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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킥 이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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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미나스
작품등록일 :
2018.10.30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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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14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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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2.18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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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우 진화하다

DUMMY

권기욱은 박상우에게 명령을 내렸다.

“방상우 대령 지금 눈앞에 있는 꼬맹이들에게 조직의 쓴맛이 어떤 것인지 확실하게 보여줘라.”

권기욱이 뭐라 하든 방상우는 전하의 흐름을 보면서 감개무량했다. 김창렬과 안위준에게 늘 말로만 들어 그것이 너무 궁금했다. 솔직히 부러웠다. 초능력이란 것이. 직접 보는 전하의 세계는 정말 아름다웠다. 마치 우주를 보는 듯했다.

그는 강해지고 싶었다. 세계최강이 되고 싶었다. 초능력만 손에 넣는다면 분명 그렇게 될 거라 생각했다. 그가 초능력을 얻으면 해보겠다고 생각해둔 것도 있다. 첫 번째로 감지능력이다. 이것은 이미 확인됐다. 천 개의 눈이라도 가진 것처럼 주위의 상황이 시시각각 전해지고 있다. 두 번째로 신체 강화다. 전하를 이용한 말초신경계의 통제다. 생각은 있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럴 때 제1의 감각이 관여하는 것이다. 해부학이 높은 경지였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그리고 전하 방벽을 둘러 공격과 방어를 한층 끌어 올리는 것이다. 세 번째로 좀 쑥스럽지만 역시 필살기 하나는 있어야 할 것 같았다. 무인이라면 역시 장풍이다. 장풍! 이 부분에서는 아마도 박철수의 레일건과도 비슷할 것이다. 허공에 공기를 감싼 얇은 전하 방벽을 따로 형성키고 손 또는 주먹에 높은 전위를 펼쳐 튕겨내는 것이다. 그러면 얇은 전하 방벽 안의 공기가 마치 탄두처럼 나가는 원리인 것이다.

박상우 대령은 자세를 잡으며 사이드X 멤버들에게 말했다.

“꼬마들아, 준비운동은 끝났나? 그럼 인정 사장 봐주지 말고 덤벼라! 나도 전력을 다하겠다!”

그의 의지가 자신의 앞 허공에 공기를 감싼 방벽을 만들었다. 그리고 주먹 끝에 강하게 전하를 집중시켜 그것을 쳤다. 쏜살같이 쇄도한 공기가 그레이트 머스탱의 전하 방벽에 닿자 소년은 휘청거리며 크게 뒤로 밀렸다.

소년들은 그 일격을 보고 알았다. 저 거구의 초능력은 자신들보다 비슷하거나 조금 더 높다는 것을 말이다. 이놈은 진짜였다.

소년들은 전하 방벽을 더욱더 두텁게 올렸다. 그리고 쇄도하는 박상우의 공격을 받았다. 소년들은 일류급 체술을 직접 겪으며 감탄했다. 박상우는 자세를 낮추고 코뿔소처럼 돌진하더니 김철중의 허리를 감싸고 뒤로 돌아가 어깨높이까지 들어 올렸다. 그리고 뒤로 넘기면서 바닥이 파열될 정도로 꽂아버렸다. 자신의 신경을 통제하면서 물아일체의 경지에 오른 그의 기술은 일체의 낭비도 없이 완벽했다.

박상우에게 허리가 잡힌 김철중은 연신 땅에 처박히기 시작했다. 폭격이라도 당하는 것처럼 정신이 없었다. 하지만 언제까지고 당할 수는 없었다. 집중력에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김철중이 속이 울렁거릴 즘 짙은 농도의 폭발이 박상우의 뒤를 가격했다. C4 폭약이 극소 부위에 터지는 듯했다. 그 충격으로 김철중을 놓치고 말았다. 김철중은 그 틈을 노려 허겁지겁 동료들 곁에 붙었다.

동료 곁에 붙은 그는 헐떡거리면서 말했다.

“저 녀석 장난 아니잖아. 얘들아 포메이션X다.”

박철수의 눈이 휘둥그레지면서 말했다.

“벌써 허들을 최대치로 올리는 거냐?”

“죽는 줄 알았어. 다음에 잡히면 진짜 오바이트 나올지도 몰라.”

“하는 수 없지.”

박철수가 비스듬하게 쓴 서클렛을 바로잡았다. 그러자 오륜안이 드러났다.

포메이션X, 박철수의 분신이 전면에 나서고 그 뒤로 박철수가 선다. 분신이 공격 우선이면 박철수는 방어 우선이다. 그 뒤로 그레이트 머스탱과 김철중이 나란히 서서 원거리 총공세를 펼치는 이판사판 총력전이다.

황급히 자리를 잡은 사이드X 멤버를 향해 박상우는 돌진했다. 조금 전에 당한 폭발은 하마터면 위험할뻔했다. 변화를 감지하자마자 피할 생각도 못 하고 당했다. 상당히 까다로운 공격이었다. 거기다 갑자기 한 사람이 늘었지만, 초능력으로 만들어낸 허깨비 정도라 생각했다. 하지만 사각지대에서 날아오는 처음 보는 몸 기술은 의외로 일류였다. 박상우는 모처럼 진땀이 흘렀다. 이놈들은 일류급 스페셜 리스트다.

한편 이길조는 또 경악했다. 어째서 박상우 대령은 또 저들과 대등한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정말 갑갑했다. 머릿속은 이미 실험대 위에서 몸부림치고 있었다.

싸움은 현실을 아득히 넘은 상태였다. 전선에서는 박철수의 분신과 박상우의 치열한 몸싸움이 벌어지고 원거리 기술이 융단폭격처럼 오고 갔다. 그 와중에 초능력 발현장치 빠짐없이 파괴되었다.

분명 박상우 대령의 몸 기술은 일류급이다. 소년들이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수준이다. 그러나 초능력의 세계에서는 사이드X가 선배였다. 그 능력이 비슷할지라도 그동안 사이드X가 갈고 닦은 집중력 훈련에서 그 격차가 점점 드러났다. 더군다나 3 VS 1의 싸움은 확실히 박상우에게 불리했다.

피하고 숨는 것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고 판단한 박상우는 전하 방벽의 수위를 높이고 돌진했다. 그의 함성이 실내를 떠들썩하게 울렸다. 두 주먹으로 연신 장풍을 날리며 접근했다. 폭발, 레일건, 초전도 공격을 몸으로 버텼다. 박상우에게는 가능했다. 극한까지 단련된 신체가 있기 때문이다. 이내 방어를 담당하던 박철수에게 접근해 몸을 공중으로 띄우고 180도 회전하며 자신의 오른쪽 다리로 후려쳤다. 그 공격을 맞고 박철수는 벽까지 날아가 처박혔다. 가드가 뚫린 사이드X는 박상우에게 유린당했다. 먼저 초전도 공격을 피하며 몸을 숙이고 김철중에게 파고들어 강력한 정권 찌르기가를 작렬시켰다. 이어 그레이트 머스탱이 눈 돌릴 틈도 없이 옆차기가 날아들었다. 그렇게 남은 두 명도 벽에 처박아버렸다. 인간의 한계를 아득히 뛰어넘은 스피드와 파괴력이었다. 자신의 신경계를 완전히 통제한 결과물은 상상 이상이었다. 전하 방벽이 아니었다면 세 명은 즉사했을 것이다. 몸은 힘들었지만, 박상우는 흐뭇했다. 이 정도라면 그 잭 나이프라는 녀석도 한주먹감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 광경을 보던 권기욱이 연신 고래고래 소리친다.

“아하하하하 봤느냐! 나의 비밀무기를! 꼬맹이들은 집에 가서 숙제나 해!”

여기서 한가지 말할 게 있다면 박상우는 잡기 기술을 좋아해 레슬링을 즐겨 사용했지만 어디까지나 취미였다. 그의 유파는 가문 대대로 전해지는 게 있다. 바로 전설의 파이터 최배달이 남긴 극진 가라테였다. 박상우의 선대는 무인 덕후였다. 그래서 같은 시대를 살았던 최배달을 따라다니면서 기록한 비전이다. 하지만 박상우 가문은 그것을 그대로 사용하지 않고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시켜 초월 극진 가라테를 완성했다. 그 선대의 노력이 지금에 이르러 박상우를 탄생시켰다. 다만 이 초월 극진 가라테는 물아일체의 경지에 이르지 못하면 그 본래의 위력을 낼 수 없었다. 박상우는 정말 피나는 노력으로 그 간격을 없애려 했다. 하지만 한계에 도달하면서 일반적인 노력이 아닌 어떤 초월적 능력만이 그 간격을 없앨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초능력을 간절히 원했다. 가문의 숙원을 끝내기 위해.

그레이트 머스탱과 일행은 먼지를 툴툴 털면서 일어났다. 장난기 가득했던 그들의 눈빛이 맹수처럼 변해 있었다. 박상우 대령을 가운데 두고 전하의 우주 폭풍이 몰아치는 것 같았다. 이대로라면 넷 중 하나는 반드시 죽을 것이다.

피비린내가 감돌기 시작한 그때 김창렬의 외침이 들렸다.

“거기까지! 안기부의 권한으로 권기욱 당신을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체포한다. 조금 전 당신의 직위를 박탈하고 반역죄로 다스리라는 대통령의 승인이 떨어졌다. 이제 당신이 도망갈 곳은 어디에도 없어.”

시선이 한곳으로 모였다. 김창렬이 권기욱의 머리에 권총을 겨누고 있고 안위준은 권기욱을 포박하려고 달려들었다.

김창렬의 미소에 기쁨이 서렸다. 이런 악당을 지켜보는 게 배알이 뒤틀렸다. 정의의 사도로서 용납할 수 없었다. 그는 순수하게 정의를 사랑한 사람이었다.

권기욱이 고래고래 박상우에게 소리쳤다.

“박상우 뭐 하고 있나? 당장 이놈들 처리해 감히 총을 겨눠?”

만일 지금 박상우가 김창렬에게 달려들면 확실히 죽일 수 있었다. 김창렬과 안위준의 초능력 수준은 딱 조금 전 쓰러진 검은 여우 정예들과 비슷했다. 그러나 박상우의 입에서 나온 말은 모두를 안도하게 했다.

“당신은 더 이상 내 상관이 아니잖아. 그 명령은 수행할 수 없다.”

그레이트 머스탱도 권기욱을 향해 한마디 했다.

“저 영감에게 살해미수와 무단침입죄도 추가할 수 있을까? 한 소녀를 지독하게 괴롭혔어.”

김창렬이 인상을 일그러뜨리며 말했다.

“아니 그런 짓도 했단 말인가? 이 인간 도대체 정체가 뭐야?”

권기욱이 이길조에게 처량한 눈빛을 보냈지만 이길조는 쌀쌀맞게 외면하며 휘피람만 불렀다. 이길조도 자신의 목적은 모두 달성했고 저 영감에게 벗어나는 일만 남았었다. 반갑지 않을 수가 없었다. 권기욱은 최대위기에 도달했다. 주위가 다 적이 되었다.

모든 상황이 다 종료된 것 같았다. 그러나 권기욱이 안위준을 밀치더니 허리춤에 걸려있던 구슬 하나를 빼 들어 눈을 감고 바닥에 내리쳤다. 일순간 새하얀 빛이 모두의 시각을 마비시켰다. 섬광탄이었다.

가까스로 돌아온 그들의 시야에서 권기욱의 모습은 없었다. 그때 이길조가 황급히 소리쳤다.

“비행장이다! 놈은 지금 비행장으로 갔어. 분명 수송용 헬기를 타고 도망치려는 거야. 막아야 해! 그 안에는 초능력 발현 장치가 다수 실려있다고.”

사람들은 알 것이다. 초능력 발현장치가 빼앗기고 이대로 권기욱을 놓친다면 세상은 유례없는 제3차대전을 겪고 말 것이다. 서 있는 사람들은 권기욱을 막기 위해 황급히 비행장을 향해 달렸다. 다만 한 사람은 달랐다. 그레이트 머스탱은 스크린에 몇 분 남지 않은 카운트를 보면서 다급히 권기욱의 선전포고문 송출을 막으려 했다. 장치를 파괴하기 위해 힘을 모으는데 김창렬의 외침이 들렸다.

“이봐! 불꽃 능력자! 뭐 하고 있어? 그딴 것은 내버려 두고 권기욱부터 막아!”

그의 외침에 호소력이 실렸는지 그레이트 머스탱은 아쉬워하며 김창렬을 따라나섰다. 다른 사람은 그 송출이 우스개처럼 생각했지만 그레이트 머스탱은 달랐다. 그의 미련이 찝찝하게 남는다.

사람들이 비행장에 도착했지만, 권기욱이 탄 수송 헬기는 이미 저만치 하늘을 날고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못 잡을 것은 없었다. 조금 전 힘껏 능력을 끌어올렸던 그레이트 머스탱이 수송용 헬기를 향해 방대한 폭발을 일으켰다. 헬기는 절반 이상이 불꽃에 휩싸이며 백록담에 떨어졌다.

떨어진 곳은 연구소에서 그렇게 멀지 않았다. 이 광경과 관련된 사람들은 추락지점을 향해 다시 뛰기 시작했다.

헬기는 대파했고 그 안에 있던 초능력 발현장치도 대파한 것 같다. 일단 제3차대전은 막은 것 같았다. 그러나 권기욱은 바퀴벌레 같은 생명력을 자랑하듯 잔해 속에서 기어 나왔다. 여기저기 상처투성이고 피범벅이었지만 기세만큼은 전직 사성장군이었다.

김창렬은 권기욱을 향해 외쳤다.

“죄인! 순순히 정의의 심판을 받아라! 저항해봤자 소용없다.”

“하하하하, 내가 순순히 잡혀줄 만큼 순진하게 보이나? 착각은 거기까지다. 논팽이들아 지옥은 지금부터다!”

권기욱은 안주머니에서 뭔가를 하나 빼들었다. 조명탄이었다. 다른 사람은 모르지만 지독한 고초를 겪은 사이드X의 멤버라면 그것을 보고 공포를 느낄 것이다. 황급히 박철수의 레일건이 총부리를 갈랐지만 이미 조명탄이 발사된 후였다.

하늘에서 뒤집힌 오망성 안에 염소의 머리가 찬란히 빛을 내뿜었다.

사이드X의 멤버는 생각했을 것이다.

‘악마의 자식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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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위기 일발 18.12.01 37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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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사이드X 엔터테인먼트 18.11.27 52 0 12쪽
20 승리의 축배 18.11.26 63 0 12쪽
19 지옥의 왕 18.11.24 44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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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어느 노숙자의 반란 18.11.20 46 0 11쪽
16 결국 털렸다! 18.11.19 54 0 11쪽
15 악마의 자식들! 18.11.17 49 0 11쪽
14 작전명 악마 나무 베기! 18.11.16 59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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