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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가위 님의 서재입니다.

루시퍼의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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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가위
작품등록일 :
2023.06.15 18:07
최근연재일 :
2023.07.09 21:14
연재수 :
23 회
조회수 :
324
추천수 :
0
글자수 :
81,468

작성
23.06.27 21:41
조회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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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12회

DUMMY

우리 18조는 신호에 따라 아침 식사를 먹고서 방에서 대기하다가 신호에 따라 공고된 장소로 이동한다. 벨 소리 하나에 이 건물 안에 있는 인원이 우루루 이동하는 것을 보니 마치 목장에 갇힌 말이 된듯한 기분이 들었다.


종이에 적혀였던 장소는 숙소 건물에서 나왔을때 왼쪽에 있는 건물이었다. 아마 다른 조들의 게임 장소도 그 건물에 있는지 다른 조의 사람들도 우루루 그 쪽으로 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우리는 무리 뒷쪽에 위치해서 느긋하게 걸어간다.


그 건물은 총 3층이었지만, 한 층 한 층이 높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보면 우리가 머물고 있는 숙소 건물과 비슷한 규모인 것 같다. 우리는 그 안으로 들어가 3층에 위치한 I라는 이름이 붙어있는 방 안으로 들어간다. 방은 우리가 머물고 있는 숙소의 것보다 2배 정도 컸고, 형태도 딱 방 2개 정도를 붙여놓은 듯한 길죽한 형상이었다. 다만 방 안에 침대나 TV따윈 전혀 없었고, 한 가운데에 당구대보다 좀 더 큰 테이블이 한 개, 그리고 의자가 양쪽에 3개씩 총 6개가 놓여있었다.


벽은 새하얀 페인트로 도배되어 있었으며, 천장 구석과 가운데쯤에 cctv가 총 4대나 매달려서 우리의 움직임을 빠짐없이 담아놓겠다는 듯 천천히 좌우로 움직이고 있었다. 어마어마한 돈을 지불하고 참여했다는 그 관람객들을 위해 준비해놓은 모양이다. 아마 우리가 나누는 대화까지 고소란히 전달되겠지. 뭐, 마음대로 하라지.


그 외에 천장의 왼쪽과 오른쪽에 스피커가 하나씩 스테레오로 붙어 있었는데 숙소 방안에 있는 것과 별반 다를 것이 없어 보인다. 그야말로 관심을 둘 필요조차 없는 물건이라 금방 고개를 돌린다.


이미 다른 조의 사람들이 와서 한쪽에 모여 있었고, 우리는 자연스럽게 테이블을 기준으로 해서 그 맞은 편에 모인다.


상대 조는 남자 세 명에 여자 둘로 구성되어 있었다. 우리 조와는 다르게 비교적 사이가 좋은 듯 서로서로 이야기를 주고 받고 있었다. 이거야 원, 벌써부터 팀웍에서 차이가 나는 건가.


"어. 그나저나 대체 뭘 하는거지? 설마 게임이라고 해서 컴퓨터 게임같은 걸 하는 건 아니겠지?"


어색한 분위기를 참을 수 없다는 듯 광채가 입을 연다. 아마 이 녀석도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을 거다.


광채가 꺼낸 말이 아무에게도 상대되지 않고 공중에서 사라지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내가 얼른 말을 받는다.


"그야 컴퓨터가 없으니···아무래도 불가능하겠지."


"5:5 족구라도 하려는 건가?"


그때껏 심드렁한 표정으로 있던 체격 좋은 남자가 입을 연다. 우리에게 직접 이야기를 건 것은 아니지만, 대화의 의지를 보였다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환영할 만한 일이었다.


"스포츠는 아닐 거에요. 신체적인 핸디캡은 없다는 걸 확인하고나서 참여한 거니까요."


가만히 듣고만 있던 여자가 말한다. 놈들이 게임 참여를 권유하러 왔었을때 확인을 해두었다는 말같다. 그 상황에서 그런 세세한것까지 확인할 생각을 했다니. 대단하군.


하기야, 생각해보면 여성 입장에서 보면 참가 여부를 결정할때 굉장히 중요한 요소일 것이다.


"흠. 그들의 말을 어디까지 믿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체격 좋은 남자는 자기의 생각을 말한 것일 뿐이겠지만, 마치 정면에서 반박하는 것 처럼 들린다. 여자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별 문제없이 넘어갔지만, 이 팀 점점 불안해진다.


논쟁으로 번질 것 같아 끼어들진 않았지만, 내 생각에도 스포츠로 겨룰 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우선, 이 게임이라는 건 결국 돈 많은 부자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쇼라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아마추어의 스포츠 따윌 보기 위해 거액을 쓰는 바보는 없을 것이다. 우리보다 월등히 능력도 좋고, 평생을 스포츠로 살아온 선수들이 엄청나게 많이 있는데, 훨씬 저렴한 금액으로 그들의 경기를 눈 앞에서 볼 수 있는데도 수준 낮은 우리들의 경기따위에 막대한 참가비를 지불하는 바보라면 많은 돈을 벌어들이지도 못했을 것이다.


그리고 이 여자 말대로다. 만약 운동 계열로 겨루게된다면 자연히 남녀간에 신체적인 핸디캡이 생기게 되는데. 그렇게 되면 남녀 혼성 조로 편상할 이유가 없다. 남자조, 여자조를 따로 만들어 각자 싸우게 하는 편이 더 재미있지, 실력 차이가 처음부터 존재하는 스포츠를 무슨 재미로 본다는 말인가.


그렇다면 결국 두뇌 싸움이 될 확률이 높다는 말인데···.


그때 내 생각을 방해하듯 누군가가 방으로 들어온다.


"다 모인것 같군. 이제 시작해볼까?"


목소리가 난 쪽을 돌아보니 이곳에서 지겹게 봐왔던 검은 정장을 입은 남자가 안으로 들어오며 문을 닫고 있었다. 드디어···시작인가. 심장이 뛰는 것이 느껴져온다.


그는 양손에 아무 것도 들고 있지 않았다. 그렇다는 것은 게임을 하는데 도구는 필요치 않다는 것인가? 그렇게 생각했을때 주머니에서 카드 다발을 꺼내든다.


카드? 그렇다면 도박인가?


"크크크. 그렇게 긴장들 하지마. 이번 게임은 말하자면 전초전이다. 룰도 아주 간단하니까 즐긴다는 마음으로 하라고."


웃기지마. 제멋대로 지껄이고 있어. 이 상황을 즐길 수 있다면 지독한 낙천주의자가 아니면 새디스트일 것이다.


"자. 설명은 한 번만 할테니 집중해서 듣도록. 우선 조당 한 명씩 나와서 이 카드를 받아가라."


우리조에서는 광채가 즉각 앞으로 나와서 카드를 받아간다. 저쪽 조에서도 남자 한 명이 나와 카드를 받아간다.


광채가 받아온 카드는 총 5장이었다. 사이즈나 재질은 트럼프와 비슷했는데 친숙한 트럼프 무늬따윈 보이지 않았고, 대신 검은색 잉크로 1,2,3,4,5 라는 숫자가 큼지막하게 프린트 되어 있을 뿐이었다. 이걸로 대체 무슨 게임을 한다는 거야? 용도가 극한으로 한정되어 있는 카드라고 밖에 볼 수 없다.


"다들 카드를 봤으니 알겠지만, 카드에는 각각 숫자가 1부터 5까지 적혀있다. 이해하기 쉽게 연습 게임을 하면서 배워보도록 하지. 우선 각자 카드를 한 장씩 나누어 갖아라."


카드를 들고 있던 광채는 어떤 식으로 나눠줘야 할 지 몰라 우왕좌왕하는 것 같았다. 잠시 후 그는 '연습이니까···.' 라고 중얼거리며 우리들에게 카드를 한 장씩 분배하기 시작했다. 내가 받은 카드의 숫자는 3이었다.


"다 받았으면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상대 조와 마주서라. 서로 1열로 서서 상대편과 한 명씩 마주보도록 말이야."


우리는 잠자코 테이블 앞으로 이동한다. 테이블 앞에 나란히 서니 자연스럽게 상대 조의 인원들과 1:1로 마주보게 된다. 내 앞에 선 사람은 약간 어리숙하게 보이는 30대로 추정되는 남자였다.


"일단 테이블 앞에 선 이후로는 서로간에 카드의 교환이 불가능하다. 다 섰으면 각자 가지고 있는 카드를 테이블 위에 숫자가 보이게 올려놓도록."


우리는 한명씩 테이블 위에 자기가 가지고 있었던 카드를 올려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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