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루이비통 님의 서재입니다.

초월좌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구글과애플
작품등록일 :
2018.11.12 19:38
최근연재일 :
2019.03.26 16:50
연재수 :
134 회
조회수 :
763,499
추천수 :
10,506
글자수 :
727,138

작성
18.12.24 15:38
조회
4,286
추천
71
글자
12쪽

15막 6장. 무겁 사원

DUMMY

바란은 희미하게 미소를 보이며 말했다.

“다행이네요. 적어도 이 근처에는 저희를 위협할만한 적은 없는 것 같습니다.”

“동혁이 네 생각은 어때?”

“글쎄요.”

동혁은 뭔가를 생각하는 듯 고민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하지만 결론이 나지 않자 결국 말했다.

“일단 건너 보죠.”

“근데 꽤 먼 것 같은데?”

“그래도 방법이 없잖아요?”

“하긴.”

“혹시 저 징검다리에 함정이 있을 수도 있으니 비행해서 건너는 것으로 하죠.”

“제가 해보겠습니다.”

“세 명이에요. 당신 능력으로는 무리야.”

비행마법은 마력 고갈이 극심하기 때문에 장시간은 힘들다.

동혁은 이미 바란의 수준을 알고 있었고, 만약 세 명을 동시에 띄워서 간다면 잘못하면 추락할 위험이 있다 본 것이다. 이 말에 혜미가 발끈하며 대답했다.

“나도 괜찮아. 저 정도 쯤이야 뭐···”

“진짜 괜찮겠어요? 저기 떨어져서 통구이가 되어도 난 몰라요.”

“흐흐, 그럼 옷 다 벗고 수영이나 하지 뭐···”

“누님? 미성년자 데리고 야한 농담하는 거 아닙니다.”

“치잇, 꼴갑 떠시네.”

“꼴갑이 아니라 팩트에요.”

“헐, 모라고 하는거야? 애 늙은이 같은게!”

“자, 먼저 갑니다.”

동혁이 먼저 움직였다. 동혁은 제비처럼 하늘을 향해 뛰어나고 있었다.

마치 하늘에 계단이라도 있는 것처럼 너무 자연스러운 모습에 모두들 신기한 듯 바라본다.

‘그 때보다 더 실력이 늘었어.’

혜미는 피식거리더니 자신도 질 수 없다는 듯 원반을 소환해서 차례대로 날리기 시작했다.

혜미는 유가밀법을 익힌 후부터 몸놀림이 연어처럼 부드러워졌고, 빨라졌다.

한 번의 도약으로 십여 미터를 뛴 후에 먼저 날린 원반을 뒤딤돌로 만들어 재차 도약했다.

그와 함께 여러 개의 원반이 하늘을 갈랐다.

마치 스카이콩콩처럼 혜미는 원반의 지지력을 이용해서 동혁을 뒤쫓았고, 바란은 이를 지켜보더니 천천히 신선처럼 하늘에 뜨기 시작했다.

동혁의 속도는 점점 더 빨라졌다.

이제 뒷꽁무니가 개미처럼 작아지는 것을 느꼈다.

허나, 혜미도 만만치 않았다. 자신도 질 수 없다는 듯 더 빠르게 속도를 올렸고, 섬에 도착할 때즈음이 되어서야 거친 호흡을 몰아세우며 도착했다.

“하악, 진짜 괴물 같은 놈···”

“누가요? 저요?”

“그럼··· 여기 너 말고 또 누가 있어? 콱!”

“암튼 누나는 그 성질머리 좀 고쳐요. 그래 가지고 어디 시집이나 가겠어요?”

“또 말대꾸한다.”

“그보다 아름답네요.”

동혁은 용암이 몰아치는 바위 한 구석에 앉아 팔짱을 낀 채 여유로워 보였다.

“만약 여행지였으면 꽤 유명해졌을거야.”

“누나 예전에 북위 연합의 사방신이었다면서요?”

“그걸 어떻게 알아?”

“하하, 다 아는 방법이 있죠.”

“어휴, 이 노친네··· 입방정은···”

“제가 그 대단하신 사방신을 몰라보다니···”

“흐흐, 내 명성이 좀 대단하기는 했지. 어라, 근데 너?”

“왜요?”

혜미는 잠시 머뭇거렸다. 그녀가 사방신으로 이름을 날렸을 때는 무려 꽤 오래전 이야기였다.

조금 과장을 보태서 이제 막 사탕을 먹고 코를 흘리던 시기 아닌가?

그런데 어떻게 알았지?

동혁은 독심술이라도 있는 것처럼 야릇한 미소를 드러냈다.

“비밀이에요. 어떻게 알았는지.”

그 때다. 이제서야 바란이 도착했다.

“이건 비행 마법으로는 쫓지도 못하겠네요. 생각보다 거리가 길어서 하마터면 마력이 떨어져서 중간에 추락할 뻔했어요.”

그렇게 셋이 도착한 섬은 작은 산호섬처럼 군데 군데 구멍이 뚫려 있었다.

용암으로 휩싸인 화강암으로 둘러 쌓인 작은 섬.

이 특이한 섬을 구경할 틈도 없이 동혁이 주위를 살펴보더니 손짓을 한다.

“저 쪽 같아요. 인간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정말이야?”

“네. 몇 명인지는 모르겠지만 미약하지만 숨결이 느껴졌어요.”

둘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시선을 굴렸다.

허나, 다른 이도 아니고 동혁이 단정적으로 한 말이다. 지금 이 상황에서 동혁이 거짓을 말할 이유도 없다.

그럼에도 믿기지 않았다. 아무리 눈을 뜨고 둘러봐도 풀 한포기 없는 무인도 아닌가? 그렇게 셋은 아치형으로 생긴 동쪽의 어느 동굴로 향했다.

동굴은 처음에는 좁았다가 점점 넓어졌다.

동혁이 미간을 찡그린 것은 그 순간이다.

“조심해--!!”

예리한 살기.

무형의 그물 같은 것이 덮쳐온 것이다. 직감적으로 심상치 않다 느낀 혜미가 애월검을 뽑았다.

“어딜--!!”

좌에서 우로 검을 긋자, 그물은 찢겼고, 그 사이로 비수 여러 개가 파고 들었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암습에 혜미의 옆구리를 비수 하나가 스쳐갔다.

동시에 여러 명의 인간이 나타났다.

허나, 상황을 파악하기도 전에 새하얀 검 하나가 나타나더니 쏜살 같이 파고 들기 시작했다.

“가람검--!!”

누군가 외친다.

혜미는 기개세 氣蓋勢 의 자세로 검을 들어 내리 찍었다.

일도 양단의 단순한 초식이었지만, 그 안에 실린 힘은 대단하다. 원영-일도류의 무리 武理 가 담긴 검이 꿈틀대자 자연스레 화염이 덧씌워진 것이다.

하지만 적의 검은 마치 살아 있는 생명체처럼 가볍게 회절을 하더니, 다시 분화하기 시작했다.

하나에서 둘, 둘에서 넷, 넷에서 여덟.

순식간에 검이 복제를 하며 허공을 메웠던 것이다.

혜미도 만만치 않았다.

신형이 점점 빨라지면서 어느새 남자의 코 앞까지 붙어 버린 것이다.

유가밀법은 ‘강함을 부드러움으로 제압하는 이이제이 以夷制夷’의 원리를 기본으로 한다.

이는 정중동 靜中動의 무리 武理 에서 출발하는데 하필이면 가람검 또한 비슷한 원리를 가졌으니, 결국 꼬리에 꼬리를 물듯이 서로를 건드리지 못하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바란은 못 마땅하다는 듯 쳐다봤지만, 예상 외로 움직이지 않았다. 동혁도 굳이 나설 상황이 아님을 알고 뒤에 서 있을 뿐이다. 바란이 대머리 남자, 율령의 부총사를 향해 말했다.

“오랜만이네요. 예전 연회에서 뵙고 이런데서 만나다니···”

“그렇군. 나도 뜻밖일세.”

“근데 꼭 싸워야 합니까?”

허나, 부총사인 카일은 대꾸를 하지 않고 중얼거렸다.

“그나저나 저 여자 대단하군. 그것도 팔이 하나 없는 상황에서도···”

“·········”

“아무리 놈들한테 당해서 본신의 전력이 아니라 해도 천하의 유시후를 저토록 쉽게 몰아 붙이다니.”

“하하, 저 분이 좀 대단한 분이기는 하죠.”

카일은 순간 난감한 듯한 표정을 짓는다.

‘저 분? 바란이 저럴 놈이 아닌데?’

비록 친분은 크게 없다 해도 바란 정도 지위의 인물이 저 정도로 경칭을 쓴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허나 바란은 여유로웠다.

혹시 모르는걸까?

그럴 리가 없을텐데? 지금 여자와 싸우는 남자는 한 때는 비사벌의 황태자로 불리우던 누구보다 존귀한 존재. 그렇다. 6대 메이저인 비사벌의 벌주의 첫째 아들인 유시후인 것이다.

비록 지금은 모종의 사건으로 폐서인이 되어 방치된 존재라 해도, 혈육이란 것이 그리 쉽게 연을 끊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유시후 본연의 실력도 그 나이 때 또래 중에서는 발군이 아닐 수 없다.

“여기서 그 유명한 가람검을 볼 줄은 몰랐네요.”

혜미는 벽과 천정을 타고 여러 번 움직이며 무섭게 쫓아 오는 검을 피하면서 말하는 중이다.

“넌 누구냐!”

“후후, 적반하장도 유분수네! 그래봤자 아비 잘 만나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살던 주제에 지랄도 염병할!”

“감히!”

“꼴갑을 떨어요! 이거나 쳐먹으세요! 띨팍 아저씨!”

나혜미는 여유로웠다.

이미 차 한잔 마실 시간이 지나면서부터 유시후가 크게 밀렸기 때문이다.

가람검은 비사벌주의 3대 호신무공 중 하나였는데, 분광검의 형태로 끝없이 분화되는데다, 그 어떤 검법보다 패도적일만큼 파괴력이 강했다.

유시후는 연거퍼 상처를 입으며 노한 사자처럼 부르르 떨었다.

“젠장! 마력만 고갈되지 않았어도··· 크흑.”

“변명도 가지가지하시네.”

“이잇--!!”

날카로운 원영-일도류에 부드러운 유가밀법까지 합쳐지자 결국 감당하지 못한 유시후는 쓰러졌다.

그러자 사태를 주시하던 여자가 기형검 비슷한 것을 꺼내더니 무서운 속도로 달려 들었다.

“죽어--!!”

허나, 여자는 공격하는 속도보다 더 빠르게 튕겨져 나갔다.

기형검은 어이없게도 동혁의 손에 쥐어졌으며 여자는 심한 충격으로 구토를 하며 바닥을 뒹굴었다.

“적당히 하세요. 대충 보니 예전에 함께 들어온 분들 같은데 굳이 이렇게 삭막하게 할 필요 있을까?”

“흐음···”

묘한 분위기였다.

카일. 율령의 부총사이자 2인자.

빡빡 깎은 민머리에 박힌 북두칠성이 특이한 남자는 야릇한 표정을 드러냈다.

‘하필이면 이럴 때···’

결국 숙여야 하는가? 상황이 너무 좋지 않았다.

겉으로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지금도 마력을 깎아 먹는 ‘악셀 웜Axel worm’은 코어를 침투하며 공격 중이다.

유시후가 이토록 쉽게 당한 것은 다름 아닌, 악셀 웜에 감염된 탓이다.

전설로만 들었지, 마력만 전문적으로 섭취하는 세균이 존재할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했다.

용암이 이글거리는 섬.

이 곳에 그 어떤 위협적인 적이 없는 이유도 역설적으로 악셀 웜이라는 무시무시한 놈들 때문이다.

‘이럴 줄 알았으면 안 들어 오는건데···’

지금 이 순간도 고통스러웠다. 이미 마력의 절반 가까이를 먹어치운 징글징글한 놈들.

그나마 웅후한 마력으로 버티지만 과연 어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다 이들이 찾아온 것이다.

‘정체가 뭘까? 아무리 그래도 유시후인데···’

나인 큐빅, 아니 이제는 정체가 뭔지 짐작조차 안 가는 이 곳에 들어올 정도면 분명 범상치 않은 내력을 가진 이는 분명할 터.

열화의 탑 8장로인 바란 따위는 신경도 안 썼다.

비록 서로 존칭을 하지만, 각자가 가진 사회적 지위에서 꽤 차이가 있었던 까닭이다.

하지만, 능력을 알 수 없는 여자의 등장은 꽤 신경이 쓰였다. 거기다 그 때까지 시종으로 짐작되던 젊은 아이는 어떤가?

그는 보았다.

그 짧은 순간에 보여줬던 능력을.

보이지가 않았던 것이다.

그가 어떻게 움직였는지 어떻게 진화연을 처리했는지조차 몰랐으니.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단 하나다.

적어도 그보다 강자라는 것.

유시후의 애인인 진화연이 약하다 해도 나름 중소 무가 武家 의 자식이 아닌가?

“부총사님? 서로 모르는 사이도 아니고 이 정도에서 끝내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장로님 말대로 그러는게 좋을 것 같군요.”

바란의 제안에 카일이 대답했다.

쓰러진 유시후와 진화연은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렇다고 반발하기도 어려웠는지 아무 말이 없었다.

나혜미가 말했다.

“어떻게 이 곳에 온 거죠? 분명 서로 다른 문으로 들어가지 않았나요?”

“우리도 중간에 만났습니다. 아마 결국에는 각 관문을 통과하다 보면 나중에는 하나로 뭉쳐지는 것 같군요.”

“근데 셋뿐인가요?”

“시종이나 부하들은 다 죽었어요. 여기까지 살아 온 것만도 행운이죠.”

설명은 좀 더 이어졌다.

마물이 있는 탑, 거대한 초원에서 싸움, 바다에서 해적과 전투 등 이들은 서로 다른 경험을 했다.

싸우고 이기고, 죽고 패하고.

누군가는 승리자가 되기도, 누군가는 패자가 되기도 한다.

또한 이들의 이야기에는 공통점이 있었다.

‘어떤 이야기가 있다는 것’

대체 뭘 말하려는 것일까?

이제 이들도 이곳이 나인 큐빅이라 믿지 않았다.

아직 율령의 부총사인 카일은 ‘악셀 웜’이라는 무시무시한 놈에 대해 말하지 않았다.

이유는 당연하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적이 될지도 모르는 이들에게 미리 방어할 틈을 주기 싫어서다.

이는 유시후와 진화연도 마찬가지였는지 악셀 웜의 공격 속에서 지독한 고통을 느끼련만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초월좌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74 22막 2장. 워로드 +2 19.01.13 3,731 62 12쪽
73 22장 1막. 워로드 +4 19.01.12 3,862 61 12쪽
72 21장 3막. 세상 밖으로 +2 19.01.12 3,803 60 12쪽
71 21장 2막. 세상 밖으로 +2 19.01.11 3,695 59 12쪽
70 21장 1막. 세상 밖으로 19.01.10 3,709 66 14쪽
69 20막 5장. 초월의 문 +2 19.01.09 3,720 65 16쪽
68 20막 4장. 초월의 문 +2 19.01.09 3,632 62 13쪽
67 20막 3장. 초월의 문 +3 19.01.07 3,634 63 12쪽
66 20막 2장. 초월의 문 +2 19.01.06 3,679 60 13쪽
65 20막 1장. 초월의 문 +2 19.01.05 3,802 55 14쪽
64 19장 3막. 파천검과 흡마공 19.01.05 3,735 52 12쪽
63 19장 2막. 파천검과 흡마공 +4 19.01.04 3,703 63 13쪽
62 19장 1막. 파천검과 흡마공 19.01.03 3,838 60 12쪽
61 18장 5막. 윤회의 겁 19.01.02 3,703 54 13쪽
60 18장 4막. 윤회의 겁 19.01.01 3,680 54 12쪽
59 18장 3막. 윤회의 겁 19.01.01 3,678 53 12쪽
58 18장 2막. 윤회의 겁 +2 18.12.31 3,850 56 12쪽
57 18장 1막. 윤회의 겁 +2 18.12.30 3,975 54 12쪽
56 17막 2장. 지하 도시 18.12.29 4,018 58 13쪽
55 17막 1장. 지하 도시 18.12.28 4,178 56 13쪽
54 16막 3장. 용암의 바다 18.12.27 4,118 59 12쪽
53 16막 2장. 용암의 바다 18.12.26 4,091 59 12쪽
52 16막 1장. 용암의 바다 18.12.25 4,213 66 12쪽
» 15막 6장. 무겁 사원 18.12.24 4,287 71 12쪽
50 15막 5장. 무겁 사원 +1 18.12.23 4,399 62 12쪽
49 15막 4장. 무겁 사원 +3 18.12.22 4,483 70 12쪽
48 15막 3장. 무겁 사원 18.12.21 4,649 70 12쪽
47 15막 2장. 무겁 사원 18.12.20 4,793 65 12쪽
46 15막 1장. 무겁 사원 18.12.19 4,989 73 13쪽
45 14막 3장. 3대 금역 +1 18.12.18 5,152 69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