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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삼입니다!

가상현실에서 백신개발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글삼
작품등록일 :
2023.07.27 14:30
최근연재일 :
2023.08.02 11:00
연재수 :
7 회
조회수 :
706
추천수 :
18
글자수 :
43,403

작성
23.07.28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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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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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쪽

프롤로그

DUMMY

프롤로그


이름 모를 어느 아파트 20층 옥상.

그 옥상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따사로운 햇볕, 새하얀 구름이 평화롭게 떠다니는 화창한 날씨.

이 날씨에 내가 이 아파트 옥상에 올라온 이유.


"후...뛰어내리기 딱 좋은 날씨구만."


그래, 난 여기서 뛰어내릴 생각이다.

20층의 높이에서 뛰어내리면, 고통을 느낄 새도 없이 저세상으로 가겠지.

나는 저벅저벅 발걸음을 옮기며 옥상의 난간으로 향했다.


"크...아주 아름다운 세상이야.'


황폐화된 도시.

불타고 무너진 아파트.

어떤 가게의 간판은 반쯤 기울어져 언제 떨어져도 이상하지 않았고.

도로는 이미 오래전에 방치된 자동차와 쓰러진 오토바이가 즐비하다.

저 멀리보이는 건물 하나.

과거에 지하철역으로 쓰였던 곳은 오래전에 멈춘듯, 한기만 가득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오늘도 출근들 하셨네."


회색빛의 피부.

입가에 달라붙은 피딱지.

누군가는 팔이 하나 없고, 누군가는 하체가 없어 어기적거리며 기어 다니는...그래 저들의 정체는 좀비였다.


"내가 식량이 되어줄 거라는 걸 알고 있나? 거참. 오늘은 특별히 더 많은 거 같네."


5년.

내가 이 좀비 세상에서 살아남은 시간.

그래, 이 미쳐버린 세상에서 이정도면 정말 오래 살아남았지.

더럽고, 비참하고, 구역질 나는 상황을 겪으며 살아남았지만.

내가 결국 생을 마감하려는 이유가 있었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성.


[안녕하세요. 저는 질병관리본부 백신 개발 총 책임자 한서현이라고 합니다. 이 라디오를 듣고 계신 모든 분께, 백신 개발에 대한 결과를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백신개발 결과.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지만, 그 내용은 아주 뻔했다.


[민간과 정부가 힘을 합쳐 개발하던 좀비 바이러스 백신은 개발에 실패하였습니다. 더이상 백신을 개발할 인력도, 자원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미국, 중국, 유럽에서도 백신개발 실패와 중단에 대한 내용을 전달받았고, 저희도 현 시간부로 백신에 대한 모든 연구개발을 중단합니다.]


지지직거리며 흘러나오는 라디오의 목소리.

그 목소리의 주인공은 미안하다는 감정이 잔뜩 담긴 마지막 말을 내뱉었다.


[총책임자였던 제가 대표로 사과드립니다. 죄송합니다. 5년 동안 살아남은 당신의 마지막이 부디 편안한 안식이 되길 기원합니다.]


뭐, 모두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긴 했지만.

실제로 그 사실을 확인받았을 때 느끼는 상실감은 생각 이상으로 컸다.

누군가는 미쳐 날뛰었고.

누군가는 오히려 더 좋아했다.

뭐, 대부분은 저 여자의 말대로 편안한 안식을 원했지.

그 안식을 원하는 대부분 중에 나도 포함되어있었다.


"자...그럼 이제 가볼까?"


이제 안식으로 떠날 시간이다.

고작 몇걸음이면 안식으로 갈 수 있겠지.

그래, 단 몇걸음이면 충분하다.

그 몇걸음을 옮기려던 그 순간.


[아니에요! 아직 희망이 있어요.]


"..."


내 발걸음을 멈추는 목소리.

아까 모든 희망을 사라지게 했던 여자와 다른 목소리다.

누구지?

뭐, 누군지는 상관없다.

어차피 희망이 있다는 말은 거짓말일 테니까.


[백신을 개발할 수 있습니다!]


좀비 사태가 발생하고 5년.

백신을 개발할 수 있었으면 진작 개발했겠지.

게다가 이제는 자원도 인력도 없다고 하지 않았는가?

무시하고 발걸음을 옮기려던 그 순간.


[지구와 똑같은 환경의 가상현실을 만들었어요.]


"풉."


나는 참지못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가상현실? 백신이 아닌 가상현실 따위를 만들어서 어쩌자고?


[가상현실에서는 좀비 사태가 발생하기 이전 과거 시점으로 들어갈 수 있고, 그 시점에서 충분한 자원과 인력, 장비를 준비해서 백신을 개발하면 됩니다!]


정말 웃기는 소리라는 생각을 하던 그 순간.

가까운 거리에서 들려오는 소리.


"끄어어어어..."


수십 마리의 좀비.

라디오 소리를 듣고 찾아온 건가?

정말 지긋지긋하다 못해 질릴 정도였다.


"너희들 잘못 찾아왔어. 배식은 1층에서 할 테니까, 어서 내려가."


좀비들에게 의미 없는 이야기를 내뱉었을 때.

다시 들려오는 라디오의 목소리.


[지구와 완벽하게 동일한 환경의 가상현실이에요! 거기서 개발한 백신 데이터를 현실로 가지고 돌아오면, 백신을 만들 수 있습니다!]


가상현실 따위에서 만든 백신 데이터를 현실로 가져와서 만든다고?

지나가던 강아지가 웃을 소리.


[제 이름은 애플. 가상현실 안에서 좀비 백신 개발을 책임질 능력 있고 강인한 사람을 찾고 있어요. 제발 희망을 가지고 여기 한국병원으로...지지지직!...지지지직!]


끊어져버린 전파.

좀비들은 내 앞으로 서서히 다가오기 시작했고.

나는 뒤를 돌아보았다.


휘이이잉!


거세게 몰아치는 바람.

저 아래에 불타고 있는 자동차가 장난감처럼 보일 높이.

저 바람 아래로 뛰어내리면, 안식을 얻을 수 있다.

몸을 던져 모든 것을 끝내려던 순간.


"끄어어어어..."


식량을 잃을까 봐 빠르게 다가오는 좀비.

그 좀비를 무시하며 뛰어내리려던 그때.


"씨발!!"


나는 인상을 찌푸렸다.

그리고, 허리춤에 있던 마체테를 강하게 움켜쥐었다.


서걱! 콰직!


본능적인 움직임.

다가오던 좀비의 머리가 깔끔하게 사라지고.


빙그르르르!


강한 회전.

회전력을 받은 내 발이 좀비의 머리를 향해 뻗어졌다.


쾅!


폭탄이라도 터진것같은 충격음.

좀비의 머리가 한순간에 박살나고.

나는 수십마리의 좀비들을 향해 뛰어들며 마체테를 휘둘렀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후욱!...후욱!"


거세게 몰아치는 호흡.

나는 바닥에 쓰러진 좀비들을 쳐다보았다.

그 순간 마음속에서 치솟아오르는 강한 의지.


"젠장! 살고 싶어! 살고싶다고!!"


그래, 나는 살고 싶다.

비참하게 옥상에서 몸을 던지거나, 좀비에게 뜯어먹히는것으로 생을 마감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필요한것이 하나있었다.

희망.

언젠가 이 냄새나는 지옥에서 벗어날 수 있을거라는 희망.

그 희망이 없다면, 살아남을 수 없다.

그래서 단 한번.

나는 마체테를 다시 허리춤에 집어넣고, 라디오를 쳐다보며 말했다.


"씨발...한번만 믿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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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침입 23.08.02 67 1 13쪽
6 미행 23.08.01 48 2 14쪽
5 주미리 연구원 23.07.31 57 2 17쪽
4 가상현실에서의 전투 +1 23.07.30 133 3 14쪽
3 서울역의예언자 +1 23.07.29 79 3 14쪽
2 가상현실에 들어간 이후 가장 처음 해야할 것 +1 23.07.28 122 3 16쪽
» 프롤로그 +2 23.07.28 201 4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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