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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

신선귀환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무협

완결

치맥세잔
작품등록일 :
2023.10.29 11:19
최근연재일 :
2024.01.01 08:10
연재수 :
74 회
조회수 :
24,796
추천수 :
587
글자수 :
387,792

작성
23.12.23 18:05
조회
156
추천
3
글자
12쪽

오랜만입니다(2)

추천 선호작은 글을 쓰는데 무한한 원동력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DUMMY

“괜히 사서 고생을 하는구나.”

기범은 고개를 저으며 힘을 끌어올렸다.

면전으로 날아오는 뇌겁에 정면으로 맞서기 위함이었다.

날아오는 보라색의 번개를 향해 주먹을 뻗었다.

기범은 찌릿한 통증과 함께 내지른 오른쪽 주먹이 새까맣게 타들어 갔고 자글자글 익어가는 근육과 함께 희멀건 뼈가 드러났다.


손에 무기라도 쥐고 있으면 상대하기 편할 텐데, 맨손으로 겁을 이겨내야 하니 부담이 없을 수 없었다.


기범이 한숨을 쉬며 육신의 기운을 북돋웠다.

결단의 기초가 되는 오행을 끌어올려 뇌겁에 대항하는 방법이었다.


그의 생명의 원천이 되는 정령수이자 세계수인 거대한 물푸레나무는 기범의 쇠락[衰落]을 절대로 인정하지 않았다.

그것은 기범의 몸이 상하지 않도록 기운을 북돋으며 힘을 유지 시켜주는 생명의 원천이 되었다.


다만, 그것은 육신으로 겁을 해소 시키는 방법일 뿐.

저 하늘에 떠 있는 뇌겁을 소멸시키는 방법에 어울리지 않았다.


뇌겁 사이로 보이는 인영에게 얻어맞기만 하는 것은 본인의 성격에 맞지 않았다. 하지만 뇌겁의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자리를 옮기는 바람에 뇌겁의 힘이 절정에 달할 만큼의 여유를 제공하고야 말았고 때문에 그 힘이 절정에 달했다.


그에게는 뇌겁을 무너뜨리기 위해 준비할 시간이 부족했다.


반지에는 본인이 쓸 수 있는 재료들이 가득했다.

비록 경지가 낮아서 진선이 쓸 수 있을 정도의 법보를 제련할 수는 없지만, 기본적으로 그 이상의 제련술로 제작이 된 법기와 법보들이 수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들어 있었다.

기범은 지구로 돌아온 뒤에 위기감을 느껴본 적이 없어서인지 별다른 비술이나 법기들을 만들 생각을 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낮은 경지에서 자기 몸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다른 법기들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사실이었다.


뇌겁은 결코 단발로 끝나지 않는다.

한번 내리치기 시작하면 뇌겁의 주체가 되는 존재가 소멸하던, 뇌겁이 소멸하던 반드시 일어나야 했다. 기범은 검게 타들어 간 주먹에 생명의 기운을 북돋으려 하였지만, 경지가 부족해서인지 아니면 정령수가 곁에 없어서인지는 몰라도 저번과는 달리 기범의 회복 속도는 절대 빠르지 않았다. 오른손을 쓰지 못하게 된다면 왼손으로 버텨야 할 지경이었다. 기범은 상황이 여의찮게 되자 바지 사이로 노트를 집어넣었다.

내려치는 벼락을 맞기 위해 기합과 함께 주먹을 내질렀다.

하지만 조금 전과는 달리 기범의 주먹에 뇌의 기운이 느껴지지 않았다.


[앱솔루트 배리어]

기범의 귓가로 누군가 마법을 영창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기범의 주변으로 반경 3m를 보호하는 투명한 보호구가 나타나 벼락을 막아낸 것이었다.

뇌격을 직격으로 맞은 보호구는 돌진한 트럭에 부딪힌 고무공처럼 찢어질 듯 출렁거렸으나 가까스로 벼락을 막아낸 듯 보였다.


기범은 눈앞에 펼쳐진 보호막을 보며 고개를 갸웃했다. 이 정도 수준의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이 한국에 있는지 싶어질 정도였다. 하지만 앳된 얼굴에서 느껴지는 낯익은 기운에 흐뭇한 미소를 감출 수 없었다.


“오랜만입니다. 기범 씨.”

소년은 다름 아닌 학교에서 저녁을 먹을 준비를 하던 동욱이였다.

소년의 심장에서 메디치의 영혼과 희미하지만, 자신이 심어놓은 기운이 느껴졌다.

가까이에 오지 않는다면 그 흔적을 찾기 어려울 지경이었다.


“어떻게 알고 찾아오셨어요? 그런데 제가 이름을 알려드린 적이 있나요?”

소년이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당신이 제게 남겨준 것에 기억이 남아있더군요. 비록 전성기의 수준은 아니지만 힘을 보태고자 찾아왔습니다. 해우는 나중에 하고 눈앞에 저것부터 처리하죠.”

소년이 뇌겁을 가리켰다.


“그래요. 잠시만 시간 좀 끌어주시기를 바랄게요.”

“예.”

소년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양손에 마나를 보았다.

소년의 양손은 검은빛으로 물들었다.


그것은 어둠이었다.

그 무엇보다도 짙고 두려운...

생명이라고는 일절도 찾을 수 없는 황량함과 허무함이 무한히 맴도는 짙은 검은색의 어둠.

그것은 곧 죽음이라는 것을 말이다.


[소멸하라!]

소년이 언법으로 뇌겁을 향해 외쳤다.


꿀렁.

구름이 출렁이며 구름 속의 존재가 괴로워하는 모습이 보였다.

소년은 자신의 언법이 통하는 것을 보자, 손으로 자기 심장을 푹 찔러넣었다.

그리곤 안에서 검은빛으로 반짝이며 뛰어대는 심장 하나를 뜯어냈다.


소년의 두 눈이 시뻘겋게 물들더니 이내 곧 피눈물을 흘렸다.

소년의 입에서 변조된 기괴한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나는 너를 저주한다]


소년이 손가락으로 뇌겁을 가리켰다. 구름의 색이 소년이 뿜어낸 검은 기운에 조금씩 물들어 갔다. 하지만 구름 속의 존재는 조금 전의 고통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덤덤하게 다음 공격을 준비했다.


그의 몸을 이루고 있는 모든 구름에서 스파크가 진동하더니, 곧장 벼락이라도 떨어뜨릴 것처럼 구름 사이로 뇌성이 들려왔다.


[내가 명[命]하노니, 이것은 곧 너의 심장이요 너를 향한 나의 저주이다. 내 적의 영혼은 멸하리라!]

소년은 들고 있던 검은색의 심장을 터뜨렸다.

그와 함께 구름 속에 모습을 감추고 있던 존재가 가슴을 움켜쥐더니 고통스러운 듯 괴성을 내지르며 벼락을 사방으로 떨어뜨렸다.


쾅 쾅 쾅.

목표물을 잃은 뇌겁이 기범이 있는 주변의 언덕배기를 폐허로 만들었다.

길을 잃은 몇몇의 벼락이 기범의 머리에 직격으로 내리꽂혔지만, 소년이 만들어 놓은 배리어를 파괴하지는 못했다.


“헉... 헉...”

소년은 자신의 공격이 먹힌 듯 구름의 기세가 전보다 한층 꺾인 듯 보였다.

하지만 상처 입은 맹수가 더 무서운 법이었다.

구름 속의 존재가 인간의 모습에서 안개로 모습이 무너지더니 이내 한 쌍의 날개를 가진 독수리의 모습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뇌조... 뇌조라니!”

기범은 일이 쉽게 풀리지 않으리라는 것을 직감적으로 느꼈다.

소년 또한 자신의 일격으로 신의 파편의 힘을 어느 정도 제거했다고 생각했지만, 기범이 불러온 뇌겁은 결코 호락호락한 존재가 아니었다.


구름 속의 존재는 전설 속 영수의 모습으로 탈변하는 것이었다.


“이대로 가만히 둘 수는 없지.”

소년은 인상을 찌푸리더니 산봉우리를 하나 잘라 뇌조를 향해 던졌다.

하지만 그것도 모자랐던지 수백 개의 불덩이와 마나로 이루어진 화살 수천 개를 구름을 향해 날렸다.

하지만 형체가 없는 탓인지, 아니면 변화 중인 존재에게 타격을 입힐 수 없기에 그런 것인지 소년이 가한 공격의 효과는 미비했다.


하늘을 뒤덮었던 구름이 거대한 새의 날개깃으로 변했다.

알을 품은 모습의 새로 변한 구름이 움츠리고 있던 몸을 펴며 고개를 들어 크게 울부짖었다.

새가 거대한 날개를 펄럭이자, 하늘에서 비바람이 몰아치기 시작했고, 거대한 눈이 뜨이자 조금 전과는 비교할 수조차 없을 정도로 굵은 벼락이 소년을 향해 내리쳤다.


“크악.”

소년은 내려치는 벼락을 피하지 못하자 통구이가 된 것처럼 검게 탔다.

소년이 교복에 걸어두었던 수많은 마법진이 데미지의 한계를 버티지 못하자 번쩍이며 폭발을 일으킨 것이다. 그의 전신이 그을린 것처럼 새카맣게 변하기는 했어도 방금 전에 내려친 벼락을 한차례 막아낸 것이었다.


“젠장 내 교복!”

소년은 안타까움에 고함을 내질렀다.

저 물건을 제작하는 데 쓴 중하급 마나석만해도 1톤 트럭에 한가득 실을 수 있는 분량이었다.


“내가 어떻게 만든 건데. 너는 뒤졌다.”

소년은 진심으로 분노했다.

그들이 전투를 벌이고 있는 사이 저녁이 깊어가고 있었다.


“네가 아무리 뇌 속성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나 또한 어둠 속에서는 무적이야.”

그의 등 뒤로 사악한 리치의 모습이 투영되었다.

그의 전생의 모습이자 그의 어둠의 힘에 힘을 실어줄 법신이었던 것이다.

기범이 또한 아직 만들어내지 못한 원영 법신을 소년이 먼저 일궈낸 것이었다.


소년의 등 뒤에 나타난 허상의 존재가 짙어지더니 이내 골갑의 형태로 변해 소년의 몸과 하나가 되었다. 소년은 한 손에 검은 빛이 감도는 구슬을 한손에 쥐고, 한손으로 거대한 낫과도 같이 생긴 지팡이를 들었다.


[지금의 나는 죽음을 관장하는 신과 같지.]

소년은 기괴한 웃음을 내뱉었다.

소년의 기세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였다.

그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세는 방금 전과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였다.


[죽어라!]

소년은 들고 있던 낫을 크게 휘둘러 뇌조를 크게 베어버리려고 했다.

하지만 그 모습에 뇌조는 가소롭다는 듯 웃음을 지었고, 날개를 펄럭이자 날개깃의 모양을 한 벼락 수백개가 소년의 몸을 덮쳤다.


으악!

소년은 기세등등했던 모습과는 다르게 수 십 개의 깃털이 몸에 닿자 뼈로 이루어진 갑옷이 백살 넘은 노인네의 갈비뼈처럼 ‘뚝’하고 부러지는 것이었다.

하지만 깊은 어둠 속에서 그의 갑옷은 빠른 속도로 아물어 갔고, 그는 죽지 않는 불사의 좀비가 되어 끈질기게 뇌조에게 엉겨 붙었다.


하지만 그것은 시간을 벌기 위한 수단일 뿐이었다.

그는 결코 뇌조의 간단한 날개짓 조차 이겨내지 못했다.

소년은 날이 밝을 때까지 싸워서 버틸 수는 있었지만, 결코 뇌조를 당해내지는 못하는 것이었다.


“아씨. 안 되는 건 안 되는 건가 보다.”

소년은 바닥에 철푸덕 주저앉았다.


“아직 멀었어요?”

“이제 됐어요.”

기범의 오른손은 금새 다 나았으며, 어디서 챙겨왔는지 모를 검 한 자루를 손에 쥐고 있었다.


“검... 이네요?”

“하하, 예. 생각해보니 칼 한자루를 구할 수 있는 곳이 있더군요.”

기범은 저 먼 곳에서 두리번 거리며 칼을 찾고 있을 민석의 모습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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