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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로니스 님의 서재입니다.

별빛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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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로나스
작품등록일 :
2018.05.21 12:07
최근연재일 :
2018.08.20 09:44
연재수 :
6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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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65,412

작성
18.06.13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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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4. 세계의 규칙

일상 액션 라이트노벨 시작합니다.




DUMMY

별빛의 세계

4. 세계의 규칙

by 마로나스







"이곳은 언제나 와도 기분이 좋네. 마치 숲속으로 소풍 온 기분이야."


그 말에 나는 작게 웃으며 마찬가지라는 듯 고개를 끄덕여보였다.


유린의 말대로 이곳은 정말로 숲속처럼 느껴질 정도로 환경이 세심하게 조성되어 있었다. 하지만 숲속 이외에도 대놓고 하늘을 구경하고,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장소도 따로 있으니, 이 공원은 어떻게 보면 '공원'이라기보다 '자연적으로 형성된 친환경 놀이터'에 가까울 것이다.


하지만 이곳은 정말로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장소였다. 그리고 그 많은 사람들이 몰리더라도 복잡함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넓은 장소이기도 했고 말이다.


나와 유린이, 정확하게는 조합의 별빛팀인 우리가 이곳에서 훈련을 진행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이지만, 반대로 조금만 안쪽으로 들어가면 자연적으로 형성된 숲, 정확하게는 나무들이 외부로서의 시선을 차단해주기에 훈련의 장소로도 매우 적합했다.


사람이 드문, 숲속의 안쪽 공터로 들어가 약간의 결계만 펼쳐준다면 일반인 뿐만이 아니라 다른 능력자들도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강력한 인식저해 효과가 발동된다.


이러한 특징 덕에 우리는 예전부터 이곳을 훈련의 장소로 삼아왔고 당연히 지금까지 그 누구에게도 들킨 적이 없었다.


과거에 유린이 가진 능력을 제어하기 위한 연습을 시작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말이다.


"그나저나 이곳에서 훈련을 시작한 것도 벌써 반년을 넘겼네."


"그러게."


유린은 작게 웃으며 자신의 코끝에 걸린 안경을 톡하고 손가락으로 두드렸다.


"그때받은 안경은 이미 한번 부서져버렸지만 말이야."


얼마 전의 사건을 이야기함이었다.


바로 얼마 전, 유린은 타차원의 존재인 천사라는 종족에 의해 강제적으로 세뇌와 함께 플루윙의 숙주가 되어버린 다예 선배와 싸우게 되었다.


다예 선배의 능력은 나도 자주 사용하는 인식저해의 술식 비스무리한 것으로, 타인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줄여 인식되지 않게 되는 능력이었다.


그 능력은 사용하기에 따라서 압도적으로 위험하지만, 유린이 가지고 있는 능력에 비하면 시시하기 그지없는 능력이었다. 하지만 유린은 본디 '나'와 '양이'와 같이 전생을 기억하고 있다거나, 전투에 대한 센스가 뛰어나다거나 하지는 않았다.


기본적인 호신술 정도는 완벽할 정도로 몸으로 익혀둔 상태이지만, 능력자를 상대로 싸우기에는 경험이 부족했다.


그 부족한 경험 때문에 유린은 자신의 능력―괴력을 일반인 수준으로 강제적으로 낮추는 아티팩트를 해방하고서도 상처를 입었다. 결과적으로는 그 싸움에서 이겼지만, 유린이 가진 능력과 다예 선배의 능력의 차이를 생각한다면 유린이 상처를 입는다는 과정 자체가 이해할 수 없는 것이었다.


뭐, 정리하자면 전부 실전경험의 부족이라고 할 수 있지만···.


솔직하게 그런 실전경험은, 될 수 있으면 없는 편이 좋았다.


인외의 존재와의 싸움을, 전투에 익숙해진다는 건 아무리 능력자로 각성한 유린이라고 하더라도 달가운 일이 아니니까 말이다.


될 수 있으면···.


정확하게는 내 개인적인 바램으로는 유린이 앞으로도 계속해서 환상과의 싸움에 끼어들지 않는 상태를 유지했으면 좋겠다.


나는 그렇게 생각을 정리하며 새롭게 만든, 유린의 괴력을 봉인하는 아티팩트인 안경을 보며 말했다.


"안경 정도는 얼마든지 망가져도 다시 만들 수 있으니까. 굳이 아끼지 않아도 돼."


"뭐, 전생에 마왕이었다는 은하 너에게는 간단하게 만들 수 있으니까 그렇게 말하는 거지만···. 내게는 다른 의미로 이건 소중하거든. 될 수 있으면 부서지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어."


"내가 만들어준 아티팩트를 소중하게 여겨준다면 나야 기쁘지만 말이지."


"흐응, 기쁘구나?"


작게 웃어보이는 유린의 말에 나는 머리를 긁적이며 시선을 피했다.


"그나저나 슬슬 훈련을 시작하고 싶은데."


"그럼 우선 가볍게 몸이라도 풀고 시작할까?"


나는 그렇게 말하며 마력을 끌어올렸다.


파아앗···!!


한순간에 끌어올려진 마력이 순식간에 하나의 마법진을 형성하고, 육망성의 마법진의 중심에 빛나는 별이 대지에 깃들며 그대로 유린과 나를 포함한 공간에 결계를 형성했다.


반경 50미터 정도로 펼쳐진 인식저해의 결계와 함께 나는 또 다른 결계를 펼쳤다.


파직···!


마력으로 부여된 결계의 내부에 또 다른 결계가 겹쳐진다.


훈련 도중에 일어나는 충격으로 일어나는 소음을 막고, 충격의 여파로 결계가 부서지지 않도록 결계의 강도가 강제적으로 높아진다.


1초도 안되서 이중으로 펼쳐진 결계를 다시금 확인한 나는 차분한 목소리로 유린에게 말했다.


"결계의 형성은 끝났어. 이제 그 안경 벗어도 돼."


"으음···."


유린의 표정이 묘하게 심란해보였다. 뭔가 문제라도 있던 걸까? 고개를 기울이며 유린에게 그 이유를 묻자 유린이 내게 말했다.


"아니 보통 마법이라고 한다면 조금 더 화려한 효과같은 게 있어야 하잖아. 그런데 딱히 변화를 느끼지도 못했는데 결계가 펼쳐진다는 게 조금 실망스러워서."


"막 손에서 불꽃이 피어오른다던가, 번개가 떨어진다던가?"


"응. 막 영화에서처럼 화려한 효과가 일어날 거라고 기대했는데, 그런 거 전혀 없었으니까. 무엇보다도 마법의 발현 그 자체에 대해서 나는 인식조차 하지 못하니까. 조금 실망스러워서?"


유린의 말에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일단 유린 너도 능력자이긴 하지만, 마법은 별개의 것이니까. 감각으로 인지할 수 있을 리가 없지."


"그래. 그거 말이야. 이전부터 묻고 싶었는데, 도대체 마법은 어떤거야?"


"그러고보니 설명해준 적이 없었던가."


"응. 마법이라는 게 실존한다는 건 이미 알고 있고, 다른 마법사들이 마법을 사용하는 것도 보았지만 그 원리나, 정확한 개념에 대해서는 들은 적이 없었지."


나는 유린이 가진 마법에 대한 호기심에 잠시 고민하다가 이내 설명하기 위해 입을 열었다.


언젠가 마법사와 싸우게 될 때, 마법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알아두는 편이 좋을 테고.


실제로 싸우지 않아도 마법에 대해 알아둔다면 도움이 되는 순간이 있을 지도 몰랐다.


그러면 잠시 마법에 대해서 설명해주도록 할까. 음···.


"마법에 대해서 설명해주기 전에, 마법에 대해서 어디까지 알고 있어?"


내 말에 유린은 잠시 생각하다가 대답했다.


"마법은 기본적으로 재능을 필요로 하는 능력이며, 마력이라고 불리는 에너지를 자각하고, 그 에너지를 이용해 세계의 규칙을 덮어쓰는 것으로 발동한다···라는 정도일까?"


"마법에 대한 가장 기초적인 내용이네. 그것 외에는 알고 있는 건?"


유린은 고개를 저어보였다. 뭐, 확실히 능력자와 마법사는 다르기에 오히려 마법에 대해 지식이 자세했다면 놀랐을 터였다.


마법에 대한 지식은 모르는 것이 당연하다. 애초에 전생에 살던 세계도, 그리고 지금 이 세계에도 마법사들의 숫자는 점점 줄어들어만 가고 있으니까 말이다.


"우선은 몸부터 풀자. 훈련을 끝내고 나서 설명해도 충분할 테니까."


"응. 알았어."


나는 그대로 깔아둔 돗자리 위에 가방을 내려두고서 차분히 몸을 풀었다. 그런 내 모습에 유린 역시 차분히 자신의 몸을 풀어내기 시작하다가 이내 안경을 가방의 안쪽에 조심스럽게 넣었다. 그러고 난 뒤 유린은 천천히 숲속 사이에 준비된 공터로 걸어나갔다. 그런 유린의 뒤를 따라 걷고, 나는 유린이 멈춘 장소로부터 10미터 정도의 거리를 두고서 자세를 잡았다.


"후우···."


유린은 작게 숨을 내쉬며 호흡을 정돈하더니 천천히 나를 바라보았다. 안경의 가림 없이 선명하게 보이는 유린의 맨얼굴은 져물어가는 해와 함께 황혼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그러나 그 황혼빛도 야색(夜色)으로 물들 것이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저무는 태양과 함께.


"갈게."


그리고 인간의 상식을, 한계를, 종족을, 아득하게 넘어선 힘 그 자체가 주먹에 담기고 나를 향해 휘둘러졌다. 단 한 걸음, 단 한 걸음마에 10여미터를 박차고 그 각력에 의해 터져나간 대지가 폭음을 울리며 커다란 잔흔을 남겼다.


콰아아아아앙!!!


힘껏 내질러진 주먹을 향해 마주 손을 내민다. 주먹에 담긴 힘은 세계의 일부분을 통째로 날려버리기에 충분한 힘이었고, 그 힘은 지금의 내게도 닿는다면 죽음을 선사할 터였다.


주먹에 힘껏 실린 힘이 내밀어진 내 손과 마주 닿는 단 한순간, 어마어마한 풍압과 함께 주변의 대기가 그 힘에 단숨에 소멸하고 진공상태로 만들어버린다.


그러나 정작 그 주먹에 손이 닿은 내게는 다행이라고 해야할지. 안타깝다고 해야할지.


아무런 영향도 끼치지 못했다.


쿠구구구구구···.


대지가 흔들리는 착각이 간신히 진정되었을 때 유린은 내 손바닥에 닿은 자신의 주먹을 바라보고서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안도가 아닌, 아쉬움이 담긴 한숨.


"전력으로 내지른 건데, 그걸 또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내니까 기분이 팍 상한단 말이지."


"아무렇지도 않은 건 아니야."


나는 그렇게 단언하며 천천시 유린이 내지른 주먹을 받아낸 손을 내보였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모를, 자색빛 유리조각이 가루가 되어 손바닥에서부터 바람을 타고 흩날리고 있었다.


"안과 바깥을 완벽하게 차단하는 결계를 손바닥에 한정해서 약 400여 장이 깨져나갔어."


"···음, 그렇게 말해도 알아듣기 힘든데···. 조금 쉽게 설명해주면 안돼?"


그 말에 나는 잠시 고민하다가 말을 이었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나는 마력으로 일종의 방어막을 형성한 거지. 네 공격을 막아내기 위해서."


"거기까지는 이해했어. 내가 궁금한 건 위력이야. 분명히 전력으로 내지른 건데,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냈으니까."


"음, 그러네. 겉으로 보기에는 아무렇지도 않겠지만. 사실상 네가 휘두른 주먹은 사실상 거대한 산을 통째로 날려버릴 정도의 위력이라고 보면 돼."


"산···?"


"그래. 산. 만약 방금 전의 위력으로 도시를 향해 주먹을 휘두른다면, 그 도시는 주먹을 내지른 방향을 기준으로 절반 이상이 통째로 지워질 정도야."


"이전에는 이 정도까지는 아니지 않았어?"


"그렇지. 이전에 네가 이 힘을 막 얻었을 때에는 아파트나, 건물 정도를 날리는 위력이었으니까."


나는 그렇게 말하고서는 유린을 향해 진지하게 조언했다.


"내가 준 아티팩트는 분명히 유린 너의 힘을 일반인 수준으로 확실하게 억제하고 있어. 그렇지만, 동시에 시간에 지남에 따라 네 능력은 더욱 강해지고 있기도 해."


"···그렇게 되겠네."


"하지만 언제까지고 한계 없이 계속해서 강해지는 건 아닐 거야. 아마 슬슬 지금쯤이 그 능력의 성장 한계치겠지."


"그럼 지금 이상으로 더 강해질 일은 없다는 뜻?"


"내 생각은 그래.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의 훈련도 이제는 확실하게 방향성을 잡을 수 있겠지."


그런 나의 말에 유린은 조용히 입을 다물고서 이전부터 해왔던 훈련을 떠올리는 듯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 약간의 시간을 두고 열린 유린의 입에서 나온 말은 예상대로의 말이었다.


"이전까지의 훈련은 내가 가진 힘의 한계치를 확인하고, 너와 적당히 대련을 하는 정도의 훈련이었는데. 여기서 뭐가 달라지는 거야?"


"나와의 훈련은 혹시모를 '대인전'을 두고서 익힌 것들이고, 네가 가진 힘을 다루는 데 익숙해지기 위해서였으니까 말이지. 힘의 한계가 서서히 확실시 된 지금, 이제부터 유린 네가 해야할 건···."


유린에게 필요한 훈련에 대해서 설명하기 위해 입을 연 순간이었다.


카가가강!!


유린과의 훈련을 통해 펼쳐놓은 결계가 어떠한 힘에 의해 강제적으로 열렸다. 파괴가 아닌, 결계의 한부분에 힘을 집속해 강제적으로 뚫고 들어온 것이다.


그리고 그 소리는, 나 뿐만이 아니라 유린에게도 확실하게 들렸다.


"무슨 소리지?"


"···누군가가 결계를 강제로 뚫고들어왔어. 누구인지는 예상이 가지만, 언제나 그렇듯 무식하네."


누구인지 예상이 간다. 애초에 이 장소를 알고 있는 이는 극소수였다.


그리고 아주 약간의 시간이 지난 뒤 모습을 보이는 이는 나도, 그리고 유린도 알고 있는 이였다.


"···조합장님?"


작가의말


---------------

"그래. 산. 만약 방금 전의 위력으로 도시를 향해 주먹을 휘두른다면, 그 도시는 주먹을 내지른 방향을 기준으로 절반 이상이 통째로 지워질 정도야."

"···진정한 의미로 난 고릴라가 되어버리고 만걸까···?"

"···풉···."

"여기선 부정해줘! 은하야!"

"미안···."

"고은하아아아!!"

--------------------


 조금 늦었네요. 월요일부터 조금씩 상태가 안좋아지더니, 오늘은 완전 넉다운입니다···. 진짜 개복친가봐요.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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