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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강변 님의 서재입니다.

침묵의 부대 SST(Silent Service Team

웹소설 > 일반연재 > 전쟁·밀리터리, 현대판타지

천사미키
작품등록일 :
2016.06.16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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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01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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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16.06.22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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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미사일 반입 루트의 추적

DUMMY

“그래, 그거였어. 그렇게 하면 미사일을 반입할 수도 있겠어.”


준우는 무엇인가 좋은 생각이 난 것처럼 부산을 떨었다. T-50에 일어난 비극의 슬픔을 철저하게 곱씹고 있던 희수도, 준우의 반응이 놀랍다는 듯이 말했다.


“뭐라는 거야? 염장 지르는 것도 아니고. 대참사가 벌어졌는데......”


“희수야 너 아까 뭐라고 했어?”


준우는 희수의 반응따위는 관심 없다는 듯이 자기 할말만 하였다.


“뭐 T-50 메탈 한정판이라서, 옥션 가면 70만원을 호가 한다는 거?”


“아니 그거 말고, 네가 앞에 한 말.”


준우는 희수가 한 말을 기억하도록 재촉하였다. 준우의 재촉에 희수는 자신의 기억력을 더듬어 보았지만 자신이 한 말을 쉽게 떠올릴 수는 없었다.


“내가 뭐라고 했는데, 네가 비 오는 날의 광녀(狂女)처럼 호들갑을 떠느냐고.”


“네가 ADEX에서 T-50을 사기 위해서 한 일이 뭐였어?”


“뭐긴 뭐야? 홍칠이 그 썅노무 시키가 KAI 전시 부스에 출품하는 모형들 안 닦아 놓으면, 안 판다고 해서 개고생하면서 닦았잖아. T-50 실제 크기 모형에다가 사이드 와인더 미사일 훈련탄까지 닦은 것을 생각하면 지금도 치가 떨려....... 가만 사이드 와인더 미사일 훈련탄? 너 설마?”


그제서야 희수는 준우의 생각을 알아차렸다는 듯이 말했다. 준우는 희수의 반응에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어갔다.


“확실히, 용의자들이 군이나 암시장을 통해서 메티스 M 미사일을 손에 넣은 것 같지는 않아. 즉 국내에서 용의자들에게 미사일을 공급할만한 세력은 없다고 볼 수 있어. 그렇다면 외국에서 국내로 들여오는 루트를 한 번 의심해 볼 필요가 있지.”


“그래 네 말은 알겠어. 그러니까 ADEX에 참가하는 방산 기업들이 실물 모형이나 훈련탄을 가지고 참가하니까, 실탄을 그 물량에 섞어 놓으면 아무래도 국내 유입이 쉬울 수 있다는 이야기인 것 같은데. 맞아?”


준우는 희수의 말이 맞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ADEX, Aerospace & Defence Exibition, 원래는 Seoul ADEX라고 해서 한국항공우주산업진흥협회, 한국방위산업진흥회, KOTRA 등이 주관하는, 서울에서 열리는 방위산업 전시회이다. 주로 항공 쪽 업체들이 대부분 참가하지만, 지상 장비 업체도 부수적으로 참가하는 한국 내에서 알아주는 방산 전시회이다.


이런 방산 전시회에 초청받은 기업들은, F-16, SU-37과 같은 실물을 보내기도 하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거나 야외 기동이 계획되어 있지 않은 업체의 경우, 실물 크기의 모형을 보내기도 한다. 즉 ADEX에 초청받은 해외 업체나 군대의 경우에는 비교적 적은 통제를 받고 국내로 무기를 유입시킬 수 있는 것이었다.


물론 ADEX 행사에 참가하는 대부분의 업체들은, 미사일과 같은 중화기를 국내에 유입할 수 있지만,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실탄이 아닌 훈련탄을 가져오거나, 전시 목적의 실물 모형을 가지고 행사에 참가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훈련탄이라고 해도 탄두만 바꾸면 바로 실전에 사용할 수 있고, 미사일 발사기는 실물 그대로 들여오는데 아무런 제재가 없으므로 일단 ADEX 행사에 참가한 업체가 마음을 나쁘게 먹는다면 언제든지 실전 무기로 전용할 수 있는 것도 사실이었다.


준우와 희수는 바로 그 점에 주목한 것이었다.


“하지만 ADEX는 격년제 행사이기 때문에 올해, 2016년에는 열리지 않아. 그렇다면 다른 방산 전시회가 있는지 알아봐야 할 것 같은데?”


“부탁해. 네 T-50이 이렇게 써 먹을 때가 있네.”


“자꾸 남의 아픈 상처 후벼 팔래? 내가 T50 구하기 위해서 생고생한 것만 생각하면......”


“하하 알았다. 빨리 방산 전시회나 찾아봐라.”


준우는 이제야 실마리가 조금이라도 풀리는 것 같아서, 십년 묵은 체증이 내려가는 것처럼 상쾌함을 느낄 수 있었다. 희수는 자신의 노트북으로 인터넷을 검색하더니 조건에 맞는 방산전시회를 찾은 듯이 준우에게 말했다.


“찾은 것 같다. 2016 대한민국 방위 산업 전시회, 고양 킨텍스에서 열리는데, 거기 초청 기업이 하나 눈에 띈다.”


“러시아 KBP 산업 설계국이겠지. 그리고 전시회 출품 항목에 메티스 M 미사일이 있을거구.”


“야~~~~ 너 돗자리 깔아도 되겠다. 그럼 메티스 M 미사일이 몇 기나 전시되는지도 알겠네? 이건 전쟁을 벌여도 충분할 양인 것 같은데 말이야?”


“뭐라고?”


전쟁을 벌일 만한 양이라는 희수의 말에, 준우는 서둘러 노트북의 화면을 쳐다보았다. 2016 대한민국 방위 산업 전시회라는 로고가 뜬 화면에는, KBP가 메티스 M 발사기만 5기에 달하는 양을 전시한다고 적혀 있었다.


“5기? 그리고 훈련탄 수는 미정? 아주 진짜 작정을 하고 들여왔나 본데? 팀장님, 현장에서 수거한 미사일 발사기가 총 몇 기였죠?”


“발사기는 1기 압수했고, 미사일 탄두는 사용한 것이 1기, 사용하지 못하고 압수된 것이 1기”


“그렇다는 건..........”


“최악의 경우 메티스 M 미사일 발사기 4기가 유출되었을 수 있고, 그렇다면 앞으로 비슷한 사건이 4건 더 일어날 수도 있다는 거겠지.”


김 팀장의 말에, 아까까지 사건 해결했다고 좋아라 하던 준우와 희수는, 갑자기 꿀 먹은 벙어리가 된 것처럼 입을 굳게 다물었다. 겨우 사건 해결의 실마리가 나오나 했더니, 분실 가능성이 있는 미사일 발사기가 최대 5기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은, 그들을 멘탈 붕괴 상태로 몰아가기에 충분하였던 것이었다.


“아직 확실한 것은 아니니, 직접 방위산업 전시회를 찾아가 조사를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해. 군이나 암시장 쪽을 더 조사해 볼 필요는 있겠지만, 현 상황에서는 방위산업 전시회에 참가한 KBP 쪽이 많이 의심스러운 것이 사실이야.”


아직은 심증 단계에 불과했지만, 조사를 할 만한 이유는 충분했다. 이미 메티스 M 미사일의 재고량에 대한 전수 조사가 군에 의해서 실시되고 있었고, 아무리 암시장이라고 하더라도 군에서 유출된 것이 아니라면, 아직은 구멍가게에 불과한 한국 암시장이 독자적으로 메티스 M 미사일을 보유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방위 산업 전시회에 참가하는 러시아 국영기업인 KBP쪽을 염두에 두고, 조사를 벌이는 것은 비합리적인 선택이 아니었다.


“드미트리에게 부탁을 해보는 것은 어때? KBP에서 미사일이 유출되었다면 KGB가 모를 리가 없잖아. 드미트리에게 넌지시 물어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은 것 같은데?”


희수는 KBP를 조사하기 전에 드미트리의 도움을 받는 것이 어떻겠냐고 운을 떼었다.


드미트리, KGB 한국 지부장, 나노 머신 사건에서 KGB 내에서 누명을 쓰고 배신자로 낙인찍혔던 것을, 한때 국정원 내부의 배신자에게 누명을 써서 같은 처지에 있던, 준우와 희수가 힘을 합쳐 누명을 벗겨주었던 적이 있는 KGB 요원이다.


“확실한 것도 없는데 KGB 끌어들였다가 더 낭패를 볼 수도 있어. 게다가 아무리 우리에게 신세를 진 게 있다지만, 자기 나라의 치부를 드러낼 수도 있는 상황에서, 우릴 도우려고 하지는 않을 거야. 잊었어? 전향하라고 한 이야기 바로 씹어버린 거, 아마 죽으면 죽었지, 지 나라를 배신하는 짓은 하지 않을 놈이지.”


드미트리는 KGB에게 배신자로 낙인 찍혀서 추적을 받다가 죽을 뻔한 상황이 있었다. 그 때 준우와 희수는 드미트리에게 한국으로 전향할 것을 권유하였다. 하지만 드미트리는 일언지하에 준우들의 제안을 거절하였다.


상황이 좋지 않다고 가족과 나라를 바꿀 수는 없다고 하는 드미트리의 말을, 준우와 희수는 반박하지 못하였다. 준우와 희수도 상황이 좋지 않아서 죽음을 맞이할 순간이 온다고 해도, 이 나라를 버릴 생각은 없었기 때문에 그의 말을 마음속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


드미트리의 말을 들은 준우와 희수는 그 이후로 단 한 번도 그에게 전향하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 애국심의 의미를 아는 전사에게, 그 긍지를 꺾으라고 이야기 하는 것은 전사에게는 용납할 수 없는 모욕이었기 때문이었다.


“하긴 KBP가 연관이 있다고 해도 지 손에서 사건을 끝내려고 하겠지, 우리에게 순순히 협조할 리가 없지. 네 말이 맞다.”


희수는 준우의 말에 격한 동의를 표했다.


“나도 지금은 드미트리에게 협조를 요청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지는 않아. 아무것도 확인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외부 조력을 받아들이는 것은 득보다는 실이 많은 법이지. 거래할만한 카드도 없고, 지금은 만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봐.”


옆에서 준우와 희수의 대화를 듣고 있던, 김 팀장도 드미트리를 끼워 넣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팀장은 <지금>이라는 단어에 강세를 두면서 상황이 바뀌는 경우에는 드미트리를 활용할 수도 있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김 팀장님은 지금은 아니지만, 나중에 거래를 할 수 있는 카드를 얻는다면 드미트리를 이용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시는 군요.”


“정답, 드미트리와 같은 노련한 늑대를 상대하는데 우리만 아마추어처럼 굴 수는 없지, KBP가 관련이 되어 있다면 KGB가 양질의 정보를 줄 수도 있으니까, 우린 그 양질의 정보와 교환할 수 있는 정보를 얻어야 하는 거지.”


김 팀장의 생각은 복잡한 것이 아니었다.


아직 조사를 더 해봐야 알겠지만, KBP가 이 사건과 연관이 있다면 KGB는 메티스 M 미사일의 유출에 관한 배후 정보를 가지고 있을 확률이 컸다. KBP는 러시아 군에게 무기를 공급하는 러시아 국영 기업이므로, 러시아 정보기관인 KGB가 그에 관한 정보를 가지지 않는다고 하는 것이 더 이상하기 때문이었다.


툴라 KBP는 러시아 툴라 주에 위치한 국영 무기 설계업체로서 SMG(Sub Machine Gun)부터 함정의 포, 휴대용 미사일까지 광범위하게 개발 생산하는 러시아의 대표적 방위산업 업체이다.


특히 툴라 KBP는 2000년대 초에 서방 세계로부터 이라크에 불법적으로 무기를 밀매하였다는 의심을 받고 제재를 받기도 한 기업이었기에, 매우 폐쇄적인 경영방식으로 운영이 되어 오고 있었다. 따라서 아무리 국가가 운영하는 정보기관이라고 해도 KBP에 대한 핵심적인 정보를 얻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미국의 CIA나 NSA도 러시아의 폐쇄성에 대해서는 한 수 접어 놓는 분위기였기에 한국의 정보기관은 말할 필요도 없었다.


하지만 KGB라면 다르다. KGB는 KBP가 속해 있는 러시아의 정보기관,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이 운영하는 KGB가 러시아 국영기업 툴라 KBP의 핵심 정보에 다가갈 수 있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바로 그랬기 때문에 준우들은, 지금은 드미트리와 정보 교환을 하지 않겠지만, 결국에는 그와 협력관계, 아니 적어도 거래 관계는 맺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었다. 하지만 거래할 카드가 없는 지금은 분명히 그 시기가 아니었다.


“일단은 고양 킨텍스에 문의를 해서 방위산업 전시회 일정이랑, 담당자부터 조사를 해보자고, 세관을 통과하려면, 주최 측에서 통관에 필요한 서류나 초청장을 발부했을 테니까 그것부터 조사해보면 뭔가가 나올 것 같은데.”


“그럼 나는 세관 쪽에 연락해서, 세관을 통과한 KBP 물품이 뭔지를 알아볼게. 아마 실제 탄두는 합법적인 방법으로 세관을 통관하지 않았겠지만, 발사기는 다르겠지. 정확한 수량이 얼마나 통관되었는지 한 번 알아볼게.”


희수는 세관 쪽을 조사해보겠다고 말했다.


방위산업 전시회이니 만큼, 발사기와 같은 무기가 세관을 통과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실탄에 사용되는 탄두는 상황이 다르다. 기본적으로 실탄의 탄두에는 다량의 화약이 장착되어 있기 때문에 전시회에서 화력 시범이라도 예정되어 있다면 모르겠지만, 실탄이 세관을 통과하는 것은 어렵다.


즉 준우들이 예상하는 메티스 M의 세관 통과 방법은 이랬다. 발사기와 같은 비 화약 물품들은 세관을 통해서 충분히 통과될 수 있으므로, 실탄의 탄두를 제외한 부품들은 세관을 통과하되, 실탄의 탄두는 따로 밀수하는 방식을 취했을 것이라고 예상하였다.


그리고 통관이 된 후에 국내에서는 발사기와 실탄의 탄두를 조립한다면, 나름 엄격하기로 소문난 한국의 세관을 유명무실하게 만들 수 있는 것이었다.


이렇게 한국에 미사일이 유입된다면, 한국의 수사기관으로서도 그 출처에 대해서 추적을 하기란 쉽지가 않다. SST도 김 팀장의 실수와 희수의 생 쇼가 아니었다면, 이 반입 루트에 대해서 생각을 하기 어려웠을 것이었다.


조금씩 안개가 걷히고 나아갈 방향이 정해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준우들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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