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이코노미A 님의 서재입니다.

망나니 마왕, SSS급 헌터되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이코노미A
작품등록일 :
2019.04.15 23:03
최근연재일 :
2019.05.11 00:28
연재수 :
34 회
조회수 :
33,235
추천수 :
650
글자수 :
191,599

작성
19.04.21 10:46
조회
991
추천
20
글자
12쪽

7. 인과응보

DUMMY

멀리서 현우와 영국 헌터들의 대치 상황을 지켜본 최 소장은 일행들을 이끌고 급하게 다가갔다.


“김현우 씨. 이게 무슨 일인가?”


마침 영국헌터들과 가벼운 인사를 끝내고 발걸음을 옮기던 현우.


“아! 최 소장님. 대낮부터 날강도가 나타나서 말입니다. 별일 아닙니다.”

“그, 그런가? 별일 없었다면 다행이네. 크흠.”


최 소장은 젝슨 로이언을 알아보고는 금세 상황이 어떻게 된 건지 예상할 수 있었다.


“뭐 기왕 이렇게 만난 거, 내 소개 좀 해줌세. 일단 인사부터 하지. 이쪽은 말 안 해도 알지? 헌터협회 강철진 협회장님, 그리고 이쪽은 대한검도회 정기섭 회장님.”

“안녕하십니까? 김현우 라고 합니다. 만나 뵙게 돼서 영광입니다.”


인사를 건넨 현우를 향해 키가 190cm는 되보이는 거한, 강철진이 먼저 악수를 청했다.


“하하. 반갑네. 미흡하지만 협회장 자리를 꿰차고 있는 강철진이라고 하네. 이거 오늘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사람을 보게 되는군.”

“아닙니다. 유명인사라뇨···”


강철진과 손을 맞잡은 현우는 그의 안에 감춰진 강함을 느낄 수 있었다.

현우가 여태껏 만나본 헌터들 중에는 가장 강해보이는 강철진은, 실제로 대한민국에 3명 밖에 없는 S급 헌터 중 한명이었다.


“과한 겸손은 미덕이 아닐세. 어느 누가 이렇게 많은 국가의 인사들을 불러 모을 수 있겠나? 자신감을 가져도 좋아.”


현우는 협회장의 칭찬에 머쓱한 듯,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그 옆에 있는 중년의 남자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너냐?”

“·········?”


머리를 부여잡는 최 소장.


“우리 딸아이를 가로채가려는 악덕한 녀석이 너로구나.”

“저 자식 저거 또···”


헌터는 아니지만 비공식적으로는 S급 헌터 실력에 근접한 것으로 추정되는 한국 검도계의 대부 정기섭.


그는 걸리면 약도 없다는, 일명 ‘딸바보’ 였다.


“단 한번도···외간남자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없던 우리 아이가······”


‘아빠! 난 커서 아빠랑 결혼할거야!!’


스스로 내뱉은 말에 울컥한 그는, 어제 저녁 집에서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


‘엄마! 있잔아요······현우 씨·········그래서 현우 씨가······그리고 또 현우 씨가······’


빠직.


뭔가 단단히 오해한 듯 한 그를 주변사람들이 말리려던 순간.

정 회장의 날카로운 기세가 현우의 주변을 장악했다.


큭···


갑작스런 기세에 짓눌린 현우는 신음을 흘렸다.

잘 벼려진 한 자루의 칼을 보는듯한 정기섭의 기세.


현우는 순수한 의미로 그의 기세에 감탄했다.


허나. 그것은 인간을 기준으로 했을 때의 이야기.

현우의 눈에는 전쟁을 겪어본 적 없는 반쪽짜리 기세로 보일 뿐이었다.


진정한 살의를 담지 못했기에, 앞으로 나아갈 의지가 담겨있지 않다.

그저 장식에 불과한 날카로움.

그것은 평화에 찌든 세계에 살아가는 무인의 한계였다.


‘응? 이 녀석 생각보다, 버틴···크윽···!?’


정기섭은 겉모습과는 달리, 그저 가벼운 마음으로 사내를 시험해보려 했으나, 오히려 자신을 향해 역으로 달려드는 기세를 보고는 경악했다.


‘흥! 그래봤자 나이도 어린 녀석이······허?!···이 무슨···커억!!’


악적과 눈이 마주친 정기섭은, 그 안에 담긴 지독한 살의를 느낄 수 있었다.


순식간에 일어난 기세 공방.

일행은 갑작스레 무릎을 굽히는 정기섭의 모습에 깜짝 놀랐다.


“크하하! 기섭이 니가 드디어 임자 만났구나! 내 이런 날이 올 줄 알았다. 하하.”


일그러진 친구의 얼굴에 신이 난 듯한 최 소장.


“허억···허억······”

“회장님. 죄송합니다. 저도 모르게 반응한다는 게···”


친구의 놀림소리도, 현우의 사과도 들리지 않는 듯, 정기섭의 눈은 긴장으로 물들어 있었다.


‘베인 것 같은······’


현우의 눈동자를 보는 순간, 정기섭은 자신의 온몸을 난자당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아빠! 왜 그러셨어요! 현우 씨 괜찮으세요?”


때마침 미국헌터들과 미팅을 끝내고 온 하린은, 아버지와 대치하고 있는 현우를 보고는 단번에 상황을 파악할 수 있었다.


“팀장님 괜찮습니다. 저야말로 과민반응해서···약.한. 아버님을 놀라게 해드렸네요.”


빠직.


다시 한 번 욱하려던 정기섭은 딸의 눈초리에 찔끔하고는 꼬리를 내렸다.

흥분은 가라앉았지만, 현우에 대한 의혹은 더욱더 깊어졌다.


“악적아. 정말 헌터를 시작한지 6개월도 안 된 게 맞냐?”

“악적은 아니지만, 헌터를 시작한지 6개월이 안된 것은 맞습니다.”

“따로 무술은 배운 적 없고?”

“네.”


끄응······


믿을 수 없다는 듯 한 그의 눈빛.


“아빠! 왜 그러세요 진짜! 현우 씨 제가 헌터 등록까지 시켜준 거 아시잔아요!”


딸의 타박에 억울하다는 표정을 짓는 정기섭.


“아닌 것 같은데······”

“자네 지금 무슨 소릴 하고 있는 게야. 그쯤하고 가서 밥이나 먹세.”


최 소장은 엉뚱한 소리를 하고 있는 친구를 붙잡고 나가려고 했으나, 여전히 요지부동.


“자, 잠깐만 이 친구야. 잠시면 되네. 흠······그래. 크흠······하린아.”


큰 결정을 했다는 듯 굳은 표정으로 하린을 불러본다.


“네?”

“······저 정도 녀석이라면 교제정도는 허락하마.”


!!!!


“네에에? 아 아빠!! 그런 거 아니에요!!”

“숨길 필요 없단다 하린아. 네가 볼 땐 이 애비가 남자라면 다 싫어하는 걸로 보였겠지만, 괜찮은 녀석이 눈에 안보여서 그랬던거야.”


딸이 뭐라고 하든 마이웨이.

심지어 혼자만의 감정에 심취했는지, 살짝 고이는 눈물을 훔치는 아버지.


“그래. 부모로서 나도 성장 하는 거다! 이겨내자 기섭아···”

“아빠!! 무슨 말씀 하시는 거예요!”


하린은 아니라고 손사래 치면서도, 약간의 기대감 어린 마음으로 현우의 눈치를 살폈다.


“하여간 이 친구는 이래서 문제야 하하. 현우 씨 다음 주에 연구소 오면 한번 봅시다. 이 친구야 이리 와! 협회장님도 가시지요. 요 앞에 괜찮은 중식집 하나 새로 생겼답니다.”


“대신 외박은 안 된다!!”


최 소장에게 끌려가면서도 끝까지 신신당부를 아끼지 않는 정기섭.

그렇게 최 소장이 같은 연배의 둘을 데리고 나간 뒤.

로비에는 현우와 하린 만이 덩그러니 남았다.


“팀장님.”

“···네에!?”


파르르 떨리는 하린의 속눈썹.


“휴···죄송해요. 원래는 참 과묵하신 분이신데, 유독 저와 관련된 일을 보시면 불 같이 나서시는 분이라···”

“아니에요. 딸자식 앞에선 아버지가 다 그렇죠 뭐. 별로 신경 안 쓰이니까 염려마세요.”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다행이고요···”


‘뭐야 이사람······진짜 아무느낌 없는 거야?’


현우가 아버지의 무례에 기분 상했을까 걱정했는데, 막상 너무 아무렇지도 않다고 하니 또 기분이 나쁜 하린이었다.


“정 팀장님.”

“네?”

“평소에 표정관리 못한다는 얘기 자주 듣지 않으세요?”

“······네!? 아···네···종종 듣는 편이죠···”


이제 더 지칠 것도 없다는 듯 축축 처져있는 하린의 어깨.


피식


“식사는 하셨어요?”

“식사요? 그러고 보니···아침 일찍부터 미팅이 연달아 잡혀서···”


사실 세계헌터협회가 주관하는 행사 외에는, 각 국의 헌터관련 인사들이 만날 수 있는 자리가 드물었다. 때문에 오늘 경매가 끝난 후에도 해외 인사들은 한국에 좀 더 남아, 원하는 국가들과 미팅을 가질 계획이었다.


“이 근처에 맛있는 순대국집 있는데, 같이 가실래요? 아! 서민음식은 싫어하시려나?”

“아뇨! 순대국 좋아해요!!”


일순간 밝아지는 하린의 표정에 주변 풍경까지 환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돈도 많이 벌었겠다. 현우는 큰맘 먹고 하린에게 식사를 대접하기로 결정했다.


‘특사이즈로······아냐······아직 그 정도 사이는 아니야···’


기분 좋은 날이라 무려 1,000원 더 비싼 (특)순대국으로 대접하려던 현우는, 아직 시기상조임을 느끼고 보통 순대국으로 주문했다.


* * *


‘삼강제약회사’ 본사 대회의실

33명의 고위급 임원들이 모인 자리에는 칼바람이 몰아치고 있었다.


가장 상석에 앉아있던 한인식 회장은 기분이 몹시 좋지 않았다.


국내외 일부 제약회사에 몬스터의 ‘정제 혈액’이 들어간 지 한 달 째.

벌써부터 특허출원을 한답시고 특허신청과 개발을 병행하는 회사들이 속출하고 있었다.


기존 A급 거래처인 종합병원들에 급하게 할인 행사를 제안하며 계약기간을 늘리는 제안을 하고 있었지만, 결과가 영 신통치 않았다.

언제 신약이 개발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계약기간 연장은 피하고 싶다는 속셈.

제약회사와 병원들은 눈치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언제는 내 약을 받아먹지 못해 안달이 나던 것들이······”


흐름이 바뀌고 있다는 반증.


만약에 신약이 나올 경우, 기존 항암치료제의 60% 점유율을 갖고 있던 삼강제약의 주가가 폭락할 것은 불 보듯 뻔 한 일이었다.


치료제와 더불어, 암 검사를 대행해주는 삼강랩셀의 주가도 떨어질 것이 자명한 일.


회사 창립 이래 가장 큰 위기라고 할 수 있었다.


“말해봐.”

“예. 회장님. 말씀하신 대로 김현우 씨의 여동생인 김아영 양에 대해 알아보니···좀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 신입사원이었던 김아영 씨는 심장계통 2급 의약품인 리테놀민의 임상 실험도중, ‘호흡곤란’ 부작용을 발견한 일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연구 성과는 같은 부서 박세종 부장의 이름으로 실적 처리 되었습니다.”


자리에 모인 임원들은 그제야 상황을 파악한 듯 불똥이라도 튈까, 숨죽인 채 고개를 숙였다. 자신의 라인아래 박세종이란 놈팽이 있는지 곰곰이 떠올려보는 이사급 인사들.


“그놈 데려와.”

“예.”


콰당.


“사 살려주십시오! 회장님! 저는 그저···”


양손을 붙들린 채 끌려오는 박 부장.


“자네. 직책이 뭔가?”

“부···부장 4년차입니다.”

“그 나이 먹도록 부장자리나 붙들고 있단 말이지···”


차분히 대화를 거는 회장의 태도에 기회가 있다고 판단하는 박 부장이 입을 열려는 순간.


“제 앞길이 끝난 지도 모르는 머슴새끼 주제에, 감히 주인 앞길을 가로막아? 이 개만도 못한 종놈주제에!!”


한 회장의 노성어린 일갈에 대회의실은 기온이 내려앉은 듯 싸늘해졌다.


“후우······윤 비서. 회수 안 되는 것 중에 적당한 페이퍼자금 뭐있어?”

“케이맨 제도에 묶여 있는 50만 달러가 제일 적당합니다.”


한 회장의 수발을 담당하는 비서 답게 척하면 척하고 답이 나온다.


“그걸로 해. 기사 예쁘게 나오게 기름칠 좀 하고.”

“예. 알겠습니다.”


박 부장의 머릿속에는 세 가지 단어가 떠올랐다.


‘불법 자금’, ‘누명’, ‘자살’


알 수 없는 그들만의 대화였지만, 박 부장은 자신의 생존에 위기가 다가왔음을 직감할 수 있었다.


“회···회장님!! 살려주십시오! 회장님!!”


박 부장이 구구절절하게 애원해 보았지만, 한 회장의 손짓하나에 검은 정장을 입은 요원들에 의해 회의장 밖으로 끌려 나갔다.


“다들 정신 똑바로 차려! 이번 주까지 기존거래처 계약연장 사인 절반 이상씩 받아와! 못 받아오면 니들 자리도 없는 걸로 생각하고.”


한 회장의 무리한 요구에 임원진의 표정은 점점 더 어두워져만 갔다.


다음날.

일부 신문 한 구석에는 ‘S제약회사 부장급 인사 박모 씨, 공금횡령 후 해외로 도피···죄책감에 못 이겨 결국엔 자살.’ 이란 주제의 기사가 아주 조그만 하게 실려 나갔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 꼭꼭 부탁드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망나니 마왕, SSS급 헌터되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5/13 연재 중단 안내. 19.05.13 300 0 -
34 18. 루시퍼의 흔적 (2) +1 19.05.11 391 14 11쪽
33 18. 루시퍼의 흔적 (1) +2 19.05.10 432 13 12쪽
32 17. 베품의 의미 19.05.09 445 16 15쪽
31 16. 클리셰 회장의 진부한 몰락 (2) +1 19.05.07 498 15 11쪽
30 16. 클리셰 회장의 진부한 몰락 (1) 19.05.06 528 14 13쪽
29 15. 반격의 마왕 +3 19.05.04 560 16 11쪽
28 14. 과거와의 조우 : 심상세계 19.05.03 582 16 12쪽
27 13. 홋카이도의 재앙 (4) +3 19.05.02 608 15 12쪽
26 13. 홋카이도의 재앙 (3) +2 19.05.01 679 15 12쪽
25 13. 홋카이도의 재앙 (2) 19.04.30 671 16 13쪽
24 13. 홋카이도의 재앙 (1) +2 19.04.29 750 15 13쪽
23 12. 승급 시험 (2) 19.04.27 773 20 13쪽
22 12. 승급 시험 (1) +4 19.04.27 816 18 12쪽
21 11. 던전클리어 그 후 19.04.26 839 19 11쪽
20 10. 만회의 A급 던전 (4) 19.04.25 839 20 13쪽
19 10. 만회의 A급 던전 (3) 19.04.25 872 18 14쪽
18 10. 만회의 A급 던전 (2) +1 19.04.24 893 15 13쪽
17 10. 만회의 A급 던전 (1) +1 19.04.24 928 19 14쪽
16 9. 본격! 성장의 시간 (2) 19.04.23 1,058 19 13쪽
15 9. 본격! 성장의 시간 (1) +2 19.04.23 972 20 13쪽
14 8. 이사 +1 19.04.22 995 21 12쪽
» 7. 인과응보 19.04.21 992 20 12쪽
12 6. 피는 물보다 진하다 (2) 19.04.20 1,003 21 12쪽
11 6. 피는 물보다 진하다 (1) +4 19.04.20 1,020 22 12쪽
10 5. 가평 던전 (2) 19.04.19 1,048 20 13쪽
9 5. 가평 던전 (1) 19.04.19 1,104 21 12쪽
8 4. 시작의 마왕 (2) 19.04.18 1,194 22 13쪽
7 4. 시작의 마왕 (1) 19.04.18 1,286 18 13쪽
6 3. 다짐 19.04.17 1,431 22 1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