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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성 님의 서재입니다.

삼국지 - 들개의 머리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필성필성필
작품등록일 :
2020.01.29 23:32
최근연재일 :
2021.11.18 0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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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3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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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27쪽

외전 3장 7화 – 여의보주를 지나 용연(龍淵)의 땅을 찾아가는 이유

DUMMY

절그럭- 절그럭-


가죽이 부대끼는 소리와 함께 쇠로 된 무구가 뒤섞여 소리를 낸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사이로 사람의 목소리가 들린다.


“양주를 벗어났나?”


“조금 있으면 강하에 들어섭니다.”


“그런가, 허면.”


참으로 오랜만에 그 모습을 드러내는 악광은 제 손으로 신호를 보내 제 후미를 따르는 이들을 멈춰 세웠다.


“그간 우중충한 행세 하느라 수고 많았다. 잠시 쉬었다가 이 미력함을 털고 이동할 것이다.”


“두령, 허면 더는 이리 뭉그적거리지 않아도 되는 것이오?”


“두말하면 입 아프지 않겠느냐?”


“흐하하하하, 이봐들! 이제 되도 않는 연기는 때려 치워도 된다고 두령께서 말씀하셨다!”


우오-!


넉살 좋은 수하 하나가 신이나 제 뒤에 자리한 이들에게 이를 전하자 졸지에 기백에 달하는 이들이 제 주먹을 추켜세우며 호응했다.


그리고 그와 조금 멀찍이 떨어져 있는 이들과 함께 자리한 조홍은 이를 보며 묘한 흥미를 보이고 있었다.


“언뜻 보아도 하나 된 이들, 마치 가족이나 다를 바 없어 보입니다. 산적두목치고는 확실히 인망도 있어 보이고 말입니다.”


“저래 보여도 익주에서 꽤나 날렸던 이들이라 한다. 형주에서 신구패의 일원으로 이름을 날렸던 것은 그 다음의 일이고.”


그리고 그런 그의 말을 한충이 받았다.


“아, 형님. 그래도 왕년의 저희들만 하겠습니까? 저것들을 익주 촌구석 출신 아니요?”


그리고 그런 둘의 이야기에 끼어들고자 했던 것일까?


품에서 대통을 꺼내 목을 축이던 손하가 갑자기 그 둘 사이에 끼어들었다.


“아우야, 정녕 너는 신상사께서 왜 우리 모두를 저 신구패라 불리는 이에게 붙여두었는지 이야기를 듣지 못했던 것이냐?”


“아, 들었지요. 들었습지요. 헌데, 그게 말이나 됩니까? 아니, 우리는 뭐, 살면서 그냥 할 짓거리 없어서 칼 잡은 사람들이요? 누구는 뭐, 관과 척 안지고 수십, 수백이 넘는 이들을 베어내믄서 명성을 떨치지 않았겠느냔 말이지. 그리고 여기, 여 눈앞에 자리하고 계신 우리 살동, 아니지. 거, 참모께서는 그, 오성이 그리도 빼어나잖습니까? 그, 지모. 그래, 그거! 헌데 이리 머리 쓰는 놈 하나에 힘 꽤나 쓰는 놈 둘까지 완전 붙여버리는 거. 이게 그 뭐라 그러지? 어, 무슨 낭비 아니요? 막말로 우리 다 빠져버리면 신상사께서는 고작 법문이나 읽을 줄 아는 종도 놈들이랑만 계셔야 할 것인디, 뭔가 허전한 면도 있을 것이고. 응? 참모께서는 어찌 생각하시오?”


내려진 명을 충실히 수행하려는 한충과 이에 대해 답답함을 품은 손하였다.


하긴 그러한 질문을 돌려받은 조홍이라고 내려진 명이 정확하리만치 이해가 가진 않았다.


솔직히 양주에 자리한 전력의 절반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수하된 이를 모조리 끌고 왔으니 앞서 불만을 제기한 손하의 지적 또한 나름 합당한 의구심이었던 것이다.


“익주에서 이름을 날리고 있는 금범회를 복속시켜라. 교의 세력으로 편입하고 그 거주지를 중원으로 옮길 수 있도록 한다. 모든 이는 교에 복종해야 하며 그렇지 못하다면 최대한 많은 이들을 교인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게 내려진 명이었지요?”


“그렇지, 내려진 명이 그것이지. 우리도 같은 소리를 들었소. 헌데 참모 그게 대체 무슨 뜻이오? 말, 그대로 잘 따르면 될 것 같긴 한데 어째서 익주까지 가냐는 것이지. 멀기도 허고, 또 우리 모두가 우르르 몰려갈 일인지도 싶고.”


손하는 은근한 껄끄러움 속에서도 그나마 이 자리에서 가장 머리가 뛰어난 조홍에게 의지하여 제 궁금함을 풀고자 했다.


허나 작금의 조홍 또한 알게 모를 요상한 이야기와 함께 신상사의 명을 받아 내려온 것이니 딱히 그에게 정확한 답을 내려주진 못했다.


“굳이 의미를 부여하자면, 두 가지 정도가 있겠지요. 오는 길에 저 악광이 설명을 해준 대로 금범회라는 이들의 세가 크니 이를 회유하여 교세를 키울 목적이 있을 것이고, 또 그러한 회를 이끄는 회주가 꽤나 강하다고 합니다. 허니 그에 대한 방비로 두 분을 함께 모신 것이 아닐까 하는 것 정도랄까요? 여차하면 충돌도 있을 것인데 그에 대비하여 우두머리 여럿은 죽여놔야 흡수가 빠르지 않겠습니까?”


“참 나, 거 회주라는 놈이 강해봤자 얼마나 강하다고. 본래, 그리 거창한 직함 달고 있는 놈들치고 내 강한 놈 못 봤지.”


손하는 두 팔을 걷어붙이고는 제 손에 침을 탁 뱉으며 자신감을 내비쳤는데 정작 그런 그와는 달리 한충은 말이 없었다.


“음? 형님, 왜 또 조용하시오?”


“아우야, 너는 저 악광이란 이와 붙어본 적이 있더냐?”


“음? 아니 없소. 워낙에 저 양반이 조용해서야 말이지. 말하는 것도 싫어하고, 같이 술 마시는 것도 딱히 즐기는 편도 아니고. 뭐, 가끔 오가는 행상 약탈할 때야 제법 날뛰었다고 하더만 그거야 나하고 형님과 다를 바 없는 것 아니요?”


“나는 붙어본 적이 있다.”


“뭐요? 아니, 그럼 이 아우를 내버려두고 혼자만 재미를 봤었단 말이오?”


“재미라고? 죽지 않을 뻔 했던 것이 다행이지.”


순식간에 굳어져버리는 안면과 더불어 전혀 믿기지 못할 한충의 발언에 손하는 대체 이게 무슨 소리인가 싶었다.


“그게 갑자기 무슨 소리요?”


“고작 열 합이었다. 그것도 이쪽의 도발을 얼추 봐주면서 반격의 출수 몇 번을 보인 것이 전부였지. 그럼에도 죽을 뻔했다.”


“허, 형님?”


어느새 놀라 휘둥그레진 손하를 뒤로하고 한충은 조홍에게로 시선을 건넸다.


“내 신상사의 명으로 챙겨온 것이 뭔 줄 아는가?”


“무엇입니까?”


“마비산이지, 그도 모자라 졸음이 쏟아지게 만드는 약도 있으며 족히 수십도 모자라 소와 말도 쓰러지게 만들 수 있는 양을 가져왔네. 이 정도면 말 다한 게지.”


그러한 한충의 발언에 조홍의 눈 또한 손하와 다를 바 없이 화등잔만하게 커져버리고야 말았다.


“분명히 저 악광의 입으로 똑똑히 들었을 것이다. 저보다 몇 배는 더 강한 이가 금범회의 회주라고. 그 때문에 필히 분명 일에 차질이 생길 것이 분명하다 신상사께선 판단한 것이야. 여차하면 죽일 수밖에 없을 가능성도 염두해 두신게지.”


“하, 하지만 형님! 그래도 이건.......”


“너와 내가 합공을 해야 저 악광과 비슷한 수준일 것이다. 허면 그보다 훨씬 더 강하다는 회주는 이길 자신이 있더냐?”


“아니, 그 허풍을 어찌 믿고 그런 소리를 다 하시오? 아닌 말로, 그날 형님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았을 수도 있지 않소?”


“최소한도 저 이는 그러한 사실을 가지고 거짓을 입에 담을 이는 아니라 생각한다. 또한 내 몸 상태도 내가 잘 알아. 참모께서도 그리 생각하시겠지?”


의외로 진중한 한충의 발언에 손하는 더는 말이 없었다.


그리고 이를 받아들이는 조홍 또한 그 고개를 끄덕이며 은근한 동의를 표했다.


확실히, 제 스스로 저 이를 처음 보았을 때 진짜배기 범이라 표현하지 않았는가?


그 자질이 아까울 정도로 제대로 된 이었고, 다른 이들과 비교하기조차 아까울 정도였다.


“제 입으로 말했던 것이 아직도 기억이 납니다. 분명 범이라 칭했었지요. 확실히 그 능력 하나만큼은 인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허이구, 나 참! 저 정도가 범이면 뭐, 익주에 자리한 그 회주라는 놈은 용이라도 되는가보지? 어? 익주에 용이 사는데 왜 나는 몰랐을까? 제가 무슨 잠룡이라도 되나? 허면 익주는 잠룡이 자고 있는 땅이니까 용연(龍淵)이고? 이게 말이나 되는 소리야? 아니, 뭐 세상천지 뭔 놈의 도적놈들이 다 거기서 거기지. 그리 강한 놈들이 다 도적놈하고 있으면 나라는 누가 지키나? 어? 아이고, 두야!”


답답하다 못해 화가 치미는 모양인지 제 가슴팍을 두들기며 연신 한숨을 뻑뻑하고 쉬어대는 손하였다.


“아우야. 그야 네가 아직 이를 직접 겪지 못해 그런 것이다. 그리고 문제는 그 뿐만이 아니다. 우리야 이 양주 근방으로 내려왔으나 익주를 지나려면 남양 땅을 지나야한다. 거기서 남군을 거쳐 익주의 초입으로 들어서야하지. 형주에서 익주까지 장강을 끼어야 하고 최근 들어서도 그 마찰이 끊이지 않는다는 수 없이 위험한 이들의 영역을 지나야한다는 말이다.”


“아니, 형님! 거, 진짜 듣자듣자 하니 너무하시네. 우리라고 사람 안 죽였소? 어? 막말로 내 손에 죽은 현위 놈도 둘이고, 부곡 뭐, 사병 나부랭이 놈들도 수십, 수백이 내 앞에 설설 기었소. 거기다 작금에는 이리 형님과 함께 교에 들었고 우리의 위명 앞에 양주 바닥에 이름난 도적놈들 다 무릎 꿇었잖아? 반항한 몇 놈들이야 그 수하들과 함께 다 죽어서 없고. 헌데 그까짓 형주, 익주가 뭐, 그리 잘났다고......, 에잉. 거, 형님도 그러는 거 아니요! 사람이 말이야, 나이를 먹었는지 자꾸만 겁이 많아져, 그래. 쯧!”


“아우야!”


“아, 거 쫌! 거기서 입 싹 닫고 지켜보기나 하쇼. 어디 그 잘난 실력, 지금 이 두 눈으로 확인해 볼라니까. 익준지 형준지 서융이랑 남만의 이들이랑 경계나 맞댄 것들이 뭐, 얼마나 쎄다고. 중원에서 놀아본 실력이 어떠한 것인지 내 아주 제대로 보여주도록 하지.”


답답한 마음에 제 의형이나 다름없는 한충에게 목소릴 높이며 자리에서 일어난 손하는 그 길로 악광을 향해 걸어갔다.


그리고 악광 또한 저를 향해 다가오는 인기척과 살기를 느끼며 조금은 불편한 안색으로 손하를 마주할 수밖에 없었다.


“하실 말씀이라도 있소?”


“저쪽에서 하도 말들이 많아서 말이야. 우리가 이리 우르르 몰려 갈 정도의 일인지 이 손하는 아직도 이해가 아니 된다 이거지. 해서 확인이 필요한데, 확인시켜줄 수 있겠지?”


“확인이라, 비무라도 청하시려는 게요?”


“왜? 갑자기 칼 맛 좀 보자니까 겁나나보지? 나는 아직도 이해가 안 돼, 금범회? 어디서 이름만 번지르르한 것이 왠지 모르게 신용이 안가. 혹시 또 모르지 않은가? 일합에 내 칼 앞에 무릎을 꿇고 그 회주라는 양반이 질질 짤지도 모르고.”


“그 말은......, 조금 심하셨소. 내가 어디에서 나왔는지를 알면 그러한 이야기를 못할 텐데?”


“그러니까, 그 잘난 금범회에서도 견디지 못하고 도망쳐 나왔다는 거잖아? 그러니까 패잔병 주제에 저 기분 나쁘다 소리만 하지 말고 실력을 보이라고!”


부웅-


순식간에 칼을 뽑아는 손하는 맹렬한 기세로 제 앞에 자리한 악광을 향해 칼을 휘둘렀다.


워낙에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주변에 자리한 이들마저 어찌할 줄 모르고 굳어져 있었는데 정작 그 한 번의 칼질로 안색이 구겨져버린 것은 다름이 아닌 먼저 칼을 휘두른 손하였다.


“뭬야? 언제 거기까지 갔어?”


사람이 날아간 것도 아니고 미끄러진 것도 아닌데 어느새 저와 확연히 거리를 벌리며 뒤로 물러난 악광이었다.


“비무라고만 평하기엔 극심한 감정이 실렸군.”


“거 쫑알쫑알 말 많네. 한 번 피했다고 되도 않는 강자라도 되는 것 같은가보지? 어?”


부우웅-


마치 멧돼지가 땅을 박차듯 묵직하면서도 빠른 몸놀림으로 순식간에 간격을 좁혀드는 손하는 제 앞에 자리한 악광을 향해 다시금 묵직한 칼바람을 일으켰다.


까앙-


“거 봐, 고작 한 번 도망가고 잡혔잖아.”


“피할 수 있음에도 더 물러나지 않은 것은 수하들 때문임을 잊지 마시오.”


“허이구야, 그러셨어? 허면 그 수하들 앞에 창피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최선을 다하면 되겠네!”


어느새 허릿춤에 자리한 칼을 뽑아들어 자신의 일격을 막아낸 악광을 보며 손하는 비열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흐하하하하! 막아봐, 어디 이것도 막아보라고!”


칼잡이이자 도적으로써 뜨겁게 달궈지는 내면의 희열을 주체하지 못한 손하는 엄청난 속도로 연달아 칼을 휘두르며 제 앞에 자리한 악광을 압박해 들어가기 시작했다.


전방에 한정되었다지만 이를 맞이하는 입장에선 마치 사방에서 칼이 뻗어 들어오는 것 마냥 느껴질 정도로 손하의 검술은 변화에 능한 모습을 보였다.


그 또한 신상사의 휘하에 들기 이전까지 제법 이름을 날린 도적이었고 저 스스로 능히 그 위명을 자처할 정도의 실력을 보유하고 있었던 것이다.


“어디 주제도 모르는 게! 저만 무예로 위명을 떨치고 저만 식구들 데리면서 대형이니 두령이니 하는 소리 듣고 살아온 줄 알지? 그것도 고작 변방에 한 발 걸친 반쪽짜리 잡주 주제에 중원에 자리한 이들이 어찌 살았는지 모르지? 형주고, 익주고 사방에서 들불처럼 번져나가고 사그라들지 않는 중원의 이들을 겪어보지 못했을 것 아니야? 한 번에 수천에 달하는 이들이 뒤엉켜 죽어나간다고. 어제 받아들인 식구가 하필 오늘 주검이 돼서 내 발에 채일 때 그 기분이 얼마나 개 같은지 알기나 해? 그것도 하필 내 적이나 다름없는 놈들과 목숨을 걸고 영역다툼을 벌이는데, 내게 충성하겠다는 새끼가 죽어서까지 나를 방해하는 그 좆같은 순간이 어떠한 것인지 알기나 해!”


제 내재된 모든 불만을 토해내듯 포효하는 손하의 기세는 매섭다 못해 주변에 자리한 모든 이들에게 두려움을 선사할 정도였다.


엄청난 무게가 실린 한방 한방의 위력에 이를 막아내는 악광의 칼은 금이 가다 못해 이가 빠질 정도가 되었고 그도 모자라 악광의 걸친 옷은 어느새 찢겨지고 조각난 부분이 많아지고 있었다.


“언제까지 도망만 다닐 생각이냐!”


순간, 악광의 손에 쥐어진 칼이 손하의 칼에 의해 부러져 두 동강이 나게 되었다.


일순, 찾아든 정적은 그렇게 주변에 자리한 모든 이들을 침묵으로 밀어 넣고 있었다.


“하하하하! 별 것 없구만, 별 것도 없어! 이 따위 실력으로 지금껏 그리 강한 척을 해왔던 게야? 그러고 보면 한충 형님도 늙으신 것이 맞는 게지. 고작 이 따위 놈에게 열 합 만에 패하시다니 말이야. 형님! 보셨소? 이 아우가, 형님이 이겨내지 못한 이놈을 이겼소!”


한층 자신감이 차오르다 못해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던 손하는 이내 오만함이 서린 얼굴로 제 뒤에 자리한 한충을 부르며 손을 흔들었다.


허나, 정작 이를 마주한 한충의 얼굴은 마치 맹수의 그것마냥 가라앉아 있었다.


“그, 그 표정은 뭐요? 내가 이놈을 이겼다고 지금 질투라도 하시려는 게요? 거, 형님도 이젠 인정을......”


“이제야 꺼냈구나.”


“뭐요? 꺼내?”


알아들을 수 없는 한충의 반응도 그렇고, 그 가라않은 시선이 제가 아닌 제 뒤를 향하고 있음을 깨달은 그는 이내 제 고개를 돌려 다시금 악광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곳엔 보다 조심스러운 자세로 제 수하에게서 특이하게 생긴 도끼와 그 못지않게 요상한 작은 손도끼들이 걸쳐진 혁대를 받고 있는 그가 있었다.


“다시 날을 가느라 제법 시간이 걸렸습니다. 이름난 장인을 찾기 힘들어 애먹은 것도 있고 말입니다.”


“수고했다.”


어느새 제 수하를 다독인 그가 아주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혁대를 차고 고정된 손도끼들의 위치를 다시 손보며 자세를 잡아가자, 손하는 묘한 이질감을 느끼며 작금의 제가 느끼는 이 감정을 별 것 아닌 불편함으로 치부해야만 했다.


“이놈이 초부(樵夫)도 아니고, 무슨 놈의 도끼가 이리 많아?”


“아우야, 저게 진짜니라!”


뒤에서 한충의 목소리가 들렸으나 도리어 그것이 저를 더 불편하게 만들고 있었다.


“제기랄, 그것도 애병이라고 아주 노골적으로 자연스럽다 이거지?”


방금 전과는 비교도 하지 못할 정도로 그 분위기가 달랐다.


불론, 방금 전 칼을 쓸 때에도 그 어떤 어색함이 없었으나 분명 저처럼 손에 딱 달라붙는다는 느낌은 없었다.


허나


부웅-


한 번.


부우웅-


두 번.


어느새 혁대의 착용을 마치고 가죽 끈의 끝을 쥐고 가벼이 도끼를 돌리기 시작한 그의 모습을 보며 손하는 점점 제가 느끼는 이 이질감과 불편함이 점점 저를 옥죄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시퍼렇게 서있는 날이 한 번 회전할 때마다 마치 제 팔 다리를 잘라낼 것만 같았고, 서슬 퍼런 예기를 뿌리는 그 모양새는 어째 도끼, 그 자체가 나무가 아니라 사람이나 짐승의 살을 찢고 베어내게 생긴 것처럼 느껴졌다.


“준비는 되었소?”


“퉤엣! 병기 바뀐다고 사람 바뀌냐? 오냐, 어디 본격적으로 한 번 겨뤄보자꾸나!”


차분하게 가라앉은 악광과는 달리 이미 기세싸움에서 밀린 손하는 이를 억지로라도 뒤집기 위해 강맹한 공격만을 주구장창 가했다.


까아아앙-


한 번의 충격에 사람의 팔이 떨리며 저려올 만큼 혼신의 힘을 다한 일격에 칼과 도끼가 부딪치며 묵직하면서도 귀가 지끈거릴 것 같은 굉음을 만들어내었고, 그것이 연달아 이어지자 악광의 수하들을 비롯해 조홍과 한충 등이 제 귀를 틀어막으며 이를 지켜봤다.


그렇게 또 다시 근 삼십 합에 다다르는 공방이 이어졌고, 이내 더는 칼을 휘두르지 못할 정도로 지친 손하는 후들대는 제 팔을 억지로 부여잡으며 거친 숨과 함께 헐떡이며 제 칼을 곧추 세우고 있었다.


허나 그에 비해 그런 강맹한 손하의 공격을 받아낸 악광은 가벼이 땀 몇 방울을 흘렸을 뿐, 그 호흡에 어떠한 흔들림도 없이 침묵 속에 그를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었다.


“승패가 났군.”


“지금 중한 것은 승패가 아닐 텐데요. 저게 말이나 되긴 합니까?”


담담한 표정의 한충에 비해 조홍은 평상시의 제 평정이 무너진 모습으로 제 앞에 자리한 악광을 보고 있었다.


제아무리 가벼워보여도 절대로 가벼이 볼 수 없는 것이 손하의 실력 아닌가?


헌데 그런 그가 단 한 번도 제대로 된 일격을 상대에게 날리지 못했다.


제대로 먹힌 공격 하나 없이 제 풀에 제가 나자빠지기 직전이었다.


“나도 겨뤄보지 못했다면 같은 반응을 보였겠지. 어째 우리의 입장이 잠시 바뀐 듯 하지만 그래도 이것도 나쁘지는 않지. 참모, 한 때 손하와 내가 그대를 두려워하고 께름칙하게 여겼던 것은 그대의 지모와 더불어 그대의 어린 시절과 맞지 않은 잔혹하고 흉포했던 소문 때문일세. 그 어린 것이 그리 사람을 죽이는데 그 어떠한 망설임도 없었을 뿐더러, 사람을 죽였다는 무게를 가벼이 짊어지고 살아갈 정도라면 가히 괴물이라고 해도 충분할 테니까. 자네도 얼추 알고 있지 않은가?”


“그 이야기는 지금 왜 하십니까?”


“왜 하긴, 그 지모와 더불어 망설이 없이 일을 저질러버리는 그 실천만이 무서운 것이 아니라는 것이지.”


“.......그러니까 저와는 다른 의미로, 반대라고 받아들이면 되는 겁니까?”


“그렇지, 참모는 엄밀히 말하면 무인은 아니야. 나이에 비해 칼 쓰는 거, 병기 다루는 거 거기다 뭐 이런 저런 머리 쓰는 일까지 만능이라고는 하나 솔직히 내 앞서 언급한 머리를 써서 이를 실천하는 것이 그대 재주의 제일이지. 하지만 저놈은 그와 반대야. 눈썰미가 좋았다면 방금 전, 칼 쓰는 일에도 딱히 손속을 세우지 않았으니 손하 놈을 봐준 것을 알았겠지?”


“정확하진 않았지만 얼추......”


“복사를 만났었다면서 그를 넘진 못했던 모양이군. 하긴, 그놈 점치는 것도 제법이라지만 이것저것 병기다루는 다루는 솜씨 또한 일절이지. 본래 우리와 같이 누군가가 받들어 주고 밑에 수하를 두고 부리는 이들은 의외로 홀로 다니는 이들보다 강하진 않으니까. 실제로, 나 또한 그런 복사나 손하보다는 약한 편이기도 하고. 뭐, 나이도 있지 않은가?”


“지금 중한 것은 그게 아닐 텐데요? 계속 말씀해주셨으면 합니다. 신상사께서 그저 그런 이유로 익주를 눈독 들였을 리도 없고, 그것이 만약에 저 악광과도 같은 실력이 증명된 이들이 물경 수천에 달하는 것이라면, 그것이 목적이라면. 능히 이리 휘하에 모든 이들이 한데 움직이는 것도 합당하다는 결론이 나버리게 되지 않습니까? 가뜩이나 북파의 이들에 비해 전력이 떨어지는 이쪽입니다. 헌데 이 정도 실력을 갖춘 이가 고작 중진이었다면, 이들을 흡수한 남파의 무력은 북파와 자웅을 겨루진 못해도 얼추 비견되는 수준까지는 끌어올릴 수 있겠지요. 하지만, 그에 앞서 저자에 대한 설명이 먼접니다. 눈앞에 보석이 있음에도 그 가치를 보다 낮게 잡았었으니, 창피해서 고개라도 처박고 싶은 심정이니까요.”


제 손으로 눈앞의 악광을 가리키며 눈을 빛낸 조홍은 이내 자발적으로 불편한 안색을 지어보이며 한충을 독촉하고 있었다.


“하하하하! 신상사 앞에서도 기죽지 않던 조홍답지 않구만. 그 도끼를 세운 지금도 저리 손하를 봐주는 것은 참을성이 있기 때문이야.”


“참을성......”


“그래, 노삭 놈이 무슨 짓을 했는지는 몰라도 저놈은 목적이 있는 놈이지. 그리고 그 목적을 이루어줄 것이 교라고 했으니, 어지간한 일이 아니고서는 교가 제게 미치는 폐해는 제가 감수하겠다는 것일 것이고. 허니 어찌 두렵지 않을 수 있을까? 압도적인 무용을 지닌 무인이 제 목적을 위해 아무렇지 않게 행동해도 될 모든 상황에서도 이를 조심하며 참고 있네. 이는 자네가 말했던 것처럼, 자네와는 모순에 가까울 정도로 반대편에 자리한 모습을 보여주지. 그래서인지, 나 또한 그를 대할 때 조심스러워. 저 정도로 맹목적인 집착을 가진 놈들은 주로 교 내에 신실한 신앙심을 가진 놈들 이외엔 없거든. 헌데 그 신앙심을 버려두고도 저러한 모습이라면......, 더는 말하지 않아도 알 게야.”


한충의 발언에 조홍은 저도 모르게 하늘을 보았다.


“내가 하늘을 보지 못한다고? 해서 하늘을 보았으면 한다고?”


참으로 오랜만에 사람에 대한 치기(稚氣)가 차오르고 있었다.


분명 장담컨대 제가 신상사보다도 더 지모가 뛰어나고 오성이 깨어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저는 보지 못하는 것을 그는 보았다.


그리고 이는 작금에도 마찬가지.


실력이고 능력이고 자신은 이 바닥에 있을 사람이 아니다.


잠시 흥미가 일어 스스로 구속된 삶을 살고자 하였으나 딱히 구속구가 채워지지 않고서도 이제는 제가 구속되어 스스로 나아가야 할 길마저 배정받게 되는 입장이 되어버렸다.


“한 장령께서는 신상사를 믿으십니까?”


“장령이라, 꽤나 높이 띄워주는군. 한데 질문이 좀 그렇지 않은가?”


“반드시 멀리 본다고 해서 모두를 챙기는 것은 아니니까요.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째서?”


“일백 그 언저리로 수천에 달하는 이들을 감화시키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제아무리 지난날 함께했던 무리로 돌아간다고 해도 그것이 수년이 지났다면 그것도 모두가 퇴출된 상황을 알고 있다면 더더욱.”


“정확히는 독립의 기치를 들었다고 들었네.”


“허면 그 또한 더더욱 쉽지 않으심을 아시겠지요?”


“그러니까 우리 같은 도적 나부랭이들은 지금 버려지는 패다?”


“그건 정확히 모르겠습니다. 버려지는 패라고 하기엔 여러분들의 무용이 아까워서 말입니다. 거기다 저 악광도 있고 말이지요. 다만, 일이 성사되지 않는다는 가정하에 좋게 끝날 것 같은 그림이 그려지진 않습니다. 최소한의 충돌이나 마찰이 의외로 뒤안길에 생길 것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뭣?”


“그러고 보니 독에 조예가 능하신 편이셨지요?”


“뭐, 땅꾼이었던 적이 있으니 그런 셈이지.”


“허면 가는 길에 뱀독을 구하시지요. 그래야, 그래야 뒤탈이 없을 것입니다”


“자, 자네! 그게 지금 대체 무슨 말인가!”


“일은 확실히 해야지요. 내쳐지지 않으려면 그리해야 될지도 모릅니다.”


“그게 갑자기 무슨 소리야?”


“한 장령 휘하에 일천이백, 그리고 저기 손 장령 휘하에 일천사백입니다. 그리고 그들 중에 본래 도적의 무리의 이들로 있던 사나운 이들까지 합하면 생각보다도 더 많은 병력이 거진 부곡이자 사병으로 존재하는 것과 다름이 없는 상황이기도 하지요. 본래 도적의 무리로 활동하시면서 거진 큰 세력을 유지하셨으니 말입니다.”


“그거야, 뭐 중원은 사람이 많으니까. 무엇보다 다른 이들도 그 규모가 큰데 우리라고 작을 순 없어서......”


“예, 한데 죄송하지만 그러한 병력을 온전히 통제할 부장들은 따로 있으십니까?”


“부장은 무슨, 우리 같은 도적놈들에게 그런 것이 어디......!”


“뱀은 의심이 많고 꿍꿍이가 많으며 언제고 제 영악함으로 세상을 봅니다. 모든 것을 보이는 대로 믿지 않으며 사람들의 마음에 불신과 불안감 등을 심지요. 하지만 그것이 작금과 같은 세상에서는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특히나 사람과 세력의 명운이 달린 일에서는 스스로를 더 나아가 모두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합당한 명분이 서지요. 우두머리 하나 없는 도적과 교인으로 이루어진 오, 육천의 병력이 제 주인이 사라지면 지휘체계를 잃습니다. 다행이 제가 몸담은 곳은 건재하다 못해 성세를 보이고 있지요. 언제고 누구에게 속하고 수하였던 이는 제 주인자리가 비면 불안해지는 법입니다. 그러다 다시 누군가 그 주인자리를 꿰차면 절로 안심이 되지요. 이러한 제 합리적 의심은 잘못된 것입니까?”


설마, 혹시나 하는 것도 잠시였지만 그 또한 조홍이 언급한 가능성이 뇌리에서 그려지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무엇보다 공공연히 신상사를 꿰뚫어 본다는 말을 자주 했던 것으로도 모자라 그 일처리에 있어 거진 실수가 없었던 그였기에, 자꾸만 그 마음이 한쪽으로 기우는 것 또한 사실이었다.


“잠깐, 잠깐 그 말을 멈추시게! 우선은 손 아우와 이야기를 해보아야겠어.”


“오며 가며 듣기로 작금의 강하는 본래 형북을 쥐었던 북형주의 광견이라는 주직이 다스리는 본거지나 다름없다고 합니다. 필히 마찰이 있을 것이니, 조심스레 움직여야 되겠지요. 허니 잠시 예서 머물 것입니다. 그간 사고를 정리하고 내면의 의심을 품으십시오. 또한 우리가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따로 뱀독을 모아두시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아, 알겠네!”


그런 그가 다급히 손하를 향해 뛰어가자 조홍은 또다시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았다.


“어쩌면 이 모든 것이 신이 내리는 시험일 수도 있겠지요. 반대로 좋은 말로 포장하여 말을 듣지 않은 뱀을 쳐내려는 조치일 수도 있고 말입니다. 사람이면 몰라도 짐승은 제 본성을 잊어버리지 않으니, 목줄이 채워지지 않는 내가 불안하셨을 수도 있겠지요. 신인이라고는 하지만 신이 내린 사자라고 하지만 그 바탕은, 그 껍데기는 사람 아닙니까? 하물며, 뱀처럼 그 껍데기를 벗어던질 수도 없는 구속된 몸뚱이가 달라질 가능성도 없고 말입니다.”


일이 이렇게 된 이상 더는 그에게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갑자기 돌아간다면 의심만이 쌓이게 될 것이고 덩달아 저와 함께 한 이들 또한 제대로 된 힘 하나 발휘하지 못하고 졸지에 목이 잘리게 될지도 모른다.


“그렇게, 용을 부르짖으셨으니 어디 한 번 죽으나 사나 그 용이 되기 위해 미친 듯이 발버둥을 쳐 드릴 것입니다. 어차피 이쪽 또한 최소한의 하늘에 위협이 되지 않고서 어찌 신이 내린 사자를 상대할 수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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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 들개의 머리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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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3 외전 3장 28화 – 요동치기 시작한 정국, 그 바깥 20.12.17 239 8 26쪽
282 외전 3장 27화 – 흔들리기 시작한 정국, 그 안 20.12.15 224 7 26쪽
281 외전 3장 26화 – 너를 위한다는 것은 곧 나를 위한 것이다 20.12.10 222 6 22쪽
280 외전 3장 25화 – 사람은 불확실한 내일을 위해 오늘을 내던진다(2) 20.12.09 214 8 30쪽
279 외전 3장 24화 – 사람은 불확실한 내일을 위해 오늘을 내던진다(1) +2 20.12.08 217 5 25쪽
278 외전 3장 23화 – 선택의 기로(2) 20.12.07 228 6 21쪽
277 외전 3장 22화 – 선택의 기로(1) 20.12.05 224 6 19쪽
276 외전 3장 21화 – 이무기의 입에 물려진 보주 20.12.04 234 9 18쪽
275 외전 3장 20화 – 드러난 가이(假利), 숨겨진 진의(眞意) 20.12.02 215 6 22쪽
274 외전 3장 19화 – 대의(大意)와 대이(大利) 20.12.01 225 6 25쪽
273 외전 3장 18화 – 태대형과 회주 20.11.30 246 8 20쪽
272 외전 3장 17화 – 용연의 땅엔 보주가 없고 대신 방울이 있다. +2 20.11.27 250 9 22쪽
271 외전 3장 16화 – 드러나지 않았던 이들 20.11.26 239 6 25쪽
270 외전 3장 15화 – 이무기가 물지 못한 보주 20.11.25 215 8 24쪽
269 외전 3장 14화 – 남양은 보주의 땅, 뱀과 개는 그 보주를 얻고자 한다(4) +2 20.11.24 233 5 22쪽
268 외전 3장 13화 – 남양은 보주의 땅, 뱀과 개는 그 보주를 얻고자 한다(3) 20.11.23 221 6 21쪽
267 외전 3장 12화 – 남양은 보주의 땅, 뱀과 개는 그 보주를 얻고자 한다(2) 20.11.20 223 5 23쪽
266 외전 3장 11화 – 남양은 보주의 땅, 뱀과 개는 그 보주를 얻고자 한다(1) 20.11.19 243 7 21쪽
265 외전 3장 10화 – 뱀이 지나는 이무기와 여의보주의 땅(3) 20.11.18 211 7 30쪽
264 외전 3장 9화 – 뱀이 지나는 이무기와 여의보주의 땅(2) +2 20.11.17 220 6 20쪽
263 외전 3장 8화 – 뱀이 지나는 이무기와 여의보주의 땅(1) 20.11.16 231 8 20쪽
» 외전 3장 7화 – 여의보주를 지나 용연(龍淵)의 땅을 찾아가는 이유 20.11.13 236 6 27쪽
261 외전 3장 6화 – 신인과 뱀 그리고 하늘 20.11.12 249 6 21쪽
260 외전 3장 5화 – 하나의 동산, 두 마리의 뱀(2) 20.11.11 231 7 20쪽
259 외전 3장 4화 – 하나의 동산, 두 마리의 뱀(1) 20.11.10 245 6 18쪽
258 외전 3장 3화 – 후경(後景)(3) 20.11.09 239 7 21쪽
257 외전 3장 2화 – 후경(後景)(2) 20.11.09 238 7 24쪽
256 외전 3장 1화 – 후경(後景)(1) 20.11.09 235 8 15쪽
255 외전 3장의 서 – 건석과 조등 20.11.09 283 9 22쪽
254 3장 63화 – 그때와 그해, 그날을 기리며. +2 20.11.06 401 8 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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