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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륜환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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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하랑
작품등록일 :
2023.05.10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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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22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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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6쪽

천라방(2)

DUMMY

※※※



“우선은 지급(至急)의 정보입니다.”


소개를 마친 천라방주는 자리에 앉자마자 거두절미하고 대뜸 말을 꺼내었다. 백연의 앞에 가벼이 걸터앉은 여인은 고아한 행색과 달리 지극히 실용적인 성격이었다.


달리 말하면, 급했다.


곁에서 벽에 기대어 서 있던 포영이 길게 연기를 내뿜으며 한마디 덧붙일 정도로.


“은림(隱林). 설명이 우선이다.”

“그렇게 되나요?”

“돌아온지 얼마 되지 않았다. 아무것도 듣지 않고 바로 이곳으로 왔어.”

“그렇다면야......”


고민하듯 고개를 갸웃 기울인 천라방주가 이윽고 미소와 함께 백연을 응시했다.


“얼마 전부터 저는 이곳에 머물며 그대가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여러가지 이유로 이곳에 걸음했는데, 개중에는 당신에게 정보를 전달하기 위함도 있었던지라.”

“그렇습니까.”

“왜, 어째서 같은 질문은 하지 않는 것인가요?”

“그건 나중에 들어도 되는것 아닙니까?”


백연의 답에 천라방주가 미소짓는다. 백연은 가만히 그녀를 응시할 뿐이었다.


천라방주 본인을 이리 곧장 만날 것이라 생각하진 못했다. 애초에 잠시 잊어버리고 있었다고 해야겠지. 허나 이전에 철야방주가 방주들에 말해준 시점부터 그녀가 아무 목적 없이 이곳에 왔을 것이라고도 생각하지 않았다.


게다가 철야방주의 말대로라면 그녀가 백연 자신에게 유독 호의를 드러냈다고 했으니.


“무엇이건 간에 필요한 정보라 생각하여 가져오셨을텐데, 그것 먼저 들어도 좋습니다.”


백연이 말했다.


이유나 자세한 설명이야 뒤에 들어도 될 일이다. 그의 말에 천라방주가 그림자를 힐끗 쳐다보았다.


“마음에 드는군요.”

“......죽이 잘맞는군.”


그 말과 함께 연기를 한번 더 후욱 내뿜은 무영방주의 주변으로 어둠이 가라앉았다. 방을 밝히는 등불 바로 아래에서도 유달리 짙은 검은색으로 물드는 무영방주. 흔들리듯 일그러지는 형상을 두고 천라방주가 다시 백연을 향해 시선을 던졌다.


“하면 가장 급한 정보부터 알려드리습니다. 지금부터 제가 제공하는 정보는 전부 백청적흑자중 최소 자색 이상의 등급. 또한 제 권한으로 선별한 등급 불명의 정보들도 있으니 밖으로 새어나가지 않게 조심해주시길.”

“......알겠습니다.”

“첫번째입니다.”


천라방주가 입을 열었고.


“기련산(祁連山)에 붉은 장막이 드리웠습니다. 사흘 밤낮동안 산맥 일대를 뒤덮고 있다 이내 사라졌는데 그것은 기련산에 자리잡고 있는 혈교주 본인의 무공으로 확인. 그로써 혈교주가 활동을 개시했음을 알아냈습니다.”


시작부터 누구든지 기함케할 소식이 떨어졌다. 그러나 백연은 가벼이 눈썹을 찌푸리는 것 외에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덕양 월향루에서 한번 들었던 정보인 까닭이었다.


허나 소년도 이어지는 말에는 눈을 날카롭게 뜰 수 밖에 없었다.


“이 정보는 기련산 근처의 천라방도 몇의 죽음과, 천살문의 협조로 알아낸 정보.”

“천살문 말입니까?”

“예. 어떤 식으로 정보를 전달해왔는지는 몰라도 천살문의 대주들중 하나가 혈귀궁에 잠입 하는것에 성공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한 사람을 만났다 합니다. 새외 천룡사의 파계한 비구니라던데.”


그 말에 소년이 천라방주의 눈을 마주쳤다.


“화율.”


백연이 중얼거렸고, 천라방주가 고개를 끄덕였다.


“아시는 이름이겠지요. 지금 그녀와 천살문의 일원이 기련산에 있다 합니다. 그리고 그대에게 반드시 알려야 할 것이 있다고 했습니다.”

“......그 알려야 될것이란?”

“모릅니다. 여기까지가 제가 취합한 파편들을 엮어내 만든 정보. 한가지 확실한 것은 그들은 아직 기련산 근처에 있고, 그들이 알아낸 것을 듣기 위해서는 직접 이쪽에서 찾아가야만 된다는 것입니다.”


백연이 미간을 좁혔다.


그렇다는 말은, 거꾸로 말하면 화율이 이곳으로 오지 못할 사정이 있다는 소리. 그리고 그건 아마도......


‘혈교주 본인 탓인가.’


모르긴 몰라도 그의 신공이 발현되었다는 것을 보아, 화율을 쫓고 있을 가능성도 높겠지. 그럼에도 저런 소식을 보내올 수 있다는 것은 어떻게든 붙잡히지 않고 정보를 밖으로 내보낼 방법을 찾았다는 소리기도 했다.


저걸 알릴 당시까지는.


“그건 언제 전해진 정보 입니까?”

“지금으로부터 보름 전입니다.”


백연이 입술을 베어물었다.


‘보름.’


확실히 그가 덕양에 있을적 받은 정보를 생각하면 그 즈음이어야 맞을테지만.


‘......살아 있을까?’


백연이 생각했다.


화율과 천살문의 무인. 누군지 몰라도 두 사람이 혈교주를 대적할 수준이 아니란 것은 당연했는데, 그렇다고 하면 기련산 일대에서 끊임없이 도망을 치고 있거나 아니면 은신처를 확보했다는 이야기다.


그것이 아니라고 하면 소식을 전한 뒤에 붙잡혔거나.


어찌 되었건 그들이 이쪽으로 오지 못한다는 이야기는 백이면 백 그물 안에 이미 걸려들었다는 이야기와도 같았다.


“천라지망(天羅地網)입니까.”

“가능성이 높겠지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소식이 전해져온 뒤, 더 이상의 정보는 없었습니다. 아마 처음부터 연락수단이 하나였고 그 기회를 이렇게 썼다고 보는 것이 옳겠군요.”

“자세한 내용이 없음은 역시 중간에 탈취당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고......이해했습니다. 진위 여부는 확실한건가요?”


그의 말에 천라방주가 눈을 깜빡였다.


“제가 누구라고 생각하시는건가요?”

“......실언이군요.”


백연이 사과를 건네었다.


눈앞의 여인이 툭툭 던지듯이 말하고 있어 잊었지만, 이 사람은 하오문 천라방주다. 아마 문주를 제외하고서는, 아니, 하오문주 본인을 포함해도 이자가 하오문에서 가장 정보를 많이 쥐고 또 알고 있는 사람일 것이다.


아마 개방주 본인과 더불어 전 중원에서 가장 정보를 많이 쥐고 있는 사람이라 봐도 무방하겠지.


“쏟아져 들어오는 수천 수만의 정보를 취합하고 분류해서 교차비교하며 확정을 짓는 것이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답니다. 적어도 제 성옥편인(星玉片印)이 찍힌 정보는 이변이 없는 이상 진실이지요.”

“성옥편인이라 하심은......”

“천라방의 기물이에요. 무영방의 월영비도처럼.”


그에 백연이 저도 모르게 그림자를 힐끗 쳐다보았다. 그 시선을 느낀듯 고개를 살풋 돌린 무영방주가 답했다.


“비도는 흑랑에게 있다.”

“그렇습니까?”

“네 덕에 찾았다지. 고맙군.”


그 사이 천라방주가 품에서 무언가를 꺼낸다. 온통 자색으로 물든 비단을 쭉 잡아당겨 펼친 그녀가 거침없이 안에 든것을 읽어내려가기 시작했다.


“당신에게 전할 두번째부터 네번째 정보입니다. 두번째는 천라방과 무영방, 성화방, 철야방등 네개의 방이 지금부터 곤륜파와 합세(合勢). 문주의 인가를 받았으며 그를 통해 곤륜파와의 일시적 동맹 세력을 구축합니다.”


백연이 눈을 크게 떴다. 그러나 천라방주의 말은 멈추는 일이 없었다.


“명분은 세 가지. 무영방의 방주 대리 흑랑이 맺은 협약과, 곤륜파 측에서 신외지물 월영비도를 회수해준 것이 첫째. 성화방주 하령의 술법무공을 암화 백연이 일부나마 전수받았기에 사제지간의 연이 이어진 것이 둘째. 무당파와 철야방의 사이에서 일어나 하오문과의 분쟁으로 이어질 수도 있었던 사건을 해결해준 것이 셋째입니다.”


그리 말한 그녀가 흑색 비단에서 눈을 슬쩍 떼고 백연을 쳐다보았다.


“본래라면 전대 금원방주를 처리한 것도 포함되어야 하나, 금원방의 기물인 은령팔환이 돌아오지 않았기에 판단을 보류. 그럼에도 이상의 세 가지만으로 하오문은 곤륜파와 동맹을 맺기로 했으며, 이것은 이제 하오문 칠방의 공통된 방향성입니다.”


가만히 듣고 있던 백연이 입을 열었다.


“장문인께 합의를 본 사안인지요.”

“그렇습니다. 백의께서 돌아온 날 이미 협약을 마쳤습니다. 자색 정보긴 하지만, 이미 시행된 사항을 알려주는 것이지요.”


백연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것이 아마 천라방주가 직접 청해에 걸음한 이유 중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을 터. 하오문주가 직접 인가를 내린 상황을 아무나 와서 전해줄 수는 없었겠지.


“세번째 정보는 북방입니다. 검왕(劍王)이 살아있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남궁세가 제왕검형과 창궁무애검법의 빛이 북방 일대의 밤하늘을 푸르게 찢어버렸습니다. 이 현상은 여드레에 걸쳐 점차 먼 북쪽으로 이동하며 일어났는데, 그것이 대략 한달 전이며 이후부터는 행적이 불명. 현 위치는 북방 깊숙한 곳, 화림의 근방으로 추정됩니다.”

“......”

“네번째 정보는 하북입니다. 팽가주가 죽었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전부 불명. 아직 정보를 취합중인데......후일 내용이 좀 더 확실해지면 그때 명확한 정보로써의 가치를 다하게 되겠지요.”


천라방주가 백연을 쳐다보았다. 그녀의 눈이 휘몰아치는 진기로 일렁였다.


그러나 백연은 그녀를 보고 있지 않았다. 그저 스스로가 들은 것이 정말 맞는 것인지 되새기고 있었을 뿐.


‘팽가주가.’


죽었다고? 누구에게?


금강야차(金剛夜叉) 팽월이 비록 초월에 닿은 무인은 아니라 하나, 그 일신의 무력은 그야말로 거대한 것. 당장 무당검선과 싸워도 백중세 내지 조금 더 우위를 점할 괴물이라 들었다.


그런 이가 이리 갑작스레 죽었다니.


직전 들은 검왕의 소식마저 기억에서 싹 쓸려나가는 듯한 기분. 그 속에서 백연은 문득 작금의 중원이 얼마나 어지러운 상황인지 실감하며 천라방주를 응시했다.


“그 네가지 소식이.”

“맞습니다. 가장 급하게 알려줘야 할 일들이었습니다. 그 중 당신에게 제일 중요한 것은 역시 기련산의 소식이겠지요.”


그 말대로였다. 전부 중요한 소식이었지만 맨 마지막은 당장 백연이 움직일 수가 없는 부분. 세번째 검왕의 소식은 천독의 부탁이 있으니 확인해야 옳다 하나 북방에 앞서 기련산이 더 가깝다.


결국 전부 확인해야 할 일이라고 한다면 기련산이 우선.


“그렇군요. 확실히 급한 소식들이니......오래 끌 수도 없는 노릇이고.”


백연이 흐리게 웃으며 천라방주를 쳐다보았다.


갑자기 나타나서 벽력탄 같은 소식을 다발로 던져주었다. 막 돌아와 곤륜산에 올라가보지도 못했는데. 이리 말하면 가지 않을수도 없는 노릇이고.


“다른건 다 제쳐두고 첫번째 기련산의 소식. 무언가 다른 것은 없습니까?”


당장 화율이 어떤 상황에 처했는지는 짐작이 된다. 허나 백연으로써도 단신으로 혈귀의 천라지망을 뚫고 쳐들어가는 것은 무리.


혈교(血敎)는 현재 단일 세력으로써는 압도적인 위세를 구가하는 외도의 괴물들 중 하나다. 비록 수십년간 잠잠했다지만, 그렇다고 교주 본인의 힘과 혈귀들의 무력이 어디로 사라지는 것은 아닐 터.


마교를 제외한다면 가장 위험한 집단중에 하나라고 봐도 과언이 아닐 터이다. 특히 피를 매개로 한 혈법무공에도 능통하다 아는데, 더더욱 마구잡이로 덤벼들어서는 안되는 적이라는 소리와도 같다.


허나.


“없습니다. 천라방이 가지고 있는 정보는 그게 전부입니다.”


천라방주의 단호한 언행. 그에 백연이 미간을 좁혔다.


“천라방이 가지고 있는, 이란 말은 다른 곳에서 숨기고 있는 정보가 더 있을수도 있다는 소리군요. 천살문에서 소식을 전해왔다 했습니까.”


천라방주가 고개를 끄덕였고, 백연은 그에 숨을 삼켰다.


“그렇군요. 하면 우선은 천살문을 찾아가야겠습니다. 살문의 위치 정도는 요구할 수 있겠지요.”

“가능합니다. 허나 천살문은 중립적인 존재들. 무턱대고 들어갔다가는 그곳 전체가 적지(敵地)로 화할수도 있습니다.”

“그건 괜찮을겁니다.”


중얼거린 백연이 품에서 작은 쇳덩이 하나를 꺼내들었다. 손잡이와 날의 구분이 없이 사선으로 비틀린 쇳덩이. 위에 글자가 새겨진 그것은 과거 신강에서 천살문의 대주를 만났을때 얻어내었던 물건.


그 쇳덩이를 본 천라방주가 고개를 살풋 기울인다.


“천살문의 증표군요. 확실히 그게 있다면......”

“곧장 위험에 처하지는 않겠지요.”

“이해했습니다. 위치는 출발하기 전에 알려드리지요.”


백연은 옅은 한숨을 뱉었다.


‘돌아오자마자 가야 하는건가.’


아무리 길게 잡아도 사흘 내에 다시 출발해야 할 일이다. 우선적으로 머리에 스친 것은 장문인께 이 일을 알려야 한다는 사실이었다.


‘뭐라고 하실련지.’


곁으로는 크게 뭐라 하지 않더라도 걱정이 많은 사람이다. 그런 까닭에 조금쯤 죄송한 마음마저 일어난다.


한편으로는 백연 자신의 마음에 걸리는 것도 있었다.


‘사형들의 수련.’


이제는 정말로 그에게 시간이 없었다. 아무래도 사형들을 가르치는 것은 그의 손을 떠나게 된 모양이었다. 설향과 청율을 비롯한 이들에게 부탁해야 옳을 일이겠지.


이곳에서도 해야 할 일이 참으로 많았지만, 동시에 백연은 그 모든것이 어쩌면 이제는 자신 없이도 잘만 굴러갈 것 같다고 느끼고 있었다.


아니, 애초부터 이곳은 그가 없어도 삐걱거리며 잘 굴러가는 문파다. 단지 그의 가세로 바퀴를 좀 더 튼튼하게 바꾸고 기름칠을 했을 뿐.


‘장문인께 이것저것 미리 말씀을 드려야겠다.’


곤륜산에 올라가자마자 모든 일을 빠르게 처리하고 훌쩍 출발할 요량이다.


하오문의 본격적인 지원을 받기 시작한 이상, 곤륜파의 방비에 대해서는 걱정을 좀 덜어도 좋을 일이다. 이번 패흑련의 사태에서 위험했다 하나 무영방주 본인이 개입한 순간부터는 그럴 일이 없을테니.


소년의 시선이 그림자를 두르고 곁에 선 사내를 향한다. 일렁이는 진기 파동에서 엿보이는 것은 고강한 초월의 위(位).


하오문의 무력을 담당하는 방주답게 하령과 비교해도 그 끝이 가늠이 되질 않는다. 깊은 심연으로 빠져드는 듯한 감각.


잠시 그를 쳐다보던 백연은 여상히 입을 열어 물었다.


“한동안 이곳에 남으시는 겁니까?”

“흐음, 모호한 질문이군.”

“무언가 일이라도 있으신겁니까?”

“패흑련주를 찾아야 한다.”

“검제와 충돌한......?”

“그래.”


간단한 대답. 이어지는 설명도 짤막했다.


“검제와 놈의 전투가 이어지는 동안에는 나도 개입이 불가하다. 허나 그 결과는 확인해야 하니. 만일 련주가 살아남았다면 직접 그 목을 베어야한다.”

“당신은 패흑련주를 이길 수 있는겁니까?”


그의 물음에 무영방주가 백연을 응시했고.


후욱-


연기를 길게 내뿜은 그가 일렁이는 그림자 속에서 답했다.


“죽일 수 있다. 충분한 대답이 되었겠지.”


소년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 사이 천라방주가 슬쩍 끼어들며 말을 덧붙인다.


“저도 여기에 남아있을테니 걱정은 조금쯤은 접어두어도 좋을겁니다. 철야방주도 있으니, 세 방주가 한곳에 모였군요. 이러한 힘이 모이는 것은 자주 있는 일은 아닌데.”

“예. 알고 있습니다. 하오문의 힘이 있는것이 저 하나 문파에 머무는것보다 훨씬 든든한 뒷배죠. 그래도 불안한 것은 어쩔수가 없군요.”


백연이 흐리게 웃었다.


“길어도 사흘안에 출발하도록 하겠습니다.”


그것이 그가 감당할 수 있는 최소한의 시간이었다. 몸을 정비하고, 그 시간동안 그가 익힌 무공들을 전부 남겨놓아야 한다. 이제 그의 무공은 그만의 것이 아니다. 소실되어서는 안되는 곤륜의 뿌리이니 청율과 밤을 새며 작업해야겠지.


북명신공 또한 어딘가에는 새겨놔야 될 일이다.


그것을 떠올리며 문득 백연은 산맥에 자리한 동굴을 떠올렸다. 그러고보니 그때 그 뱀과 동굴. 나중에 다시 찾아가볼 생각이었는데 지금은 괜찮을까.


‘사흘안에.’


한번정도 가서 다시 확인하고 와야겠다. 백연은 생각했다.


“그럼......”

“예. 제가 전할 이야기는 일차적으로 이게 끝입니다. 대신 이제는 백연에게 듣고 싶은 것이 조금 있는데.”

“무엇입니까?”


천라방주가 소년을 바라보며 눈을 빛냈다. 휘도는 안법 진기가 백연의 전신을 휘감고 온전히 눈에 담는다.


“사천 서주에서 일어난 천독과 수라궁주의 충돌. 그리고 수라궁의 괴멸. 그 자세한 내막을......”


그와 함께였다. 어느새 어디선가 툭 튀어나온 붓과 비단이 그녀의 앞에 하늘거리며 내려앉았다. 마치 하령의 술법무공을 연상시키는 움직임. 허나 그것과는 달랐다. 순수한 허공섭물의 묘리로 붓을 띄운 천라방주가 미소를 지었다.


“듣고 싶습니다. 권마, 맹무진의 목을 벤 장본인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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