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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현실에서 백신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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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삼
작품등록일 :
2023.07.27 14:30
최근연재일 :
2023.08.02 11:00
연재수 :
7 회
조회수 :
707
추천수 :
18
글자수 :
43,403

작성
23.08.01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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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4쪽

미행

DUMMY

5화


주미리 연구원.

현실에서 완성도 90% 수준의 백신을 홀로 완성한, 우리 계획의 핵심적인 인물.

그녀는 어떤 인물일까?


[만나보시면 알겠지만, 평범한 분은 아니에요.]


"그건 무슨말이야?"


[역사에 남은 대부분의 천재들이 조금씩은 특이한 부분이 있잖아요? 주미리 연구원도 그런부분이 좀 있어요.]


조금 많이 돌려서 말했지만.

애플의 말에 담겨있는 핵심은 아주 간단했다.


"제정신이 아니라는 거네."


[평범함을 넘어서는 비범한 정신세계를 가진 분이라고 정리하죠.]


비범한 정신세계.

나는 불만가득한 표정으로 커피를 한모금 넘기며 말했다.


"그래. 그 비범한 정신세계 때문에 저 앞 건물에 주미리 연구원이 있어도 만날수조차 없지."


지금 내가 있는곳.

주미리 연구원이 일하는 성상제약 연구소 앞에 있는 카페.

횡단보도만 건너면 주미리 연구원을 만날 수 있지만.

여기서 한가롭게 차나 마시고 있는 이유.


[주미리 연구원에겐 신중하게 접근해야해요. 바닥에 던지면 어디로 튈지모르는 럭비공같은 분이니까요.]


우리는 그녀 본인이 작성한 백신개발 연구일지를 해석하게 해야한다.

여기서 중요한건, 어떤 방법, 무슨 수로 그녀가 연구일지를 분석하게 만드냐는 것.


"적당히 거짓말 섞어서 연구일지 분석을 의뢰하면 안 되는 거야? 저번에 가져온 15억 주면서 의뢰하면 충분히 받아들일 것 같은데?"


돈은 그 누구와도 이해관계를 만들 수 있는 대표적인 수단 중에 하나였다.

그래서 강원도까지 가서 15억을 준비해왔지 않은가?


[사실 돈으로 설득이 되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말끝을 흐리며, 작아지는 목소리.

그 이유를 눈치챈 내가 말했다.


"돈으로는 설득이 안된다고 생각하는구나?"


[네. 돈에 큰 욕구가 있는것처럼 보이진 않았어요.]


솔직히 이해가 가진 않았다.

대한민국에 사는 사람들 중에 돈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그것도 1억도 아닌 15억인데?


[일단 계획대로 주미리 연구원을 미행하며 정보를 모아보죠. 그녀가 뭘 원하는지, 바라는건 뭔지, 좋아하는건 뭔지 같은거요. 만약 돈을 좋아한다고 판단되면, 그때 돈을 들이밀어도 늦지 않으니까요.]


그리고 그 순간.

길 건너 연구소를 주시하던 내 시선에 수많은 사람 쏟아져나오는 것이 보인다.

그중 사진으로 몇 번이나 본 익숙한 얼굴.


"애플."


[네?]


"주미리 연구원 나왔어."


대충 150cm~160cm사이의 작은 키.

깔끔하게 정리한 단발머리와 수수한옷차림.

체구에 비해 커다란 백팩을 메고 이동하는 모습.


[6시 2분. 대기업이라서 그런가 딱 맞춰서 퇴근하는군요.]


"일단 미행부터 할게."


누굴 만나고, 어디를 가고, 뭘 먹는지까지.

그렇게 모든 정보를 모아나가다 보면, 어떤 식으로 그녀에게 접근해야 할지 판단이 서겠지.


[가능하면, 동영상으로 남겨주세요. 동영상을 보고 박사님들하고 분석해볼게요.]


"알았어. 있다가 연락할게."


[네. 알겠어요.]


애플과의 통화를 종료하고.

나는 동영상 촬영 버튼을 누르며, 주미리 연구원을 따라 이동했다.

익숙한 걸음으로 지하철역으로 이동.

지하철을 타는 모습.

지하철 한 칸 옆에서 주미리 연구원을 주시.

그렇게 몇 분이나 그녀를 쳐다보았을 때 드는 생각.


"..."


평범하다.

애플은 평범하지 않은 사람이라고 했지만.

다른 사람들 사이에 섞여있는 주미리 연구원에게서는 90% 수준의 백신을 만든 특별한 사람이라고 보이지 않는다.

손잡이를 묵묵히 잡고 서 있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을 때.

지하철 출입문 쪽으로 이동하는 모습.

곧, 지하철에서 하차하는 그녀를 따라 걸음을 옮기던 그 순간.


스윽!


단번에 알아챘다.

그녀가 뒤를 돌아보려고 한다는 걸.

나는 태연하게 다른사람들을 따라 걸었다.

마치 지하철을 타는 사람처럼 다른 길을 따라 지나가면서 주미리 연구원을 확인.

굳은 표정으로 자신의 뒤를 둘러보는 모습.

그 모습을 마지막으로 나는 몸을 숨기고, 핸드폰을 손에 들었다.


"애플."


[네. 말씀하세요.]


"현실에서 주미리 연구원이 감이 좋다거나, 예민하다는 이야기들은적 있어?"


[아니요? 예민보다는 둔감 쪽에 가까웠던 것 같아요. 왜요?]


"내가 미행하는 걸 알아챘어."


[설마...지하철에서요?]


"응. 정확히는 뭔가 이상함을 느낀 것 같아. 그래서 뒤를 돌아봤고, 그 이상함이 뭔지를 찾고 있어."


[현우 씨가 미행을 티 나게 했을 리는 없고...그 복잡한 곳에서 이상함을 눈치챘다면...단순히 예민해서 알아챌 수 있는 수준이 아닌데요?]


퇴근 시간의 북적하고, 시끄러운 지하철.

수많은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이곳에서 평소와 다른 이상함을 감지하는 것.

그래, 애플의 말대로 단순히 예민해서 알아챌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일단 오늘 미행은 여기까지 해야겠어."


[네. 그게 좋을 것 같아요. 뭔가 이상함을 느끼고 있는 지금, 미행을 지속하면 들킬가능성이 크니까요.]



* * *



하루, 이틀, 삼일, 사일, 일주일.

첫날 그녀가 예민하다는 정보를 얻은 나는 보다 먼 거리에서 주미리 연구원을 관찰했다.

그렇게 그녀를 관찰한 결과 알게 된 것.


"일단, 정상은 아니야. 그건 확실해."


관찰하면 할수록 확실하게 느껴진다.

정상적인 사고를 가진 인간은 아니라는 게.


"하루가 매일 똑같아. 가족도, 친구도 안만나고, 매일 똑같은 편의점과 분식점에서 김밥만 먹어. 편의점 직원한테 슬쩍 물어봤는데, 로봇으로 의심하고 있더라. 자기가 일한 3년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똑같은 시간에 똑같은 김밥만 먹고 있대."


[저는 그것보다 주말에도 혼자서 9시에 출근해서 18시에 퇴근하는게 더 소름이에요.]


평일, 주말을 가리지 않는 기이할정도로 반복적인 패턴.

8시 30분에 집에서 나오고, 9시에 출근.

11시 30분에 편의점에서 똑같은 김밥으로 식사.

18시에 퇴근해서 집으로 이동.

18시 30분에 집 앞 분식점에서 김밥으로 식사.


"도대체 왜 저렇게 반복적인 삶을 사는 거지?"


마치 복사 붙여넣기를 한것같이 하루하루가 똑같은 삶.

왜 저런 행동을 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안 그래도 박사님들하고 이야기를 좀 해봤는데, 중론은 강박성 성격장애가 의심된다는거였어요.]


"강박성...성격장애? 강박장애같은거야?"


[강박성을 띈다는 것이 동일하지만 조금 달라요. 강박장애는 5분마다 가스밸브를 확인하지 않으면 불안해서 일상생활이불가능한 장애라면, 강박적 성격장애는 일상생활은 가능해요. 다만, 많이 피곤하게 살뿐이지.]


"자세히 설명해봐."


[강박성 성격장애는 자신의 성격에 문제가 있는걸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효율적인 삶을 사는것에 집착하지만, 완벽주의적인 성향과 세부적인것에 집착하는탓에 오히려 비효율적인 삶을 사는경우가 대부분이죠.]


효율적인 삶과 세부적인 것에 집착?

어떤면에서 주미리 연구원이 그런 모습을 보인다는걸까?

애플이 말을 이어갔다.


[예를 들면, 김밥은 금액적으로 제일 싸고, 빠르게 먹을 수 있고, 여러 가지 재료가 들어있는 음식이에요. 아침점심저녁, 매일매일 김밥만 먹고 산다면, 효율적인 삶을 살 수 있겠죠?]


"...세부적인 것에 집착. 무슨말인지 알겠어. 일주일 내내 김밥만 먹었으면 한번은 컵라면이라도 먹을법한데, 김밥에 집착해서 다른 메뉴 자체를 안먹는구나."


[그렇죠. 미련할만큼 자신의 정한 규칙 절차대로 움직이려는 성향이 강해요. 융통성도 거의 없고, 한번 결정한건 거의 바꾸지 않아요. 감정표현을 억제하고, 잘표현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구요.]


몇가지를 제외하면 주미리 연구원에 대한 설명이라고 봐도 무방한 수준.

뭐 좋다.

주미리 연구원이 강박적인 성격장애가 있을수도 있지.

우리에게 중요한건, 그녀의 성격장애가 우리의 계획에 어떤 영향을 줄것인가하는부분.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생각은...


"주미리 연구원. 돈으로 설득할 수 있을까?"


돈을 모으기 위해 효율적으로 사는게 아니다.

효율적으로 살기위해 돈을 안쓰는것이지.

금전적인 목표, 혹은 금전으로 즐기는것이 아무것도 없는 주미리 연구원을 15억으로 움직일 수 있을까?


[주미리 연구원의 강박적 성격장애의 심각도는 상...아니 최상이에요. 특정부분에서는 강박장애와 별다른 차이가 없어서 일생생활에 큰불편함이 보일정도죠. 15억은 분명 큰 돈이지만...]


"쉽지 않을것같지?"


[의뢰를 받더라도, 연구일지를 해석하는데 집중하지 못할가능성이 커요. 의뢰보단 치료가 우선이 되어야겠죠.]


"치료는 얼마나 걸리는데?"


[...기간은 확답할 순 없지만 장기적인 치료가 필요해요.]


"우린 장기적인 치료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잖아?"


[네. 그렇죠. 치료를 할시간이 없다면, 다른 방법을 찾아봐야해요. 아마, 무언가 대가를 주고 연구일지를 분석하게 한다는 기본 전제부터 바꾸어야겠죠.]


나는 잠시 고민에 빠졌다.

대가를 주고, 연구일지를 분석하게 하는 방법이 통하지 않는다면, 다른 방법이 무엇이 있을까?

사실 가장 확실한 방법이 있긴했다.


"그럼, 납치하는 건 어때?"


공포로 주미리 연구원을 움직이는 방법.

연구일지를 해석해야 살려준다고 협박하는거지.

과격한 수단이긴 하지만, 통하기만한다면 대가없이도 주미리 연구원을 적극적으로 움직이게 할 수 있다.

내 말에 고민 가득한 애플의 목소리.


[저도 그 생각을 하긴 했는데, 효과적일것같진 않아요. 주미리연구원은 겁이 없거든요.]


"겁이 없는 인간은 없어."


[예전에...정부소속 군인들과 한국병원에서 백신을 만들던 연구진이 마찰이 생긴적이 있었어요. 군인들이 연구진을 총으로 위협했는데, 그때 겁없이 움직인 사람이 있었어요.]


"...주미리 연구원이야?"


[네. 나무젓가락으로 위협하던 군인의 목을 찔렀어요. 주변에 수십명의 총을 든 군인이 있었는데도, 행동에 망설임이 없었죠.]


"..."


무기를 들고 있는 상대방을 공격하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었다.

그 무기가 총이고, 총을 든 사람들에게 둘러쌓인 상황이면 더더욱 힘들지.


"순간 잊었었네. 저 여자. 정상이 아니라는거."


정상인의 사고방식으로 주미리 연구원을 이해 하려고 하면 안된다.

그런 경우 높은 확률로 돌발상황이 생기겠지.


[사실 박사님들은 강박성 성격장애뿐만 아니라 다른...어? 잠깐만요 갑자기...]


파지직, 지지직...


핸드폰 너머로 들려오는 소음.

무슨일이 생긴거지?

나는 목소리에 걱정을 가득담아 물었다.


"애플? 애플!? 무슨일이야?"


[애플은 없다. 애플은 나에게 납치당했지. 크크큭. 애플은 되찾고 싶나? 그렇다면...]


"깜짝 놀랐잖아. 오 박사."


오 박사의 목소리에 나는 짜증섞인 음성을 토해냈다.

아까 잠깐 들려왔던 소음은 애플의 통신기를 오 박사가 넘겨받으면서 생긴 소음인듯 했다.


"갑자기 뭐야?"


[김현우씨. 나 요청하고 싶은게 있어.]


"뭔데?"


[주미리 연구원이 사는 집안을 보고 싶어.]


"...갑자기 그건 무슨말이야?"


뜬금없이 주미리 연구원의 집안을 보고 싶다고?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감정이 잔뜩 담은 내 질문에 오 박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무리 생각해도 난 이해가 안가.]


"뭐가?"


[현실에서 난 주미리 연구원과 몇 번이나 이야기를 나누고, 같이 연구를 한적도 있어. 그동안 한번도 그녀에게서 강박적 증세를 보지 못했다고.]


"현실에서는 강박적 성격장애가 없었다는거야?"


[그래. 저정도로 심한 강박적 성격을 가지고 있다면, 최소한 버릇이나 습관은 있어야하는데, 그런것도 없었어. 이건 뭔가 좀 이상해.]


현실과 똑같은 환경의 가상현실.

이곳에서 강박적 성향이 있다면, 분명 현실에서도 그런 모습이 보였어야 옳다.

이상하다고 말하는 오 박사의 의견은 충분히 동감하는 부분이 있긴했다.


"뭐, 좋아. 네 말대로 현실에서는 그 성격장애가 없었다고 하자고. 그런데, 갑자기 집안을 확인해보고 싶다는 말은 뭐야?"


[저정도로 심각한 강박성 성격장애라면, 집안 내부에서도 분명 강박적인 흔적들이 있을거야. 그게 정말로 있는지보고 싶어.]


"강박적 흔적이라...예를 들면?"


[강박성 성격장애는 결벽증이나 쓸모없는 물건을 굳이 가지고 있는 저장 강박이 같이 일어나는 경우가많아. 그러니까...]


"집안을 보고 결벽증이나 저장강박이 있는지 확인해보고 싶다?"


[그렇지.]


주미리 연구원의 집안.

뭐, 확인하고자한다면 못할 것은 없다.

다만...


"꼭 집안 내부까지 확인해야해? 강박성 성격장애가 있는걸 확인하는게 그렇게까지 중요한건 아니잖아?"


주미리 연구원의 집안에 들어간 순간.

흔적을 남길 수 밖에 없고, 주미리 연구원이 알아챌 것이다.

그 이후에 벌어질 주미리 연구원의 행동패턴이 우리에게 긍정적일리 없지.

그럼에도 집안을 확인해야하는가?


[확인해야해. 그만큼 중요한 일이야. 저번에 애플이 한번말했지? 주미리 연구원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같은 사람이라고.]


"그렇게 말하긴 했지."


[우리는 럭비공이 어디로 튀어오를지 예측해야해. 최소한 어느 방향으로 갈것이라는것정도는 알아야하지. 그러기 위해서는 럭비공에 대한 정보가 필요하다고. 아주 세세하고 상세한! 그걸 위해서는 어느정도 리스크는 감내할 필요가 있어.]


럭비공에 대한 정보.

아니, 정확히는 주미리 연구원에 대해 알기위해 어느정도 위험은 감수해야한다는 이야기.


[참고로 말하자면, 난 주미리 연구원의 집을 확인함으로써 얻는 손해보다 이득이 더 크다고 봐.]


주미리 연구원이 보이는 강박적 성격장애.

이 장애가 현실에서는 보이지 않았다면, 왜 가상현실에서는 성격장애가 있는걸까?

만약 강박적 성격장애가 아니라면, 어쩌면 돈, 혹은 다른 무언가로 그녀에게 연구일지를 분석할 수 있게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좀 불안하긴 했지만.

우리 중 그래도 가장 똑똑한 편에 있는 오 박사가 손해보다 이득이 크다고 한다면...


"어떻게 살고 있는지 구경이나 한번 해보고 오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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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침입 23.08.02 67 1 13쪽
» 미행 23.08.01 49 2 14쪽
5 주미리 연구원 23.07.31 57 2 17쪽
4 가상현실에서의 전투 +1 23.07.30 133 3 14쪽
3 서울역의예언자 +1 23.07.29 79 3 14쪽
2 가상현실에 들어간 이후 가장 처음 해야할 것 +1 23.07.28 122 3 16쪽
1 프롤로그 +2 23.07.28 201 4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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