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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 보스 능력으로 세계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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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트리
작품등록일 :
2022.09.22 11:47
최근연재일 :
2022.10.14 07:20
연재수 :
2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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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0.07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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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8화 낭중지추(1)

DUMMY

리자드 맨 주술사가 유성에게 농락당하고 있을 때.

한 무리가 수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자리를 잡고는 싸움을 구경했다.


“이야. 저거 염동력 쪽 맞지?”

“장담은 못 함. 무기에만 발현하는 걸 보면 조건부일 가능성도 농후.”

“그건 그렇다 쳐도 영체에는 공격이 안 통해야 정상이잖아. 피 튀는 거 봐봐, 제대로인데.”


은색 갑주를 입은 자들.

시정부 직할인 보안부 요원들이다.

전장 곳곳에서 실시간으로 발생하는 사상자들.

영체에 취약한 사냥 4팀의 피해가 가장 컸지만, 다른 팀들도 하나둘 피해가 누적되었다.

요원들은 그 과정을 관전하기만 할 뿐.


파팟!


군복을 입은 여인이 보안부 요원들 곁에 나타났다.


“이게 누구심까. 이정현 대위님 아니심까.”

“지금은 대장이라고 불러.”


이정현 대위.

아니. 정확히는 ‘대위’로 위장한 보안부 요원은 어설픈 군인 말투 대신 또렷한 목소리로 대꾸했다.

보안부에서 파견된 요원들의 총책임자.

그녀는 중앙군 장교로 위장해서 D.H의 소탕전을 옆에서 바라보았다.


“대장. 오래간만에 나왔는데 구경만 하다 가야 하는 거예요?”

“지켜보는 것도 임무야.”

“기간트 아머 정비하고 처음이잖아요.”


따악-!


손가락을 퉁기는 이정현. 그 소리에 자유분방하게 있던 요원들은 긴장한 표정으로 자세를 바르게 고쳤다.


‘으으. 선 넘었다.’

‘대장이 화나면 다 머리 박아야 하는데.’

‘눈치 챙겨.’


보안국 요원들은 작게 중얼거렸다.

용족 고유의 마공학과 연금술로 만든 강화 슈트.

기간트 아머를 착용한 요원들은 5성의 끄트머리에 해당하는 전투력을 보유했다.

첨단장비로 무장한 중앙군도 한 수 접어주는 강력한 전력.

그럼에도.

평범한 군복을 입은 요원. 이정현 앞에서는 기를 펴지 못했다.

6성.

순수한 ‘인간’ 중에서는 도달한 자가 거의 없다는 지고한 경지에 발을 디딘 사람이 바로 그녀였다.


“시정부에서 이번 사안을 얼마나 무겁게 보는지 다들 알고 있지?”

““예!””


서울 시정부는 유성이 짐작한 것 이상으로 마인 출몰 사태를 큰 문제로 인식했다.

최근에 더 격렬해진 마혁련의 남부 진출 시도.

오르카의 수완도 대단했지만, 마혁련이 직접적으로 행동에 나선 마당이라 확인 차 보안부를 소탕전에 투입한 것이다.


‘별 소득은 없겠어.’


리자드 맨 주술사가 비인외도의 수법으로 격을 강제로 끌어올린 건 흥미롭지만.

마혁련이 관여했다는 결정적인 증거는 아니었다.


“슬슬 본대로 돌아가자.”

“알겠습니다. 대장.”

“시야 왜곡 장비도 모두 철수······.”


보안국 요원들에게 지시를 내리던 중, 무언가가 그녀의 신경을 건드렸다.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린 이정현.

별빛을 품은 눈동자가 보안국 요원들이 모여 있는 곳을 직시했다.

요원들이 대기 중인 것을 알아챈 걸까?


‘그럴 리 없지.’


이정현은 곧바로 자신의 생각을 부정했다.

보안국 요원들이 대기 중인 장소는 성환 읍에서 5킬로미터 이상 떨어졌다.

시야 왜곡 장치까지 운용하는 상황.

각성한 지 1달도 안 된 유성이 알아챌 가능성은 0이다.

분명 그래야 하건만.

이정현은 수 킬로미터 너머에서 자신을 빤히 바라보는 유성의 눈빛을 쉬이 넘길 수 없었다.


‘한유성. 기억해 둬야겠어.’


우연이든, 아니든.

저만한 기량을 지닌 헌터라면 곧 평택 인근을 흔들 만한 존재로 성장하리라.

늘 인력난에 시달리는 보안국. 이정현은 유성의 성장세를 보고 섭외하는 것을 진지하게 고려했다.



***



리자드 맨 주술사의 영혼을 소멸시킨 직후.

감각이 날카롭게 벼려진 탓일까. 먼 곳에서 시선이 느껴졌다.

【별의 시야】를 자극하는 기묘한 파장.

고개를 돌려봤지만 높지 않은 야산 말고는 아무것도 안 보였다.

너무 긴장해서 헛것이라도 본 건가.

난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았다.


“마인도 그렇고. 편하게 가나 했더니 늘 쉽지 않네.”


바닥을 드러낸 정신력.

마인 때보단 후유증이 덜했다.

단기간에 짜내기보다 회복과 소모를 반복한 덕. 100미터를 전력으로 달리는 것과 1,000미터를 쉬엄쉬엄 뛰는 정도의 차이다.

두개골을 쪼갤 것 같은 편두통이야 없지만, 장기간 집중력을 발휘한 탓에 무기력감은 더 컸다.

가는 곳마다 상대하기 버거운 적을 만나다니. 이것도 운이라면 운인가.

다행스럽게도 리자드 맨 주술사는 상성에서 앞선 덕에 누구의 도움 없이 쓰러트렸다.

혼백을 육신에 쑤셔 넣어서 억지로 격을 4성까지 끌어올린 상대.

상성 문제가 아니었으면 무조건 졌겠지.


“쿨럭, 수고했다. 한 팀장.”


박민호 팀장은 마른기침을 내뱉으면서 감사를 표했다.


“4팀장님은 괜찮으십니까?”

“쪽팔리게. 꼬리 맞고 나뒹굴 줄 누가 알았냐. 갈비뼈 나간 거 빼고는 멀쩡하다.”


보통은 그런 상처를 중상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어디가 괜찮은지 모르겠는데.

당사자가 안 아프다고 하니 꼬치꼬치 물을 수도 없고.

나는 어색하게 웃으면서 콘크리트 벽에 기댔다.

주술사가 쓰러지자, 읍내에서 저항하던 리자드 맨과 스펙터들의 움직임도 둔해졌다.


“밀어 붙여!”

“놈들이 당황했다. 더 공격해!”


리자드 맨 주술사가 부여한 힘으로 현세에 간섭할 수 있었던 스펙터들.

읍내 여기저기에 설치된 주술진이 무력화되면서 더 이상 D.H 사냥 팀을 위협하지 못했다.

한 번 기울어버린 저울은 다시 기울지 않고.

D.H 사냥 팀들은 성환 읍에 세워진 리자드 맨 군락을 모조리 불살랐다.

소탕전 과정에서 사상자가 꽤 나왔지만, 접경지를 드나드는 헌터에게 죽음이란 일상과도 같은 일.

이번 작전에 참여한 헌터들 중 불만을 표하는 사람은 보기 힘들었다.


“리자드 맨 사체가 몇 마리야?”

“마석 함유율이 10%가 넘는 무기도 많다고 하더라.”

“수익이 어마어마하겠어.”


오히려 소탕전 후에 나올 성과급을 보고 기뻐하면 기뻐했지.

평택으로 돌아오는 길.

대규모 인원이 움직이는 만큼 도로 주변의 몬스터들의 심기를 자극했지만.


콰아아앙-!


하이브리드 형 엔진을 내장한 전차의 화력이 그 분노를 가라앉혔다.

시정부 중앙군의 호위 덕에 접경지에서 이렇다 할 전투 한번 치르지 않고 평택까지 귀환.

나를 포함한 팀장들은 사장실로 직행, 소탕전 경과를 보고했다.

용인족 사장은 모든 이야기를 듣고는.


“4팀장. 네가 상처도 못 낸 괴물을 5팀장이 쓰러트렸다는 거, 사실이냐?”

“······그렇습니다.”

“나 몰래 공적 몰아주기 같은 거 약속한 건 아니고?”

“아닙니다. 제가 왜 그런 짓을 합니까.”


박민호 팀장이 억울한 투로 강하게 반발했다.

큭, 하고 웃는 용인족 사장.


“그럴 이유가 없긴 하지. 너무 황당해서 해 본 말이야.”


용인족 사장의 긍정. 다른 팀장들도 놀란 기색으로 나를 흘겨보았다.

3성의 끝자락.

박민호 팀장은 자신의 의념을 마력에 어설프게나마 실을 수 있어서 격의 상승을 노려볼 만한 실력자다.


-뭐야. 박민호가 잡은 거 아니었어?

-한 팀장한테 약점이라도 잡혔, 아니지. 그럴 리가.

-미친. 우리 팀이랑 같이 갔을 때 붙들어놨어야 했는데!


다 들리거든요.

힐끗거리는 사냥 팀장들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다.


“뒤처리할 게 가득할 텐데 모두 가 봐. 사상자 명단부터 정리하고.”

“예!”

“한 팀장은 남고.”


용인족 사장의 지시에 사냥 팀장들이 아쉬운 듯 나를 뚫어져라 바라봤다.

조용해진 사장실.


“큭, 인기 만점이네?”

“저는 이성한테 인기 많은 게 좋습니다.”

“한 팀장이면 사내에서도 제법 인기 있지 않나?”

“그건 잘 모르겠는데요.”

“뭐, 그 문제는 됐고. 중앙군에서 그 사체 넘겨달라더라.”

“그건 사장님께서 결정하실 문제 아닙니까?”

“사냥한 헌터의 권리야. 그것도 보스 몬스터의 사체라면 더더욱.”


우리 사장님. 의외로 상식인이다.

뜻밖이라는 눈으로 지그시 바라보니 용인 특유의 흉포한 동공 위로 분노가 아른거렸다.


“왜 그런 눈으로 보냐?”

“아무것도 아닙니다.”

“어떻게 할 거야. 특이 케이스면 중앙군 말고 경매 붙이는 게 더 나을 거다만.”

“팔죠. 이번에 중앙군에서 소탕전을 지원해 주기도 하지 않았습니까.”


용인족 사장은 코를 씰룩였다.


“그건 내가 고려할 문제지. 한 팀장이 굳이 손해 볼 필요는 없잖아?”

“이쪽도 성의라는 게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흠. 나한테 빚을 달아놓겠다는 말로 들리는걸.”


굳이 부정하지 않고 빙그레 웃었다.

리자드 맨 주술사의 사체를 제값에 팔려면 시간이 꽤나 들 것이다.

여러 혼백을 몸에 거둬들여서 격을 뛰어넘으려 한 괴물. 시정부 연구소 말고도 탐낼 기업들이 수두룩하다.

사체를 경매에 등록하고 입소문을 내서 기업끼리 경쟁을 붙인다?

그걸 언제 파냐.

차라리 용인족 사장에게 빚도 지울 겸 빠르게 처분하는 게 낫다.

이번 전투에서도 추가된 무장의 효과를 톡톡히 봤으니.

능력 강화를 위해 추가 장비 구매에 필요한 돈을 마련하는 게 이득이다.


“시정부한테서 최대한 많이 뜯어내마.”

“감사합니다. 사장님.”

“언제든 부탁할 일 있으면 나한테 말하고.”


호오.

용인족 사장이 직접 ‘부탁’이라고 언급할 줄이야.

그 정도면 훌륭한 거래다.


“바쁠 텐데 가 봐.”


축객령을 내리는 용인족 사장. 나는 고개를 숙이고는 물러났다.



***



괴물들 사체 처리 분배.

부상 및 사망자 명단 정리와 후속 처리 등, 다른 팀장들은 일거리가 넘쳐났다.

난?


“하늘 참 맑네.”


태평하게 하늘 타령하면서 회사를 나섰다.

내가 사냥한 괴물에 한해서는 소유권을 100% 인정받았고.

5팀이라고 해 봐야 혼자뿐이니 정리할 사상자도 없다.

소탕전을 마치고 조기 퇴근하는 호사라.


부우웅-!


퇴근 후의 여유를 즐기고 있을 때, 휴대기기가 진동음을 낸다.


[해결사 길드]

회원님께 지명의뢰가 들어왔습니다. 가능한 빠른 시일 안에 길드에 방문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지명의뢰.

내 이름을 지목해서 의뢰를 맡긴다는 뜻인데.

해결사 길드에 이름을 올린 지 하루도 안 되어서 지목했다고?


“이야기나 들어볼까.”


심상치 않은 냄새가 솔솔 난다.

한 번 들어보고 여차하면 거절해도 되니 손해 볼 건 없잖아.

곧바로 전철에 탑승, 암시장으로 향했다.

어슴푸레 지는 햇볕조차 외면하는 으슥한 골목.

그 끝에 있는 해결사 길드의 문을 여니 직원이 화색을 띠며 반겼다.


“무사하셨군요.”

“안부를 묻는 표현 치고는 격한데?”

“기껏 지명의뢰가 들어왔는데 소탕전에서 큰일을 당하셨을까 걱정했습니다.”

“보다시피 멀쩡해.”


내가 리자드 맨 주술사를 격살했다는 소식이 아직 전달 안 된 모양이군.

가볍게 웃고는 비어 있는 자리에 앉았다.


“이번에도 무언가를 찾아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

“또 사람이라도 찾아야 하나?”

“사람은 아닙니다만, 생물이라는 카테고리 안에 들어가겠군요.”


태블릿 화면 위에 나타난 사진.


“고양이?”

“예. 정확히는 마물의 피가 섞인 아르크 라는 종입니다.”

“해결사 길드가 심부름센터도 아니고.”


나는 에둘러 거절 의사를 비쳤다.

지명의뢰라고 해서 뭔가 했더니 반려동물 찾기라.

김빠지는군.


“의뢰인께서는 3억을 말씀하셨습니다.”

“······라고 말하기에는 너무나도 많은 돈이군.”

“그렇죠?”

“반려동물 하나 찾으려고 태우기에는 많은 돈 같다만.”

“아까 말씀드렸듯, 아르크는 평범한 고양이가 아닙니다. 3성 헌터에 버금가는 힘을 지녔죠.”


본능적으로 마법을 개화하는 고양이.

높으신 분들이나 돈깨나 만진다는 부자들에게 호위 겸 관상용으로 인기가 많단다.


“아르크를 키울 만한 재력가가 왜 나 같은 초짜 해결사를 찾으신대?”

“딜런 제약회사의 의뢰를 언급하시더군요.”


흑마법사 생포 건을 말하는 건가.

첫 단추가 사람 찾는 거라고 연달아 그쪽으로 일이 들어오다니.

이러다가 흥신소 쪽에서 유명인사가 될지도 모르겠어.


“거절하셔도 괜찮습니다.”

“됐어. 소일거리 치고 보수가 괜찮네.”


직원은 그럴 줄 알았다는 표정으로 서명란을 내밀었다.

능숙하게 이름을 적은 후.

난 허리를 앞으로 더 숙이며 테이블에 가까이 대었다.


“의뢰 내용. 더 자세히 말해 봐.”

“알겠습니다.”


직원은 의뢰인의 신상을 천천히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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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14화 별의 시야(3) +3 22.10.03 4,404 77 13쪽
13 13화 별의 시야(2) +3 22.10.02 4,662 82 12쪽
12 12화 별의 시야(1) +5 22.10.01 4,959 82 13쪽
11 11화 마인 혁신연합(3) +2 22.09.30 4,995 100 13쪽
10 10화 마인 혁신연합(2) +3 22.09.29 5,200 100 13쪽
9 9화 마인 혁신연합(1) +2 22.09.28 5,508 105 13쪽
8 8화 웨폰 마스터의 트레이닝(2) +3 22.09.27 5,618 120 13쪽
7 7화 웨폰 마스터의 트레이닝(1) +6 22.09.26 5,781 118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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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5화 암시장(2) +3 22.09.24 6,178 12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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