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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비통 님의 서재입니다.

초월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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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18.11.12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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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727,138

작성
19.01.11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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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글자
12쪽

21장 2막. 세상 밖으로

DUMMY

“그것도 그렇고 최근에 저희가 조직을 확장한다고 헤수스쪽과 알게 모르게 충돌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하필이면 헤수스쪽과 친한 가롯 길드의 주업무가 마수의 부산물 유통입니다. 아시지 않습니까? 그 쪽 길드장끼리 친분이 있는 것을요?”

“거 참··· 아니면 내가 한번 만나볼까?”

데얀은 처음 듣는 소리였다.

그렇다고 주군이 계신 자리에서 호통을 치기도 난감했다.

“아마 힘들겁니다. 헤수스쪽에서 사부님에게 적의가 상당해서요.”

“꿍하기는. 난 전혀 몰랐는데?”

“그 동안 사부님이 걱정하실까봐 보고를 안 드렸을 뿐입니다.”

동혁의 코가 산맥처럼 씰룩거린 것은 그 순간이다.

허나, 이미 지난 사건일 터.

굳이 과거의 일을 들춰내기도 뭐해서 모른 척 넘어갔다.

“그럼, 가롯 길드 말고 다른데 팔면 되잖아?”

“그게 쉽지 않습니다.”

“왜?”

“일단 그 쪽 업계가 서로 한통속인데다 이번 문제로 가롯 길드의 입김 때문에 거래를 안 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게 말이 돼? 아무리 서로 안다 해도 돈이 되는 일인데?”

“가롯 길드 자체도 적지 않은 규모이지만 뒤에 화랑이 있기 때문입니다.”

“화랑?”

“네. 듣기로는 가롯 길드장의 딸이 이번에 화랑의 칠 성좌 중 한 분의 아드님과 결혼을 했다 합니다.”

동혁은 이해가 된 듯 고개를 끄덕였다.

화랑은 경주에 본거지를 가진 조직으로 그다지 규모는 크지 않지만 하나 하나가 뛰어난 능력자들의 집단이었다.

경북 지방의 대형 호족으로 아마 통일한국 전체에서도 손꼽히는 준메이저 세력이었다. 화랑은 집단 연합 체제를 유지하는데 일곱 개 가문에서 번갈아 가며 화랑장을 역임한다. 칠 성좌라면 이들 일곱 개 명문 가문을 일컫는다.

“물량이 많다해도 도매를 하는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가롯 길드의 뒷배인 화랑의 눈치를 안 볼 수 없을겁니다. 그래도 일단 거래를 뚫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세상은 늘 그렇듯 무력과 권력의 저울추에 따라 움직인다.

아무리 돈이 좋다 해도 누군가의 비위를 거스리면 결코 좋을 게 없었다.

특히나 약자라면 더욱 그렇다.

“알겠어. 그럼 나머지부터 일단 처리하도록. 대충 이 정도면 충분하겠지?”

육문영과 데얀이 동시에 말했다.

“충분하다 못해 넘칩니다.”

그러던 순간이다.

갑자기 무한의 주머니가 반쯤 열리면서 긴 부리가 튀어 나왔다.

“뭐, 뭐야?”

사람들은 놀라서 웅성거렸다.

상체만 드러낸 놈은 바로 팔콘이었다.

갑작스런 기이한 상황에 데얀은 진한 호기심을, 육문영은 얼굴이 경직되었다.

팔콘은 냄새를 맡는 것 같더니 이내 초룡의 코어를 쌓아둔 곳으로 부리를 벌리더니 씹기 시작했다.

“냄새가 풍겨서 그런가 본데···”

동혁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놈이 하는 형태를 지켜봤다.

반쯤 잘린 코어 한 조각을 섭취하더니 그것으로도 부족했는지 이번에는 상급 마수의 코어까지 먹어댔다.

그렇게 차 한잔 마실 시간이 되자 동혁이 제지했다.

“그만! 더 이상은 안 돼!”

“끼이잉···”

애처로운 눈빛으로 팔콘은 동혁을 보며 울어댔다.

“들어가. 어서!”

예리한 살기가 쏟아지자 결국 팔콘은 입맛을 다시며 무한의 주머니 속으로 들어갔다.

‘독성과 상관 없는건가?’

코어의 독성 때문에 팔콘이 먹는 것을 제지하지 않았지만 그가 느끼기로 팔콘은 아무 이상이 없었던 것이다.

아니 오히려 활력이 크게 증강한 모습에 고개를 흔들었다.

그렇게 한바탕 소동이 일어나고 데얀이 중얼거렸다.

“독성이 있는 코어를 먹을 수 있다니··· 엄청나군요.”

“그러게요. 신물인가 봅니다.”

동혁은 비록 팔콘 때문에 (?) 손해를 봤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지금 내놓은 물건조차 일부분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무려 열 다섯 번을 같은 장소를 윤회했다.

또한 하나 같이 값어치가 뛰어난 것들이다.

보석만 해도 사과박스 한 상자만큼이었으니 얼마나 많은 양인지 짐작이 될 것이다.

‘혜미 누나나 바란 장로도 꽤 챙겼지.’

유시후 일행은 확실히 모른다. 일반적인 작은 아공간이 아닌, 동혁과 같은 무한의 주머니가 아니라면 아마도 못 챙겼을 것이다.

그가 챙긴 물량은 대충 계산해도 천문학적인 가치가 있었다.

거기다 아직까지 플루토는 개봉조차 하지 않았다.

“아, 그리고 둘이 나와 봐.”

동혁은 천정을 향해 뜬금없이 말했다.

사람들은 갑자기 동혁의 이상한 행동에 의문을 가졌으나 감히 그런 생각을 표현하지 못했다.

이유는 곧 밝혀졌다.

“히히, 여기 되게 좋은데?”

“그러게. 기운이 우리랑 딱 맞아. 음산하고 어둡고···”

“집에 있을 때는 주기로 영혼을 섭취했는데 여기도 먹을게 많다. 헤헤.”

나타난 이는 그림자 형제였다.

쿠산과 별리가 웃자 동혁이 훈계를 했다.

“다시 말하지만 함부로 살인하지마라. 만약 발각되면 죽지도 살지도 못하게 할거야.”

“히잉, 겁나게 그러지마요.”

“근데 배가 고픈데···”

“안 되면 마수의 영혼이라도 먹어. 그건 허용할 테니.”

“치잇, 그래도 인간 영혼이 맛있다고··· 어린 것들이 얼마나 야들야들한데.”

데얀은 형체가 없는 이 둘을 보면서 감탄사를 터트렸다.

“말로만 들었지만 실제로 그림자 인간이 있었군요.”

“히히, 우리랑 비슷한 냄새가 나는 인간이다.”

동혁은 육문영을 향해 말했다.

“앞으로 이 둘을 책임지도록.”

“아, 근데 좀···”

“왜? 겁나?”

“그건 아닌데.”

육문영은 어쩔 줄을 몰라했다. 말은 쉽지 형체도 없는 그림자를 돌보라니?

아무리 그가 강심장이라도 겁이 없을 수가 없다.

“둘은 앞으로 육문영을 호위하는 역할을 맡길거야. 그 대신에 기본적인 사회적 소양이나 교육을 가르쳐 주도록. 인간 세계에 산 적이 없어서 아무 것도 몰라.”

“헤헤, 그럼 이 아저씨 따라가는건가?”

“난 여기가 좋은데···”

“그래도 동혁이 형이 하라면 해야 돼.”

“치잇!”

육문영은 조심스레 눈치를 보며 물었다.

“그 외에 알아야 할 것이 있습니까?”

“아, 그리고··· 주기적으로 마수나 가축을 제공해. 살아 있는 것이어야 될거야. 이 애들은 고기를 안 먹고 영혼만 먹거든.”

“알겠습니다.”

동혁은 시계를 힐끗 보았다. 저녁 만찬을 하고 몇 가지 지시를 하자 벌써 시간이 꽤 늦었던 것이다.

“아무튼 내가 준 것들 전부 처리해서 아까 말한 대로 하고, 나머지 중 일부 남는 것은 500억 정도 현찰로 바꿔서 내 계좌로 넣어.”

“그래도 되겠습니까?”

“괜찮아. 자금이 부족하면 이야기 해. 더 있으니까.”

“네. 알겠습니다.”

둘은 500억이란 거금에도 크게 놀라지 않는 표정이었다. 이미 내놓은 물건을 보고 주군께서 무겁 사원에서 엄청난 것을 얻었다 생각할 뿐이다.

동혁의 설명이 끝나자 데얀의 제자는 어느새 조직원 십여 명을 부르더니 물건을 운반하게 했다.



***



집으로 돌아오던 때는 일몰이 지기 시작한 초저녁 무렵이었다.

도로는 한산하기 그지 없다.

간혹 가다 시커먼 매연을 내뿜는 네 바퀴가 달린 자동차가 보였으나 그리 많지 않았다. 녹으로 부식이 되고 유리창이 깨진 상태로 달릴 정도로 이런 차를 모는 이들은 대부분이 극빈층이다.

저층의 상점들은 대부분 서민을 위한 음식 따위를 파는 곳들뿐이었고, 그마저도 대부분이 문을 닫았다.

건물은 허물어갈 것 같은 부서진 것들이 많다.

요즘은 덜하다 해도 한 때 극성을 부렸던 마수 떼의 습격 때문이다.

그 반면 하늘은 휘황찬란하게 북적거렸다.

최근 지어지는 건물들은 전부 공중 정원식으로 아예 건물 자체를 자기장으로 반영구적으로 띄운 것들이다.

에어 스테이션부터 에어카, 에어로 바이크.

그 때문에 늘 그렇듯이 밤이 되면 하늘은 빛나고 대지는 어둠에 잠긴다.

그러던 그 때다. 누군가가 다가왔다.

“정동혁씨?”

“그런데?”

동혁은 불쾌함을 느꼈다. 두 명의 남자 때문이다.

회색빛 슈트에 깔끔한 회사원 스타일.

허나 직감적으로 그를 찾은 목적이 선의가 아님을 깨달았다. 당연히 좋은 말이 나올 수 없다.

남자는 의외라는 듯 기이한 눈빛을 드러냈다.

“반 말이라··· 우리가 잘 찾아 온건가?”

“맞는 것 같네요. 집 근처에서 감시하느라 지겨웠는데 하필이면 철수하기 전 날 오다니. 쯔쯔, 저 친구도 안 됐군요.”

“둘이 서로 코미디 하냐? 용건이 뭐야?”

“중천에서 나왔습니다. 같이 가시죠? 물어 볼 것도 있고.”

“중천?”

스포츠 머리의 남자는 냉랭한 말투로 말했다.

“정보국 소속입니다. 조사할 게 있어서요.”

“이거 웃기네. 중천이라고 하면 다 가야 하는건가?”

그 말에 남자는 어이가 없다는 듯 동료를 보며 웃기다는 제스쳐를 취했다.

마치 너 따위가 반항을 하는 것이 우습다는 모습이다.

“아직 어려서 그런가? 아니면 세상 물정을 몰라서? 이거 신박한 골동품이네?”

“흐흐. 그러게.”

동혁은 가소롭다는 듯 말을 끊었다.

“용건만 말해. 황궁도 아니고 그래 봤자 민간 단체잖아?”

“인터넷에 올린 글 때문이야. 어디 감옥에 가는 것도 아니니 좋게 따라 와. 어린 놈한테 손 쓰기는 싫다.”

결국 그런거였나?

브라질에 있는 악마의 성채에서 썼던 글.

감응기와 간섭기를 이용해서 서버를 해킹한데다 지구를 여러 번 돌려서 아이피까지 완벽하게 피했으나, 결론은 메이저 조직의 정보국을 너무 과소평가했다.

동혁은 약간 고민했다.

이대로 따라 가는 것이 좋은지, 아니면 제압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선택.

‘하나는 3층계, 뒤에 놈은 4층계.’

어려울 것은 없었다.

허나, 과연 지금 이 시점에서 충돌이 옳은 것인지 판단이 안 섰다.

동혁은 알고 있다.

한 번의 삶을 살았기에 과거 육대 메이저의 힘이 얼마나 강력한지를.

실 하나는 쉽게 끊어지지만 수백, 수천 가닥은 끊어지지 않는다.

그렇다고 손을 쓰자니 완벽하게 흔적을 없애기도 어려웠다.

동혁은 두 번째 전생은 실패를 하지 않기로 마음 먹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웬만하면 힘을 드러내고 싶지 않았다.

지금까지는 뭣도 모르고 힘을 드러냈으나, 무겁 사원에서 지내면서 느낀 점이 적지 않았다.

강하면 부러진다.

만고의 진리일 것다.

강함이란 상대적이다.

그보다 더 강한 것에 깨진다.

거대한 벽이던 쿤을 떠올린 후부터였다.

이대로 끌려간다면 분명 문제가 생길 것이다. 중천의 정보국에 끌려가서 돌아오지 않은 이들은 부기지수일 터. 그만큼 그 악명은 과거에도 유명했다.

고민은 오래가지 않았다.

‘숨긴다. 웬만 하면···’

기왕 제거하기로 마음 먹자 동혁은 가차 없었다.

“뭐, 뭐야! 감히 반항이냐?”

남자는 냉랭한 표정으로 반발했으나 어느새 동혁이 바로 앞에 나타났다.

그리고 목을 잡기 위해 손이 올라오자 급하게 뒤로 물러나야 했다.

허나, 동혁은 놀랍게도 그보다 더 빠른 속도로 나타났고, 그 순간 남자는 극심한 통증을 느껴야 했다. 비명이 터졌다.

“으악!”

우드득--!!

어깨가 생으로 탈골이 되는 광경이란 눈으로 보는 것도 만만치 않았다.

그러나 동혁의 손속은 잔인했다.

발이 들리는가 싶더니 한 쪽 무릎 뼈를 밟아 버린 것이다.

연골이 부서진 남자는 입에 거품을 물며 뒹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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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21장 1막. 세상 밖으로 19.01.10 3,709 66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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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20막 4장. 초월의 문 +2 19.01.09 3,632 62 13쪽
67 20막 3장. 초월의 문 +3 19.01.07 3,634 6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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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19장 3막. 파천검과 흡마공 19.01.05 3,735 5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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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19장 1막. 파천검과 흡마공 19.01.03 3,837 6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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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17막 1장. 지하 도시 18.12.28 4,178 5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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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16막 1장. 용암의 바다 18.12.25 4,213 6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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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15막 2장. 무겁 사원 18.12.20 4,793 65 12쪽
46 15막 1장. 무겁 사원 18.12.19 4,989 7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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