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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

호리병 속 선인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치맥세잔
그림/삽화
치맥한잔
작품등록일 :
2024.04.03 10:29
최근연재일 :
2024.05.19 13:35
연재수 :
4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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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527
추천수 :
962
글자수 :
199,302

작성
24.04.03 10:59
조회
1,354
추천
25
글자
12쪽

공헌점을 받기 위해서

DUMMY

“폐물들아.”


다짜고짜 사내는 아이들을 보며 폐물이라 칭했다.


아이들은 어안벙벙한 표정으로 사내를 바라봤다.



폐물이라니?


우리가 뭘 했다고?


나름 자질이 있어서 합격했는 데, 폐물이라는 표현에 어안이 벙벙했다.



“기분 나쁘지? 하지만 어쩌겠니? 너희는 폐물이다.”


“왜 우리가 폐물인데요!”


아이들 중 하나가 발끈하며 사내에게 말했다.


눈치 없이 설치는 아이가 보이자 목덜미를 잡아 던졌다.


아이는 으악 소리를 지르며 바닥에 널브러졌다.


“멍청한 새끼는 맞아야 정신을 차리지. 가서 조져.”


“예 어르신.”


그에게 덤빈 아이는 어디론가 끌려가 흠씬 얻어맞았다.



“너희가 어째서 여기로 온 줄 아는 건가?”


아이들이 알 리가 없었다.


자질 시험만 통과하고 나면 종문에 입문하여 수련을 시작할 수 있는지 알았던 것이다.


“너희는 종문의 예비자원이다.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그만! 되면 좋고 안되면 그만이라 생각하는 것들이다.”


사내는 말을 하다 말고 한박자 쉬며 품에서 커다란 종이 하나를 꺼냈다.

어디서 꺼내왔는지 모를 종이는 양팔을 곧게 뻗은 성인 남성의 키보다 더 컸다.


종이에는 장문인과 장로를 비롯하여 중요한 직책을 가진 인물의 이름과 신상정보가 수두룩 빽빽히 적혀 있었고, 그 아래로 한참 내려가자 잡부라 적힌 직책을 볼 수 있었다.



“너희는 잡부다. 그것도 개잡부! 시키면 시킨 일이나 잘 하면 되는 것들이야.”


아이들은 그 말에 충격을 받았다.


집에서도 하지 않은 잡일을 여기 와서 떠맡게 된 것이다.


“이 종이에 적혀 있듯이 상급 자질의 제자들은 장교와 장로의 내문 제자가 되어 수련을 하게 된다. 그들은 자질이 뛰어나기 때문에 영기를 쉽게 느낄 수 있지. 중급 자질을 지닌 자는 상급보다 못하지만 단 시간 내에 영기를 느끼며 외문 제자로 생활을 할 수 있다. 하지만 너희는 폐물이기에 평생을 수련해도 영기를 느낄 수 없는 자들이 반 이상이다.”


아이들은 사내의 말에 침묵을 이어갔다.


“하지만 종문이 너희에게 은혜를 베풀어 평생에 없을 기회를 줬다. 너희는 종문에서 필요로 하는 것들을 일을 통해 보수로 받을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은 공헌도라 부르며 임무를 수행할 때마다 1점의 공헌도를 얻을 수 있지. 하지만 너희가 영기를 느낄 수 있는 초급 공법을 얻으려면 최소 50점의 공헌도를 필요로 하고 손톱 티끌만한 영석을 구매하기 위해서는 100점의 공헌도가 필요하다. 그러하기에 너희는 할당 된 점수 이외에도 다른 공헌도를 얻어야만 한다. 영기를 느끼려면 최하품 영석이 있어야 쉽게 느낄 수 있다. 영기는 18살을 넘기게 된다면 점점 더 느끼기 어려워진다. 그래서 너희는 최소 20살 이전에 영기를 느끼며 연기 수도사가 되어야 하지. 그런데 너희는 20살 이내에 영기를 느낄 수 없을 것이다. 왜냐고? 너희는 폐물이니까. 여기서 일하는 자들 또한 그러한 시기를 밟아왔다. 하지만 그들은 돌아가지 못한다. 왜냐고? 자신의 평생을 부정당하니 살 의지를 잃어버린 것이지.”


사내는 아이들을 지긋이 바라봤다.


아이들 중 일부는 불안한 듯 떨고 있었고, 몇몇의 아이들은 의욕을 잃은 듯 보였다.


“그리고 반드시 기억해 두길 바란다. 내 이름은 강석재고 이곳의 관리를 맡고 있는 사람이다. 보다시피 연기기 수도자이기도 하지. 이곳의 모든 일은 내가 법이다. 그러니까 알아서 행동하도록. 알아 들었으면 지금 당장 공헌도 벌 생각부터 해! 니들이 먹는 음식도 전부 공헌도로 구매해야 하니까 말이야!”


“헉.”


아이들은 자신의 식사조차 제공받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지 못한 듯 보였다.


깜짝 놀라며 사내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황급히 뛰어갔다.



아이들은 황급히 공헌도를 얻을 수 있는 임무방이라는 곳을 찾았다.


아침에 이곳에 들린 이들은 공헌도를 받기 위해 다시금 재방문을 할 뿐이지만, 저녁이 늦어짐에도 금일 임무를 하달받지 못한 아이들은 굶어야 할지도 모른다는 사실에 놀란 눈초리로 임무방을 향했다.


마흔명에 가까운 아이들이 일시에 임무방에 도착하자 관리는 놀란 눈초리로 아이들을 째려봤다.


“놀러왔어? 늦게 온 주제에 부산스럽게 굴고 난리야!”


임무방을 관리하는 자가 들어온 아이들을 보며 고함을 지르자, 황급히 서두르던 아이들의 움직임이 일시에 멈췄다.


“일렬로 서!”


아이들이 서로의 눈치를 보며 쭈뼜 대며 다가왔다.


어떻게 만들었는지는 모르지만 거대한 도화지가 벽에 걸려 있었는 데, 금일 남은 임무와 잔여량이 옆에 쓰여 있었다.


“일일이 설명하기 귀찮으니 한 번에 알아들어라. 여기는 너희들 놀이터가 아니야. 공헌도는 너희가 임무를 달성 할 때마다 하나씩 주는 공헌패에 저장될 것이다. 너희는 아침마다 이곳에 들려 임무를 수령해야 하고, 임무를 바꾸고 싶거든 다시 찾아오면 된다. 알았냐?”


“예!”


아이들이 힘찬 목소리로 대답했다.


“자 너부터 하고 싶은 임무를 선택해라.”


선두에 서 있던 아이가 벽에 붙은 글자를 차례로 읽었다.


그러자 관리는 뒤로 꺼지라는 소리와 함께 맨 앞에 서 있던 아이를 발로 차 내쫓았다.



“바로바로 접수하라고, 니들한테 꾸물대라고 한 줄 아냐? 임무를 정하지 못했으면 줄을 서지 말고 꺼져.”


“예!”


아이들은 고민할 새도 없이 임무를 선택했다.


비교적 뒷줄에 서 있었던 석호는 주로하던 벌목을 선택했다.


석호는 몰랐지만 비교적 힘들고 보상도 크지 않았기에 사람들이 기피하는 선택지였다.


벌목을 하고 잔가지를 치고 다듬어서 각기 다른 건물에 납품하는 것까지 마쳐야 했다.



“이것도 가져라.”


관리가 석호에게 품에서 꺼낸 도끼 하나를 건넸다.


어른 팔뚝만한 크기의 도끼였다.


저런 큰 물건이 품에서 나오자 아이들은 놀란 눈치였지만, 전에도 본 적이 있었던 석호는 조금은 덤덤한 듯 보였다.



“굶을래? 당장 일 안하고 뭣들하고 있는 거야!”


“에.. 옙!”


아이들은 자세한 설명도 듣지 못하고 건물에서 쫓겨났다.


건물에서 나가자 아이들은 놀란 눈빛을 보였다.


희미하지만 명패에서 길을 알려주려는 듯 움직이고 있었다.


아이들은 명패의 설명에 따라 각기 다른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흩어졌다.


석호 또한 명패가 알려주는 곳을 따라 산 깊은 곳으로 들어갔다.


-갈색의 단단한 나무. 스무그루!


주변에 아무도 없었지만 석호의 머릿속에 누군가 직접적으로 말을 하 듯 목소리가 들려왔다.

석호는 놀라며 주변을 둘러봤지만 아무도 없었다.


“이 나무조각이 나한테 명령 한 거야?”


하지만 이미 더욱 놀랄만한 일들을 경험했기에 그러려니 싶었다.



“빨리 끝내고 저녁이나 먹자...”


석호는 능숙한 솜씨로 벌목을 시작했다.


전에 쓰던 도끼에 비해 묵직했다.


손잡이가 달랐기에 잡는 느낌이 어색했다.


무게 중심을 느껴보기 위해 먼저 휘둘러 보기로 했다.


텅. 텅.

나무를 내리치던 석호는 나무의 탄성에 깜짝 놀랐다.


마을에서 주로 보던 단풍나무와 같은 품종이었는 데, 기이하게도 손에서 느껴지는 충격은 강철나무를 벨 때보다 더 했다.


“이곳은 평범한 나무조차도 쉽지 않구나.”


석호는 탄성을 내질렀다.


석호는 모르고 있었지만 종문은 행성에서 영기가 가장 풍부한 곳에 자리하고 있었다.


영기가 새어나오지 않도록 법진이 깔려있었기에 영기는 항상 종문 안에서 흐르고 있었다.


때문에 종문 내의 모든 것들은 알게 모르게 그것의 영향을 받고 있었다.


석호가 장작으로 패는 나무 또한 수령이 20년 이상 된 목재로, 이것으로 음식을 하거나 제련을 하게 된다면 수련에 큰 도움을 주는 것이었다.


축기에 들어선 수도사들이 두세번의 도끼질로 장작을 팰 수 있었지만, 이것은 오로지 연기기 수도사들의 경지에 도움이 되는 것들이었기 때문에 이곳에서 공헌점 몇푼이나 벌자고 시간을 낭비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축기 수도사는 이 종문의 장교에 해당하는 계급이었다.


종문 내에서도 그 수가 백명이 채 되지 않았다. 그들은 결코 만만한 존재가 아니었고 결단을 위해 수련을 하였기 때문에 쉽게 볼 수 있는 인물들이 아니었다.


평소와 같으면 느긋하게 힘 조절을 해가며 시간을 보냈을지도 모르지만, 느긋하게 하다가는 밤새도록 일을 끝내지 못할 거 같았다.


“속도를 내볼까?”


후읍


숨을 크게 들이쉬자 근육이 크게 부풀었다.


팔에 힘을 주는 것만으로도 근육을 부풀릴 수 있었다.


아쉬운 점은 체력소모가 크고 배가 빨리 고파지기 때문에 쉽게 하지 않는 행동이었다.


석호는 아직 잘 모르고 있었지만, 산에 흐르던 영기가 석호를 향해 빨려 들어가듯 흡수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아니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석호의 허리춤에 차고 있는 호리병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이었다.


흡수되는 영기의 99%가 호리병으로 들어가고, 남은 1% 남짓한 기운이 석호의 몸에 쌓일 뿐이었다.


마을에서는 보이지 않던 조그마한 변화가 벌목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전에는 그저 말라비틀어진 누런색의 호리병이었다면 지금은 잘 닦은 것처럼 겉이 반질반질한 누런빛의 호리병과도 같았다.


석호의 도끼질이 빨라질수록 호리병의 변화 또한 빨라졌다.


나무가 쩍 하고 갈라지며 뒤로 넘어갔다.


작은 도끼가 있으면 쉽게 나무를 다듬었을 수도 있겠지만, 하나만 있어도 나쁘지 않았다.


석호는 잔 나뭇가지들을 잘게 다듬었고, 장작으로 쓰기 좋은 크기로 다듬었다.


남은 잔 나뭇가지들을 얼기설기 엮더니 하나의 등짐지게로 만들었다.


“스무그루를 한번에 팰 수 없으니 하나씩 가져다주고 와야겠어.”


석호는 장작을 나를 때 마다 물건을 자유 자재로 보관할 수 있는 그것을 매우 갖고 싶었지만, 신선들이 사용하는 물건이라 구할 수단이 없었기에 어쩔 수 없이 도보로 다녀올 수밖에 없었다.



석호가 장작으로 팬 나무는 식사준비를 하는 식당에 납품되었다.


석호가 가지고 있던 공헌패에 숫자가 1 증가했다.


20그루를 납품하면 공헌점 1점이 오르는 줄 알았지만, 알고보니 1그루를 베어서 납품하면 1점이 오르는 식이었던 것이다.


“새로 들어온 아이 중에 쓸만한 놈이 들어왔어. 제법이야.”


석호가 팬 장작은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다.

아궁이에 들어가기 좋은 크기로 다듬어져 있었다.


“배고플 텐데 가서 이거라도 먹으렴.”


“감사합니다.”

석호는 그가 건넨 주먹밥 같이 생긴 무언가를 받았다.


석호는 처음 보는 물건이었기 때문에 이름을 모르고 있었지만, 그것은 벽곡단이라 불리는 음식이었다.


고급 벽곡단 같은 경우에는 꿀로 굳혀서 만들 수 있었지만, 초급 수련자는 가진 것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온갖 잡곡들과 송진으로 굳혀서 만든 것으로 식사를 대체해야 했다.


호기심에 석호는 그것을 한입 베어 물었다.


“웩.”

입안 가득 퍼지는 역한 맛에 뱉어낼 뻔 했지만, 빈 속에 처음 먹는 음식이었기 때문에 나오는 것을 침밖에 없었다.


“신선들은... 이런 것을 먹고 산다고?”


아닐 것이다.


포만감이 느껴지고 몸이 가벼워지는 것을 느꼈지만, 이런 끔찍한 것을 먹고 평생을 살아야 한다고 하면 이곳에 남아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지 미지수였다.


지금 당장에 자기 집으로 간다고 해도 이것보다 맛있는 음식이 넘쳐났기 때문이다.


“그리고 안에서는 분명 맛있는 냄새가 새어 나왔어.”


안을 들여다 볼 수는 없었지만, 조리실에서 풍기는 냄새로 미루어보아 닭으로 만든 요리임이 틀림 없었다.


닭 한 마리는 곡식 한섬의 가격과도 같았다.

평소에도 보기 힘든 음식이었다.


“부럽다....”

석호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곤 다시 장작을 패기 위해 산으로 올랐다.


석호가 산으로 오를 무렵 누군가 흐느끼며 우는 소리가 들려왔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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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혈호[血虎]! 서쪽 산의 제왕!(1) +7 24.05.10 671 2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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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혈요비경[血妖秘境] +4 24.05.06 758 19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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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문지기의 시험(1) +5 24.05.05 694 16 11쪽
33 비경으로 향하다(3) +4 24.05.02 819 19 7쪽
32 비경으로 향하다(2) +2 24.05.01 775 17 10쪽
31 비경으로 향하다(1) +2 24.04.29 803 17 12쪽
30 16강. 열양지기와 검수 +4 24.04.23 898 15 8쪽
29 상선약수(上善若水)(2) +7 24.04.22 854 19 13쪽
28 상선약수(上善若水)(1) +5 24.04.21 906 18 10쪽
27 네번째 비무대회(2) +4 24.04.20 964 18 12쪽
26 네번째 비무대회(1) +4 24.04.18 914 17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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