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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A 님의 서재입니다.

망나니 마왕, SSS급 헌터되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이코노미A
작품등록일 :
2019.04.15 23:03
최근연재일 :
2019.05.11 00:28
연재수 :
3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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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225
추천수 :
650
글자수 :
191,599

작성
19.04.18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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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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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글자
13쪽

4. 시작의 마왕 (1)

DUMMY

인천 논현동 인근 한 주택가.

이곳에는 현우와 아영이가 어릴 적부터 뛰어 놀던 부모님의 집이 있었다.


“몸은 좀 괜찮은 거냐?”


아버지의 물음에 아영은 죄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네. 아빠···걱정 끼쳐드려서 죄송해요.”

“아영아! 어떻게 된 건지 얘기 좀 해보렴···멀쩡히 직장 잘 다니던 애가 갑자기 헌터라니···”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 둔 것도 놀랄 일인데, 여자애가 목숨을 잃을 수 도 있는 헌터 일을 한다는 사실에 안절부절 못하는 어머니. 여느 부모가 그렇겠지만, 내 자식만큼은 평범한 삶을 살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엄마! 잠시 진정 좀 하시구요. 아영아. 설명이 좀 필요할 것 같은데, 부모님 알아들으실 수 있게 차근차근 이야기 해봐.”


3년 전 대학을 졸업하고, 24살의 나이로 당당히 국내 3대 제약회사의 공채로 입사했던 아영.

아영은 가족들의 집중된 시선을 느끼며, 천천히 입을 열기 시작했다.


“저도 하고 싶어서 시작한건 아니에요··· 3년 전 능력자로 각성하고 나서도 헌터는 생각지도 못했고요···무서운 일이라고 생각했거든요.”


눈물을 글썽이며 이야기 하는 아영.

그리 특별한 이야기는 아니었다. 2020년을 살아가는 대한민국의 청년들이 흔히 느낄 수 있는 해프닝 같은 이야기.


“처음 입사 하고 3개월이 지날 때까진, 일도 재밌고, 동료관계도 좋았어요. 그런데 제가 임상실험을 하던 도중에, 새로운 부작용을 발견해냈는데···”


새로운 실험 결과를 발견한 성과. 이를 당연한 듯 자신의 실적으로 올린 부장. 사회 초년생에게 그런 부조리함은 견딜 수 없는 일이었고, 이를 항의 하던 아영은 ‘부적응자’라는 낙인이 찍힌 채 퇴사 당했다.


“너무 분하고 억울한 마음이 쉽게 가라앉질 않아서······몇 달 일을 쉬다가, 일을 다시 찾아보려 했어요. 그런데 그 전 회사에서 소문을 안 좋게 낸 건지 어떤 제약회사에서도 저를 받아주질 않았어요.”


발이 좁은 국내 제약 업계는, 실무진 끼리의 소식통이 따로 있었고, 소문이 퍼지는 것도 금방이었다.

잠시 쉬는 동안 생활비로 쓰려고 받아놨던 소액대출은 점차 크기를 늘려가고, 실업자 생활이 길어지자, 소액대출은 고금리 대출로 넘어 각종 핸드폰개통을 빌미로 한 사금융까지.

처음 받은 생활비 500만원은 2,000만원을 넘어 부지기수로 커져만 갔다.


“그런 일이 있었으면 아빠한테 말을 했어야지!”


평소 화내시는 일이 없으시던 아버지는, 막내딸이 느꼈을 고통에 속상하신 듯 큰 소리를 내셨다.

아버지가 진짜로 화를 내시는게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아영은 쉽게 주눅이 들었다.


“아버지 잠시 만요. 아영이 얘기 끝까지 듣고 말씀 하시는게 좋지 않을 까요?”

“후우··· 그래 그러자꾸나.”


아버지의 눈빛이 잠잠해지자, 아영은 설명을 이어나갔다.


“빚을 더 감당하기가 어려워서···이리저리 방법을 찾다가 TV에 나오는 헌터가 생각이 났어요. 잊고 살았지만 저도 각성자 이기도 했고요. 비록 전투능력은 낮은 ‘힐러’ 였지만. 그래도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에 만족하며, 헌터 일을 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네요···”


눈물을 흘리며 이야기를 끝낸 막내딸의 모습에 가족 모두는 먹먹함을 느꼈다.


“내······이 새끼들을 그냥!!”

“아! 아버지 잠시 만요!!”


제약회사의 만행에 화가 난 아버지는 자리를 들고 일어났다.

그러나 간신히 적자를 면하고 있는, 작은 가공회사를 운영할 뿐인 아버지가 거대 회사를 상대로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아버지 제가 해결할게요. 아영이가 아버지한테 소중한 딸이듯, 저한테도 하나밖에 없는 여동생이에요. 믿고 맡겨 주세요.”


아들 현우의 눈빛에서 진심을 본 것일까. 아버지는 힘없이 자리에 주저앉았다.


현우는 전생에 비해 너무나도 짧은, 고작 20여년을 살았을 뿐이지만.

그런 그가 느끼기에도 이 세상은 너무나 부조리함으로 가득 차 있었다.

순수한 강함을 추구하는 마족들이 더 착해 보일 정도로.


“아영아 남은 빚은 어느 정도 남았니?”

“많이 갚았어···이제 2천만원 정도 남았을걸.”

“대체 얼마를 받았길래 아직도 그렇게 많이 남았어?”

“헌터 일을 시작해도 나 같은 보조계열은 처음엔 적자 신세를 면 할 수가 없거든···그나마 얼마 전에 C급으로 승급하고 나서 벌이가 조금 괜찮아졌지.”

“그렇구나···고생 많았다 아영아.”


현우는 너무나도 미안했다. 현실의 냉혹함을 잘 알고 있음에도, 하나뿐인 동생에게 신경 써 주지 못하고 살았음에 죄책감이 들었다.


“일단 내일 헌터 협회 방문하기 했으니까, 갔다 와서 다시 얘기하자. 빚은 오빠가 알아서 처리해 줄 테니까, 넌 여기서 몇 일 쉬고 있어.”

“응···고마워 오빠···”


예전 같았으면 단번에 거절했을 아영은 심적으로 많이 지쳐있는지, 현우의 도움을 힘없이 받아들였다.


“근데···헌터 일을 하기로 마음먹은 거야?”

“응. 아무래도 그게 좋을 것 같아서."


헌터 일을 한다고 해서, 처음부터 큰돈을 벌기가 어렵다는 것을 아영은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현실적인 것보다는, 자신을 안심시키려는 오빠가 너무나도 고마워서···오빠를 보며 환하게 웃어주었다.


“아버지. 저는 이만 들어가 보겠습니다. 너무 마음 쓰지 마세요.”

“그래. 고생 많았다. 조심해서 들어가라.”


집을 나선 현우는 어느 정도 집의 모습이 보이지 않게 되자 자리에 멈춰 섰다.

그리고 참아왔던 분노가 터져 나왔다.


“이 개새끼들이···감히 누구를 건들여···”


동생이 당한 부조리함에 대한 복수, 그리고 금전적인 문제의 해결.

마지막으로 자신의 세계를 침범한 사제라 칭하는 광신도 집단.


목적은 충분했다.


현우는 외면해왔던 헌터 일을 통해 이 문제들을 해결하기로 다짐했다.


* * *


헌터협회가 위치한 서울 용산.


‘대격변’ 이후 주한미군이 철수하면서, 공용 부지로 남아있던 드넓은 105만평의 땅은 헌터협회의 부지로 다시 태어났다.


헌터협회와 몬스터 부산물을 연구하는 ‘해태 연구소’, 헌터 기초 훈련소와 국가 소속 헌터 부대 KHM까지. 헌터 관련 모든 기관이 이곳에 모여 있었다.


“현우 씨 이쪽이에요.”


녹사평역을 나와 천천히 걸어오다 보면, 푸른 잔디밭이 드넓게 펼쳐진 현터 협회가 보인다.

입구로 들어서자 반갑게 손을 흔들며 현우를 맞이하는 팀 ‘천공’의 수장 정하린.

그녀는 아기자기한 꽃들이 그려진 연분홍빛 원피스를 입고 현우를 기다리고 있었다.


몇일 전.

던전 사고 당일 PM 09:00.

침대에 누운 하린은, 오늘 낮에 있었던 일을 생각하며, 이불킥을 시전하고 있었다.


“···내가 왜 그랬을까······?”


지금 생각해도 자신의 행동을 이해 할 수 없었다.

평생 다른 사람들이 건넨 손길을 선택하는 입장에서 살아온 하린.

그런 그녀가 처음 보는 사람을 손수 병원에 데려가 밤샘 간호까지.


“되게 없어 보였을라나···엄청 이상한여자로 봤을 거야···모르는 남자 옆에서 잠들기까지 했으니······침 흘린 건 아니겠지······”


하린의 걱정과는 달리 당사자인 현우는, 사실 하린의 간호에 대해 스카우트 목적 때문에 그랬다고 생각할 뿐 별다른 생각이 없었다.


단지 현우를 안고 병원으로 달려가는 모습을 본 천공 팀원들의 눈초리가 매서웠을 뿐.


베개에 얼굴을 파묻으며 하린은 울상을 지었다.


“김현우. 콘스탄틴 C급 헌터의 오빠. A급 이상의 소환능력자···오늘처럼 본사람···”


그런데 이상하게 신경이 쓰였다.


“후우···됐어! 협회에 말해놨으니까 알아서 등록하겠지. 내 위치에서 그런 신입등록까지 같이 갈 필요는 없는 거야!”


그렇게 쿨하게 다짐했던 하린.


저 멀리서 걸어오는 현우를 반갑게 맞이하며 방긋방긋 웃고 있었다.

명목은 유능한 신입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


“안녕하세요. 정하린 씨···아니 팀장님이라고 불러야 될까요?”

“공식석상에서는 그래야하지만, 평소에는 편한 대로 불러주시면 되요. 무, 물론 성은 안 붙이셔도 되고요!”


하린은 꼭 성을 빼고 불러달라는 듯 손으로 엑스자까지 취하며 강조했다.


“네. 근데 이렇게 직접 나와 주실 필요 까진 없는데···”

“아니에요! 현재 영입순위 1위의 루키신데 제가 직접 에스코트 해야죠!”

“아하하···그럼 감사히 안내 받겠습니다.”

“네! 그럼 이쪽으로 오시겠어요? 헌터등록부터 하시죠.”


현우는 하린을 따라 건물 내부로 들어갔다.


“어? 팀장님?”


시험장입구에 줄을 서 있던 인원 중 한명이 하린을 보고 반갑게 인사했다.


“조···종혁 씨?···아아 맞다···”

“팀장님이 여긴 어쩐 일······원피스!? 구두!?? 팀장님 오늘 선보러가세요??”

“무···무슨 말씀이에요. 하하···저 원래 사복은 이렇게 입어요···”

“에이. 맨날 트레이닝복만 입으시는 분이 무슨 말씀이세요.”


물끄러미 하린을 쳐다보는 현우.

그러고 보니 구두를 신은 발걸음이 좀 부자연스럽긴 했다. 마치 구두를 몇 번 안신어본 사람처럼.

하린은 등 뒤로 흐르는 식은땀을 느끼며, 급히 화제를 전환했다.


“아···아하하 농담도 참···아 현우 씨 여기는 저희 팀 C급 딜러인 최종혁 씨에요. 종혁 씨 이쪽은 지난번 던전 사고 때 도움 주셨던 김현우 씨.”

“안녕하세요. 김현우입니다.”

“아 네. 안녕하세요. 천공에서 딜러 맞고 있는 최종혁입니다. 곧 있으면 B급이 될 것 같아서 등급소개는 나중에 하겠습니다. 하하.”


유쾌한 듯 보이는 종혁에게 가볍게 인사를 한 뒤 현우는 시험장으로 입장 했다.


헌터등록은 총 3단계로 이루어졌다.

1단계 서류심사, 2단계 신체능력검사, 3단계 마력측정 및 특수능력 평가.

서류심사를 간단히 마친 현우는 신체능력검사실로 들어갔다.


“신체능력 측정은 근력과 민첩성 측정으로 이루어집니다.”

담당관의 설명을 들은 후 현우는 프레스기 형태의 근력 측정기기 앞에 가서 섰다.


“앞에 벽이 보이시죠? 온 힘을 다해서 벽을 밀어붙이시면 됩니다. 제한시간은 10초로 벽이 밀려난 거리로 근력을 측정하게 됩니다.”

“네 알겠습니다.”


잠시 숨을 고른 현우는.

삐삐 삐-


“시작!”


하아압!

드르르르르르 쾅!


시작하자마다 현우는 온힘을 다해 벽을 밀어 붙였다.


‘어? 뭐야?’


너무나 손쉽게 밀려나는 벽. 곧이어 끝까지 다다른 뒤 굉음과 함께 멈췄다.

“....!”

“하···합격! 이동거리 15m···최대치입니다.”


웅성웅성

현우의 기록을 보고 놀란 감독관과 구경하던 헌터들.


다음 민첩성 테스트는 1분 안에 10m 거리를 왕복으로 왔다 갔다 하는 테스트.


“제한 시간 종료! 총 83회. 신기록입니다!!”


우와아아아

또 한번의 기록갱신.

시험장은 열광의 도가니에 빠졌다.


*


[협회 1층 로비]

현우는 3차 마력측정과 특수능력측정을 끝낸 후 최종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다.


잠시 후 나온 등급 결과는 「B급」.


지난 몇 일간 마력수련에 임했던 현우는 마력측정에서 B급 헌터정도의 마력수치를 나타내었고, 특수능력에서는 환야의 능력을 적절히 조절하여 A급 헌터 정도의 파괴력을 보였다.


본래 특수능력은 S급 헌터 정도의 마력능력이 되어야 발현 가능하다는 것이 정설이었지만, 현우와 같이 드물게 능력을 일찍 깨닫는 헌터도 있기에 그냥 넘어갔다.


3차 시험의 총점으로는 A급 헌터의 성적이었으나, A급 부터는 던전 클리어 실적이 필요하기에 B급으로 판정이 났다.


그것만으로도 협회는 루키라고 부르기도 힘든 강자가 나타났다며 여러 매스컴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첫 시험에 B급이라···!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이정도 일 줄이야···’


하린은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며, 방금 전 있었던 능력 시험을 떠올렸다.

하린 처럼 전문적인 무도 수련을 받은 인물들도, 첫 등급을 잘 받아야 C급이고, 보통 일반 각성자들은 D급으로 헌터를 시작하거나, 실력 미달로 탈락되기 마련이었다.


“현우 씨 축하드려요!”

“아 네. 감사합니다.”

“휴···정말 현우 씨를 놓쳤으면 어쩔 뻔했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하린이 이렇게 안도하는 이유는 현재 천공의 위치 때문이었다.


팀 ‘천공’의 평판은 매우 좋았다. 적절한 팀워크와 수장의 리더십까지. 무엇보다 하린에 대한 팀원들의 신뢰가 무척 강했다. 하린과 더불어 강력한 화력을 담당할 팀원만 있다면, 충분히 국내 최고를 노려볼 만 했다.


반대로 생각해보면, A급인 하린을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강한 딜러가 없다는 뜻.

하린이 A급 헌터로 승급하면서 4위의 위치로 올랐을 뿐, 1위에서 3위를 제외한 4위에서 10까지는 실력에 그렇게 큰 차이가 없었다. 여차하면 후순위로 밀리게 되는 것이었다.


‘현우 씨가 A급으로 올라주기만 한다면···3위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야!’


하린은 위기를 극복하다 못해 기회를 얻은 것 같아 매우 기뻤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과 선호작은 초보작가에게 큰 힘이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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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2. 던전 사고 (3) +1 19.04.17 1,454 22 12쪽
4 2. 던전 사고 (2) +4 19.04.16 1,510 23 11쪽
3 2. 던전 사고 (1) +3 19.04.16 1,642 27 12쪽
2 1. 격변하는 세계 19.04.16 1,950 26 13쪽
1 0. 운명의 시작 +4 19.04.15 2,446 3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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