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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 보스 능력으로 세계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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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트리
작품등록일 :
2022.09.22 11:47
최근연재일 :
2022.10.14 07:20
연재수 :
2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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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2.10.02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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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3화 별의 시야(2)

DUMMY

별의 시야로 읽어낸 마력의 구조.

화염구를 관찰하고 있자니, 고아원에서 지낼 때 재미 삼아 했던 실뜨기가 떠오른다.

차이가 있다면 ‘화염구'라는 모양을 짜낸 게 실이 아니라 마력이라는 정도?


“이런 느낌이군.”


난 의지력으로 마력의 실을 풀어냈다.

가느다란 실을 풀려면 손재주와 적절한 힘이 가미되어야 하듯.

재배열 된 마력을 자연 상태로 되돌리는 건 상당한 요령을 필요로 했다.

그렇지만.


“쉽네.”


임프의 마법은 구조가 굉장히 단순했다.

여러 병기를 다루면서 일취월장한 별의 의지 운용 능력.

둘 이상의 병장기를 다루는 것에 비해서는 임프의 마법 구조쯤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퍼엉!


곡선으로 날아들던 화염구가 순차적으로 흩어진다.


“키히힛? 마법이 없어졌다.”

“키힛. 잔재주를 부리는 인간. 또 막아 봐라.”


무너진 건물 곳곳에 엄폐한 임프들이 다시 화염구를 준비했다.

임프들과의 거리는 50미터 내외.

마음만 먹으면 화염구가 완성되기 전에 도륙을 내는 것도 가능하지만.

나는 팔짱을 낀 채 임프들의 공격을 기다렸다.

얼떨결에 해제한 마법.

별의 시야로 화염구를 재배열 이전 상태로 되돌리는 데 온 신경을 집중해서인지 꿈을 꾸는 것만 같았다.

의념으로 마법의 구조에 파고드는 감각.

제대로 활용하려면 간섭하는 원리, 그리고 마력을 해제하는 요령에 익숙해져야 한다.

화염구를 더 던져 봐라. 임프 놈들아!


“끼히힛!”


다시 한번 날아드는 화염구 다발.

이번에는 10개다.

별의 시야로 하나하나를 모두 인지, 마력 구조를 이해하는 순간 의념으로 개입했다.

화염구 한 개를 해제하는 데 걸린 시간은 0.5초.

내 인지 영역에 들어오는 순간부터 마법에 개입, 임프의 제어 능력 위에 의념을 덧씌우면서 재배열 과정을 마친 마력을 되돌렸다.


“이제 슬슬 감이 오네.”


머릿속에서 폭죽이 터지는 것 같다.

새로운 ‘영역'에 처음으로 발을 디뎠다는 쾌감.

절로 미소가 지어지려는 찰나.


[큰 감정의 동요가 감지됩니다.]

[별의 존재가 발동합니다.]

[사용자의 정신력이 흐트러지는 것을 방지합니다.]


아 씁.

이럴 때는 즐기시게 좀 놔둬라.

별의 존재가 개입해 버리면서 확 가라앉은 마음.

그 덕분이라고 해야 하나. 별의 시야의 효능을 냉정하게 되짚을 수 있었다.

별의 의지와 비교했을 때 확연하게 떨어지는 가성비.

의념으로 병장기나 나무, 바위 같은 물체를 들어서 막는 것보다는 정신력 소모가 훨씬 컸다.


“키히힛! 무서운 인간이다!”

“키힛, 내 마법을 지우다니. 무슨 짓을 한 거냐.”


임프 무리의 목소리가 조금씩 떨렸다.

하기야, 타인의 마력 지배를 강제로 걷어내고 내 의념으로 비트는 일인데 이 정도면 훌륭한 가성비지.

그뿐이랴.

마인을 상대했을 때는 마기의 궤적을 읽어내서 공격 방향도 예측했고.

놈의 힘을 자극시켜서 폭주시키기까지 했다.

여기서 더 바라는 건 도둑놈 심보겠지?


“대충 감은 잡았네.”


마법의 구조 파악.

간섭 및 해제.

임프들이 적극적으로 협조해 준 덕에 구동 원리를 이해했다.

다른 마법도 비슷할까?


“얘들아. 화염구 말고 다른 거 써 봐라.”

“키힛. 미친 인간.”

“킷. 우리는 화염밖에 못 다룬다.”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

허리춤에서 솟구친 바라밀의 단검. 시퍼런 칼날이 임프의 정수리를 겨누었다.



***



게이트 공략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마력 자체에 개입하는 능력.

【별의 시야】 덕에 임프들의 마법을 어렵지 않게 파훼했다.

그렇다고 해서 만능까지는 아니었다.

고블린 주술사의 화염구에 비해서는 훨씬 떨어지는 파괴력.

수준 차이가 꽤 나는 마법인데도 재배열 과정에 개입해서 마력을 흩트리는 건 꽤 힘든 일이었다.

게이트 끝부분에서 마주친 보스 몬스터, 임프 장로를 상대할 때는 순간적으로 초점이 흐려질 만큼 정신력을 과하게 소모했다.


“키히히힛. 네가 우리 영역을 들쑤시고 다닌 인간이냐?”


평범한 임프보다 3배 정도 큰 괴물.

임프 장로는 손에 쥔 지팡이를 추켜세웠다.

지팡이 끝에 뭉치는 새하얀 냉기. 재배열된 마력이 빚어낸 기현상이 현실을 비틀면서 기현상을 일으킨다.


[빙결계(氷結界)]

[아이시클 스피어]


냉기를 휘감은 얼음 창이 날아든다.

자연적인 얼음이 아닌, 마력을 재배열해서 만든 인위적인 한기.

화염구보다 몇 배나 복잡하고 마력에 깃든 의념도 강하다.

난 차분하게 마력 구조를 읽어냈다.

냉기 마법은 속성력이 달라서인지 재배열 방식도 화염구와 상당 부분에서 차이를 드러냈다.

구조를 관찰하는 데 1초.

의념으로 비집고 들어가기까지 1.5초.


“키히히힛. 죽어라!”


창끝에 아른거리는 냉기가 어느새 피부의 열을 빼앗아 갈 만큼 가까워졌다.

시시각각 다가오는 얼음 창에서 눈을 떼지 않고 【별의 시야】를 발동.


푸학-!


냉기가 사방으로 흩어지면서 결합된 얼음도 구심력을 잃고 하얀 가루로 변해 바닥에 떨어졌다.


“키히히힛?”

“끙. 수준이 조금만 올라가도 힘드네.”


신음이 절로 나온다.

180까지 올린 정신력 스텟으로도 【별의 시야】로 마법에 간섭하는 건 힘겨웠다.

소모된 정신력은 약 20%.

아이시클 스피어가 2성급 마법인 걸 감안하면······.


“키힛! 키힛!”


지팡이 끝에서 다시 한번 일렁이는 마력 파장.

손가락을 까딱이자 보급용 장검이 임프 장로의 지팡이를 반으로 잘라냈다.


“누가 구경만 한다고 했냐?”


임프 장로가 두 눈을 휘둥그레 뜬 채 자체적으로 마력을 재배열했지만.


쇄애애액!


단검 두 자루가 심장과 목덜미에 파고드니 촘촘하게 배열되던 마력이 공기 중으로 흩어졌다.

이 정도면 실전에서도 유용하겠어.

게이트 공략을 마친 후, 임프 사체들을 싣고 회사로 돌아왔다.


“뒤처리만 부탁드립니다.”

“뭐여. 한 팀장 조기 퇴근하게?”

“예. 들를 곳이 있어서.”


임프는 덩치가 크지 않아서 작업량이 많지 않다.

형님들에게 맡기고는 곧장 암시장으로 향했다.

암상인이 제시했던 10일.

헌터가 강해지는 수단은 레벨을 올리는 게 우선이지만, 무장을 강화하는 방법도 있다.

1억 5천. 평생 동안 만져본 적 없는 금액을 과감하게 투자했으니, 조금이라도 빨리 결과물을 확인하고 싶었다.


“끌끌. 빨리도 왔구먼.”

“장비나 보여줘.”

“쯧, 말 짧은 건 여전하네. 챙겨놨으니까 확인해 봐라.”


탁자에 나열된 병장기들.

나는 신중한 눈빛으로 각 무기 앞에 놓인 설명문을 살폈다.


[칼스의 창]

마석 함유율 : 7.5%

*마력 회로 : 정신 안정이 새겨짐.


[집중의 칼 - 메이거스 사]

마석 함유율 : 14.3%

*마력 회로 : 정신 집중이 새겨짐.


[바라밀의 반지]

*마력 회로 : 클리어 마인드가 새겨짐.


창은 게이트에서 출품된 물건이고.

집중의 칼이야 메이거스 사의 로고가 박혀 있으니 모를 수 없다.


“근데 이건 또 바라밀이네?”

“노리고 구한 건 아니다만. 시장에 있더구나.”

“역시 게이트 제인가 보네.”


누군가의 이름이 적혀진 아이템은 대부분 출처가 게이트다.

다른 세계의 흔적.

게이트에서는 마력 회로가 새겨진 값진 아이템이 드문드문 발견되기도 한다.

칼스, 혹은 바라밀처럼.

이전에 구매했던 바라밀의 단검과 연관 지어 보면 정신 계열 능력자가 아닐까 짐작된다.

손가락의 굵기보다 조금 더 큰 반지.

검지에 넣으니 내 손에 알맞은 크기로 변해서 착 달라붙었다.

드라고나의 용맹과 마찬가지로 정신 영역이 확장된 감각.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끌끌. 이 늙은이가 구해 준 물건들이 마음에 드는가?”

“이 녀석만. 나머지는 실전에서 활용해 봐야 감이 올 거 같아.”

“육시럴. 구하느라 등골 빠지는 줄 알았는데 하는 말이 그따위여?”

“그럼 환불해 주시던가.”

“암시장에서 그런 게 되는 거 봤나.”


하여간 생색내긴.


“다음에도 좋은 물건 있으면 알려주쇼.”

“일 없다. 정신력 관련 무장은 거의 없어서 매물을 구하기 어렵다네.”

“그럼 직접 구해야 하나.”


오른손으로 머리카락을 헤집었다.

평택 인근에서 법망에 걸리지 않는 물건들이 한데 모이는 장소.

암시장에서도 구하기 힘들면 어딜 가나 마찬가지다.

그린 존 내부에서 파는 장비들은 너무 고가라서 문제이고.

옐로우 존 쪽 무기상점에서는 메이거스 사 같은 정규제품만 취급하니 구할 방법이 마땅찮았다.


“직접 구하려는 생각인가?”

“바라밀 시리즈처럼 게이트를 공략하다 보면 한두 개쯤 떨어지겠지.”

“끌끌끌. 그렇다면 해결사 길드를 추천하지.”


해결사 길드.

평택 인근에서 D.H 다음으로 영향력이 큰 집단이다.

주 업무는 의뢰.


“의뢰 맡길 돈은 없어.”

“맡기라는 말이 아니야. 정신 관련 아이템을 보상으로 주는 의뢰를 고르면 되지 않겠나.”


오호라.

나는 턱을 만지작거렸다.


“나쁘지 않은 이야기네. 영감.”


암상인이 미소를 짓자 얼굴에 번진 검버섯이 흉스럽게 일그러진다.


“말본새하곤. 이거나 받아 가게나.”


〔장희원〕

*평택 국제시장 상인회 회장


암시장에 회장이라니.

누구 하나 죽어도 시체를 탐하기만 하는 곳을 대표한다는 우스운 명함이다.

뒷면에는 해결사 길드로 가는 약도가 그려져 있다.


“끌끌끌. 의뢰를 하는 건 상관없지만 자네가 해결사로 인정받는 건 어려울 걸세.”

“헌터 자격증이 있으면 통과되는 게 아니었나?”

“길드의 신용을 지킬 수 있는지 시험을 치르지. 자네가 해낼 수 있을지 모르겠구먼.”


해결사 길드에는 두 가지 규칙이 있다고 들었다.

신뢰, 그리고 익명성.

익명성을 보장하면서 어떻게 신뢰를 지키냐고?

길드가 의뢰 중계역을 맡으면서 수주한 헌터와 클라이언트의 ‘신뢰’까지 책임지는 것이다.


“소개 고맙수다.”


난 명함을 주머니에 넣었다.



***



오후 4시.

태양이 지평선을 향해 서서히 움직이고 있지만, 여전히 빛을 잃지 않은 시간대다.

그렇지만 눈앞의 골목은 햇볕을 거부하듯 어둠으로 잠겨 있었다.

명함에 표기된 장소는 골목 끄트머리에 있는 술집.

나는 망설임 없이 빛 한점 통하지 않는 어둠 속으로 발을 디뎠다.


끼이익-.


기름칠을 안 한 지 오래됐는지 요란한 소리가 났다.


“야. 놀지 말고 맥주나 마셔.”

“꺼억. 술이 또 들어가냐?”

“먹고 뒈진 놈이 때깔도 곱다고 했다.”

“······.”


어둠에 잠긴 골목과 대조되는 풍경.

대낮부터 술을 거나하게 마신 취객들이 요란하게 떠들어댄다.

난 그들을 슬쩍 본 후 테이블에 앉았다.


“처음 뵙는 분이군요.”

“외지인이다. 소개를 받고 와서.”

“호오. 어느 분께 저희 매장을 소개받으셨는지?”


영감이 준 명함을 내밀자 직원의 눈동자가 호선을 그렸다.


“당신이었군요.”

“날 아나?”

“화이트 스케일이 저희 영역을 존중하지 않았던 일은 꽤 유명합니다.”


당시 습격을 받은 주인공을 모를 수 없다는 건가.

난 쓴웃음을 지었다.


“의뢰를 맡기러 오셨습니까?”

“아니. 수주하려고.”

“흠. 상인회 회장님께서 추천하신 만큼 저희도 바로 의뢰를 알선해 드리고 싶지만······.”

“실력 증명이 필요하다는 거잖아.”


직설적인 말에 직원의 입가가 씰룩였다.


“마침 고객님의 신용을 보증할 만한 의뢰가 하나 있군요.”


*의뢰 종류 : 사람 찾기

*난이도 : C

*보수 : 100,000,000

*인적 사항

이름 - 김영준

나이 - 37

마지막 목격 장소 - 평택(21시간 전)

······.

*특이 사항 - 2성급으로 추정되는 흑마법사


사진과 마지막 행적.

그 외에는 눈에 들어오는 식별 방법이 없다.


“서울에서 김 서방 찾기도 아니고.”

“이건 추적 과정에서 획득한 흑마법사의 옷 일부입니다.”


누렇게 물든 천조각.

원래 색은 검었던 것 같지만 이물질이 많이 묻어서 제 형태를 알아보기 어려웠다.

흐음.

난 손바닥 크기의 천을 느긋하게 훑어보았다.

추적 관련 스킬은 없다.

그렇지만, 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어서 눈에 힘을 주었다.

얼마를 집중했을까.


“고객님. 하실 수 있겠습니까?”

“못 한다고 하면?”

“신용을 판단할 수 있는 다른 의뢰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지요.”

“좋아. 의뢰 내용을 수락하지.”


해결사 길드에서 말한 ‘신용’은 곧 실력.

레드 존에서는 힘이야말로 자신을 증명할 수 있는 보증 수표다.

그러니 직접 보여 주지.

내 신용이 어느 정도인지 말이야.


“그럼 의뢰 내용에 대해 자세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직원은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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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14화 별의 시야(3) +3 22.10.03 4,398 77 13쪽
» 13화 별의 시야(2) +3 22.10.02 4,657 82 12쪽
12 12화 별의 시야(1) +5 22.10.01 4,953 82 13쪽
11 11화 마인 혁신연합(3) +2 22.09.30 4,990 100 13쪽
10 10화 마인 혁신연합(2) +3 22.09.29 5,194 100 13쪽
9 9화 마인 혁신연합(1) +2 22.09.28 5,502 105 13쪽
8 8화 웨폰 마스터의 트레이닝(2) +3 22.09.27 5,610 120 13쪽
7 7화 웨폰 마스터의 트레이닝(1) +6 22.09.26 5,775 118 13쪽
6 6화 그린 존 안으로 +4 22.09.25 6,002 118 14쪽
5 5화 암시장(2) +3 22.09.24 6,172 126 13쪽
4 4화 암시장(1) +6 22.09.23 6,428 122 13쪽
3 3화 각성하다(2) +7 22.09.22 6,976 138 13쪽
2 2화 각성하다(1) +3 22.09.22 7,485 130 13쪽
1 1화 운수 좋은 날 +10 22.09.22 9,768 152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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