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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미댬의 서재

지구 서버 최강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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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미댬
작품등록일 :
2024.06.01 23:27
최근연재일 :
2024.09.08 06:20
연재수 :
78 회
조회수 :
26,877
추천수 :
766
글자수 :
395,020

작성
24.07.11 06:20
조회
184
추천
3
글자
11쪽

Lv. 52 붉은 바위의 도시 페트라 (5)

DUMMY

Lv. 52 붉은 바위의 도시 페트라 (5)


가까운 거리인데도 불구하고 장막 너머의 드워프 원혼들은 정한을 인식하지 못했다.


‘이 장막 때문인가?’


정한이 장막 안으로 단검을 쥔 손을 가져다 댔다.

정전기 같은 스파크가 미약하게 튀어 오를 뿐 정한의 손은 별다른 저항 없이 투명한 막을 통과했다.

원혼들의 시선이 일제히 정한에게 향하고 그들을 기다렸다는 듯이 괴성을 내지르며 정한의 손을 향해 달려들었다.

손을 다시 거두자, 원혼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제자리로 돌아갔다.


“짐은 이 장막을 통과할 수 없다네. 그러니 이방인이여, 부디 나의 어린 백성들에게 안식을 선사해 주게나.”


붉은 드워프의 왕 락툼이 정한과 그의 일행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자존심과 자긍심 하나로 먹고사는 드워프.

다른 누구도 아닌 그런 드워프들의 왕이 이방인들에게 자기 백성들을 부탁하며 고개를 숙인 것이다.


정한의 곁에서 이를 지켜보고 있던 주드가 포르르 날아올라 격양된 목소리로 소리쳤다.


“플레이어님 정말 대단하세요! 이 고집불통 노인네를 고개 숙이게 하시다니. ‘엘리시온’도 하지 못한 일을 플레이어님께서 해 내신 거라고요! 플레이어님의 사도가 되어 이 주드는 너무 행복하답니다!”


엄청난 성과급이 확정된 직장인의 모습이 아마 이렇지 않을까?

정한은 여기저기 정신없이 날아다니며 기쁨에 겨운 비명을 내지르는 주드를 내버려둔 채 붉은 장막 안으로 발을 내디뎠다.


“우그그어어어어어.”

“끼야야야야야악!”


원혼들은 마치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정한에게 달려들었다.


“어······. 형님! 밖에서는 힐이나 버프가 안 들어가는데요?”

“마법도 타겟팅이 안 돼!”

“우리도 안으로 들어가자!”


우왕좌왕하는 파티원들을 목소리를 들은 정한은 땅을 박차고 드워프 원혼들 사이를 파고들었다.

육체가 없어서인지 원혼들의 이동속도는 일반적인 몬스터에 비해 빠른 편이었다.

정한이 자신을 둘러싼 몬스터들을 끌고 파티원들의 반대편으로 이동하자 원혼들이 득달같이 그에게 따라붙었다.

아무리 레벨 차이가 난다고 해도 정예 등급의 몬스터 수십 마리에게 몰매를 맞다 보니, 정한의 생명력이 빠르게 줄어들었다.

멀리서 주문을 외우는 진호의 모습이 보였다.


‘진호 없이 혼자 왔으면 힘들었겠는데?’


반 이상 떨어져 있던 게이지 바가 금세 다시 차올랐다.

생명력 걱정 없이 몬스터를 때려잡는 게 얼마 만인가.

정한의 입가에 만족스러운 미소가 퍼지는 것을 신호로 본격적인 칼춤이 시작됐다.


육감 패시브를 통해 상대의 약점뿐만 아니라 공격을 예측할 수 있게 된 정한은 그야말로 무적이었다.

높은 민첩과 레벨 최대치를 찍은 패시브 ‘무아지경’으로 인해 상승한 공격 속도는 눈으로 좇기 힘들 정도였다.

검은색과 붉은색인 검의 잔상만이 어지러이 원혼 사이를 유영했고, 그가 지나간 자리에는 원혼이 담겨있었던 푸른 수정만이 남아 바닥을 굴러다녔다.

정한의 분신도 정한 못지않은 활약을 보였다.

그림자처럼 정한의 뒤에 붙어선 분신은 정한 못지않은 속도와 공격력으로 원혼들을 거두었다.


물론 규태 일행들도 처음보다는 굉장히 성장해 있었다.

화살을 쏘는 족족 대상을 맞추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정한이 놓친 원혼들을 처리하는 데에도 한몫했다.

희주는 몰려있는 대상을 위주로 광역 마법을 쏟아부었고, 원혼들이 도망가지 못하게 발목을 붙잡았다.

어느새 중급으로 올라간 도검 다루기 스킬 덕분에 꽤 많은 보정을 받은 현주의 공격이 드워프의 원혼을 상대로도 데미지를 입히기 시작했다.


파티원들이 제 몫을 해주니 정한 또한 움직이기가 훨씬 수월했다.

게임이라고는 해도 다년간 합을 맞춰온 이들이었기에 굳이 따로 지시를 내릴 필요도 없었다.


‘확실히 혼자 하는 것보다 편하긴 하네.’


정한의 짧은 감상을 남기고 드워프의 원혼들은 모두 영원한 안식을 얻었다.


그들이 사냥을 끝마치자, 구역을 나누던 붉은 장막도 사라졌다.

락툼은 그제야 붉은 영역이었던 곳으로 들어와 원혼들이 남기고 간 수정을 하나하나 품에 담았다.


“짐에게 육체만 있었더라면, 이들을 위한 무덤을 만들어 줬을 텐데······.”


락툼은 투명한 제 손바닥을 내려다보며 비통하게 중얼거렸다.


“내가 삶에 대한 미련을 버려야 내 백성들이 영원한 안식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게 쉽지만은 않구나······.”


정한은 비탄에 잠긴 락툼에게 위로라도 해주고 싶었지만, 딱히 적당한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이럴 땐 제게 말주변이 없다는 게 아쉬웠다.

정한은 그저 말없이 주변에 널려있는 수정을 주워 락툼에게 건넸다.


“고맙네. 이방인들이여. 그대들 덕에 내 백성들이 편안히 눈을 감을 것 같군.”


락툼이 정한 일행에게 감사 인사를 건넴과 동시에 알림창이 떠올랐다.


[퀘스트를 성공적으로 완료했습니다.]

[퀘스트 완료 보상으로 [붉은 드워프의 사념 – 퀘스트 아이템]을 획득했습니다.]

[퀘스트 완료 보상으로 25골드와 경험치를 받았습니다.]

[연계 퀘스트가 생성되었습니다.]

====================================

스토리 퀘스트 : 붉은 드워프의 원혼 달래기 (3)

<내용>

붉은 드워프의 원혼 조각이 모여 사념이 되었습니다.

그들은 아직도 이승을 떠나지 못한 채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붉은 드워프의 제단에서 그들을 위한 위령제를 지내주세요.

<클리어 조건>

[붉은 드워프의 사념 – 퀘스트 아이템]을 사용해 위령제 지내기.

<성공 시 보상>

[드워프 제 무기 6종 중 택 1]

10골드.

경험치.

<실패 시 보상>

사망.

====================================

[해당 퀘스트는 스토리 퀘스트입니다. 자동으로 수락됩니다.]


어마어마한 경험치 덕에 파티원 전체가 2~3레벨씩 상승했다. 정한도 한 단계 더 올라 78레벨이 되었다.

기뻐하는 것도 잠시 정한은 아직 해결하지 못한 퀘스트를 보며 인상을 찌푸렸다.


‘이건 도대체 어떻게 깨라는 거야?’


퀘스트를 해결할 실마리조차 알아내지 못한 정한은 그저 답답할 뿐이었다.


새로운 연계 퀘스트를 해결하기 위해 그들은 락툼과 함께 붉은 드워프의 제단으로 이동했다.

드워프의 제단은 왕궁의 반대쪽에 있어서 제법 거리가 있었다.

간간이 밝혀놓은 화롯불과 횃불 근처를 지날 때면 락툼을 알아본 영혼들이 그에게 고개를 조아리고 길 가장자리로 비켜섰다.

락툼은 거리를 거닐며 정한 일행에게 페트라의 곳곳을 소개해 주었다.


“여긴 붉은 드워프 최고의 요리사가 운영하는 식당이라네. 나도 살아있을 땐 자주 왔었지. 그리고 저기 반대편에 보이는 건물은······.”


페트라 내에서 락툼이 모르는 곳이라곤 없었다.

그가 얼마나 제 왕국을 아끼고 사랑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이래서 못 떠나는 건가?’


그런 거라면 납득이 갈 정도의 애정과 애착이었다.


거의 30분을 걸어 도착한 붉은 드워프의 제단은 왕궁 만큼이나 거대한 규모를 자랑했다.

제단이라는 이름과는 달리 내부는 예배당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가장 안쪽에는 거대한 붉은 돌로 만들어진 화로가 놓여 있었는데, 푸른 불꽃이 붉은 돌과 반대로 어우러져 묘한 조화를 이루어냈다.


락툼은 화로 앞에 서서 잠시 묵념을 한 뒤 화로 안으로 한 아름 안고 있던 수정을 쏟아 넣았다.

화르륵-.

파란색이던 불꽃이 순식간에 붉은색으로 변했다.

유리구슬 같던 수정이 화로의 불꽃에 타들어 가며 새하얀 연기를 피워냈다.

타닥, 타닥-.

튀어 오른 불꽃이 락툼의 곁으로 날아와 주변을 배회했다.


“저건?”

“우리 붉은 드워프들의 장례 방식이네. 저 불꽃들이 모두 백성들의 영혼일세. 자네가 들고 있는 것들도 화로 안에 넣어주게나.”


정한은 품에 안고 있던 수정을 화로 안에 조심스럽게 내려놓으며 퀘스트 아이템, 붉은 드워프의 사념도 같이 집어넣었다.

규태 일행도 얼마 되지 않은 수정과 사념을 함께 화로 안에 넣었다.

유난히 더 밝고 환한 불꽃 다섯 개가 정한과 그의 일행 주변을 한바퀴 돌더니 락툼의 주변으로 날아갔다.

퀘스트를 위해 화로에 넣은 사념이 만들어낸 불꽃이었다.


락툼의 주변을 맴돌던 불꽃들이 작별 인사라도 하듯 그의 앞으로 모여들었다.

락툼이 손을 뻗었지만 투명한 손에는 불꽃의 온기도, 감촉도 그 무엇하나 느껴지지 않았다.

반짝반짝 빛나던 불꽃들은 화로의 새하얀 연기를 따라 천천히 이동하기 시작했다.


[‘아스포델의 들만’의 열세 번째 사도가 플레이어의 권능을 사용해 ‘엘리시온’의 시야를 차단합니다.]

[‘아스포델의 들판’의 열세 번째 사도가 [붉은 바위의 도시 페트라]에 문을 생성합니다.]

[붉은 드워프의 영혼들이 ‘아스포델의 들판’으로 인도 됩니다.]


불꽃으로 변한 영혼들을 쳐다보던 정한의 눈앞에 갑자기 알림창이 떠올랐다.

연기가 희미해지는 지점까지 빠르게 날아간 주드는 꼭 제가 들락거리던 문과 같은 크기의 문을 만들어냈다.

연기를 따라가던 작은 영혼들 새하얗게 빛나는 문 안으로 하나둘 모습을 감췄다.

마지막 남은 영혼까지 문 안으로 사라지자, 주드는 가볍게 손가락을 튕겨 문을 없애버렸다.


[‘아스포델의 들판’의 열세 번째 사도가 플레이어의 권능을 해제합니다.]

[‘엘리시온’이 시야가 정상적으로 재개됩니다.]

[퀘스트를 성공적으로 완료했습니다.]

[퀘스트 완료 보상으로 [드워프 제 무기 상자]를 획득했습니다.]

[퀘스트 완료 보상으로 10골드와 경험치를 받았습니다.]


눈치 없이 떠오르는 알림창에 파티원들의 표정이 썩 좋지만은 않았다.


“퀘스트도 완료하고, 보상받고 이런 건 다 좋은데 결말이 영 찝찝하네.”

“그러게. 스토리 결말도 애매하고. 이게 진짜 끝인가?”


희주가 퀘스트 목록 창을 재차 확인하며 주변을 돌아다니자, 규태와 현주도 이에 합류해 페트라 내부를 수색하기 시작했다.

귀신을 무서워하는 진호만 정한의 곁에 남아 경계하는 미어캣처럼 주변을 둘러보고 서 있었다.


퀘스트를 위한 일련의 이벤트를 끝낸 락툼이 몸을 돌려 제단을 벗어나려 하고 있었다.


‘일단 따라가 보자.’


아직 해결해야 할 퀘스트가 남아있는 정한이 그의 뒤를 따르고 그런 정한을 진호가 쫓아갔다.

락툼 – 정한 – 진호로 이어지는 기차놀이는 그들이 왕궁에 도착할 때까지 계속되었다.

자신의 왕좌에 도착한 락툼은 왕좌가 아닌 왕좌가 놓여 있는 계단에 걸터앉았다.


왕으로서 백성들에게 늘 위엄있는 모습만 보여야 했던 락툼에게는 굉장히 이례적인 일이었다.

그는 정한에게 앉으라고 손짓하고는 힘겹게 입을 열었다.


“이방인이여. 나는 굉장히 오랜 세월을 살아왔네. 살아서도, 죽어서도 말일세.”


[도움말 : 호감도를 올려 얻은 펫은 퀘스트로 얻거나 상점에서 구매한 펫보다 좀 더 많은 관심과 애정을 필요로 합니다. 호감도가 떨어지면 도망갈 수 있으니 주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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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Lv. 73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4) 24.08.29 67 2 11쪽
73 Lv. 72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3) 24.08.27 83 2 11쪽
72 Lv. 71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2) 24.08.25 85 2 11쪽
71 Lv. 70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1) 24.08.22 91 2 11쪽
70 Lv. 69 산적 소탕 (5) 24.08.20 93 2 11쪽
69 Lv. 68 산적 소탕 (4) 24.08.18 90 2 11쪽
68 Lv. 67 산적 소탕 (3) 24.08.15 90 2 11쪽
67 Lv. 66 산적 소탕 (2) 24.08.13 94 1 11쪽
66 Lv. 65 산적 소탕 (1) 24.08.11 97 2 11쪽
65 Lv. 64 대규모 업데이트 (3) 24.08.08 110 2 11쪽
64 Lv. 63 대규모 업데이트 (2) 24.08.06 114 1 11쪽
63 Lv. 62 대규모 업데이트 (1) 24.08.04 122 3 11쪽
62 Lv. 61 서해 2인조 (4) +1 24.08.01 128 1 11쪽
61 Lv. 60 서해 2인조 (3) 24.07.30 128 1 11쪽
60 Lv. 59 서해 2인조 (2) 24.07.28 141 2 11쪽
59 Lv. 58 서해 2인조 (1) 24.07.25 151 3 11쪽
58 Lv. 57 사소한 변화 24.07.23 140 4 11쪽
57 Lv. 56 시스템 오류 (3) 24.07.21 148 3 11쪽
56 Lv. 55 시스템 오류 (2) 24.07.18 155 3 11쪽
55 Lv. 54 시스템 오류 (1) 24.07.16 165 4 11쪽
54 Lv. 53 붉은 바위의 도시 페트라 (6) 24.07.14 179 3 11쪽
» Lv. 52 붉은 바위의 도시 페트라 (5) 24.07.11 185 3 11쪽
52 Lv. 51 붉은 바위의 도시 페트라 (4) 24.07.09 198 4 11쪽
51 Lv. 50 붉은 바위의 도시 페트라 (3) 24.07.07 199 5 11쪽
50 Lv. 49 붉은 바위의 도시 페트라 (2) 24.07.05 208 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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