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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

신선귀환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무협

완결

치맥세잔
작품등록일 :
2023.10.29 11:19
최근연재일 :
2024.01.01 08:10
연재수 :
74 회
조회수 :
24,800
추천수 :
587
글자수 :
387,792

작성
23.12.20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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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경매장(4)

추천 선호작은 글을 쓰는데 무한한 원동력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DUMMY

“오빠? 갑자기 무섭게 왜 그래?”

사내가 기분이 언짢은 듯 인상을 찌푸리자 옆에서 조잘대던 여자는 금새 조용해졌다.

말은 하지 않았지만, 말을 할 때보다 정확한 의사를 전달하는 데는 눈빛만큼 좋은 것도 없었다.


정장을 입은 사내가 후드티를 입고 있는 옆에 앉은 사내를 바라봤다.

그들은 서로가 서로에게 보내는 의중을 파악했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기범과 시비가 붙었던 사내가 눈짓을 하자, 그들 중 후드티를 입고 있음에도 체격이 드러나 보이는 사내가 기범의 앞에 섰다.

그가 기범의 앞에 다가오며 입고 있던 후드티를 벗어 던졌다.

검은 반팔 티셔츠를 입고 있었는 데, 반팔 사이로 드러난 팔의 근육이 유난히 도드라져 있었다.

가까이서 보니 기범이하고 비교했을 때, 머리가 두 개는 차이날 정도로 큰 키를 가지고 있었다.

기범이 고개를 올려다봐야 할 지경이었다.


“남의 놀이터에 뭣대로 들어왔으니 신고식이나 할 겸 맞짱이나 뜹시다.”

남자의 껄렁껄렁한 움직임에 기범은 헛웃음이 나올 뻔했다.


“예의가 없네요.”

“하하. 예의라는 것은 동급의 인간한테 쓰는 것이라 배웠습니다. 아무리 봐도 저희보다 나아보이지는 않거든요.”

사내가 고개를 까딱이며 말했다.

기범은 헛웃음이 나오려는 것을 가까스로 추스렸다.


“이보시오. 내가 당신이라는 사람에게 어떠한 모습으로 보였을지 모르지만, 이 자리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증명된 것이 아니요? 나 같은 사람이라니 기분이 나쁘니 한가지만 묻겠소. 당신들도 별 거 없는 데 여기에 들어 올 수 있는 거요?”

“하하. 제 생각이 짧았군요. 당신 말이 맞아요. 자신이 있는 거 같으니 저랑 한판 붙읍시다.”

“피차 귀찮게 움직이지 말고, 여기서 한 대씩 주고 받읍시다.”

“좋소. 얼굴은 때리지 맙시다. 피하기 있기 없기?”

“피하는 건 상대에게 예의가 아니니 막는 건 편한 대로.”

“콜.”

우드득.

그가 손을 뒤로 꺾으며 한발자국 뒤로 물러섰다.

그리고는 주먹을 뻗어 거리를 재는 듯한 제스처를 취하더니 준비운동을 하듯 팔을 좌우로 한두바퀴 돌렸다.


“먼저 들어오세요.”

기범이 손짓을 하며 말했다.

그러자 맞은편에 서 있던 사내가 헛웃음을 지었다.


“봐주는 겁니까?”

기범이 고개를 끄덕였다.


“제가 선공을 하게 된다면 기회조차 없을 거 같아서요.”

그는 기범의 자신감 가득한 말에 머리를 긁적였다.


“하하. 자신감이 상당하시군요. 좋습니다. 대신에 후회나 하지 마시죠.”

우드득.

그의 몸이 부풀기 시작했다.

그저 다부진 몸매라고 생각했던 그의 몸이 보디빌더의 그것처럼 순식간에 부풀어 오르더니 그의 몸에서 태산과도 같은 기세가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민첩 능력치는 오히려 감소했지만 힘 능력치의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늘어났다. A급 후기였던 실력이 S급 초기 수준을 월등히 넘기는 실력자로 변한 것이다.

근육이 부풀어 오른 만큼 그의 피부도 검붉은 빛으로 물들었다.

그의 몸의 혈류가 비정상적으로 만큼 빠르게 흘렀다.


두근. 두근.

그의 빠른 혈류 만큼이나 크게 울려 퍼지는 심장의 고동소리가 vip룸 전체를 뒤흔들었다.


“언제 또 한계를 돌파한 거지?”

푸른색의 댄디정장을 입고 가르마 펌을 한 남자가 고개를 저었다.

그의 옆에는 동탄에서 흔히 보이는 미시룩을 입고 있는 여성이 있었는 데 그녀는 그의 왼쪽 팔을 껴안고 있었다. 부풀어 오른 근육을 버티지 못해 찢어진 옷 사이로 보이는 기다랗고 가느다란 모양의 찌찌를 보며 못 볼 걸 봤다는 듯이 한 손으로 눈을 가리고 있었다.


“오빠. 기운이 오빠 몸 왜 저래?”

“저 녀석 특기야. 기를 운용해서 육신의 능력을 최대치로 발휘할 수 있어. 저번에 던전에서 120레벨의 S급 마물을 일격에 격살하기도 했지.”

그는 기운이라는 사내와 같이 던전탐사를 하던 때를 떠올렸다.

그들이 던전탐사를 하는 이유는 오로지 안정적으로 레벨을 올리기 위함이었다.

던전의 난이도는 최하 F부터 최상급 S까지 있었으나, 현재는 그 단계가 올라 UR등급까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중에서도 S등급 상위 던전까지 클리어할 수 있는 실력을 지니고 있었다.


“생긴 건 저래도 위력 하나 만큼은 인정 받을 만 해.”

그가 삼층 건물 높이에 달하는 덩치를 가진 외눈박이 오우거를 상대하였을 때, 오우거가 헌터들을 곤죽으로 만들기 위해 8m에 달하는 몽둥이를 휘둘렀을 때, 몽둥이를 일격에 박살을 내고도 그 위력이 줄지 않아 오우거의 두개골을 곤죽으로 만들었다.

준비하는 시간이 오래 걸려서 그러지 준비가 되면 그의 일격은 조그마한 뒷산을 갈아엎을 정도의 힘을 지니고 있었다.


“윽. 징그러. 그래도 나는 저런 근육질 몸매 싫단 말이야. 차라리 곰 같은 몸이 낫지.”

아닌 게 아니라 기운이라는 사내의 몸은 사람이라고 불리기 힘들었다. 상체가 비정상적으로 부푼 나머지 그의 팔이 접히기 힘들 지경이었다.

그는 단 한번의 일격을 위해 근육을 펌핑 하였고, 그것을 뒤로 젖히는 과정을 통해 압축 시켰다.


그의 코와 입에서 새하얀 김이 뿜어져 나왔다.


“만.인.지.적.(萬人之敵)”

그의 등 뒤로 괴이하게 생긴 귀신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는 덥수룩한 턱수염에 새하얗고 반짝이는 골갑(뼈로 만든 갑옷)을 입고 있었는 데, 귀신이 입고 있던 갑주의 뼈가 부딪힐 때마다 귀신의 눈에서 푸른 빛의 귀기가 일렁였다.


고오오.

귀신이 입을 벌리고, 사내의 동작을 따라 주먹을 앞으로 뻗는 듯한 자세를 보였다.

곧게 뻗은 주먹에서 포탄이 발사되는 듯한 소리가 나더니 귀신이 흘리는 피눈물이 주먹을 타고 날아왔으며 오공에서 섬뜩한 음기가 흘러나왔다.


귀기는 결코 살아있는 자들이 통제할 수 없는 것이지만 그가 내지른 주먹의 힘과 함께 공명하며 기범을 향해 날아왔다.

주변에서 그의 일격을 구경하던 자들은 귀기의 섬듯한 기운에 머리카락이 사방으로 휘날렸다.


“차력(借力)이구나.”

기범은 그가 믿고 있던 자신감의 원천을 확인하더니 인정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기범은 그저 기운의 일격에 검지 손가락을 내밀 뿐이었다.

태풍과도 같은 기세로 날아오던 권풍이 봄날을 맞이한 나비의 날개 짓 마냥 팔랑이며 사방으로 흩어졌다. 그의 일격은 무색하게도 기범의 두 번째 손가락에 막혀 무효로 돌아갔다.


“실력은 출중한 편이나, 기교에 너무 의존한 나머지 본연의 실력을 갉아먹게 되었어.”

권풍은 위력적인 것이 분명하나 그것이 통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그의 기교가 상대방에 비해 뛰어날 때 뿐이었다.


그래도 뛰어난 것은 뛰어는 것이었다.


기범은 이십 대 중반에 불과한 어린 나이에 이 정도로 능숙하게 육신과 기를 다루는 것을 보며 대단하다고 느꼈다.

경매장 내부에 귀기가 많지 않았을 뿐이지, 전쟁터와 같이 부정적인 죽음의 기운이 가득한 곳이라면 그의 위력은 배 이상으로 향상될 것이었다.


그가 이 자리에서 보여준 수준이면 다른 곳에서도 자신의 실력에 자신감을 가져도 될만한 수준이었다.

먼 데서 찾을 필요도 없이 민석과 한나의 경우만 보더라도 A급 이상의 수준으로 돌파하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었다.

기운 또한 조건부로 S급 상위실력자와 동등한 위력을 가진 비술을 지니고 있을 뿐이지, 엄연히 따지면 그는 S급의 능력자와 비빌 수 있을만한 실력은 아니었다.


속 빈 강정. 내용물이 없는 공갈빵이라.

주변 사람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기운을 바라봤다.

뭔가 크게 한방을 준비한 것처럼 보였지만, 손가락에 닿는 순간 스킬이 사라지는 것을 보며 무슨 일이 있는가 싶어 고개를 갸웃했다.


하지만 그 사실과는 달리 기운은 자신의 기술이 실패로 돌아가자, 그 반동으로 몸의 기운이 날뛰며 적지 않은 타격을 입었고, 심지어 구토감을 느끼고 있었다.


조금 전에 보여준 기범의 한 수를 떠올려 보았다.

하지만 아무리 떠올려 보아도 어떻게 막았는지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전혀 없었다.

수 십 번을 돌이켜 보아도 도대체 어떻게 한 건지 알 수 없었다.

기운은 부끄러움을 무릎서고 기범에게 물었다.


“조금 전에 그것은 어떻게 한 건 가요?”

“궁금해요?”

“예.”

“궁금하면 오백 원.”

빠직.

기범의 조크에 그는 어이가 없었다.

이런 순간에도 장난이라니.


“알려줄 생각도 없으면서 사람을 농락합니까? 어떻게 제 공격을 손가락 하나로 막아낼 수 있겠습니까! 보나마나 보호용 아티펙트를 사용했겠죠. 약속은 약속이니, 자 들어오시죠.”

“그래요.”

기범은 가볍게 주먹을 들어 그에게 뻗었다.

그저 장난치는 것과도 같은 단순한 주먹질에 불과했지만, 기범의 맞은편에 서 있는 자들은 기운이 끌어낸 기세보다 더 큰 중압감을 느꼈다.

가볍게 내지른 주먹에 놀라 팔을 X자로 겹치며 기범의 주먹질을 막았다.

하지만 그가 막아서는 것이 무색하게도 온몸이 차에 치인 것처럼 극심한 통증을 느꼈다.


“아악!”

더 무기력하게 만들 수도 있었지만, 이곳에서 난리 피우는 것이 목적이 아니었기에 잠시 교육 차원에서 전사경(纏絲勁)의 묘리를 섞어서 그에게 일격을 날렸다.


그저 가벼운 주먹질로 보이지만, 그 짧은 주먹질에 200마력에 해당하는 힘이 담겨 있었다.

중형 SUV에 치이는 듯한 충격을 조그마한 주먹에 담은 것이다.


평벙함 사람이라면 그 정도 충격에 사경을 헤매거나 기절했을지도 모르지만, 더 큰 충격을 경험해본 적 있었던 기운은 쓰러지지 않았고, 충격의 일부를 바닥에 단단히 고정한 다리로 배출시킨 탓에 쓰러지지 않고 용케 버틸 수 있었다.


하지만 기범의 일격은 고통을 주기 위함만이 아니었다.

기운은 스킬 실패로 인해 생긴 반작용으로 체내의 경맥이 날뛰었지만, 기범이 날린 주먹질로 인해 출혈로 인해 막혔던 혈도가 뚫리며 날뛰던 경맥이 조금씩 안정을 되찾았다.


“전사경이라니...”

기운은 경악하는 표정으로 기범을 바라봤다.

기운은 교육기관을 졸업한 뒤 성인이 되고 나서 여러 능력자를 만나봤지만, 전사경을 구사하는 무도가는 손으로 꼽을 만큼 적었다.

그 또한 수박 겉핥기식으로 배우며 전사경의 충격을 분산시킬 수 있는 방법을 배운 적이 있었는데 덕분에 겉으로 그것을 비슷하게나마 흉내는 낼 수 있었지만, 부족한 숙련도로 인해 실전에서 써먹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는 진정으로 전사경을 구사하는 고수를 만나본 적이 있었다. 하지만 전사경을 대련에서 구사하는 자들은 없었고, 그들은 물이 들어있는 항아리에 구사하는 것을 본 적이 있었지만 그것을 구사하는 자들도 어림잡아 중년에 가까웠다.

또한 그들은 자신의 무도에 대해 자부심이 많았지만 비각성자인 경우가 많았고, 몸에 흐르는 마나로 보호막을 두르는 순간 전사경이 내부로 침투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가볍게 흩트리는 것만으로도 충격이 분산되었다. 그렇기에 기범이 보여준 전사경은 그들과 질적으로 달랐고, 그것의 충격은 기운의 닫힌 시야를 개안시켜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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