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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펀치입니다.

이혼 후 거물급이 몰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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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펀치
작품등록일 :
2024.05.08 10:18
최근연재일 :
2024.06.10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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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4.05.08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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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후 거물급이 몰려온다 3화

DUMMY

3화



“고마워, 부탁 좀 할게.”


-에이, 그정도는 일도 아니죠.


강풍일과 짤막한 통화를 마친 뒤, 태산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일주일 뒤, 도매시장에 직접 재배한 태산표 상추를 한번 선보일 기대감이 들었기 때문.


“최초로 S급 게이트를 클리어했을 때도 이렇게 두근 거리지 않았는데. 모처럼 설레는 군.”



과연, 직접 재배한 상추를 가지고 상인들을 비롯해 주변 소비자 반응이 어떨지 태산은 궁금했다.



“그럼, 슬슬 시작해볼까?”



그 전에 앞서, 상추의 수확량을 늘릴 필요가 있었다.



태산은 강풍일에게 받은 여분의 상추 씨앗이 생겨났다.


곧장, 부엌으로 향해 상추 씨앗이 담긴 서랍을 여러는 순간.


부엌과 바로 붙어있는 작은방에서 코고는 소리가 들려왔다.


드르렁···.


태산은 작은방 문틈 사이가 조금 열러 있어서, 살며시 고개를 내밀어 보았다.


“그래도, 블편하지는 않나보네.”


어느샌가, 이불까지 깔고 이한나는 잠에 취해 있었다.


그녀가 곤히 잠든 모습을 보는 건, 태산도 처음 보는 광경이었다.


한편으로는 곤히 잠든 모습을 바라 보고 있으니, 태산도 마음 한 편으로는 편안했다.


“이왕온 거, 그래. 실컷 자고 가라.”


설거지도 깔끔하게 해놓고, 모든 식기도 정리 정돈이 잘 되어 있었다.


보기와는 달리.


제법 야무진 구석이 있는 이한나였다.


이정도면 이한나도 밥 값은 제대로 한거라고 태산은 생각했다.


여하튼 간에.


태산은 문 틈이 열려있던 작은방 문을 닫아준 뒤, 상추 씨앗을 챙겨 조금 더 넓직한 뒷마당 텃밭으로 향했다.


“여기다가 심으면 문제는 없겠는 걸.”


큰 규모는 아니지만, 그래도 나름.


태산의 옛 고향집인 이곳에 텃밭들이 참 마음에 들었다.

마당 앞에 하나.


그리고, 뒷마당에도 하나.


더군다나 햇빛도 잘 들어, 본격적으로 작물을 기르기에도 나쁘지 않았고.


뭣보다 건너편에 바로 강가가 보여 어린 시절부터 태산은 이곳에서 추억이 많았다.


뭣보다 동네도 조용하고, 고향인 강원도에 위치한 산골마을이었기에 더욱 좋았다.


“부탁 좀 할게.”

-무우우우!


한편, 태산이 밀짚모자를 쓰고 호미를 들자 곧장 무르트가 텃밭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밭을 가꾸고, 땅을 파 상추 씨앗을 심으면 그 뒤로는 무르트가 영양분을 공급해주는 방식.


무르트는 마치 신이난 것처럼, 상추 씨앗을 심은 곳마다 총총 뛰어 다녔다.


그렇게, 상추를 심는데 정신이 팔려 시간도 금세 흘러갔다.


뙤약볕이 내리는 하늘.


어느샌가 태산의 이마에는 땀이 송글송글 맺혀갔다.


“그나저나, 얘는 언제까지 자고 가려나?”


* * *


일주일 뒤.


“선배, 덕분에 잘 쉬었다가요.”

“그래···.”

“저 간다고 하니깐, 조금 아쉽죠? 더 있을까요?”

“아니. 얼른 가.”

“속으로는 더 있길 바라시면서···.”

“얼른 가라고.”

“쳇.”


이한나는 일주일동안 의도치않게(?) 태산의 집에서 머물었다.


첫날에, 아침을 먹고 그대로 기절한 이한나는 해가 다 저물어서야 일어났다.


해도 저물었고, 밤운전도 위험할 거 같아 하루정도 있다가 가라고 한게 큰 화근이었다.


그 뒤로, 곧장 태산의 집에 적응을 하더니 하루가 이틀이 되고, 이틀이 삼일이 되더니.


금세 일주일이 훌쩍 지나가버렸다.


‘그래도, 일주일전보다는 훨씬 생기가 도는군. 살도 제법 오른 거 같고. 얼굴빛이 좀 달라졌어.’


태산이 느끼기에는 그랬다.


일주일동안 나름 규칙적으로 잠도 잘들었고, 아침을 챙겨먹지 않던 그녀가 이곳에서만큼은 삼시세끼를 꼬박꼬박 잘 챙겨먹었다.


처음에는 보이지 않던 볼살이, 불과 일주일만에 조금 생겨났고 얼굴 빛도 훨씬 밝아져 있었다.


“이거 가져가.”

“이게 뭐예요?”

“겉절이 좀 담았어, 끼니는 거르지말고 귀찮더라도 햇반 돌려서 같이 먹어.”

“고마워요, 선배. 순간, 우리 엄마같았어요.”

“이상한 소리하지 말고 얼른 올라가. 나도 아침 일찍 일정이 있단 말이야.”

“네!”


그렇게, 이한나를 떠나보내고 태산은 두 손을 걷어부쳤다.


오늘은 일주일동안 정성껏 재배한 태산표 상추를 선보이는 날.


무르트와 같이 재배한 상추를 이젠 도매시장으로가 얼마나 높은 가치를 받게 될지 내심 궁금했다.


“형, 저왔어요!”

“어? 왜 이렇게 빨리왔어?”

“에이, 제가 또 일손 부족할까봐 도와주려고 일찍왔죠.”

“그럴 필요없는데.”

“괜찮아요, 원래 농사라는게 서로 돕고 도우면서 하는거라잖아요. 저도 여기서 처음 배울때 어르신들한테 많이 도움을 받아서 잘 알아요.”

“일단, 마음은 잘 받을게.”


이한나가 가고 난뒤.


얼마되지 않아 청년회장 강풍일이 아침 일찍 태산을 찾았다.


뭐, 알아서 나쁠 건 없지만 이한나와 마주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태산도 작은 걱정을 덜었···.


“그런데, 아까 그 형 집에서 나온 사람은 누구에요?”

“응?”

“자세히는 못봤는데, 엄청 예쁘시던데? 아! 혹시 여자친구?”

“여자친구같은 소리하고 있네. 그냥 예전에 알던 후배야. 잠깐 놀러온거고.”

“아, 그래요?”

“됐고, 상추 상태만 다시 봐줄래? 어차피, 준비는 다해놨거든. 차에 실어주기만 하면돼.”

“네. 그렇게 할?! 네? 뭐라고요? 준비를 다했다고요?”


강풍일은 화들짝 놀랐다.


분명, 일손이 부족하겠다 싶어 이른 아침부터 태산을 도우러 왔건만.


반면, 태산은 모든 준비를 마치고 상추 상태만 다시 확인해달라고 하자 의아한 모습이었다.


더욱이.


‘···꽤 많은데, 이걸 다 혼자 다했다고?’


제법 이 선풍마을에서 태산의 텃밭은 좀 넓은 편이긴 하지만.


이 텃밭 절반가량을 상추로 재배할거라 강풍일은 전혀 예상치 못했다.


“이, 이 많은 걸 혼자서 다 키우신거예요? 스무박스는 거뜬히 넘어보이는데요?”

“내가 좀 손이 큰 편이라.”

“봐봐요.”

“응?”

“에이, 손은 크신 편이 아니구만 뭘.”

“···.”


얘는 진심으로 재미있으라고 이런 농담까먹기를 하는 건가?


대뜸 태산의 손을 잡더니, 자신의 손과 비교를 했다.


쨌든 간에.


가벼운 농담 뒤로, 강풍일은 태산의 부탁대로 상추 상태를 점검했다.


“와, 싱싱한 것좀 봐. 이정도면 볼 것도 없이 최상이에요. 맛도 뭐 보나마나···. 음! 역시!”


강풍일은 상추 한장을 집더니, 천천히 음미까지 했다.


아니다 다를까.


지난주 먹었던 상추와 같이, 아삭한 식감은 물론이고 씹으면 씹을수록 달달한 맛도 서서히 올라왔다.


“형, 도매시장은 처음이죠?”

“음, 아무래도?”

“그러면, 시장 구경도 해줄겸 좀 일찍 출발하죠. 가면 은근히 볼거리도 많거든요.”

“그럼, 그럴까?”

“네, 제 차로 출발해요.”


* * *


강원도 농수산물 도매시장.


태산과 강풍일은 상추를 싣고, 차로 20여분 거리에 있는 도매시장에 도착했다.


“아이고, 정사장. 올해도 감자 농사 대박나겠어?”

“요즘, 금상추다 금상추다 말이 많던데···. 가져온 게 이게 다여?”

“올해는 그래도 오이가 제법 잘자란 터라, 크게 걱정은 덜었지.”


태산은 시장 주변을 천천히 둘러보았다.


각종 채소와 과일, 생선, 작물 등.


다양한 농수산물이 이곳에 가득 차있었다.


“형, 우린 여기에요.”


강풍일이 번호표를 받고는, 배정 받은 자리를 찾아 상추들을 천천히 나르기 시작했다.


“어머? 선풍마을 청년회장 아니야? 상추 팔러왔어?”

“안녕하세요. 아주머니. 잘 지내시죠?”

“나야 뭐 늘 똑같지. 와, 근데 무슨 상추가 이렇게 싱싱해? 빛깔봐. 저쪽 오방댁이랑 비교가 안될정도인데? 총각이 직접 키운거야?”

“아니요, 제 옆에 있는 이 형님께서 직접 키우신거에요. 오늘 마침 시간도 나서 한 번 내놓으면 반응이 어떨까 싶어서 한 번 가져와 본거고요.”

“어머? 이 훤칠한 총각이 직접 키운거라고? 주인을 닮아서 그런가? 상추도 어쩜 이렇게 이쁘게 키웠대?”


이곳 도매시장에서 마당발이라고 불리는 봉마리 여사는 태산이 키운 상추에 눈을 못땠다.


“총각, 나 하나 먹어봐도 될까?”

“네, 드셔보세요.”


태산은 기꺼이 상추 한장을 집어 봉마리 여사에게 건네주었다.


봉마리 여사는 조심스럽게 상추를 입에 갖다대더니, 천천히 씹었다.


“!!”


봉마리 여사의 표정이 바뀌자, 강풍일은 입꼬리를 씨익 올라갔다.


동시에 한 손으로 입을 가리고는 태산의 귀에 속삭였다.


“형, 끝났어요. 홍보는 굳이 할 필요없겠어요.”

“응?”


처음에는 강풍일이 무슨 말을 하는가 싶었는데, 곧 그 숨은 뜻을 알아 차리는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와, 총각! 이 상추 정말 총각이 직접 재배한 거 맞아? 어쩜 이렇게 상추를 잘 키웠대? 내가 이바닥에서 별의별 상추는 진짜 다 먹어봤는데 이렇게 입에 쫙쫙 붙는 상추는 진짜 처음 먹어 본다니깐? 오방댁 상추도 이런 맛은 절대 안나온다고. 가만있자 내가 이럴때가 아니지.”


봉마리 여사는 금세 상추 한장을 입에 넣더니, 자리를 떠났다.


그러더니, 이곳저곳을 누비며 지인들을 한명 한명을 만날때마다 태산이 전시해놓은 상추를 가리켰다.


“저쪽 총각이 직접 키운거라고 하는데···. 어찌나 입에 짝짝 붙는지! 진짜 내말 믿고 한상자만 사보라니깐.”

“이봐, 안성댁! 아까 듣자하니깐 쌈거리 사러왔다면서?상추는 샀고? 내가 아주 기깔나는 상추를 한 곳 찾았거든? 내 말 믿고 한 번 사봐. 최소 손해는 안본다니깐?”

“아이고, 우리 허삼댁 며느리 아니야? 오늘 저녁은 삼겹살인가봐? 삽겹살에 상추가 빠질 수 있간? 내가 방금 금상추를 보고 왔는데 한 번 구경이라도 해볼 텨?”


봉마리 여사의 파급효과는 실로 대단했다.


워낙 이바닥에서 붙임성도 좋은 뿐더러, 이사람 저사람 챙기는 걸 워낙 좋아하는 분인지라.


한 번, 좋은 관계로 터놓으면 여러모로 사람 관계에 있어 편한다고 강풍일이 알려주었다.


특히, 상추 하나만큼은 오방댁에서 직접 키운 상추가 이곳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것과 달리.


봉마리 여사의 입에서 직접 태산표 상추를 높게 평가를 할정도였으니, 다들 태산이 가져온 상추에 눈이 안갈 수가 없었다.


“제가 뭐랬어요, 분명 대박날 거라고 했죠?”

“그러게, 좀 신기하네.”


봉마리 여사의 화려한 입담 덕분일까?


태산이 진열해놓은 상추를 구경하러 하나 둘 상인을 비롯해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와, 이 상추 정말 맛있다!”

“어쩜, 이렇게 싱싱하게 키웠대?”

“겉절이랑 무침으로 해먹어도 정말 맛있겠는데요?”

“식감도 정말 아삭하고, 떫은 맛이 전혀 없어.”

“이정도 품질이면 상에서도 최상이라고.”

“젊은 총각, 나 한박스만 일단 구매하지.”

“안 그래도, 요즘 질좋은 상추 찾기 어려웠는데 잘됐다! 저도 두박스 주세요.”


반응은 기대이상으로 폭발적.


태산과 강풍일의 손도 바삐 움직이기 시작했다.


층층이 쌓아올려놨던 스무개의 상추 박스.


삽시간에 그 층이 줄어들었다.


그러는 사이.


뽀글뽀글한 파마머리를 한채로, 사람들 틈사이로 비집고 들어오는 한 중년여성.


태산을 보자마자 적대심이 가득한 표정이었다.


“뭐, 뭐야? 여기 상추가 그렇게 맛있다고? 상추가 아무리 맛있어봤자지. 어디 우리집만 할까.”


중년여성의 까탈스러운 모습에 봉미라 여사는 대뜸 태산의 상추 한 장을 입에 넣어주었다.


“어서와, 오방댁. 일단 먹어보고 이야기 하라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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