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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A 님의 서재입니다.

망나니 마왕, SSS급 헌터되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이코노미A
작품등록일 :
2019.04.15 23:03
최근연재일 :
2019.05.11 00:28
연재수 :
3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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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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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0
글자수 :
191,599

작성
19.04.22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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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8. 이사

DUMMY

2024년 2월 2일


여의나루역 인근 55층 높이의 주거형 오피스텔.

현우가 월세방을 정리하고, 이곳으로 이사 온지도 일주일이 지났다.


“하···아직도 적응이 안 되네.”


아직은 가구가 많지 않아 훵~하니 넓기만 한 거실을 바라보던 현우는, 2주전 이사 갈 집을 구하던 때를 떠올렸다.


마땅히 아는 헌터도 없던 그는, 그나마 친하다고 생각되는 사람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현우? 니가 어쩐 일이냐? 먼저 전화를 다하고?”


전화를 받은 상대방은 매우 의외라는 듯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안녕하세요? 주 팀장님. 바쁘세요?”


현우가 전화를 건 사람은 천공의 주영훈 팀장이었다.


“다름이 아니라, 저···팀장님 혹시 댁이 어디세요?”

“우리집? 나야···서래마을 쪽 살고 있는데, 그건 왜?”

“제가 지금 이사 갈 집을 좀 구하고 있는데, 위치를 어디쯤 잡아야 되나 잘 모르겠어서요.”


한번 자리를 잡으면 생각보다 오래 정착할 수도 있기 때문에, 더더욱 신중하게 고려하고 싶었다.


“아. 난 일적인 이유보다는 우리 애들 학교 때문에 이쪽으로 왔는데···뭐 딱히 불편하다는 생각은 안 들어. 사무실 까지 그렇게 멀지도 않고.”

“아 그래요? 서래마을 연예인들 많이 사는 동네라고 들었는데···저도 그쪽에서 한번 살아볼까요?”

“아니면 아예 그냥 협회 근처에 사는 것도 편하기는 한데, 서래마을에 한번쯤 살아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거야. 추천해줄만한······네? 잠깐만 현우야.”


주 팀장은 누군가와 대화를 하는 듯, 단편적인 대화가 들려왔다.


“여보세요. 현우 씨?”

“누구···정 팀장님?”


전화기 너머 들려오는 정하린의 목소리.


“주 팀장님이랑 같이 계셨어요?”

“네! 회의할 것도 좀 있고 해서 사무실에 다들 모여 있었어요.”


팀장급 인사들만 모여 회의를 하고 있었던 모양.

사실 무력으로만 치면 현우 또한 직급이 없더라도, 회의에 참석했어야 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던전 경험이 많지 않은 현우는 아직까지 팀장급 회의에는 참여하고 있지 않았다.


“아~ 그건 그렇고 전화는 왜?”

“아 그게···엿들으려고 한건 아닌데······옆에서 듣다보니 이사할 곳을 구하신다고···”

“아···네. 지금 집은 어차피 이번 달이 계약 만료라서요, 헌터 일을 하기 불편하지 않은 곳으로 옮겨볼까 생각 중 이었어요.”

“저기···그럼 제가 좋은 곳을 하나 알고 있는데, 추천해드려도 될까요? 집 앞에 공원도 크게 있고, 신축이라 집도 괜찮고, 사무실하고도 아주 가까워요!”

“아······그래요? 어딘데요?”


그렇게 집 설명을 시작한 하린은, 어깨너머로 들었다는 것 치고는 심하게 자세히 알고 있었다.


“여의도 여의나루역 바로 앞에 있는 신축 오피스텔이에요. 평수도 종류별로 다 있고, 아직 공실도 많이 남아있어요!”


과거의 여의도를 생각하면, 신축 건물에 공실이 많다는 건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대격변 초기, 한강변에 무더기로 생겨난 던전으로 인해, 여의도 증권사 건물들이 초토화 되면서 그 상식은 바뀌어 버렸다.


던전들이 정리 되고 한강변 주변으로 국가소속헌터들을 주기적으로 배치시켰음에도, 일반인들의 두려움은 쉽게 가시질 않았다. 결국 여의도는 서울 중심권에서 유일하게 한적한 동네가 되어버렸다.


“이제 도시 정비도 완료해서, 위험하지 않고요. 비교적 집값도 싸고, 한강뷰도 좋고······”


하린은 뭔가에 쫒기 듯 계속해서 오피스텔에 대한 극찬을 이어나갔다.


“네네. 팀장님··· 알겠······네···일단 거기로 가 볼게요. 감사합니다.”


그 날 오후.


직접 부동산을 통해 방문해본 오피스텔은 하린이 설명한대로 매우 훌륭했다.

기본적인 가전제품은 풀 옵션에, 신축이라 방 구조나 인테리어는 말할 필요도 없고, 바로 앞이 한강공원이라 운동하기도 좋을 것 같았다.


특히나 고층에서 내려다보는 '한강뷰'는 흙수저인 현우가 바래오던 로망에 가까웠다.

40평대 가격이 강 건너 용산 보다 조금 더 비싼 12억 정도 되는 저렴(?)한 집이라 더더욱 마음에 들었다.


“8억.”

“예? 안 됩니다. 사장님 12억짜리를 8억에 달라뇨?”

“음·········10억!”

“아니 사장님 이것도 매물로 나온 거라 싸게 나온 거에요! 집값이 무슨 옷 한 벌 사듯 흥정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요.”


무표정의 현우를 보며 식은땀을 흘리는 중개인.


“제가 그럼 딱 잘라서 11억 9,000까지 맞춰 드릴게요. 진짜 금액조정 하나도 없어야하는 물건인데···”

“······11억···8800만원.”

“·········.”


부동산 중개인은, 듣도 보도 못한 후려치기에 어처구니가 없었다.


“8900만원.”

“······886···9만원.”

“에?? 허. 참나······에잇 좋습니다. 해드릴게요.”


부동산 중개 20년 만에 억대가 넘는 거래에서 만원 단위로 흥정하는 사람은 처음 보았다.


현우는 그렇게 생애 첫 집을 성공적으로 장만했다.


역시 거래는 깎는 재미였다.


“1억도 만져 본적 없었는데, 10억이 넘는 돈을 이리도 쉽게 사용할 수 있다니, 역시 사람은 적응하는 동물이구나···”


현우는 작성한 계약서를 바라보며, 격세지감을 느꼈다.


“그래도 선방했어! 31만원이면 맥주가 몇 캔인데······돈 아낄 줄도 모르는 것들. 하마터면 30만원만 깎을 뻔했어. 너무 긴장했다.”


11억 8870만을 최종가격으로 부르려던 현우의 머릿속에, 순간 오늘 타고 온 지하철비가 생각이 났다. 그래서 8869만원.


홀가분한 마음으로 계약을 끝낸 현우는 집으로 들어가기 전 단골 편의점에 들렀다.

매일 같이 향하던 위치로 들어간 현우는 색다른 고민에 빠졌다.


“할까···아 아냐 아직은 안돼!······아냐 이제 돈도 많은데 뭐!!··· 에잇!!”


딸깍


주류 냉장고에서 무려 3,800원짜리 덴마크 수입맥주인 칼스버그를 꺼낸 현우는 당당한 걸음으로 카운터로 향했다.


딸랑

“감사합니다. 다음에 또 오세요.”


점원의 인사를 받으며 현우는 집으로 귀가했다.


솨아아


간단히 샤워를 끝낸 현우는 오늘의 소확행을 즐기기 위해 손가락을 꺽었다.


딸깍!

꿀꺽꿀꺽꿀꺽.


캬아아


“역시! 이 맛이 최고지!!”


행복감에 젖어든 현우의 손안에는 1,700원짜리 카프리가 당당히 들려 있었다.


“벌었다고 막 쓰고 그러면 안 돼! 수입맥주를 먹었으면, 죄책감에 행복하지 않았을거야. 마음이라도 편하게 먹어야 더 맛있지 흐흐..”


현우는 절약하는 자신을 칭찬하며 오늘 하루를 마무리 했다.


* * *


띵동.


응?


잠시간의 회상에서 돌아온 현우는 현관으로 나가 문을 열었다.


“누구세······아······오늘은 또 왜···?”


문밖에서 ‘파전’을 양손에 든 채 해맑게 웃고 있는 여인.


“왜······라뇨, 누차 말하지만, 이웃사촌끼리는 나눠먹고 살아야 된다고 했잖아요.”

“······아 네···그렇죠. 하하···잘 먹겠습······젓가락이 두 개···오늘도요?”

“네! 저도 아직 안 먹었거든요. 같이 먹으려고 가져왔어요.”


벌써 일주일째 이어지는 똑같은 일상에, 하린은 부끄러움을 점차 잊어갔다.


지난 주.

이사 첫날 저녁.


띵동.


“···관리사무소인가?······아직 집에 올 사람이 없는데?”


저녁 8시가 되도록 짐정리 중이던 현우는 갑작스레 울리는 초인종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누구? 에??”


문 바깥에는 다소곳하게 팥시루떡을 손에 든 하린이 서있었다.


“저···이사 축하드리려고···”

“네? 아 네. 감사합니다 뭘 이런 걸 다······에? 근데 저 여기사는 건 어떻게 아셨어요??”


상하의는 깔끔한 흰색 트레이닝복을 입었지만, 그 아래는 통풍이 잘되는 슬리퍼를 신은 하린.


“아! 그···경비아저씨한테 물어봤더니 알려주던데요? 하하하······”

“아. 그렇군요······”

“네. 하하하.”


애당초 이사한 것을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았는데, 알고 있다는 것 자체가 신기한 일.


“팀장님.”

“······네!?”

“솔직히 말씀하시면 용서해 드릴게요.”


현우의 가늘어진 눈초리에, 하린은 등 뒤로 식은 땀이 흘렀다.


“그···그게 무슨···하하······여···여기가 좀 덥나···왜 이렇게 땀이···”

“후. 이렇게 까진 안하려고 했는데······저도 이 집이 마음에 들고 하니까, 딱 반반씩 합시다.”


현우는 선심 썼다는 듯 손을 탈탈 털었다.


“예? 반반···이요??”

“아 정말 끝까지 이러실 거에요?

“무슨말씀이세요······”

“팀장님 부동산한테 수수료 받은거 아니에요? 투잡 안하셔도 충분히 먹고사실 것 같은데, 부동산 쪽까지 손을 벌려놓으셨네요.”


현우는 하린이 집을 소개해주고 브로커로부터 수수료를 받았다고 생각했다..


“아니에요!! 하아···그런게 아니라···사실은······휴 일단 들어가서 얘기 할까요?”


쇼파에 마주 앉은 두 사람.

하린은 다 망했다는 듯, 어깨가 축 쳐진 채로 사실은 털어놓았다.


“그러니까, 이 오피스텔······그것도 같은 라인에 사신다고요?”

“네······속이려고 한건 아니였어요······마, 말할 기회가 없어서···아니 그냥 같은 팀끼리 가까운데 살면 좋을 것 같기도 하고···또또······”


현우는 더 할말을 찾지 못하고 고개를 푹 숙이는 하린이 보기보다 귀엽다는 생각이 들었다.

살벌한 던전에서, 몬스터를 향해 일검을 내지르는 검사의 모습과는 너무나 대조되는 모습.


"죄송해요."

“진작에 말씀을 하시지그랬어요. 그게 뭐 죄진 일이라고······근데, 보통 떡은 이사 온 사람이 돌리지 않나요?”

“그···그런 건 전혀 중요 하지 않아요. 같이 먹는 다는 게 중요한 겁니다!”


도둑이 제 발 저리 듯, 홍시처럼 달아오른 얼굴로 항변하는 하린.


‘흐음.’


그렇게 어색한 첫 방문을 시작으로,

하린은 마치 제집마냥 편하게 쇼파에 앉아 TV를 보고 있었다.

복장 또한 매우 편해 보이는 빨강 반바지에 양말도 안 신은 맨발..


현우는 모르겠지만, 사실 하린이 가족을 제외하고 이렇게 편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현우가 처음이었다. 절친한 여자 친구들 앞에서도 보여준 적 없는 모습.

하린 또한 의도한 것은 아니었지만, 무의식중에 그녀가 현우를 얼마나 신뢰하는지를 보여주는 모습이었다.


“팀장님 편하세요?”

“그럼요. 이 쇼파가 얼마나 편한데요. 저희 집 꺼보다······아하하······남에 집에서 너무 편해보였나요?”

“네. 저보다 더 편히 쉬시는거 같네요. 그건 그렇고, 부탁하나만 드려도 괜찮을까요?”

“부탁이요?”


하린은 처음으로 부탁이란 단어를 꺼내는 현우를 보며, 약간의 기대감을 느꼈다.


“다름이 아니라, 혹시 이번 주부터 저도 팀장급 회의에 같이 참석해도 될까요?”

“팀장급 회의요? 흐음···다른 팀장님들과 상의를 한번 해봐야 될 것 같긴 한데······ 아마도 괜찮을 것 같아요. 현우 씨는 직책하고는 좀 무관하니까요.”


특별한 직책이 없기에 참여시킬 명목은 따로 없지만, 따지고 보면 이미 모든 팀원들이 현우를 팀장급 인사정도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특별히 문제될 일은 없었다.


지난 1주일동안.

현우는 앞으로 자신이 목표로 잡아야 될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보았다.


현우가 있는 세계를 집어삼키려는 의문의 종교 집단.

시간이 갈수록 던전의 빈도 수도 늘어나고, 몬스터의 수준 또한 높아지고 있었다.

그들의 목적과 차원을 넘어오는데 걸리는 제약이 뭔지, 등등 알 수 있는 정보가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현우는 한시라도 빨리 자신이 갑작스레 일어날 사태에 대비해야 됨을 느끼고 있었다.


‘아무리 혼자 힘을 키워도, 전 세계를 커버하기는 무리야···’


1:1 전투가 아닌 전 세계 스케일의 넓은 공간에서의 전쟁.

때문에 국제규모의 무력공조와 정보협력이 필수였다.


현우는 국제 사회에서의 발언권을 얻기 위해, 1차적으로 본인의 A급 헌터 자격 획득과, 그가 소속된 팀을 국내1위 팀으로 격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정했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감기가 심해져서 오늘은 업데이트가 좀 늦었습니다 ㅠ

그래도 하루의 한편이라도 빼먹지 않고

연재하겠습니다.


주말동안에 추천과 선호작수가 많이 들어서 매우 기분 좋아요 :)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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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13. 홋카이도의 재앙 (2) 19.04.30 671 16 13쪽
24 13. 홋카이도의 재앙 (1) +2 19.04.29 750 15 13쪽
23 12. 승급 시험 (2) 19.04.27 774 20 13쪽
22 12. 승급 시험 (1) +4 19.04.27 816 18 12쪽
21 11. 던전클리어 그 후 19.04.26 839 19 11쪽
20 10. 만회의 A급 던전 (4) 19.04.25 840 20 13쪽
19 10. 만회의 A급 던전 (3) 19.04.25 872 18 14쪽
18 10. 만회의 A급 던전 (2) +1 19.04.24 894 15 13쪽
17 10. 만회의 A급 던전 (1) +1 19.04.24 928 19 14쪽
16 9. 본격! 성장의 시간 (2) 19.04.23 1,058 19 13쪽
15 9. 본격! 성장의 시간 (1) +2 19.04.23 972 20 13쪽
» 8. 이사 +1 19.04.22 996 21 12쪽
13 7. 인과응보 19.04.21 992 20 12쪽
12 6. 피는 물보다 진하다 (2) 19.04.20 1,003 21 12쪽
11 6. 피는 물보다 진하다 (1) +4 19.04.20 1,020 22 12쪽
10 5. 가평 던전 (2) 19.04.19 1,048 20 13쪽
9 5. 가평 던전 (1) 19.04.19 1,104 21 12쪽
8 4. 시작의 마왕 (2) 19.04.18 1,194 22 13쪽
7 4. 시작의 마왕 (1) 19.04.18 1,287 18 13쪽
6 3. 다짐 19.04.17 1,432 22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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