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글쟁이를 꿈꾸는 희망녀의 방

삶을 그리며

웹소설 > 일반연재 > 시·수필, 중·단편

희망녀
작품등록일 :
2023.12.12 06:52
최근연재일 :
2024.05.03 08:00
연재수 :
29 회
조회수 :
296
추천수 :
2
글자수 :
30,310

작성
23.12.14 05:37
조회
21
추천
1
글자
2쪽

2. 꽃

DUMMY

오늘 한 다발의 꽃을 받았습니다.

딱히 나를 위한 꽃다발은 아니었고, 아들이 받았던 꽃다발을 집으로 가져 왔기에 결국 그 꽃다발은 내 것이 되었습니다.


“엄마 해. 나는 이런 거 필요 없어.”


그 꽃다발을 안겨준 사람이 들었다면 우울했을 말을 내뱉으며 무심히 건네주는 아들의 꽃을 나는 좋아하며 받았습니다.


화병에 담겨진 장미와 안개꽃.

꽃에 관심을 크게 두지 않고 살았던 탓에 이름도 모르는 꽃들.

뿜어져 나오는 향기는 내게 미소를 짓게 합니다.


사람의 정성이 꽃 색깔만큼이나 화려해 보입니다.

나를 위해서 만들어 진 게 아니어도 보고 있자니 너무나 좋습니다.

이런 기분을 얼마 동안 잊고 살았을까 하는 생각에 기억을 다시 돌려 봅니다.


졸업을 할 때도.

연애를 할 때도 나는 품에 꽃다발을 안고 있었습니다.

아련함 속에서 그때의 향기가 느껴집니다.


기억 속에 있는 꽃다발은 기쁨이었고, 사랑이었습니다.

꽃이란 참 신기한 것 같습니다.

아무런 힘도 없는 연약한 것이 색과 향기로 본인조차 잊고 있었던 기억들을 꺼집어내 주니 말입니다.


나는 이꽃 저꽃 꿀을 찾아다니는 꿀벌처럼 냄새를 쫓고 있습니다.

맡아도 맡아도 질리지 않습니다.


향기들이 나를 꽃들로 가득한 벌판을 유유히 걸어다니게 합니다.

자연스럽게 눈이 감기고 내 몸은 향기 속에서 잠깁니다.


잠시 잊고 싶은가 봅니다.


오늘 저녁은 무슨 반찬을 할까?

내일은 어디를 가서 싸게 장을 볼까?

세제가 남아 있나?


수도세와 전기세. 관리비를 내야 하는데...

나를 꽃에서 멀어지게 했던 생활이라는 이름에서 잠시 그렇게 벗어나고 싶은 내가 꽃 향기 속에서 웃고 있습니다.


자신의 향기를 나에게 마구 전해주는 꽃들에게 감사하고, 이런 꽃 다발을 준 아들의 그 누군가에게 감사합니다.


지금 나는 잠시나마 행복하니까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삶을 그리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9 29.마음에서 쓸데없이 일어나는 조급증! 24.05.03 1 0 3쪽
28 28.아버지와 아들의 거리. 24.05.01 3 0 3쪽
27 27.감동 받았어요. 24.04.27 6 0 3쪽
26 26.갈매기처럼 날고 싶은 날! 24.04.16 7 0 3쪽
25 25.구두를 힘들어 하는 내 발. 24.04.13 6 0 3쪽
24 24.아들을 군대에 보내는 엄마는.... 24.04.10 7 0 2쪽
23 23.자식이라는 밑빠진 장독 채우기. 24.04.07 7 0 1쪽
22 22.내 나이에 맞게 살기! 24.04.05 7 0 3쪽
21 21.천천히 걸어보기. 24.04.03 6 0 2쪽
20 20.자식 자랑은 바보짓이다. 24.04.01 8 0 2쪽
19 19.친구라는 보험 24.03.30 9 0 3쪽
18 18.초보자를 울리는 우리도 초보자였다! 24.03.28 6 0 2쪽
17 17. 이 놈의 끈질긴 살들아! 24.03.26 5 0 3쪽
16 16. 당 떨어져? 24.03.24 13 0 2쪽
15 15. 계산된 친절 24.03.11 7 0 3쪽
14 14.시간 받아들이기 24.03.08 10 0 2쪽
13 13. 술의 부작용. 24.01.10 13 0 3쪽
12 12. 99%의 절망과 1%의 희망 24.01.08 8 0 3쪽
11 11.빵순이 24.01.04 10 0 3쪽
10 10.하고 있는 것과 하고 싶은 것의 차이! 24.01.01 10 0 3쪽
9 9.사람을 미워한다는 것은 23.12.29 10 0 3쪽
8 8.감기 23.12.27 12 0 3쪽
7 7.드라마 중독. 23.12.25 14 0 3쪽
6 6.대청소 23.12.22 11 0 4쪽
5 5.딸기 우유 23.12.20 12 0 3쪽
4 4. 뭘 입을까? 23.12.18 10 0 3쪽
3 3.카라멜 마끼야또 23.12.15 14 0 3쪽
» 2. 꽃 23.12.14 22 1 2쪽
1 1. 타인의 눈. 23.12.12 43 1 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