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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A 님의 서재입니다.

망나니 마왕, SSS급 헌터되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이코노미A
작품등록일 :
2019.04.15 23:03
최근연재일 :
2019.05.11 00:28
연재수 :
3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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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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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0
글자수 :
191,599

작성
19.05.11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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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18. 루시퍼의 흔적 (2)

DUMMY

스아앙.


“방치 돼있던 것 치고는 깨끗하네.”


루시퍼의 개인공간은 침실로 쓰이는 방하나와, 서재 공간 하나로 이루어져 있었다.

침실은 15평정도 크기의 방이었고, 서재는 평수는 넓진 않았지만, 그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천장이 높았다. 커다란 굴뚝처럼 높게 뻗은 원형공간의 벽에는, 수많은 책들이 빼곡히 꽂혀 있었다.


현우는 그 높이가 어느 정도 인지 알아보기 위해 위로 올라갔다.


슈아앙


천천히 올라가기를 2분 정도.


“책 한권 안 볼 것 같은 놈이 뭐하려고 이렇게 많이 쌓아 논거야.”


국립도서관과 비교될 정도의 어마어마한 양의 서적.


다시 바닥으로 내려선 현우는 몇 권의 책을 꺼내 훑어보았다.


“포기다 포기. 이걸 어느 세월에 다 읽어.”


서재는 책 말고는 별달리 볼게 없었다.

포기한 그가 다시 침실로 들어가려던 순간, 침실로 향하는 문가에 붙여진 쪽지 하나를 발견했다.


[찾아올 내가 어느 정도 지혜는 있을 것이라 믿지만······혹시나 하는 심정에 남긴다. 만약에······아니 그럴 리는 없겠지만······정말 만약에 네가 책을 한 권씩 들고 읽고 있다면·········그냥 죽어라······머리는 뒀다가 뭐 하겠냐···]


“이게 무슨······아!!······”


아직도 책을 쥐고 있던 손의 감각이 남아있던 현우는 내심 찔끔했다.


“머리가 나쁘면 몸이 고생한다더니······하핫······”


현우는 머쓱한 듯 머리를 긁적이며, 원형공간의 중앙에 자리 잡고 앉았다.


후우.


잠시 호흡을 가다듬은 그는 두 눈을 감고 천천히 주변으로 인식을 확장해 나갔다.


[마계 사전]

[차원과 공간에 관한 이해]

[신족의 멸망]

[하위 세계에서 외치기(계시) 사용방법]

·········


현우는 가장 아래층부터 천천히 책의 내용을 인식해 나간다.

시간순대로 진열돼 있는 것인지 아래쪽에는 여러 일반 상식내용 위주였으며, 점차 위로 올라갈수록 새롭게 쌓여가는 지식들에 관한 내용이 나타났다.


[···구도자의 땅. 그 땅에 거하는 신격들과, 그들의 권속으로서 ‘수련자’의 신분으로 거주하는 하위세계의 존재들.]


“수련자라···그럼 권속으로 삼기만 하면 같이 갈 수 있다는 거구나.”


처음엔 호기심 반으로 시작한 책 읽기는, 점점 새로운 사실을 알아갈수록 재밌어졌다.

새로운 지적호기심을 충족한다는 것은, 그가 마왕일 당시 바라오던 일중 하나였다.

특히나 자신의 세계에서 ‘신’으로 추앙받기 위한 ‘잡기술’들은 꽤나 흥미를 끌었다.


[하위 세계의 피조물들에게 모습을 보이는 것은 초짜들이나 하는 짓이다. 모름지기 신이란 신비감이 있어야하며······그들은 자신들이 보고 싶은 모습대로 상상한다······]


어찌 보면 사기행위지만, 나름대로의 철학도 분명히 있었다.


[1단계: 후광비추기(구름을 다루는 법) ······번개 내리치기······꿈에 나타나기······]


“······이거 완전 또라이 아냐?”


몇몇 책들의 괴짜 같은 모습을 비난하던 현우는, 그래도 재미는 있었는지 어느새 최상층에 다 달아 있었다.


“어?······시간이 벌써 이렇게나 됐나?”


시계는 어느덧 칠레 시각으로 새벽 2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속독을 뛰어넘어 수 십 여권의 책을 한번에 ‘이해’ 했음에도 벌써 6시간이나 지나 있었다.


서재의 마지막 칸에 도착한 현우는 이전의 책들과는 다른 양피지 형태의 수기책들을 발견했다.


몇 권 남지 않은 상태라 마지막 줄은 책을 직접 들고 읽기 시작했다.


“일기?”


양피지 형태의 책들은 바로 루시퍼가 직접작성한 자서전이었다.

그가 살아온 오랜 생들에 대한 내용과 마지막 순간이 도래한 그가 남기가 싶은 말들.


[설마 맨 꼭대기부터 읽어본 건 아니겠지? 흠흠··· 아래부터 천천히 공부 했을 거라 믿는다. -중략-

무튼 간에 네가 뭘 바라고 왔는지는 모른다. 언제 찾아올지도 모르고, 그 때에는 구도자의 땅이라는 것 자체가 없어졌을지도 모르는 일이지······휴우······멋들어진 말들을 남기고 싶지만 집어치우도록 하자. 솔직히 화가 나고 억울하다. 얼마나 많은 인고의 시간을 거쳐 도달한 경지인데······그깟 것들 때문에······빌어먹을······

-중략-

네가 인정하지 않더라도 너와 나는 하나다. 내가 가진 경험과 지식을 네가 이어받는 것만이 내 원통함을 조금이나마 해소 시킬 수 있는 방법. 네게 전해진 경험들이 꽃을 피워 하나의 세계를 창조했을 때. 비로소 내가 걸어온 길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하게 될 터이니. 부디 부단히 정진하길 바란다. -엔드릭스 루시퍼- ]


최상급 신격이자, 마계라는 하위세계의 토대를 만들어낸 초대마신 ‘엔드릭스 루시퍼’.

그가 남긴 유산은 바로 ‘지식’이었다.


“이 양반도 참 불쌍하네.”


고지를 눈앞에 두고 뭣도 아닌 것들 때문에 모든 게 다 사라져버리고 말았다.


“그나저나···”


현우는 서책 내용 중 던전에 관한 내용을 떠올렸다.


“꽤나 저급한 방법치고는 효율성이 좋다라···”


타 세계의 존재들을 이동시키기 위한 방법 중 가장 제약을 적게 받는 것이 던전이었다.

단지 공간의 왜곡만이 생긴 상태에서, 이를 인식하는 존재가 늘어날수록 해당 세계에 존재할 수 있는 개연성이 커지는 시스템.


“더군다나, 지구는 인터넷 때문에, 던전이 알려지는 것도 순식간이지.”


인식하는 인간의 수가 많아질수록, 던전 브레이크로 넘어올 수 있는 몬스터의 수가 더 많아진다.


“어쩐지······아예 방치된 지역이 생각보다 몬스터가 없더라니······”


전 세계적으로 보면, 스스로 던전을 해결할 능력이 안 되는 국가는 일정지역전체를 포기해버리는 곳도 있었다. 상식적으로 버려진지 일 년이 넘었으면 어마어마한 수의 몬스터가 뛰쳐나와야 하건만, 외부로 출현하는 몬스터는 생각보다 적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던전은 양방향 통로라는 거지.”


그쪽세계에서 이쪽으로 넘어올 수 있다면.

반대로 그쪽으로 넘어가는 것도 가능할 터.


“던전의 심층부에서 연결될 포탈을 일깨우고······잠금장치······푸는 법······이거 완전 사기네.”


‘차원’의 관한 책에는 공간을 만들어낸 주인보다, 더 높은 등급의 관리능력을 얻을 수 있는 방법도 나와 있었다.


그리고 책의 뒷부분에는, 하위차원끼리의 이동이 아닌, 상위차원. 즉 구도자의 땅으로 가는 방법 또한 나열 되어있었다.


* * *


털썩.


침실에 덩그러니 놓여 있던 고풍스러운 침대.

방대한 양의 지식을 받아들이는 바람에 피로가 쌓인 현우는 자연스럽게 침대에 누웠다.

먼지하나 쌓이지 않은 침대는, 아직까지도 푹신함을 유지하고 있었다.


“머리 아프다.”


작년 이맘 때 부터 지금까지.

이 격변의 현장 속에 관여하게 된 때부터, 참으로 열심히 달려왔다.


어쩌다 자신에게 이런 일이 벌어지게 됐는지.


단지 힘을 얻고 싶었을 뿐이고.

탑이 지겨워 외유를 한번 해보고 싶었을 뿐이고.

자신의 실수에도 새로이 주어진 인간으로서의 삶을 열심히 살았을 뿐이다.


“근데, 모든 게 내가 태어나기 이전부터 벌어져온 일이라 이거지···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피할 수 없는 싸움이라는 이야기였다.

자신이 태어났다는 것 자체가, 마계에 위기가 찾아온다는 증거.


이미 지구처럼 그 곳 또한 타 신격의 침공을 받고 있을 지도 몰랐다.

아니 그럴 가능성이 높았다.


운명의 수레바퀴라는 건 여러 톱니바퀴들이 맞물려 돌아가는 법이니까, 자신이 마신과 부당계약을 한 그 순간부터, 이미 모든 건 시작되고 있었을 지도 모른다.


“부디, 죽지 말고 있어라 이것들아.”


자신이 알던 마신 또한, 신전이 이곳으로 넘어오면서 필시 대지의 품으로 돌아갔을 것이 분명했다. 루시퍼가 남긴 미약한 힘을 계승이라는 방법으로 이어오며 마계를 지켜온 마신들.

그들은 필멸자의 굴레를 벗지 못한 반쪽짜리에 불과했다.


휘이이잉


현우는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신전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신전을 뒤돌아보며 외쳤다.


“감추어라.”


그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거대한 마신전이 신기루처럼 잔상을 남기며 사라져갔다.

실제로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다른 이간들의 눈에 띄어서 좋을 것이 없었기에 보이지 않게 만들었다.


“일주일치 방값이 아깝긴 하지만, 타지에 남아 있고 싶진 않군.”


탁.


비어있던 현우의 손에, 숙소에 남아 있을 배낭이 나타났다.


“집에 가자. 뭐니뭐니 해도 내 집이 최고지.”


화아악!


현우의 몸은 타오르는 붉은 ‘진’에 휩싸이며,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아직 숙달되지 않았던 공간이동.

루시퍼만큼은 아니지만, 그의 경험과 노하우를 터득하면서 적당히 사용가능할 정도로 수준이 상승했다.


*


집에 도착한 현우는 샤워를 한 후 소파에 앉아 습관처럼 TV를 켰다.

정규방송을 볼 법도 하건만 그는 과거에 대대적인 인기를 끌었던 유명 예능 프로그램을 틀었다.


[무리한 도전!!]


과거의 향수를 자극하는 듯한 그 익숙한 예능 장면들.

현우는 이 프로가 재미있다기보다는 옛 시절의 느낌을 되살릴 수 있는 분위기가 좋기에 종종 틀어보곤 했다.


드르르르르.

드르르르르.

드르르······


응?


현우는 꺼놨던 휴대폰을 켜자마자 계속해서 울리는 진동에 의아함을 느꼈다.


“약속도 없었는데?”


그렇게 수신목록을 살펴보니······


············

부재중 통화목록 정하린 48통.


“수린 씨 일 때문에 연락했구만.”


누가 봐도 기수린과의 일이 궁금해서 연락했다는 것이 티가 나긴 한데······통화 수가 너무 많다. 다른 급한 일이 있는 것처럼.


불안한데······


드르르르

또 다시 울리는 전화.


[발신자: 정하린]


“아무리 급해도 그렇지 꼭두새벽······아 여기는 지금 오후구나······”


여보세요?


“현우 씨!!!!!!!”

“엑······ 귀 떨어지겠어요. 무슨 일이길래 이렇게 많이 전화하셨어요?”

“······정말 몰라서 물어 보시는 거예요?? 지금······아 일단 사무실로 오시구요! 오시면서 뉴스나 인터넷······아무튼!! 아무거나 좀 켜보세요!!”

“예? 아······예.”


불안하다. 불안해.

소설책을 보면 꼭 아무 일도 없다가 주인공이 방심하면 사건이 터지던데······


“설마······이게 무슨 소설도 아니고.”


그렇게 외출준비를 하며 TV채널을 뉴스채널로 돌린 현우는······설마가 사람 잡는 다는 말을 떠올렸다.


뉴스 속보!!

[프랑스에 나타난 초대형 던전······등급을 따질 수 없는 초대형 던전의 등장은 전 세계 강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프랑스 정부의 적극적인 구원요청에 따라 세계 최고의 헌터강국인 미국, 인도, 러시아에서 상위 3개 팀의 지원을 확정지었으며······추가로 일본 홋카이도전투의 영웅······]


까드득.


“시발.”


지금까지 나타난 적 없던 초대형 던전.

우연찮게 현우가 새로운 지식을 얻자마자 나타나는 또 다른 시련.


“답이 없다··· 답이······”


그렇게 투덜대던 현우는, 이내 포기한 듯 지프에 시동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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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 루시퍼의 흔적 (2) +1 19.05.11 390 14 11쪽
33 18. 루시퍼의 흔적 (1) +2 19.05.10 432 13 12쪽
32 17. 베품의 의미 19.05.09 445 16 15쪽
31 16. 클리셰 회장의 진부한 몰락 (2) +1 19.05.07 496 15 11쪽
30 16. 클리셰 회장의 진부한 몰락 (1) 19.05.06 527 14 13쪽
29 15. 반격의 마왕 +3 19.05.04 560 16 11쪽
28 14. 과거와의 조우 : 심상세계 19.05.03 582 16 12쪽
27 13. 홋카이도의 재앙 (4) +3 19.05.02 607 15 12쪽
26 13. 홋카이도의 재앙 (3) +2 19.05.01 679 15 12쪽
25 13. 홋카이도의 재앙 (2) 19.04.30 671 16 13쪽
24 13. 홋카이도의 재앙 (1) +2 19.04.29 748 15 13쪽
23 12. 승급 시험 (2) 19.04.27 772 20 13쪽
22 12. 승급 시험 (1) +4 19.04.27 816 18 12쪽
21 11. 던전클리어 그 후 19.04.26 839 19 11쪽
20 10. 만회의 A급 던전 (4) 19.04.25 839 20 13쪽
19 10. 만회의 A급 던전 (3) 19.04.25 871 18 14쪽
18 10. 만회의 A급 던전 (2) +1 19.04.24 893 15 13쪽
17 10. 만회의 A급 던전 (1) +1 19.04.24 927 19 14쪽
16 9. 본격! 성장의 시간 (2) 19.04.23 1,058 19 13쪽
15 9. 본격! 성장의 시간 (1) +2 19.04.23 971 20 13쪽
14 8. 이사 +1 19.04.22 994 21 12쪽
13 7. 인과응보 19.04.21 991 20 12쪽
12 6. 피는 물보다 진하다 (2) 19.04.20 1,002 21 12쪽
11 6. 피는 물보다 진하다 (1) +4 19.04.20 1,018 22 12쪽
10 5. 가평 던전 (2) 19.04.19 1,048 20 13쪽
9 5. 가평 던전 (1) 19.04.19 1,103 21 12쪽
8 4. 시작의 마왕 (2) 19.04.18 1,192 22 13쪽
7 4. 시작의 마왕 (1) 19.04.18 1,284 18 13쪽
6 3. 다짐 19.04.17 1,426 22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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