

곧바로 읽음이라는 표시가 뜬 대화창에서 채팅이 올라왔다.


[TOM : 얼굴은 보여?]


[주미리 : 아니. 모자랑 마스크를 써서 보이지 않아.]


[TOM : 집에서 뭐하고 있어?]


[주미리 : 너희와 내가 나눈 대화를 동영상으로 찍고 있어.]


[TOM : 대화의 방? 거기있는 대화내용을 찍고 있다고? 신기하네. 그걸 왜 찍지?]


[주미리 : 어떻게 할까? 경찰에 신고하고, 당장 집으로 돌아갈까?]


그렇게한다면, 저 남자는 경찰에 의해 체포.

그동안 주미리를 미행한 이유와 집까지 침입한목적에 대해 알 수 있겠지.

그게 가장 당연한 선택이었지만, TOM의 대답은 그 당연한 답이 아니었다.


[TOM : 아니, 그냥 두자.]


[주미리 : 왜?]


[TOM : 애들이 굉장히 흥미로워 해. 아무리 봐도 저번처럼 그냥 발정나서 따라다니는 남자는 아니란 말이지.]


[주미리 : 그게 더 위험한거 아니야? 이유를 모르잖아.]


[TOM : 괜찮아. 저쪽에서 과할정도로 우리를 조심해 대하고 있잖아? 이유는 모르지만, 해가되진 않을거야.]


주미리가 굉장히 불편함이 담긴 얼굴로 문자를 작성하려던 그 순간.

이어지는 TOM의 문자.


[TOM : 아! 그리고, 무엇보다, 미나가 경찰에는 넘기지 말라고 했어.]


움찔!


미나라는 이름.

그 이름을 보자마자 몸이 움찔거릴정도로 반응하는 주미리.


[주미리 : 정말이야? 미나가 말을 했어?]


[TOM : 응. 그것뿐만 아니라, 우리 앞에 직접 모습까지 드러냈다고.]


그동안 한번도 변화가 없었던.

티끌만큼도 움직임이 없었던 주미리의 얼굴 근육이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미소. 아니, 환한 웃음에 가까운 표정.

그와 동시에 빨라지는 채팅.


[주미리 : 미나는 이제 우리와 함께 하는거야?]


[TOM : 아니야. 금방 돌아갔어. 아직 해야할게 많은가봐.]


주미리의 얼굴에 잔뜩 지어지는 실망감.

곧 모든 감정을 추스린 주미리가 다시 문자를 작성했다.


[주미리 : 알았어. 미나가 그렇게 말한다면, 신고는 하지 않을게. 다른 말은 안했어?]


[TOM : 그 남자가 어떤 목적으로 우리한테 접근했는지, 빨리 알아냈으면 하더라.]


[주미리 : 그렬려면, 남자를 직접 만나야겠네?]


[TOM : 어려운일은 아니잖아?]


고개를 끄덕이는 주미리.

그녀가 자신감 넘치는 동작으로 채팅을 작성했다.


[주미리 : 응. 어렵지 않아. 내가 한번 만나볼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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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침입 23.08.02 68 1 13쪽
6 미행 23.08.01 49 2 14쪽
5 주미리 연구원 23.07.31 58 2 17쪽
4 가상현실에서의 전투 +1 23.07.30 133 3 14쪽
3 서울역의예언자 +1 23.07.29 79 3 14쪽
2 가상현실에 들어간 이후 가장 처음 해야할 것 +1 23.07.28 122 3 16쪽
1 프롤로그 +2 23.07.28 201 4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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