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이코노미A 님의 서재입니다.

망나니 마왕, SSS급 헌터되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이코노미A
작품등록일 :
2019.04.15 23:03
최근연재일 :
2019.05.11 00:28
연재수 :
34 회
조회수 :
33,218
추천수 :
650
글자수 :
191,599

작성
19.04.17 18:25
조회
1,429
추천
22
글자
14쪽

3. 다짐

DUMMY

“으음······여긴···어디?”


거의 하루 만에 깊은 잠에서 깨어난 현우는 비몽사몽한 상태로 실눈을 떠 주위를 살폈다.

햇살이 환하게 비추는 고급스러운 방안. 침대와 링거.


“병원···? 내가 왜······아아···.”


그제야 던전 사고가 생각 난 현우는 침통한 표정을 지었다.

그가 쓰러진 이유는 본인 스스로가 가장 잘 알고 있었다.


“마력고갈······거기다 이 약해빠진 몸으로 그렇게 마기를 써댔으니···쓰러지는 게 당연하지.”


현우의 말대로, ‘마기’가 영혼과 관련된 힘이라 할지라도, 그 힘을 쓰는 육체의 영향도 무시하지 못했다. 때문에 사람의 기준으로는 매우 건장한편에 속하는 현우의 몸이라 할지라도, 마족과 비교하면 나뭇가지나 마찬가지. 무리가 가는 게 당연했다.


“휴우···회복하는데 오래 걸리겠는데···”


제대로 마력수련도 한 적 없는 몸이라 회복이 더딜 것이 자명했다.


“그나저나···이 사람은 왜 여기···?”


현우는 간이침대에서 곤히 잠들어 있는 여자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정하린······?”


TV에서는 자주 봤었다. 워낙 연예인 급으로 인기가 높인 헌터인지라 대통령 만큼이나 익숙했다.


이성을 잃었던 던전에서와 달리, 맨 정신으로 바라본 그녀의 매끄러운 라인은 숨 막히게 아름다웠다.

평온한 병실 안.

불과 50cm 거리에서 그녀를 바라보고 있는 현우의 시선이, 그녀의 긴 속눈썹을 거쳐 오똑한 코, 그리고 약간은 도톰한 앙증맞은 크기의 입술로 내려갔다.


“예쁘긴 진짜 예쁘네···”


성형과는 다른 자연스러운 그녀의 미모.

그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그녀의 목선을 지나 밑으로 내려갔다.

하늘하늘한 분홍빛 원피스를 입고 있는 그녀.


커억···


‘C···아니 D······갑옷 안에 더 큰 무기가 있었······아! 아니 내가 무슨 생각을···이 망나니 같은 자식··· 아냐! 이건 그저 자연스러운 본능일 뿐···이, 이 또한 인간의 삶의 한 부분이야!! 인정하자 인정해···’


던전용 장비를 착용했을 때는 알 수 없었던 그녀의 볼륨감.


아무도 없는 병실 안, 현우는 혼자만의 죄책감을 합리화 시키는 중이었다.


“으음···”

“으악!”


꽈당.


자신도 모르게 점점 더 가까이 그녀에게 다가가던 현우는, 그녀의 신음에 화들짝 놀라 침대 반대편 아래로 굴러 떨어졌다.


“여긴······아! 현우 씨?? 일어나셨네요!”

“아 네. 흠흠. 좀···전에 일어났습니다. 근데 정하린 씨가 여긴 왜?”


현우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평온한 음색으로 하린을 향해 물었다.


“아! 그게···현우 씨가 제 눈앞에서 쓰러지셔가지고···그게 또 그냥 못 본척하는 것도 사람 된 도리가 아니고······물어볼 것도 좀 있고···음······”


답을 내놓으면서 점점 안드로메다로 향하는 하린의 정신.


“그럼 저를 병원에 데려다 주신 게?”

“네···일단은 제가···제일 먼저 발견하기도 했고···보호자분을 따로 부르기엔 시간이···”


그렇다고 밤새 옆을 지키고 있을 이유는 없었지만, 아직 정신을 차린 지 얼마 되지 않은 현우는 거기까진 생각지 못했다.


“감사합니다. 초면에 신세를 지게 됐네요.”

“아뇨! 신세라뇨. 오히려 저희야 말로 현우 씨가 도와주시지 않았다면······피해가 엄청 났을 거예요.”


하린의 말은 사실이었다. 마지막 전투에서 사제의 지시로 던전 안의 모든 몬스터가 쏫아져 나왔을 때, 현우가 소환한 환야가 아니었다면 큰 참사가 일어날 뻔했다.


“아! 그리고······던전은 협회의 허가를 받은 헌터만이 입장할 수 있는 게 ‘법’이라서요······일단은 김현우 씨를 저희 팀 소속 예비대원이라고 이야기 해 놨어요. 아무래도 개인자격으로 진입하신 걸로 처리되면, 처벌받으실 수도 있는 부분이라서··· 임시로 해 놓은 거라 일주일정도 후에 탈퇴한 것으로 할게요. 괜찮으시죠······?”

“아···네. 신경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저야 그렇게 해주시면 좋죠.”

“다행이네요! 뭐.. 이런 걸로 저희 팀을 도와주신 게 만회되진 않겠지만, 마음은 좀 편해지겠어요.”

“그건 동생을 구하다보니···아무튼 도움이 되었다니 다행이네요. 혹시 제 동생은 지금 어디에 있는지···”


그제야 현우는 가장 궁금했던 동생의 안부를 물었다.


“아! 내 정신 좀 봐! 동생 분은 헌터전용 병원으로 이송해 갔어요. 다행히 상처가 난지 오랜 시간이 경과된 게 아니라서, 별 탈 없이 치료받고 현재 회복중이랍니다. 그···조금 흉터가 남긴 하겠지만요···”

“정말요? 하아···다행이네요···”


하린은 그제야 밝게 웃는 현우를 보며, 문득 그의 여동생이 조금은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잠시 동안 안도의 한숨을 내쉰 현우는, 아영이 처참하게 상처 입었을 때가 떠오른 듯 깊은 생각에 빠졌다.


‘다 내 잘못이다. 조금 만 더 관심을 가졌더라면···단 한마디만 물어봤더라면······’


아니.


솔직히 현우 혼자만의 살림을 이어가기에도 버거운 상황.

동생이 금전적으로 어려운 환경에 처해있단 사실을 알았어도, 도와줄 능력이 없었기에 묻는걸 회피했을 지도 모른다. 참으로 모순적인 행동.


“헌터라······멍청한 놈. 겁이 났던 거냐···”


단 한번의 동면기 없이, 길게는 5천년 이상을 살아가는 ‘마족’.

이들에게는 자신만의 ‘삶의 기준’이라는 것이 존재했다.

정해진 기준 없이 무분별하게 살아가는 마족들은 천년도 살지 못한 채 정신이 붕괴 되고 말았다.


‘칼루스’ 또한 「최고의 무력을 갖는다」는 단순한 기준점을 갖고 2천년을 살아왔다.

그들에게는 그것이 오랜 삶을 지탱하게 해주는 정신적 지지대였다.


아마도 그는 무의식중에, 대략 「평범한 인간으로서의 삶을 산다」는 단순한 명제를 기준으로 갖고 있었을 것이다.


‘대격변’ 이후에 수많은 사람들이 이전에 없던 행동양식을 갖게 되었음에도, 마족의 사고방식은 ‘변화’라는 것을 쉽게 수용하지 못한 것이다.


자신이 망가져 버릴까봐.


현우는 깊이 반성했다.

이 세계에 와서 또다시 주어진 마력과 자신의 이능들.

이 또한 인간으로서 자신에게 주어진 이 삶의 일부일진데.

단순히 마왕으로서 삶의 잔해물이라 생각하고 무시해왔었다.


그는 반성하고 또 반성했다.


그리고 이제는 망설임 없이 세상이 준 또 하나의 삶을 마음껏 살아보기로 다짐했다.


“저기···현우 씨?”


하린은 갑작스레 혼자만의 생각에 빠진 현우를 기다리던 중, 궁금함에 못 이겨 조심스레 말을 건넸다.


“······네? 아 죄송해요. 갑자기 생각할 것이 있어서. 실례했습니다.”

“아뇨. 괜찮아요···.”


잠시 동안의 고민 끝에 달려진 현우의 눈빛.


“실례지만, 정하린 씨는 헌터 일에 대해 잘 아시나요?”


창밖을 걸어 다니는 누군가가 들었으면, 꽤나 어이없어할 만한 질문.

그럼에도 진지한 현우의 눈빛에 하린은 그 질문에 대답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음··· 그래도 국내에서 만큼은 많이 안다고 할 수 있을 거 같아요.”

“헌터는···돈을 많이 버나요?”

“······네? 돈이요? 돈······그야 대체인력이 존재하지 않는 희귀한 직업이기도하고 정부에서 직접 지원금이 나오니까 많이 번다고 할 수 있겠지요. 그 기준점을 일반적인 중산층과 비교한다면요.”

“음······제가···헌터를 한번 해볼 까 해서요.”


조심스레 의중을 밝히는 현우.


“······헌터······가 아니셨나요??”


하린은 매우 놀랐다.

보통 일반인이 각성자가 되더라도, 기본적으로 살인행위에는 매우 취약하다.

사람이 아닌 몬스터이기에 더 겁을 먹기도 하고, 피를 보는 것도 두려워하기 마련이다.


때문에 현재 국가에서는 헌터에 대한 여러 가지 혜택과 성장기회를 제공해 주고 있지만, 그렇다고 각성자가 국가에 헌터등록을 하지 않는 것이 불법은 아니었다.


‘그 능숙한 움직임이···처음 하는 레이드 였다고?’


하린이 본 현우는 매우 능숙한 전투를 하고 있었기에, 당연히 헌터로서 활동하고 있을 거라 생각했던 것이다.


“아 네···각성자 신고도 한적 없고, 그냥 작은 회사에 다니고 있습니다.”

“아···그러셨구나···하하···이런···.”


도무지 믿을 수 없다는 하린의 표정.


“제 주변에 헌터 일을 하는 사람도 없고 해서, 혹시··· 믿을 만한 매니지먼트가 있다면 소개 좀 부탁드려도 될까요?”


‘헌터 매니지먼트’

초기 헌터의 등록절차부터 어느 정도 실력을 갖추기까지의 던전 수급, 장비구입, 정부로부터의 보상금 지급까지 모든 업무를 도맡아주는 대행회사를 뜻한다.


초기헌터들에게는 유익한 일이긴 하나, 워낙 대행수수료가 비싸고, 어느 정도 헌터 일에 익숙해지고 팀에 소속된다면 불필요한 수수료이기에, 초기 D급 헌터들만 이용하는 회사였다.


“음······혹시 나중에 일에 익숙해지시고 나면, 특별히 들어가시길 희망하시는 팀이 있으신가요?”

“아뇨. 사실 TV에서 나오는 랭커 팀들만 이름을 들어봤지 무슨 팀이 있는지도 잘 모릅니다.”


현재 국내에는 소규모 팀부터 대형 팀까지 활동기간이 6개월 이상인 팀 기준으로 200여개가 넘게 존재하고 있었다.


그 중 매스컴에 나올만한 팀은 상위 10위까지. 일명 ‘랭커’라 부르는 팀들.


“그러시면···혹시 저희 팀에 들어오시지 않을래요?”

“제가요? 정하린 씨의 팀이면 국내 4위팀···이잔아요? 어째서 저한테···?”


의외의 제안에 현우는 매우 놀랐다.


“김현우 씨가 잘 몰라서 그러시는데, 랭커 팀들도 지속적으로 신입들을 영입한답니다. 지금 국내는 괜찮은 신인들이 동 난지 오래된 상태구요. 어느 정도 가망성이 있어 보이는 신인이 나오면 서로 영입경쟁이 치열해요!”


현우는 처음 듣는 사실에 어리둥절했다. 이건 갑과 을이 뒤바뀐 상황이지 않은가?


“그리고···이미 이번 던전에서의 모든 상황이 현장녹화를 통해 보고된 상태라··· 아마 이 병실을 나서자마자 현우 씨에게 많은 러브콜이 쏟아질 거예요.”


아직 헌터등록을 한 적도 없는 각성자가, 그것도 아무런 장비도 착용하지 않은 상태로 4급 몬스터를 학살하는 모습.

그야말로 숨겨진 원석이다 못해 커팅까지 완료된 임자 없는 다이아몬드였다.


“그···그 정도까진···”

“아뇨. 그 정도 이상이에요! 보통 처음 등록하는 헌터는 90%가 D급. 그러니까 2급 몬스터도 혼자 못 잡는 초심자에요. 그 보다 두 등급 높은 B급 헌터. 전체 헌터인원 중에 20%도 채 못 되는 B급 헌터도 4등급 몬스터를 두 마리 이상 혼자 잡진 못해요.”


현실적으로 와닿지 않는 듯 떨떠름한 표정의 현우.

그와는 상반된 눈빛을 빛내며 열성을 다해 설명하는 하린.


“사실 제가 현우 씨를 찾았던 것도, 스카우트 제안 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어서 그런 이유도 있었어요.”

“아. 그러셨군요.”


현우는 머리를 굴려보았다. 이것저것 따져 봐도 자신에게 손해될 것이 없었다. 모든 절차를 팀 천공에서 알려줄 것이고, 인지도가 높기에 적절한 던전 수급도 매우 쉬웠다.


‘음······’


“좋아요. 그럼 정하린 씨 팀에 신세 좀 지도록 할게요.”

“···정말요? 그렇게 쉽게 결정하셔도 되겠어요?”


자신이 제안을 했으면서도, 정말 받아들일지는 몰랐던지 어벙벙한 표정.


“네. 진심이에요.”

“진짜 선택 잘 하신 거에요!! 후회하지 않으실 거에요!”


하린은 진심으로 기쁜 듯 두 손을 높게 들어 만세를 외쳤다.


피식.


국내 최정상 팀의 수장이자, 개인의 무력 또한 세계 랭킹에 속하는 A급 헌터 정하린.

현우는 높은 위치의 사람치고는, 소탈한 그녀의 모습에 앞으로의 일들이 기대되었다.


두 시간 후


가입절차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준 하린은 마지막으로, 이번 던전 클리어 대한 보상금에 대해 알려준 뒤 집으로 돌아갔다.


혼자 남게 된 현우는 자신의 스마트폰을 꺼내 인터넷을 켰다.


“허어···진짜네······이거 진짜 내 이름 맞나? 동명이인 아니겠지···?”


인터넷 실시간 검색어를 가득 채우고 있는 이름.


1위. 김현우

2위. 수퍼루키

3위. 던전사고

4위. 천공

5위. 오빠

······


이 모든 검색어가 이번 연천 던전사고를.

그중에서도 현우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비추고 있었다.


이미 해당 영상이 매스컴으로 넘어갔는지, 일부 편집된 현우의 전투영상이 동영상 조회 순위에서도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었다.

특히나, 「우리오빠」란 제목의 동영상은 현우가 동생의 상처를 보고 분노하고, 악을 처단하는 스토리로 편집되어, 많은 여성들에게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었다.


┖ tjslda3342 : 우리집 오빠놈이랑 교환 안돼나요?

┖ 방배동꽃집 : 저는 2:1 교환 제안합니다!! 집에 망나니 두 명 있어요!!


한편, 정부에는 김현우를 천공의 예비팀원으로 보고했지만, 현우가 미등록 각성자라는 것을 알아챈 기자들은, 혜성처럼 나타난 루키를 어느 팀이 스카우트 할 것인지에 대한 추측기사를 주요기사로 내보내고 있었다.


한국은 세계헌터시장에서 약소국으로 판정받고 있기 때문에, B급 헌터조차 매우 귀한 대접을 받고 있는 상황.

이런 상황에 갑작스럽게 튀어나온 최소 A급 헌터 이상의 실력자.

충분히 국내 랭킹을 변동시킬 수 있을 만한 큰 변수였다.


“이거···진짜 괜찮을라나···?”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망나니 마왕, SSS급 헌터되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5 2. 던전 사고 (3) +1 19.04.17 1,454 22 12쪽
4 2. 던전 사고 (2) +4 19.04.16 1,510 23 11쪽
3 2. 던전 사고 (1) +3 19.04.16 1,641 27 12쪽
2 1. 격변하는 세계 19.04.16 1,950 26 13쪽
1 0. 운명의 시작 +4 19.04.15 2,445 32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