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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수성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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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네집사
작품등록일 :
2016.05.13 00:20
최근연재일 :
2016.06.17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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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5.23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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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5화 - 스프링캠프(5)

DUMMY

메이저리그 팀들은 스프링캠프 기간 동안에 시범경기를 한다. 메이저리그 30개 팀들의 스프링 캠프는 미국 동남부의 플로리다와 서남부의 애리조나에 몰려 있다. 그래서 시범경기도 크게 두 개의 리그로 나누어져 있다.

각 리그의 이름은 그 지역의 특산물 이름을 따서 지어졌다. 플로리다는 그레이프프루트 리그, 애리조나는 캑터스 리그라고 한다. 휴스턴은 그 중 그레이프프루트 리그에 속해 있었다.

스프링 트레이닝에서 엄청난 가능성을 보여 주고 있었던 준이었지만. 개막전에는 출장할 수 없었다. 시범경기 개막전이라고 하지만 겨우내 응원하던 팀들을 보지 못했던 관중들은 팀의 주전들이 얼굴을 보이길 원했다. 그래서 25인 로스터에 포함되어 있는 선수들만이 개막전에서 뛰었다.

휴스턴의 개막전 상대는 토론토 블루제이스였다. 토론토와의 개막전은 6대 5의 스코어로 휴스턴의 패배로 끝났다. 하지만 팬들은 전혀 분노하지 않았다. 어짜피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시범경기일 뿐더러 경기내용이 굉장히 재미있었기 때문이다.

타율이 낮고 홈런이 많아서 남자의 팀이라고 불리는 휴스턴과 이번 겨울 장타력을 위해 오클랜드에서 조쉬 도날드슨까지 데려온 토론토의 경기에서 무려 8개의 홈런이 터진 것이다.

토론토에서는 호세 바티스타, 조쉬 도날드슨, 에드윈 엔카나시온이 한 개씩 홈런을 쳤다. 그리고 나머지 5개는 모두 휴스턴의 타자들이 때려냈다. 모두 솔로 홈런을 쳐낸 것이다.

이번 시즌 장타를 늘이기 위해서 스윙을 바꾼 호세 알투베가 한 개, 홈런을 위해 영입한 에반 게티스가 두 개, 3루수 루이스 발부에나가 한 개, 이번 시즌을 앞두고 FA로 팀에 온 콜비 라스무스가 한 개를 때려냈다. 모두 솔로 홈런이란 것이 아쉽긴 했지만. 5개나 터진 홈런에 팬들은 모두 즐겁게 경기를 보고 돌아갔다.

***

시범경기도 어느덧 3분의 1이 흘러갔다. 힌치는 다음 주에 스프링 트레이닝에서 떠날 사람을 고르기 위해서 시범경기의 성적과 선수에 대한 리포트를 보고 있었다.

“어디 보자. 이번엔 준 리군.”

그 동안 준도 경기에 출장할 기회를 받았다. 비록 선발 출장은 한 경기 밖에 없었지만, 무려 6경기나 출장했다. 그리고 경기당 최소한 한 번의 타석은 돌아왔다. 준의 시범경기 성적은 아래와 같았다.

6경기 출장 10타수 5안타 1볼넷 3삼진 타율 0.500 타점 7개 홈런 0개

“이 정도면 굉장히 좋은 성적이군. 아론이 추천할 만 한 선수야··· 음??”

힌치는 지금까지의 준의 성적에서 무엇인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득점권 타율이 100%라고?”

준의 모든 안타가 주자가 득점권에 있는 상황에서만 나왔던 것이다. 이닝의 선두타자로 들어갔을 경우에는 모두 삼진을 당했다. 힌치는 준이 당한 삼진은 이해할 수 있었다. 모두 투수가 바뀐 상황이어서 처음 보는 투수의 각기 다른 변화구에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득점권에 주자가 있을 때 무조건 안타를 쳐서 타점을 만들었다는 사실은 믿기 힘든 것이었다. 익숙하지 않은 수준 높은 투수들을 상대해서 대타로 출장해도 주자만 득점권에 있다면 무조건 안타를 쳤다.

물론 아주 표본이 적기도 했고, 득점권 타율은 세간에서 의미가 없다고 말하는 스탯이었다. 하지만 힌치는 현장에서 살아온 감독이었다. 분명 다른 선수보다 찬스에 강한 타자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힌치는 이 흥미로운 선수를 한 주 더 지켜보기로 했다.

***

5일이 흘렀다. 그 동안 힌치는 준을 매일 경기에 내보냈다. 다른 상황에서는 내보내지 않았다. 무조건 준이 출전하는 타이밍은 주자가 득점권에 있는 상황이었다. 결과는 4타수 3안타 5타점. 안타를 치지 못한 한 번도 굉장히 좋은 타구가 나왔다. 하지만 너무 정직하게 날아가서 중견수의 글러브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준은 분명히 찬스에 강한 타자다. 좋은 재능을 가졌어.’

힌치는 4번의 경기에서 원하는 결과를 다 얻어냈다. 이제는 더 궁금한 것이 없었기에 다음주에 준을 더블A로 내려 보내기로 결정했다.

‘내일이 마지막 날인데 풀타임 출장할 기회를 한번 줘야겠어. 잘하면 좋고, 못해도 더 많은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다음 날 아침 준은 자신이 오늘 경기에서 풀타임 선발 출장할 것이라는 통보를 받았다. 그리고 이 경기가 마치면 다시 코퍼스 크리스티로 돌아가면 된다는 말도 함께 들었다. 이 경기가 스프링 트레이닝에서 준이 힌치에게 자신의 모습을 보여줄 마지막 기회였다.

아침을 먹자마자 아론을 불러서 상대 팀 타자들에 대한 분석을 시작했다. 오늘의 상대는 내셔널 리그의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였다. 상대 타자들에 대한 분석이 끝나고 볼 배합에 대해서도 아론과 토론을 나누었다.

경기 시작 1시간 전, 양 팀은 필드에 나와서 몸을 풀기 시작했다. 한창 몸을 풀고 있는데 피츠버그 측에서 한 선수가 다가왔다. 그는 이번 시즌 포스팅 제도를 통해서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강정후였다. 강정후가 다가오는 것을 본 준은 반갑게 인사하려고 하다가 멈칫했다.

‘인사는 해야 하는데 뭐라고 해야 자연스러울까? 안녕하세요 선배님? 근데 나는 한국에서 야구를 안 했는데...선배님이라고 불러야 하나? 미국에는 내가 먼저 왔는데. 그냥 형이라고 할까?’

강정후는 그런 준의 고민을 한 방에 날려주었다.


“안녕! 여기에 한국 선수가 있다는 소문은 못 들었는데. 반가워 나는 강정후야. 딱 봐도 내가 나이가 많아 보이는데. 편하게 정후형이라고 불러.”

“안녕하세요 정후형! 저는 이준이라고 합니다. 한국 나이로 25살이고요 포지션은 포수에요. 오늘 선발출장 합니다. 잘 부탁 드립니다.”

“그래. 만나서 반갑다! 나중에 폰 번호 좀 줄래? 한국 선수끼리 친하게 지내야지!”

“네 형! 나중에 경기 마치면 찾아갈게요. 근데 여긴 왜 오신 거에요?”

“아. 너네 포수 중에 최현(행크 콩거)이라고 한국 사람이 있다고 해서 찾아왔지. 신수형이랑도 아는 사이라고 하더라고. 그래서 이야기 좀 하려고 왔는데 부상이라서 이번 캠프에 없다네? 그래서 돌아가려는데 네가 보여서 왔지. 나 이제 가봐야겠다. 경기준비 잘해라!”

“네 형. 좀 있다 봐요~”


생각보다 강정후는 털털할 사람 같았다. 야구를 하는 한국 선수 중에 친한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경기가 끝나면 꼭 강정후에게 가서 모든 한국인 메이저리거의 연락처를 받아야겠다고 다짐했다.


“플레이볼!”

주심의 콜과 함께 휴스턴의 공격으로 경기가 시작되었다. 오늘 준은 휴스턴의 6번 타자이자 포수로 출장했다. 준의 타석까지는 아직 여유가 있는 상황. 오늘 선발인 콜린 맥휴와 볼 배합과 사인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려고 했다.

“볼 배합? 리드는 내가 할게. 너는 그냥 공만 받아주고, 뒤로 흐르지 않게 막으면 돼.”

휴스턴에서 2선발로 대우받는 맥휴는 준이 리드를 하는 것을 거부했다. 더블A에 있는 애송이가 자신을 리드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1회 초 휴스턴의 공격은 삼자범퇴로 끝났다. 이어진 1회 말, 마운드에 올라선 맥휴는 공 5개로 이닝을 끝내 버렸다. 준이 한 일은 그저 존에 걸칠 듯 말듯한 공이 오면 살짝 존으로 당겨주는 것과 맥휴가 던진 공을 다시 돌려주는 것이 전부였다.

이어진 2회 초 앞선 두 타자가 모두 아웃을 당해서 돌아왔고, 준이 타석에 들어섰다. 상대방 투수는 좌완인 프란시스코 리리아노로 피츠버그의 2~3선발을 맡고 있었다.

리리아노는 준이 타석에 들어서자 약간은 비웃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첫 번째 공이 몸 쪽 깊이 들어왔다. 준이 살짝 몸을 돌리자 홈 플레이트 뒤에 앉아 있던 프란시스코 서벨리가 준에게 트래쉬 토크를 하기 시작했다.


“이봐 루키. 너무 쫄지 말라고~ 빅리그는 이런 공들이 매일 날아드는 곳이라고.”


준은 서벨리를 무시했다. 그리고 유격수 땅볼을 치고 들어왔다. 뒤에서 이죽거리는 서벨리의 뒤통수를 갈겨주고 싶었다.

경기는 투수전으로 흘러갔다. 맥휴도 잘 던지고 있었고, 제구가 좋지 않기로 유명한 리리아노도 오늘은 꽤나 잘 던지는 중이었다. 그렇게 5회가 되었다. 선두타자인 에반이 2루타를 치고 나갔다. 에반은 5번 타자, 다음 타석은 준이었다.

준도 매일 경기를 분석하기 때문에 자신이 이상할 정도로 득점권에 강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저 자신은 주자가 득점권에 있을 때 좀 더 신중하게, 그리고 집중해서 타석에 임할 뿐이었다. 그리고 다른 타자들도 다 그 정도는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봐 애송이. 빅리그 투수들이 어떤 공을 던지는지 감상하고 돌아가. 괜히 휘둘렀다가는 아까처럼 아웃 당할 테니까.”


이전 타석에서 애송이의 마음을 흔들어 놔서 범타가 나왔다고 생각한 서벨리가 다시 한번 준에게 트래쉬 토크를 시전했다. 하지만 준의 귀에는 그의 말이 들리지 않았다. 주자가 득점권에 있는 상황, 이미 집중의 세계에 들어간 것이다.

리리아노가 세트포지션 상태에 들어갔다. 예쁘게 모은 손을 배에서 잠깐 멈추고 공을 던졌다. 실밥이 회전하는 것이 보였다. 이미 전 타석에서 봤던 공이었다.

‘투심!’

투심이 들어올 궤적을 향해 배트가 움직였다. 공은 가운데로 들어오는 듯 하다가 바깥쪽 낮은 공으로 움직이며 들어왔다. 미트에게 안기기 위해 순조롭게 가던 공은 목적지에 닿지 못하고 빠른 속도로 반대방향으로 날아갔다.

준의 시범경기 첫 홈런이었다. 준은 타석에 서서 아름답게 아치를 그리며 날아간 홈런을 감상했다. 공을 때리는 순간 홈런이라는 것을 알았다. 공이 최고점에서 점점 떨어지기 시작할 때 서벨리를 향해 한번 씨익 웃어주고 다이아몬드를 돌기 시작했다.

손이 무거웠다. 서벨리에게 웃어주는 것에 신경 쓴 나머지 배트를 들고 있었던 것이다. 이미 2루를 향해 가고 있던 상황이어서 다시 돌아갈 수는 없었다. 이왕 배트를 쥔 거 활용을 해 보기로 했다.

힌치는 준이 친 홈런에 굉장히 흡족해 하고 있었다. 홈런을 친 준이 배트를 들고 도는 것이 아닌가. 뭔가 불길한 생각이 힌치의 뇌리를 스쳐 지나갔다.

‘아냐!그래 준 이제 3루야 그냥 들어와 줘···왜 불길한 예감은 틀리지 않을까···’

3루 까지 조용히 돌던 준은 힌치의 기대를 저버릴 수 없다는 듯이 3루를 지나치자 마자 배트를 빙빙 돌리면서 홈까지 들어왔다. 그 모습을 본 휴스턴의 관중들은 난리가 났다.


“멋지다!!”

“미스터 윈드밀!! 오늘부터 널 응원 해줄게!!”


힌치는 다음 회 수비부터 준 대신 카스트로를 넣었다. 준이 배트를 돌리면서 들어올 때는 모두 어이가 없어서 멍하게 있었다. 하지만 정신을 차린 뒤 분노하기 시작했다. 그런 상황에서 유망한 선수를 보복 당하게 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경기가 끝난 뒤 준은 짐을 챙겨서 공항으로 향했다. 준에게는 차가 없었기 때문에 아론이 데려다 주기로 했다.


“준. 넌 분명히 빠른 시간 내에 빅 리그에 올라올 거야. 잘하면 올해가 될 수도 있지. 니가 올라오기를 기다리고 있을게.”


아론의 기대 어린 배웅을 받으며 코퍼스 크리스티를 향해 떠났다.


작가의말

안녕하세요 주너입니다.


원래는 오늘 글을 올릴 생각이 없었습니다. 제가 오늘 야구를 하고 손을 다쳐서 타자치는데 아프더라구요...그래서 공지를 딱 쓰고!! 딱 조회수를 봤는데 무려 1~3화가 천을 넘었더군요...

재빨리 공지를 지우고 글을 썼습니다.


여러분이 많이들 읽어주시는데 제가 고작 손이 아프다고해서(쥬륵...) 쉴 수는 없는 노릇 아니겠습니까!!!


이번화를 기점으로 스프링캠프가 모두 끝이 났습니다. 이제 더블A로 다시 돌아가서 성장해나가는(걸까요 리그를 폭격하러 가는걸까요...)준의 이야기가 이어질 예정입니다!! 다들 선작 고정!!


그리고 드디어 일반연재 신청분량이 되었습니다!! 이제 오늘 저녁에 신청을 할 생각입니다. 옮기게 되면 공지를 다시 띄우겠습니다.

모들 즐거운 밤 보내세요!!(월요일이 다가오는데 즐거운 밤이란...있을 수 없는거겠지요..ㅠㅠ 저도 내일 출근을...쥬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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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24화 - 데뷔전(1) +32 16.05.31 12,126 265 12쪽
23 23화 - 커리어의 시작[사진추가] +28 16.05.30 12,221 223 12쪽
22 22화 - 뜻하지 않은 기회 +36 16.05.29 12,233 268 12쪽
21 21화 - 계약, 그리고 한국 +22 16.05.28 12,348 224 12쪽
20 20화 - 애리조나 폴 리그(2) +38 16.05.28 11,694 247 12쪽
19 19화 - 애리조나 폴 리그(1)[사진추가] +16 16.05.26 11,957 194 13쪽
18 18화 - 트리플A[사진추가] +26 16.05.25 12,002 204 12쪽
17 17화 - 목표를 정하다 +18 16.05.24 11,914 214 11쪽
16 16화 - 승격,그리고 에이전트 +16 16.05.24 11,997 212 12쪽
» 15화 - 스프링캠프(5) +17 16.05.23 12,186 231 12쪽
14 14화 - 스프링캠프(4) +8 16.05.22 12,025 210 13쪽
13 13화 - 스프링캠프(3)[사진추가] +6 16.05.22 11,748 182 13쪽
12 12화 - 스프링캠프(2) +10 16.05.21 12,051 225 13쪽
11 11화 - 스프링캠프(1)[사진추가] +9 16.05.20 11,967 205 12쪽
10 10화 - 코퍼스 크리스티에서 만난 인연[사진추가] +12 16.05.20 12,170 18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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