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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비통 님의 서재입니다.

초월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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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18.11.12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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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7,138

작성
19.01.12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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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22장 1막. 워로드

DUMMY

10층에 도착했을 때 바란은 자신의 집무실로 동혁을 인도했고, 곳곳에는 제자나 시종으로 보이는 이들이 인사를 했다.

“그 동안 잘 지내셨습니까?”

“뭐 그냥 그렇죠. 장로님은 어때요?”

“하하, 한동안 정신 없었습니다.”

“윗 분들이 뭐라 안 합니까? 다녀 온 곳이 무겁 사원인데?”

바란은 눈동자를 살짝 굴리더니 한숨을 내쉬었다.

“···그것 때문에 말을 맞췄습니다.”

“누구랑요? 시후형이요?”

“전부 다죠. 알잖아요? 우리가 얻은 것을요? 그거 다 말했다가는 골 아파지거든요.”

“그렇기는 하겠네요.”

말로 안 해도 알 듯 했다.

일단 무겁 사원에서 이십년을 지냈다고 말하면 그 다음부터 문제가 생긴다. 당연히 그 안에서 얻은 것들부터 시작해서 쿤이란 존재, 그리고 동혁에 대한 것들까지 골치 아픈 것이 하나 둘이 아니다.

바란도 지금은 엄청난 부자가 되었다.

동혁이 챙긴 것보다 반도 안 되겠지만 그렇다 해도 족히 금액으로 환산하면 수천억은 될 것이다.

인간은 질투의 동물이다. 조직 내 보고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

더구나 그 외에 문제까지 합하면 차라리 입을 닫는 것이 나으리라.

바란은 다과로 나온 비스킷을 입에 털어 넣으며 말했다.

“그냥 처음만 대충 그림이 되게 보고하고 나머지는 아예 말하지도 않았습니다. 그게 더 나을 것 같더군요.”

“잘하셨습니다.”

“당연히 동혁씨 이야기도 꺼내지 않았죠. 그보다 여기 오신게 저번에 부탁했던 일 때문이겠죠?”

“네.”

“그렇잖아도 연락을 받고 알아봤는데 그게 쉽지가 않네요.”

바란의 안색은 불편하기 그지 없었다.

“그냥 마법 실험체로 끌려간 여자만 찾는 일인데 그게 그렇게 힘드나요?”

“그건 아닙니다.”

“아니면 혹시 죽었나요?”

“차라리 그러면 다행이게요.”

동혁은 궁금해졌다.

물론 알고 있다.

마법 실험체로 끌려간 인간은 쓰레기보다 못한 취급을 받는다는 것을. 비인륜적인 행위임은 분명하다. 허나, 불행하게도 다소 진보적인 마법사들의 경우에는 이를 크게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풍조가 있었다.

분명 바란이 일부러 그러는 것은 아닐 것이다.

“휴우, 알아보니 그 아이는 이미 워로드가 된 모양입니다.”

“워로드라고요?”

“네. 이미 탑의 주요 전력으로 뽑혀서 훈련중인데다 전혀 딴 사람이 되어서 돌아가도 가족을 알아보지도 못할 것 같네요.”

“흐음, 워로드라.”

“그것도 델타급에 올랐습니다.”

“델타급이라고요? 그게 말이 됩니까? 그 짧은 시간에?”

“정말 희귀한 예이기는 한데··· 흠, 죄송합니다.”

동혁의 동공은 복잡하게 변했다.

워로드는 전투 생체병기를 일컫는 말이다.

플루토가 시가전이나 대형 전투에서 진가를 발휘하는 반면, 워로드는 전투시 적의 군영을 습격하거나, 돌격대와 같이 위험한 임무에 서는 보병 병기의 개념이었다.

유전자 복제 가위를 사용하여 인위적으로 DNA 를 변형시킴과 동시에 몇 가지 약물과 이른바 드림 라이더 Dream rider라는 몽마의 꿈을 통해 각성을 시키는데 만약 운이 좋아 성공하게 되면 강력한 생체병기로 탈바꿈하게 된다.

몽마의 꿈은 꿈 속에서 긴 시간동안 수련과 전투를 하면서 반복된 행동의 각인을 몸이 아예 기억하게 만드는 이른바 특수 훈련법이다.

강력한 약물의 복용은 영혼의 자아를 완벽하게 잃게 만든다.

그 후 기계 조직으로 된 신체 일부를 이식받아 조직의 명령만 받드는 강력한 마법 전사로 태어나게 되는 것이다.

“그 여자가 상당히 뛰어난가 보네요?”

“알다시피 가혹한 조건 속에 만들어지는 것이라 성공율이 소수점 단위입니다. 그런 경쟁을 뚫고 살아난 아이들 속에서도 단연 발군의 속도라서···”

“이해합니다. 델타급이라면 그 이상도 바라볼 수 있을텐데 탑의 입장에서는 쉽게 내놓기 아까운 보물이겠죠.”

“알파부터 시작합니다. 그리고 베타, 감마, 델타까지 오르죠. 현재 탑이 가진 워로드 중에서 델타급 이상은 스무 손가락이 안 넘습니다. 하필이면 오장로가 제 3 전투병단을 책임지고 있어서 씨도 안 먹히더군요.”

“흐음.”

“그렇다고 형에게 부탁을 하기도 어렵고요.”

대화를 하고 있던 그 때, 젊은 여자 마법사 하나가 오더니 뭐라고 귓속말을 했고, 바란은 급히 일어났다.

“아이고 이거 죄송합니다. 탑주님이 급히 찾으시네요.”

“괜찮습니다.”

“그러죠. 처리해야 할 일이 있어서 아마 바로 나가야 할 것 같습니다. 그 대신 비서인 유라가 대신 안내를 해드릴겁니다.”

바란은 미안한 듯 연신 사과를 했고, 동혁은 부드럽게 말했다.

“후후, 바쁘면 일 봐야죠.”

“그럼 다음에 뵙겠습니다.”

“그러시죠.”

바란은 유라를 넌지시 손짓해서 지시를 내린 후에 떠났다.

“안녕하세요. 장로님의 비서인 오유라입니다. 장로님께서 특별당부를 하셨으니 원하는 것이 있으면 최대한 협조를 해드리겠습니다.”

“뭐, 특별한 것은 없고 아까 말했던 그곳에 가고 싶군요.”

아까부터 뒤에서 시립한 채 있었던 탓에 내용을 알고 있던 오유라는 빙긋 웃었다.

“그러죠. 따라 오시죠.”

둘은 탑 안에 있는 텔레포트 게이트로 향했다.

워로드가 있는 곳은 탑과 연결된 전혀 다른 공간이었는데 이동을 한 곳은 한적한 산속이었다.

오유라는 꽤 조심스런 얼굴로 넓게 쳐진 울타리를 따라 정문으로 향했다.

넓은 잔디 너머로는 수십채의 소담한 가옥과 곳곳에 마법진으로 된 수련장이 힐끗 보였다.

때 마침 바깥으로 나가는 십여 명의 젊은 남녀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들은 어딘가로 가는지 완전 무장을 하고 있었고 특이한 점은 눈동자에 초점이 없는데다 뭔가 나사가 하나씩 빠져 있는 느낌이 꽤 독특하게 다가온다.

워로드.

전투 생체 병기. 피부는 금속으로 뒤덮인데다 로봇 관절은 걸을 때마다 부자연스러웠고 갑주까지 쓴 모습은 꽤나 이질적이다.

키메라와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키메라가 질퍽하고 음습한 인상이라면 워로드는 말 그대로 잘 벼려진 검을 보듯 차가우면서 냉막한 모습을 연출했던 것이다.

“어떻게 오셨습니까?”

“저 안에 아는 사람이 있어서 만나려고 왔어요.”

“방문 허가증이 있습니까?”

“아뇨. 저는 팔장로님의 비서인 오유라라 합니다.”

남자는 냉소적으로 쳐다보더니 말했다.

“허가증이나 그도 아니면 탑주님이나 오장로님의 허락을 맡아 오세요.”

유라는 다소 당혹스러웠다. 단 한번도 이런 경험을 당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제 3 전투 병단.

말로만 들었지 이렇게 깐깐할 줄이야.

바란 장로가 이 청년이 방문했을 때가 떠올랐다.

정중하다 못해 마치 윗사람을 맞이하는 것 같은 느낌.

동혁을 흘낏 보면서 생각에 잠겼다.

‘내 추측이 틀리지 않았다면 신분이 범상치 않은 인물일게 뻔해.’

분명 고위급 호족이나 그에 준하는 신분일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팔 장로님이 그런 표정을 보일 리 없기 때문이다.

팔 장로님에게 연락을 할까도 생각했으나 이내 접었다.

고작 이런 일도 처리 못해서 바란 장로의 신임을 잃을까 봐 두려웠던 것이다.

비교적 젊은 나이에 승승장구해서 오른 길.

동기들은 전투가 벌어지는 현장이나, 그도 아니면 해외 오지의 마법 상점 같은 곳에 파견을 나갈 때 그는 조직의 핵심인 장로의 직속 부하가 되었다.

비록 바란이 장로 중에 실권이 없는 한직이라 해도, 그의 친형이 부탑주인 것을 감안하면 팔 장로라는 그늘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선택일 터.

그런 바란이 극도로 공경하는 인물이 아닌가.

‘이번 기회를 잘 이용해야 해. ···이대로 돌아가면 안 돼.’

그 때문에 미간을 찡그리며 인상을 썼다.

“팔 장로님의 중요한 손님이십니다. 이번 일이 상부에 알려지면 당신들한테도 좋을 게 없을텐데요?”

“하지만 안 되는 것은 안 됩니다.”

그 때다. 30대 초반의 여자 마법사가 오더니 그녀를 향해 말을 건넸다.

“후후, 언제부터 장로의 비서가 감히 여기에서 오만을 떨어도 되었나요? 이제는 조직의 규율도 어기겠다는 건가?”

“부단주님을 뵙습니다.”

“오랜만이군요. 지난 번에 타준 커피는 맛있었어요. 유라씨.”

유라의 안색은 창백해졌다.

‘유라씨? 커피?’

비꼬는 말이 분명했다.

눈 앞에 도도하게 팔짱을 끼고 서 있는 여자.

이름은 미사키.

일본 출신으로 오장로의 제자 중 하나이자 제 3 전투 병단의 부단주였다. 비록 자신보다 배경이나 직위가 높다 해도 둘은 동기였다.

자신의 직책을 부르지 않고 ‘씨’라는 호칭을 붙인 것은 그만큼 무시한다는 의미가 아닐 수 없다. 특히나 커피를 타는 비서의 직책상 이것은 그녀의 콤플렉스를 건드린 것 아닌가.

하지만 오유라가 나설 기회는 동혁에 의해 막혔다.

“거기 민지예라고 있지?”

“·········”

미사키는 난생 처음 남자가 팔짱을 낀 채 반말을 하자 얼굴이 경직되었다.

그래서 어이없다는 듯 대꾸를 하지 않고 유라를 향해 질책하듯 시선을 보냈다.

동혁이 다시 말했다.

“어이, 아가씨? 몰라? 이번에 들어온 델타급 아이 하나 있잖아? 잠깐 볼 수 있을까?”

위병소를 책임지던 중년 남자가 눈치를 살피며 재빠르게 나섰다.

“무슨 일입니까? 알다시피 출입 허가증을 받아오지 않으면 외인은 들어가지 못합니다.”

“쯧, 마탑이라 그런가? 왜 이렇게 고리타분한거야?”

“뭐? 당신 누군데 감히! 유라씨, 이 사람이 뭔데 이러죠?”

“그게···”

“분명 이 소란으로 잘못되면 모든 책임은 팔 장로에게 돌아갈 테니 명심하세요.”

“말씀이 너무 과하군요. 바란 장로님도 함부로 못하시는 분입니다. 서로 아는 사이에 같은 탑 출신끼리 기싸움은 오히려 당신이 하는 것 같은데? 미사키씨?”

그 말에 미사키는 헛웃음을 터트리며 금도를 넘었다.

“흐흐, 고작해야 늙은이 하녀 주제에 꼴갑도 참!”

“뭐? 말 다했어? 어디 후진국 출신 주제에!”

“꺼져--!! 설령 바란 장로 본인이 온다 해도 정식적인 절차를 밟지 않으면 통과는 안 돼.”

유라는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럼에도 물리적으로 충돌을 할 수가 없었다. 일단 명분은 확실히 저쪽에 있었기 때문이다.

거기다 그녀의 능력으로 미사키를 이길 수도 없었다.

‘정치적 문제를 너무 간과했어.’

그녀라고 모르는 것은 아니다.

바란은 친형이 미는 원로원장을 차기 탑주로 추대하는 진영이었고, 반대로 오장로인 락토는 반대파였던 것이다.

물론 이를 간과한 것은 아니지만 고작 해야 워로드 하나와 면담을 하는 일조차 불가능할 줄은 몰랐던 것이다.

“이번 일은 정식으로 탑주님께 보고해서 그 죄과를 따질 테니 그리 아세요.”

“죄송합니다. 지난 번에 스파이 사건이 있고나서부터 분위기가 안 좋습니다. 그리고 탑의 규정을 어긴 것은 팔장로님쪽입니다.”

막상 탑주의 이름까지 들먹이자 꼿꼿했던 위병소의 소장이 살짝 양보했다. 미사키는 몰라도 자신이 팔 장로와 부딪친다면 약간의 후환이 두려웠던 것이다.

“싫다면?”

동혁이다. 그 말에 장내의 시선이 따갑게 쏠렸다.

미사키가 비웃었다.

“후후, 지금 열화의 탑에 덤비겠다는거야? 우와, 용기 돋는데?”

“그렇잖아도 짜증이 나는데···”

그러면서 동혁의 손에서 뭔가가 번쩍였다.

직감적으로 심상치 않다 판단한 미사키가 블링크로 이동을 했고 그 순간 천정이 무너져내리기 시작했다.

“이런 미친 놈이--!!”

경악과 비명이 터졌다.

“음, 흡마공을 그래도 배운 보람이 있네. 뭐 쿤의 예전 위력을 생각한다면 아직 멀었지만.”

동혁은 우왕좌왕하며 위병소를 빠져 나가는 마법사들을 쳐다보지도 않고 느긋하게 서 있을 뿐이다.

방금 보인 것은 다름 아닌 쿤의 비기.

마치 레이저처럼 순식간에 일정 영역을 초토화시키는 권능이다.

아직까지 암흑기의 살심이 일어날 정도는 아닌 탓에 일부러 시험 삼아 위병소 천정을 부쉈는데 효력이 생각보다 괜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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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22막 2장. 워로드 +2 19.01.13 3,731 62 12쪽
» 22장 1막. 워로드 +4 19.01.12 3,863 61 12쪽
72 21장 3막. 세상 밖으로 +2 19.01.12 3,803 60 12쪽
71 21장 2막. 세상 밖으로 +2 19.01.11 3,695 59 12쪽
70 21장 1막. 세상 밖으로 19.01.10 3,709 66 14쪽
69 20막 5장. 초월의 문 +2 19.01.09 3,720 65 16쪽
68 20막 4장. 초월의 문 +2 19.01.09 3,632 62 13쪽
67 20막 3장. 초월의 문 +3 19.01.07 3,634 63 12쪽
66 20막 2장. 초월의 문 +2 19.01.06 3,679 60 13쪽
65 20막 1장. 초월의 문 +2 19.01.05 3,802 55 14쪽
64 19장 3막. 파천검과 흡마공 19.01.05 3,735 52 12쪽
63 19장 2막. 파천검과 흡마공 +4 19.01.04 3,703 63 13쪽
62 19장 1막. 파천검과 흡마공 19.01.03 3,838 60 12쪽
61 18장 5막. 윤회의 겁 19.01.02 3,703 54 13쪽
60 18장 4막. 윤회의 겁 19.01.01 3,680 54 12쪽
59 18장 3막. 윤회의 겁 19.01.01 3,678 53 12쪽
58 18장 2막. 윤회의 겁 +2 18.12.31 3,850 56 12쪽
57 18장 1막. 윤회의 겁 +2 18.12.30 3,975 54 12쪽
56 17막 2장. 지하 도시 18.12.29 4,018 58 13쪽
55 17막 1장. 지하 도시 18.12.28 4,178 56 13쪽
54 16막 3장. 용암의 바다 18.12.27 4,118 59 12쪽
53 16막 2장. 용암의 바다 18.12.26 4,091 59 12쪽
52 16막 1장. 용암의 바다 18.12.25 4,213 66 12쪽
51 15막 6장. 무겁 사원 18.12.24 4,287 71 12쪽
50 15막 5장. 무겁 사원 +1 18.12.23 4,399 62 12쪽
49 15막 4장. 무겁 사원 +3 18.12.22 4,483 70 12쪽
48 15막 3장. 무겁 사원 18.12.21 4,649 70 12쪽
47 15막 2장. 무겁 사원 18.12.20 4,793 65 12쪽
46 15막 1장. 무겁 사원 18.12.19 4,989 73 13쪽
45 14막 3장. 3대 금역 +1 18.12.18 5,152 6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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