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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미댬의 서재

지구 서버 최강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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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미댬
작품등록일 :
2024.06.01 23:27
최근연재일 :
2024.09.08 06:20
연재수 :
78 회
조회수 :
26,868
추천수 :
766
글자수 :
395,020

작성
24.08.06 06:20
조회
113
추천
1
글자
11쪽

Lv. 63 대규모 업데이트 (2)

DUMMY

Lv. 63 대규모 업데이트 (2)


결투 시스템이 업데이트되고 각종 매체와 커뮤니티에서는 파장이 일었다.

그도 그럴 게 일단 ‘엘리시온’은 기본적으로 아이디라는 개념이 없었다.

실명제라는 이야기다.


그동안 꾸준히 레벨을 올려왔던 사람들은 너도나도 할 거 없이 결투에 참여했다.

심지어 인터넷 방송으로 자신의 레벨과 함께 결투 화면을 송출하는 전문 스트리머까지 생겨났다.


경쟁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이만큼 자극적으로 다가오는 컨텐츠도 없었다.

방송의 소재로 삼기에는 잔인하다는 일부 반응도 있었지만, 실제 현실은 이보다 더 잔혹했다.


사람들 사이에서 결투 순위가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이는 세상이 변한 뒤에도 별 관심을 보이지 않던 이들이 레벨을 올리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실제로 위협을 당할 수 있다고 느낄 때보다 효과가 더 좋았다.


“저 레벨 사냥터는 아예 자리가 없다더라.”

“잘됐네.”


정한은 자판기에서 커피를 뽑아 규태에게 건넸다.


“난 잘된 건지 모르겠다.”

“그냥 있다가 몹한테 떼죽임당하는 거보다야 낫지. 얼마 전에 올림픽 대로도 봐.”


곰곰이 생각해 보던 규태도 그제야 고개를 끄덕였다.


“그건 그렇고, 넌 결투 안 하냐? 순위 없던데?”

“해서 뭐해.”

“하긴. 넌 원래 순위 이런 거 관심 없어 하긴 했지.”

“형은? 진호는 어제도 밤늦게까지 하고 자던데?”


규태가 손사래를 쳤다.


“진짜 사람 죽이는 거 같아서 난 별로야.”

“가상현실 게임이라고 생각하면 되지. 진짜 죽이는 것도 아닌데 뭘.”

“그래도. 내가 상대방이 진짜 사람이란 걸 알고 있잖냐.”


인간형 몬스터도 못 죽이던 규태를 생각하면 당연한 반응이었다.


“그래서 오늘도 길드 전 할 거야?”

“왜? 너 뭔 약속 있냐?”


정한이 고개를 내젓자 그럴 줄 알았다는 듯 규태가 웃었다.


“마나님이 하고 싶으시다는데 해야지. 그리고 부길마도 신청할 수 있더라고. 내가 하기 싫어도 희주가 신청하면 어쩔 수 없이 끌려 들어가는 거야.”


규태가 허공에 손목을 들어 올리며 끌려가는 시늉을 해 보였다.


“백 위권 안에는 들어가고 싶으시단다.”

“진호는 최성 길드만큼은 이기고 싶다던데.”

“그 새끼도 뒤끝 어지간히 길어? 최태식 때문에 그렇지?”


정한이 어깨를 으쓱했다.


“이러다 오늘 바로 최성이랑 붙으면 웃기겠다. 그러면 둘이 1:1 붙을 수 있게 해 줘야지.”


낄낄거리며 웃는 규태는 아마 몰랐을 것이다.

그 말을 바로 실행하게 될 줄은.


어제는 오픈 시간에 맞추느라 열 시에 시작했던 길드 전이 오늘은 조금 이른 시간부터 시작되었다.

대기실로 불려 온 길드원들은 이제는 제법 친근하게 인사를 주고받았다.

희주의 부모님은 박 부장의 아들을 마치 제 손주인 양 귀여워했다.


대기실에서 보내는 시간은 길어봐야 1분.

전투가 시작되기 전까지 상대방 길드를 확인할 수 없다는 점이 불편하긴 했지만, 크게 문제 되는 일은 아니었다.


[전투가 곧 시작됩니다.]


알림창과 함께 10초의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

애초에 싸울 생각이 없는 정한과 규태를 제외하고는 다들 전투태세에 돌입했다.


[승리를 기원합니다.]


글자가 떠오르고 눈앞이 새하얗게 점멸했다.

콜로세움을 연상케 하는 경기장으로 소환된 그들의 눈앞에 상대 길드가 모습을 드러냈다.


[아레나 (대한민국) vs 최성 (대한민국)]


“야. 이 미친.”


규태의 탄식과도 같은 짤막한 감상평과 함께 사정을 아는 이들의 시선이 진호에게 향했다.


“형. 나서야겠는데? 1:1 붙게 해준다며.”


정한이 규태의 옆구리를 쿡쿡 찔렀다.


“아니, 이거 누가 일부러 그런 거 아니야? 어떻게 이렇게 바로 걸리냐!”


규태의 말에 정한이 주드를 쳐다봤지만, 주드는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었다.


“제가 플레이어님이랑 상관도 없는 일에 굳이 관여할 필요가 있나요? 이긴다고 뭐 좋은 것도 없는데.”


일리가 있었다.

특히나 요즘 들어 몸을 사리고 있는 주드라면 굳이 무모하게 이런 일을 꾸밀 필요가 없었다.


‘쟤들 전력은 좀 어때?’

“그냥 가만히 있으셔도 되겠는데요? 전력이라고 할 것도 없이 아주 형편없어요. 레벨도 낮고.”


주드의 뼈를 때리는 평가에 정한은 할 말을 잃었다.

대한민국 최고의 기업인 최성 그룹의 지원을 받는 길드가 형편없는 평가를 받을 정도라니······.

진호에게는 어쩌면 잘된 일일지도 몰랐다.


전투가 시작되자마자 최태식이 규태에게 아는 척을 해 왔다.


“아이고. 형님! 오랜만입니다. 어? 우리 도련님도 같이 계시네?”


거들먹거리는 거의 태도에 사람들의 눈살이 절로 찌푸려졌다.


“뭐, 살살 해 드릴게요. 옛정도 있는데. 그나저나 그 윤 전사 새끼는 안 데리고 계십니까? 한번 붙어보려고 했더니.”


싸구려 도발이다.

그의 객기에 정한은 오히려 피식 웃음이 나왔다.

오히려 이 도발에 넘어간 건 박 부장과 진호, 희주였다.


“저 자식이! 감히 우리 윤 전사님께!”

“미친 새끼가 겁대가리를 상실했나? 부장님. 가시죠?”


희주는 말보다 빠르게 주문을 외우고 있었다.

곧이어 하늘에서 거대한 불덩이가 쏟아져 내리고 거대한 불기둥이 솟아올랐다.


“으아아아악!”

“힐! 힐 좀 해줘!”


순식간에 최태식의 뒤에 서 있던 최성 길드의 반이 재가 되어 사라졌다.

뒤늦게 투명한 구슬을 띄워놓은 진호가 기다란 지팡이를 휘두르며 최태식에게 달려들었다.


“씨발. 뭐야?”


최태식은 놀라며 방패를 높이 치켜들었다.


쾅! 쾅! 콰앙-!


방패로 막고 있지만 온몸에 충격이 그대로 전달될 만큼 강한 공격이었다.


‘뭐야. 이 새끼 힐러 아니었어?’


최태식의 눈이 당혹감에 물들었다.

다행인 건 그나마 길드원들이 거의 다 죽었거나 빈사 상태라서 그의 이런 모습을 볼 수 없다는 것 정도였다.


콰직. 콰지직-.


방패에서 불길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제기랄. 이게 얼마짜린데!’


무려 현금으로 오천만 원이나 주고 산 방패였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었는지 최태식은 방패로 진호를 힘껏 밀어냈다.


꿈쩍도 안 할 것 같던 진호가 뒤로 살짝 밀리자, 최태식은 바로 검을 꺼내 들었다.


“대가리에 피도 안 마른 새끼가 회장님 아들이라고 오냐오냐해줬더니.”


진호가 얼굴을 찌푸리며 귀를 후비적거렸다.


“대가리에 피 마르면 죽거든? 지능은 그렇게 찍더니 왜 아직도 대가리에 든 게 없냐?”


진호의 반박에 최태식의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너 이 새끼 내가 오늘 너 죽인다.”

“냬걔 얘냴 냬 쟥얜댸.”


고개를 까딱이며 최태식의 말을 따라 하는 진호는 같은 편이 보기에도 얄미울 정도였다.

이를 지켜보던 정한과 규태는 한숨을 내쉬며 말없이 고개를 돌렸다.


“내가 저 새끼 저렇게 될 줄 알았다.”

“자업자득이지 뭐.”


정한과 규태가 외면하는 사이 어느새 최성 길드원은 최태식을 남겨놓고 모두 전멸했다.

처음에는 진호가 최태식을 뚜들겨 패는 걸 지켜보던 희주와 박 부장도 어느새 가담했다.


“게임할 때부터 마음에 안들었어.”

“저도 윤 전사님한테 자꾸 시비 거는 꼴이 보기 싫었습니다.”

“이 새끼는 맞아야 돼.”


하필 셋 다 지팡이를 드는 직업이라 최태식에게 참교육을 시전하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안성맞춤이었다.

최태식도 나름 방어를 한답시고 칼을 휘둘러봤지만 애초에 지팡이와 한 손 검은 길이부터가 달랐다.


딱!

“악!”

딱!

“으악!”


경쾌한 목탁 소리와 최태식의 비명이 장내에 울려 퍼졌다.


어린아이가 보기에는 썩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니었다.

박 부장의 아내는 희주 어머니의 도움을 받아 아이의 눈과 귀를 가렸다.


“이 새끼들! 니들 다 뭐야? 나한테 왜 이러는 거야!”


몽둥이찜질을 당하던 최태식이 사람들을 뿌리치며 소리를 질렀다.


“나 부길마다. 이 새끼야.”


희주가 찰지게 말을 내뱉으며 최태식을 향해 지팡이를 내리쳤다.


“난 너 때문에 죽은 길드원이고!”


박 부장이 게임할 당시 저 레벨이라 당했던 울분을 지팡이에 담아 터트렸다.


“난 말 안 해도 알지?”


가장 원한이 깊다고 할 수 있는 진호의 지팡이가 허공을 갈랐다.


셋의 지팡이 끝이 점차 붉게 물들었다.

그럴수록 최태식의 얼굴도 만신창이가 되어갔다.

눈두덩이가 시퍼렇게 멍이 들고 터진 입가에서는 피가 흘렀다.


셋이 다 같이 때림에도 불구하고 최태식은 의외로 오래 버텼다.

나름 직업이 전사라고 생명력이나 방어력이 높은 탓이었다.

최태식은 그렇게 10분 정도를 더 맞고는 재로 화해 사라졌다.


“휴. 속이 다 시원하네.”


희주가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아내며 상쾌하게 돌아섰다.

반면 진호는 여전히 재가 되어 사라진 최태식의 자리를 지켜보고 서 있었다.


[승리!]

[축하합니다.]

[순위가 128위 상승합니다.]

[현재 순위 389위]


알림창이 떠오르고 그들은 각자 있던 자리로 소환되었다.

정한은 거실에 우두커니 서있는 진호에게 다가갔다.


“속 좀 풀렸냐?”

“······ 그럴 줄 알았는데, 생각만큼 후련하진 않네요.”


정한은 말없이 진호의 어깨를 두드려줬다.

진호가 마음을 추스를 새도 없이 두 번째 매칭이 성사되었다.


두 번째 경기는 아르헨티나의 길드와의 경기였다.

이번 경기는 생각보다 고전했다.

물론 정한과 규태가 나서지 않은 탓도 있었지만, 순위가 올라갈수록 확실히 상대 길드의 전력이 강해지는 탓도 있었다.


“아니 셋은 계속 안 할 거야?”


두 번째 경기에서 제법 힘들게 승리를 한 채 집으로 소환된 희주가 짜증 섞인 목소리로 물었다.

여기서 셋은 정한과 규태, 현주였다.


“우린 처음부터 길드 전 반대였는데?”

“맞아. 난 사람 공격하는 건 별로.”


규태와 현주가 얄밉게 대답했다.


“그럴 거면 길드를 왜 만들었어!”

“여보야. 애초에 우리는 길드를 길드 전 하려고 만든 게 아니잖아요?”

“그래도! 이왕 하기로 했으면 협조를 해야지!”


희주가 규태를 향해 끝이 붉게 물들어 있는 지팡이를 휘둘렀다.

높은 민첩 덕에 희주의 공격이 이리저리 피하던 규태가 제 장모의 등 뒤로 숨었다.


“이리 안 와?”

“희주. 너 그만해. 애가 왜 이렇게 폭력적으로 변했지? 조금 전에도 사람을 그렇게 때리는 사람이 어디 있어?”

“걔는 맞아도 싼 새끼라고!”

“쓰읍. 너 말 예쁘게 안 하지? 너 당분간 이 길드 뭐시기 금지야!”

“아, 엄마!”


희주는 씩씩거리며 규태를 노려보다가 방으로 들어갔다.


“휴. 장모님 덕분에 살았습니다. 그래도 오늘은 거실에서 자야겠어요.”

“으이그. 이리 와. 이불 꺼내줄 테니까.”


속없이 헤실헤실 웃고 있는 규태를 보며 그의 장모는 혀를 찼다.


[도움말 : 길드 전은 매칭을 신청한 길드끼리 랜덤으로 전투를 벌이며, 승리 시 10점, 패배 시 1점의 점수를 얻습니다. 합산된 점수를 통해 순위가 결정됩니다. 승패와 상관없이 점수를 얻을 수 있으니, 참여라도 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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