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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륜환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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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하랑
작품등록일 :
2023.05.10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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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7.16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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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용봉지회(4)

DUMMY

시야 너머 저편 상석에도 남궁산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본래 가주가 앉아야 할 자리는 비어있었다. 그 밑으로 남궁준과 여러 사람들이 앉고, 맨 끝자락의 자리에 장포를 늘어뜨린 소년이 어색한 표정으로 검을 차고 앉아 있었다.


‘남궁유진.’


왠지 자리가 불편한 표정이다. 그가 이리저리 시선을 돌리고 있는 것이 보였다.


‘검왕은 왜 나오지 않은 것이지?’


사람들 사이에서 별다른 말이 없는 것으로 보아 다들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고 있는 듯 한데.


팔짱을 끼고 앉은 백연의 시선이 날카롭게 사방을 둘러보았다.


‘내가 너무 예민했나.’


다시 생각해보니 소가주 남궁혁을 밀어준다고 보면, 그의 입지를 확고하게 하기 위해 이런 행사 하나 정도는 넘겨주는 것도 나쁘지 않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크게 이상할 것은 없었다. 애초에 이 행사를 주관한 것도 남궁혁이니.


하지만 백연은 다른 사실들을 알고 있었다. 남궁혁이 만금장과 손잡고, 남궁산을 해하려 할 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그것이 그의 기분을 못내 불편하게 만들었다.


‘아예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이유가 되나.’


사파 토벌에서 부상을 입었다는 소리는 듣지 못했는데.


분명 어제 늦은 오후에 북쪽으로 나갔던 토벌대도 귀환했다고 들었다. 직접 모습을 보지는 못했지만, 만일 남궁산이 부상을 입었다면 이미 소문이 일파만파 퍼졌겠지.


그렇게 백연이 피곤한 눈가를 어루어 만지며 생각에 잠겨있던 그때.


‘음?’


그의 시야 언저리에 반짝이는 빛이 들어왔다. 따갑게 눈을 찔러오는 빛을 향해 시선을 던지자, 허리춤에서 검을 살짝 빼든 남궁유진의 모습이 보였다. 그가 검으로 햇빛을 반사시켜 이쪽으로 보내고 있는 것이었다. 뭣 하는 건지.


백연이 미간을 좁히며 그쪽을 응시하자 남궁유진이 그를 똑바로 쳐다보며 입술을 달싹였다. 너무 멀어 정확히 보이지는 않았으나, 기운을 일으키며 눈에 내력을 집중하자 약간이나마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알아볼 수 있었다.


‘저녁에 나오라고?’


아직 만금장이 약재를 재공급 했을 시간은 아닐듯 싶은데. 그를 부르는 기색이 왠지 초조해 보였다. 백연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뭐가 되었든, 그에게 알려줄 정보가 있다면 좋은 일이다. 남궁산에 관한 것은 남궁유진에게 물어보면 되겠지.


생각을 정리한 백연이 자리에 몸을 파묻었다. 감각이 무뎌진 상태였다. 약 한두시진 뒤부터 대회가 시작할 듯 싶었는데, 동공이라도 돌려 잠을 몰아낼 심산이었다.


‘본 대회, 계속해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고려해야 할 사항이 한두가지가 아니었다. 현음공을 활용하는 방법도 더 짜내야 하고, 검을 엮어 갑옷으로 이어내는 것도 구결로 정립이 필요했다.


앞으로 싸움이 점차 많아질 터였다. 이미 암화라는 별호가 강호를 한번 돌았다. 거기에 이번 용봉지회에서 만금장과 본격적으로 부딪히게 된다면, 그의 목숨을 노리려 들 사람이 늘어나겠지.


‘이미 나를 경계하고 있었는데.’


그가 혈령쌍귀중 혈사귀마저 죽였다는 사실은 하오문의 통제하에 퍼져나가지 않은 듯 했지만, 죽립을 쓴 사내의 말로 보아 이미 의심하고 있었다. 확실히 그가 등장한 시점이 공교로웠으니까. 사파 무림인들이라 해서 바보가 아니다. 자만으로 간과할 수는 있어도 인과를 살피지 않을 만큼 멍청하지는 않다.


그의 무위가 나이에 비해 말이 안된다는 것? 긴 강호 무림의 역사에 툭툭 튀어나오는 괴물들은 허다했다. 사파나 마도의 무인들은 대부분 눈에 보이는 결과에 의해 움직였다. 정파가 근거와 가불가를 따지지.


이번 용봉지회 전후로 만금장과 정면으로 대립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다. 그것을 위해서는 하오문의 내부부터 확실하게 정리해 자신의 편으로 두어야겠지. 아직 곤륜의 세는 부족하니까.


문득 피식 웃음이 흘러나왔다.


처음 이 몸에서 눈을 떴을때만 해도 이런 식으로 움직이리라 생각하지는 못했는데. 막연하게 전생처럼 제멋대로 살것이라 짐작하고 있었건만, 이미 그럴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사제야, 자냐?”

“안자.”


눈을 뜨고 옆을 보자 단휘가 싱글거리며 그를 쳐다보고 있었다. 왜 또 저리 신나 보이는 것이지. 백연이 한쪽 눈썹을 치켜올리자 단휘가 손을 뻗어 한쪽을 가리켰다.


“저기 봐.”


손끝의 방향에 시선을 던지자, 누군가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오대세가들이 모여있는 자리에 앉은 흑발의 무인. 뒤편에 기대어 놓은 커다란 창이 그녀를 바로 알아보게 해주었다.


“......왜?”

“아까부터 계속 너를 쳐다보고 있는데.”


백연이 그쪽을 응시했다. 단휘의 말대로였다. 정확히 그가 있는 방향을 쳐다보고 있는 악예린의 시선이 또렷했다. 눈을 마주친 백연이 어색한 기분으로 머리를 살짝 숙여보였다. 그러자 악예린의 고개가 살풋 움직이는 것이 보였다.


“우리 사제 잘나가네. 사람들이 말 한번 걸어보려고 줄을 선다는 그 악가의 뇌룡이 먼저 관심을 가지고.”

“내가 봤을때는 아무나 대련 신청하면 받아줄 것 같던데. 무학에 대한 진지한 토론을 하루종일 할 수 있지 않을까.”

“흐음. 아무리 봐도 그게 아닌 것 같은데......”


백연은 어깨를 으쓱였다. 악예린과의 대련. 굉장히 유용했다. 앞으로 용봉지회 기간동안 그의 검을 잘 받아줄 듯 싶기도 했다. 무학은 실전으로 다듬어야 예리해지는 법이기에 악예린 같은 상대는 더없이 좋은 기회였다.


‘그러고 보니 칠룡중 넷을 만났나.’


검룡, 독룡, 뇌룡, 도룡.


셋은 나름 우호적인 느낌으로, 하나는 아마도 적대적인 상황이 되었다. 나머지가 어떻게 될지는 몰랐으나 이들과 교분을 맺어두는 것은 이득이 될 일이었다. 그 무위로 보나 지위로 보나 현 강호 무림의 미래가 되리라 기대받고 있는 이들이니.


‘더해 당장 만일의 사태가 일어난다 해도 전력이 되어줄 만한 이들.’


날씨가 맑지 않았다. 가을에 접어든 하늘을 이례적으로 가득 메운 구름이 짙었다. 마음 한 구석이 불안한 기분으로 일렁였다. 하오문의 의뢰로 참석한 용봉지회. 그가 예상한 것보다 많은 일이 겹치고 있었다. 물에 발을 내딛었는데, 그 물이 생각보다 깊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다른 이들과도 안면은 터 둬야겠군.’


칠룡의 나머지에 대해서도 당소하에게 물어봐야 할 듯 싶었다.



※※※



대회의 방식은 독특했다. 일백 육십여명에 달하는 용봉지회의 참가자들. 그 수가 작지 않다. 규모로만 따지면 비무제전의 가히 반절에 달한다. 그 중 구파와 오대세가의 일원들이 거의 절반을 차지하고, 나머지 중소문파마다 한둘씩 참여해 나머지 반을 채웠다.


드넓은 중원 무림에 얼마나 많은 문파와 무학의 갈래가 존재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더해 천재와 기재라 불리는 이들도.


다들 각기 자신의 지역에서는 이름깨나 날리는 인물들인 것이다.


용봉지회가 열리는 기간은 삼주. 매일 매일 열리는 것도 아니고 중간마다 쉬어가는 기간도 존재한다. 용봉지회가 단순히 대회의 성격만 띄고 있는것이 아니라서 그렇다. 이 행사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축제. 이 기간동안 안휘에 몰리는 돈이 얼마일지 예상하기도 어렵다.


그런 와중에, 이 많은 수의 참가자들을 전부 각기 붙여 대진을 만들기란 어려운 일이다. 때문에 그들은 참가자들을 넷으로 나누었다.


“각 조당 사십에 달하는 사람들. 간단한 놀이지. 상대방의 증표를 빼앗으면 된다. 꼬리표라 해야 할까.”


어린 아이들이 하는 놀이를 연상케 하는 방식이었다. 넷으로 나눈 조. 각 조가 연무장 전체를 기반으로 싸움에 임한다. 상대방의 몸에 매여있는 천을 빼앗는 것이 관건이고, 천을 빼앗기면 즉시 탈락. 그렇게 각 조에서 열 여섯이 남을때까지 진행되는 것이었다.


그렇게 네개의 조에서 예순 넷의 참가자를 선별하는 것이 목적. 이후는 대진을 짜 대결에 임한다 했다.


“진검은?”

“당연히 사용 불가지. 아마 저들이 목검을 제공해줄거다.”


의자에 걸터앉은 당소하가 말했다. 언제 어디서 가져왔는지 술병을 한 손에 든채였다. 자리에 팔을 괴고 병을 흔드는 것이 딱 하릴없는 한량의 모습이었다. 처음 볼때는 분명 이런 느낌이 아니었던 것 같은데.


“악예린 같은 무인은 어떻게 하는데? 목창이라도 제공하나. 아니면 봉?”

“아, 물론 제공이야 하는데, 걔는 맨손으로 참가할거다. 전에도 그랬어.”


백연이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악예린 정도 되는 실력자가 맨손이라 해서 약해지는 것도 웃긴 일이다. 열 여섯 내에 들지 못할리가 없지.


“그럼 너는? 나무로 된 비도라도 받는건가.”

“그야......말이 되는 소리를 해라. 나도 맨손 박투다.”

“호오?”


백연이 웃으며 당소하를 쳐다보자 그가 헛웃음을 지었다.


“네가 나를 너무 무시하는 것 같은데. 이래봬도 칠룡이다.”

“뭐, 그런건 아니고. 독공은 사용하지 않을테니까 묻는거지.”


당가의 독공. 그 특성상 생사결에 임하는 것이 아니면 평시에는 거의 꺼내들지 않는 무공. 암기와 더불어 당가의 상징과도 같은 무공을 봉인하고 싸우는 당소하다. 본 무위는 그가 본 것 보다 훨씬 높으리라 추정할 수 있었다.


“궁금하긴 하네. 독공은 본적이 별로 없어서.”


그에 술병을 입에 가져다 대던 당소하가 픽 웃었다.


“보여주길 원하나?”

“주변 사람들 몰살시킬 일 있냐?”

“뭐, 장담하긴 그렇지만 내가 독공을 꺼내면 아마 뇌룡이나 검룡과도 최소 동귀어진이다.”

“나랑은?”

“......흐음. 네놈은 숨겨둔게 많아서 가늠이 안되는군. 그래도 몸 절반 정도는 못쓰게 만들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


시답잖은 담소를 나누면서 백연도 음식을 입에 넣었다. 여러 무인들이 수련에 매진하러 간 터라 한적한 늦은 오후의 식당이었다.


대회의 첫날은 네개의 조를 발표하는 것으로 끝이 났다. 대회는 느긋하게 진행되는 듯 했다. 애시당초 급하게 진행할 이유는 없는 것이다. 무인들이 하루 더 머물때마다 안휘에 들어오는 돈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테니.


주변에서 힐끔힐끔 그들을 쳐다보는 사람이 몇 있긴 했으나 그게 전부였다. 아마 다들 각자 대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바쁘게 수련하고 있는 것이겠지. 단휘도 따로 수련을 하러 갔을 정도였다.


덕분에 백연은 부담없이 당소하와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그래서 나머지 칠룡이 궁금하다고?”

“응. 넷은 만났으니까.”


백연의 물음에 당소하가 고개를 기울였다.


“검룡, 뇌룡, 도룡, 나. 이렇게 넷은 만났고. 그럼 남은것은 우선 공동파 놈이 있겠군.”

“공동파? 현천검제라는 무인이 있다 들었어.”


당소하가 고개를 끄덕였다.


“맞다. 그 현천검제에게 직접 무학을 지도받은 천재가 하나 있지. 뭐 칠룡에서 천재 아닌 놈이 어딨겠냐만은.”

“별호가?”

“현월검룡(玄月劍龍). 본래 세간에서 축약해 검룡이라 불리던 녀석이 이놈이었는데 화산의 유성에게 밀려났다. 서로 별로 사이가 좋지는 않다. 정확히는 현월이 일방적으로 검룡을 싫어하지.”


백연은 머릿속에 새겨두었다. 현월검룡 앞에서는 유성의 이야기를 꺼내지 않을 것.


“그리고 다음은 무당의 도사 꼬맹이. 청운룡(靑雲龍)과 점창의 비룡(飛龍)이 있다. 이들까지가 칠룡이다.”

“전부 용봉지회에 참여한건가?”

“당연하지. 검룡을 제외하면 모두 이곳에 와 있다.”


별호를 머릿속에 담아두었다. 각 문파의 칠룡들. 공동과 무당, 점창이라면 각기 특색이 강한 무공으로 유명한 집단들이다. 특히 무당의 제운종(梯雲縱)과 태극혜검(太極慧劍)은 그 위명이 천하제일의 보신경과 검법이라고까지 불리는 무공들이다.


한번 견식하고 싶다는 마음이 솟아났다. 만나게 된다면 대련을 요청해볼까, 싶기도 했다.


안면을 트는 김에 손을 섞어보는 것도 나쁘지 아니하니.


그때였다.


“음?”


당소하가 시선을 들어올려 백연의 뒤편을 응시했다. 그의 눈을 따라 고개를 돌리자 백색의 장포를 걸친 한 소년이 눈에 들어왔다.


초조한 기색을 담고 있는 어린 소년. 남궁유진이었다.


식당 안을 두리번거리던 남궁유진이 이윽고 백연과 시선을 마주치고는 이쪽을 향해 걸어오기 시작했다. 곁에 앉은 당소하가 의문섞인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저 녀석, 왜 여기를?”

“아, 그게.”


백연이 설명하기 전에 그의 앞에 도달한 남궁유진이 입을 열었다. 목소리에 옅은 물기가 어려 있었다. 다급한 기색이 역력했다.


직후 소년의 입에서 툭 튀어나온 말에, 백연과 당소하가 모두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도와주세요.”


당소하가 백연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가 어이없는 표정으로 백연을 바라보았다.


“너, 그때 무슨 일을 치고 온거냐?”



※※※



식당을 벗어났다. 사람이 많은 앞에서 할 이야기는 아닌 듯 싶었다. 빠르게 움직인 그들이 연무장 너머로 향했다. 천주산 언저리에 걸쳐있는 남궁세가의 장원. 숲의 끝자락에 닿은 곳에 나무가 가득했다.


듣는 귀가 적을만한 장소였다.


그곳에 이른 당소하가 팔짱을 끼고 남궁유진을 돌아봤다.


“자, 그래. 무슨 일인지부터 설명해봐라.”


호흡을 가다듬은 남궁유진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가주께서 쓰러지셨습니다.”


전번에 봤을때와는 달리 철저한 존대로 바뀐 말투. 그러나 그런 것을 신경쓸 생각도 들지 않았다. 그만큼 남궁유진의 입에서 나온 말이 당황스러웠다.


“검왕이?”


백연이 미간을 좁혔다. 분명 며칠 전 개회식까지만 해도 멀쩡했는데. 마기 좀 섭취했다고 이렇게 쓰러질 일이 아니었다. 토벌도 잘 다녀왔다 알고 있는데, 이렇게 갑자기 상황이 변하다니.


남궁유진이 창백해진 얼굴로 말을 이었다.


“네. 저번에 말을 흘렸을때 들으셨을텐데. 가주께선 지병을 앓고 계십니다. 물론 이 일이 어디에도 새어나가지 않게 철저하게 통제하고 있어 세간에서는 전혀 모르지만.”


남궁유진이 주먹을 움켜쥐었다.


“가문 내에서는 아는 사람이 있습니다.”

“네 형들.”


남궁유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형님께서 근래 본 적 없는 약재를 가주님께 구해다 드리고 있었습니다. 지병에 좋다면서. 실제로도 드시고 몸이 좀 호전되는 듯 한 기색이 자주 있었는데, 토벌을 다녀오신 직후 갑자기 상태가 악화되어서......”

“어째서?”

“모릅니다.”


남궁유진이 입술을 깨물더니 이윽고 말을 덧붙였다.


“그런데, 그것이 어젯밤 형님과 독대를 하고 난 직후였습니다.”


남궁유진의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다. 불신과 걱정이 뒤섞인 복잡한 목소리였다. 이 소년이 지금 여기로 왔다는 것은, 가문 내에서 믿을만한 사람이 없다 판단했다는 것이겠지.


저번에 남궁혁의 거래를 본 것과 더불어 이번 남궁산의 상태가 악화된것 까지. 일련의 정황 속에서 믿을 사람을 찾기란 어려웠을 일이다. 그에게 달려와 도움을 청한 것이 이해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당장 움직일 방법이 적었다. 지금 남궁세가로 쳐들어가 전쟁을 건다? 말도 안되는 일. 남궁혁이 아무것도 대비해두지 않았을 리가 없다.


일단은 무슨 수를 썼는지 찾는게 우선이다.


“일단 겉으로는 가만히 있어. 평소처럼.”

“......네?”

“남궁산이 죽었나?”

“그 무슨!”


발끈하는 남궁유진의 모습을 보며 백연이 시선을 가라앉혔다.


“흥분하지마. 검왕은 천하에 이름을 떨치는 괴물이다. 죽지 않은 이상 회복할 수 있어. 경지에 오른 무인이란 그런 존재다.”


아무리 남궁산이 잠시 무력화 되었다 해도, 아무런 방해가 없다면 회복하는 데에 오래 걸리지 않을 터. 지병이 있어도 마찬가지다. 당장 죽어 혼백이 된 것이 아니라면 남궁혁이 남궁세가를 아예 장악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니 남궁산을 무력화 시킨 방법을 파악하는게 더 중요하다. 네 형이 검왕에게 먹인 약재. 최대한 빨리 찾아와.”

“그걸로 충분한가?”


곁의 당소하가 물었다. 그에 백연이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아니. 나도 움직일거야.”


남궁혁의 비밀. 어떻게든 찾아야 한다. 그가 어떤 방식으로 남궁산을 무력화 시켰는지.

회색 죽립의 사내, 최대한 오랫동안 건드리지 않고 정보를 찾아 뒤를 밟으려 했는데 이제 그럴 상황이 아니었다.


“사람 사냥할 시간이군.”


백연의 눈이 날카롭게 일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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