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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로니스 님의 서재입니다.

별빛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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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로나스
작품등록일 :
2018.05.21 12:07
최근연재일 :
2018.08.20 09:44
연재수 :
65 회
조회수 :
6,477
추천수 :
8
글자수 :
365,412

작성
18.06.18 18:15
조회
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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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0쪽

4. 세계의 규칙

일상 액션 라이트노벨 시작합니다.




DUMMY

별빛의 세계

4. 세계의 규칙

by 마로나스







"···방해할 생각이라면? 그래서 뭘 어쩌자는 거죠?"


키이잉···.


불과 몇 년 전.


그래.


겨우 몇 년 전.


너희들과 나의 이야기가 끝난 그때부터 우리들이 교차했던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그리고 그렇기에.


나는 싱긋 웃으며 그녀에게 물었다.


"죽을 각오가 되어있는지, 그렇게 묻고 싶은데?"


"···!!"


콰아아아아아아앙!!!


한순간에 타오르는 자색의 불꽃이 순식간에 주변을 집어삼켰다. 경계 안쪽에는 닿지 않을 테지만.


눈 앞에 서있는 '한세연'을 칭하는 '한세연'을 상대로, 기선제압을 하기에는 충분한 위력의 불꽃이였다.


조합의 내부가 모조리 터져나가고, 색으로 인식할 수 있는 모든 것이 자색빛으로 물들어 있는 세계 속에서 나는 한세연을 자칭하는 한세연을 향해 다시금 물었다. 이해하기 쉽게, 조금 더 자세히 풀어서.


"대충 너희들이 목적이 무엇인지는 예상이 가. 미래에서 내가 죽었다면, 그 원인이 있을 테고. 경계를 통해 양이를 묶어놓았다면 그 원인이···양이라는 소리겠지."


"······."


"양이를 죽인다. 그것이 네 목적···아니, 너희들의 목적인가?"


화르르르륵···.


불꽃이 사그라들지 않는 자색빛의 세계에서 그녀는 대답했다.


방금 전 내가 웃어보였던 것과 마찬가지로.


환하게.


"네!"


"그런가."


"네. 그런 거에요. 오라버니."


"그렇다면."


"그러면."


나나, 그녀의 목소리가 서서히 겹치기 시작한다.


"여기서 널 쓰러트릴 수 밖에 없겠네."


"여기서 오라버니를 막을 수 밖에 없겠네요."


서로의 목표가 교차하고, 나는 그대로 주먹을 들어올렸다. 그와 동시에 자색의 마력이 순식간에 주먹에 모여들기 시작한다. 주변에 흩날리던 꽃잎이, 주먹을 중심으로 휘몰아치며 흡수되어 사라진다.


그리고 피어오르는, 일렁이는 마력.


모인 마력을 제어하며 나는 눈 앞에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는 여인을 바라보았다.


소녀···라기에는.


조금은 더 자란 녀석.


하지만 '한세연'은 아닌 이.


나는 마력 대신 모인 적빛의 신성력을 주먹에 담아낸 뒤 차분히 눈 앞의 한세연을 향해 입을 열었다.


"봐줄 거라는 생각은 하지 마."


"봐줄 거라고는 생각도 하지 않았어요. 오라버니."


"그래? 그렇다면···."


이글이글, 타오르던 불꽃이 일제히 사라진다. 내 의지에 따라 피어오른 불꽃이 그녀에게 닿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선제압으로 피어올리기는 했으나, 아무런 영향도 끼치지 않는다면 마력의 낭비일 뿐이었으니까 말이다.


"망설이지 않아."


하지만 사라진 자색의 불꽃대신이라는 듯.


세계의 규칙이 강제적으로 내 의지에 따라 변화해간다.


쿠구구구궁···!!


"【제 3기원, 나는 소망을 노래하는 자.】"


기원을 해방함에 따라 세계를 침식하던 마력이 더욱 빠른 속도로 주변의 공간을 일제히 집어삼키고 지배한다. 고작해야 나를 중심으로 피어오르던 마력이, 이제는 이 조합의 공간 내부 전체를 뒤덮기 시작한 것이다.


"이건···!"


"염제(炎帝)."


그리고 마침내 마력이 조합의 내부 공간 전체를 뒤덮어 세계의 규칙을 덮어쓴 순간, 나는 단숨에 한 걸음 달려나가 모이고 모인 마력을 일제히 해방하며 주먹을 휘둘렀다.


콰아아아아앙!!


터져나오는 마력이 주변의 모든 것일 일소(一燒)하려는 순간.


마치 그 순간을 기다렸다는 듯이 강렬한 무언가가 저쪽에서도 해방되어 터져나왔다.


파사삭···.


자색빛의 마력이 지배하는 공간의 내부에서, 마력이 한순간이지만 지워지는 소리가 들렸다.


마력이 지배하는 공간의 내부에서 확실하게 느껴지는 '또 다른 공간'의 존재.


"성역선언(聖歷選言)."


거대한 폭발과 함께 주변을 압도적으로 소멸시키는 자색빛의 마력이 그녀에게 닿기 직전에 멈추고, 지워지는 것을 바라보았다.


그것은 세계 속에서 세계를 나누는 방법과 마찬가지였다.


동생이 있는 공간을 나누고 있는 힘과 완전히 똑같은 힘의 작용.


공간 전체를 지배하고 있는 마력이 사라지고 마력이 지배하지 못하는 공간이 생겨난다. 동시에 마치 주변의 모든 것을 거부하듯, 그 어떠한 침범도 허용되지 않는, 어떠한 개념적인 무언가가 그녀를 중심으로 펼쳐진 것을 볼 수 있었다.


나는 그것을 보며 사그라들며, 연속해서 터져나오는 소멸의 성질을 띤 마력이 마치 보이지 않는 벽이라도 존재하는 듯, 닿지 않는 구간을 보며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예상은 했지만···. 역시나라고 해야할까.


성역선언―이라.


이것으로 확실해졌다.


아니, 확신은 이미 오래전에 했다. 그저 약간의 의문이 들었을 뿐이다.


"어떠신가요? 오라버니. 이 공간···. 부수고 들어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시나요?"


도발적인 미소를 지어보이며 말하는 그녀의 모습에 나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내가 알고 있는 한세연은 '진실'을 보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어머. 그랬던가요?"


"진실을 보는 능력. 그 능력의 제어를 위해 만들어주었던 아티팩트까지도 확실하게 기억하고 있어. 하지만 한세연을 자칭하는 너에게는 그 아티팩트를 착용하고 있는 모습은 보이지 않네. 그리고 이 능력···. 언뜻보면 공간조작계열의 능력처럼 보이지만. 공간조작계열의 능력의 기본부터가 달라."


"제 능력을 해석하고 계시다니, 여유가 있으시네요."


한순간 마력으로 가득찬 세계의 일부를 가르고 들어오는 무언가에 나는 조용히 한걸음 뒤로 물러섰다. 그와 동시에 방금 전까지 서있던 장소의 일부가 통째로 지워졌다가 돌아오는 것을 눈치챘다.


"아니. 그 말은 틀렸어. 능력을 해석하고 있는 게 아니야."


나는 자신만의 성역 속에서 절대적인 안전을 보장받은 채, 여유로운 미소로 나를 상대로 시간을 끌고 있는 한세연을 향해 말했다.


"알고 있는 것을 다시금 말할 뿐이지."


그렇게 말을 이음과 동시에 공중에서부터 무언가가 떨어져내렸다.


카가가가각···!!


그것은 전차.


이미 망가질대로 망가져, 파기(破器)처리 되었어야할 전차였으나 어째서인지 그것이 하늘에서부터 떨어져내리고 있었다. 정말로 언뜻보면 공간을 조작하는 능력으로 보이는 그 모습을 보며 나는 마력을 이용해 떨어지는 전차 째로 부숴버렸다.


순식간에 가루가 되어 분해되는 전차를 뒤로하고 나는 손을 들어올렸다.


그와 동시에 수십의 마법진이 허공에 그려졌으나, 그려짐과 동시에 공간이 '도려져'나갔다.


당연, 그에 따라 마법진 역시 순식간에 사라져버린다.


시간을 끌기 위해서라지만. 이 정도까지 나를 상대로 시간을 끌 수 있는 건 과연. 대단하다고 해야할지. 역시라고 해야할지.


이 능력은 지나칠 정도로 나와 상성이 좋지 않았다.


전성기 시절이었던 전생의 나였다면 어렵지 않게 파훼할 수 있었으나, 지금의 나로써는 상당히 어려운 상대다.


"과연, 공간을 도려낼 수 있을 정도로 능력의 사용에 익숙해져있다면 이 나를 상대로 시간을 끌겠다는 생각이 오만하지는 않네."


"제가 시간을 끌겠다고 말한 적은 없었을 텐데요."


"제대로 공격해오지 않고, 이쪽에서의 공격만을 상쇄하기 위해 움직인다. 그리고 자신은 절대적으로 안전한 장소에서 시간만을 보낸다···. 이쯤되면 나를 쓰러트리는 게 아니라 시간을 끄는게 목적이라는 것쯤은 쉽게 알 수 있어."


나는 그렇게 말하면서 차분히 공간을 지배하고 있는 마력을 바라보았다.


세계의 규칙마저 뒤덮어쓴, 내 기원을 중심으로 해방된 마력이 상대방에게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 실제로 이 공간 전체에 강력한 중력의 마법이 지속적으로 발현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그 영향에 받지 않는 것처럼 자유롭게 움직이고 있었다.


이대로 수 천의 마법을 일제히 해방해 대규모 포격을 가한다고 하더라도 저 성역에는 실금하나 가지 않을 게 분명했다.


그런 공간을, 자기 자신의 공간을 확고하게 유지하고 있는 저 '성역'은 확실히 대단하다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파훼법이 아예 없는 건 아니야.


"그렇지만 나도 더 이상 시간을 끌고 싶지는 않아."


"동생이 기다리니까요?"


"뭐, 그런 거지."


나는 그렇게 말하며 차분히 심호흡했다.


"선을 그어서, 세계를 나눈다. 그러한 형태의 작용은 나로써는 도저히 어쩔 도리가 없지. 하지만 말이야. 나는 본디 마법사지만, 마법사 답지 않게 무식하거든. 무식하다기보다는, 단순하다고 하는 편이 옳겠지."


한세연이 나누어버린 공간을 제외한 전부를 지배하고 있는 자색빛 마력을 일제히 주먹에 모은다.


"그래서요? 방금 전과 똑같은 공격으로 제 공간을 깨트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시나요?"


방금 전과 전혀 달라질 게 없는 방식에 한세연이 의문을 품는 순간, 나는 싸늘한 미소를 지어보이며 말을 이었다.


"글쎄. 방금 전과 똑같은 공격이라고 누가 그래?"


그와 동시에, 모이고 모인 마력이 불꽃처럼 일렁인다. 허나 마력이 불꽃처럼 일렁인 순간, 나는 그 위에 새로운 마법진을 겹쳐올렸다. 마력이 불꽃처럼 일렁이는 공간이 더욱 커져가는 사이, 내 주먹 위로 펼쳐지는 거대한 마법진이 자색빛을 머금고 스파크를 튀겼다.


"···선을 그어 세계를 나눈다. 그렇게 만들어진 공간은 말이야."


파직, 파지직···.


하나의 마법진이 주먹 위로 펼쳐올려진 순간 마법진이 순식간에 복사, 증폭하여 단숨에 수십겹의 마법진이 주먹의 위로 겹쳐진다. 그와 동시에 나는 대지 위를 달리고, 고작해야 10여미터 남짓한 거리를 달려서 나뉘어져 독립한 세계. 성역(聖域)이라고 불리는 세계를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


"세계 째로 날려버리면 그만이야."


"···!!!"


"그러니, 죽지 마라. '아지'"


마지막 한 걸음을 앞에 두고 내지른 주먹에서부터 집속된 마력이 일제히 해방되어 터져나간다.


세계를 지우기 위해, 나뉘어진 세계의 선마저 불사르고, 소멸시키며, 세계의 일부분이 규칙째로 일소된다.


"염제(炎帝)―폭염(爆炎)."


작가의말

오늘의 후기는 생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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