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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미나스 님의 서재입니다.

사이킥 이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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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미나스
작품등록일 :
2018.10.30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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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14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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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2.0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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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일발

DUMMY

대기실에서 한참 유소라와 한서희를 지켜보던 그레이트 머스탱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나가려 하자 김철중이 묻는다.

“그레이트 머스탱 어디 가냐?”

“화장실 간다.”

그레이트 머스탱은 대기실을 나와 왼쪽 복도 끝을 향했다. 볼품없는 무대 뒤의 세상이다.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고 나올 때 맞은편에서 괴상한 할머니가 걸어오고 있었다. 외형적으로 남자 같기도 했지만, 저 나이 때에는 분명 여성호르몬이 줄고 남성 호르몬 비율이 늘어나면서 그렇게 보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할머니에게서 악의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예민하게 반응하는 그의 원시 기관이 그 공격성에 경고를 보냈다. 또 맞은 편에는 한서희와 유소라가 걸어오고 있었다.

“화장실 가냐?”

한서희가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 별다른 말 없이 그레이트 머스탱을 지나쳤다. 소년은 일단 대기실로 돌아가지 않고 근처에 대기하기로 했다. 심상치 않은 예감이 든다. 혹시 스토커일까? 조금 전 괴상한 할머니가 신경이 쓰인다. 마침 악의를 느끼고 박철수와 김철중이 대기실에서 나와 걸어오고 있었다.

그레이트 머스탱이 그들을 향해 말했다.

“야! 너희들도 느껴지냐?”

박철수가 대답했다.

“두말하면 잔소리지.”

김철중이 다음으로 말했다.

“일단 상황을 보자. 혹시나 스토커면 오늘 확실히 잡는 거다.”

뭐 조심해서 나쁠 것은 없다는 생각에 세 명은 여자 화장실 근처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예감은 적중했다. 여자 화장실에서 한서희의 비명이 들려왔다. 그들은 급히 비명의 진원지로 침투했다. 상황은 좋지 않았다.

내부에서 괴상한 할머니가 한서희의 목을 조르고 있었다. 유소라와 화장실에 있던 다른 소녀들이 뜯어말리고 있었지만 괴상한 할머니는 꼼짝도 하지 않았다. 한서희는 화장실 벽에 내몰려 괴로워하고 있었다.

괴상한 할머니는 추악하게 인상을 쓰면서 한서희에게 말하고 있었다.

“이년 집에 안 있고 여기서 뭐 하는 거야? 어서 돌아가서 네년 사생활이나 하라고!”

실로 엽기적인 대사였다. 그 광경을 보고 있던 그레이트 머스탱이 분노하며 할머니의 머리끄덩이를 잡았다. 노인공경할 때가 아니었다. 노인공격이 시급했다. 그레이트 머스탱은 그대로 있는 힘껏 잡아당겼다. 그러자 머리채가 훌러덩 벗겨지더니 하얀 백발이 드러났다. 가발이었다. 가발에 놀랄 틈이 없었다. 한서희가 숨넘어가기 직전이었다. 그레이트 머스탱은 황급히 괴한의 머리에 불꽃을 터트렸다. 폭발은 작았지만, 괴한에게 충격을 주기 충분했다. 노인은 백발이 검게 그을려 바닥에 주저앉았다. 한서희는 그제야 크게 숨을 들이 쉬었다.

유소라는 노인의 얼굴을 보고 화들짝 놀랐다. 서툰 메이크업에 가려졌지만, 한서희가 받은 편지를 통해 본 스토커가 확실했다. 이때 더 놀라운 것을 떠올렸다. 일전에 베엘제붑을 통해 알게 된 국가적 음모의 중심에 있던 육군 참모총장 권기욱이었다.

유소라는 노인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얘들아 저 할아버지 꽉 붙들어! 스토커에 악마의 자식이야!”

이것이 어찌 된 영문인지 몰겠지만 그레이트 머스탱과 아이들이 몸을 날려 생포하려 했다. 그래도 현직 군인이라고 권기욱은 빈틈이 드러난 사람들 사이로 날렵하게 굴러 화장실 입구를 통해 밖으로 뛰기 시작했다. 날렵했다.

권기욱은 사성장군으로서 겉으로는 위엄있는 척했지만, 취미생활로 남몰래 스토킹을 즐기는 것이었다. 그는 우연히 장 보러 갔다가 한서희를 보고 꽂혀 스토킹을 시작한 것이다. 혹한기 훈련은 위장일 뿐이었다. 사성장군이 사병쳐럼 땅바닥을 구를 리가 없다. 훈련을 빙자해 은밀한 사생활을 즐긴 것이다. 그것도 파렴치한 범죄로 말이다.

권기욱은 복도를 달리면서 핸드백에서 두툼한 군용 무전기를 꺼내 어딘가로 연락했다. 무전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아는 듯 우렁찬 경례부터 터져 나온다.

-충성!-

“어 나 권기욱이냐 지금 당장 헬기 보내.”

-참모총장님 어디십니까?“

”여기 Snet 방송국이야 옥상으로 와라.“

사이드X의 세 소년이 권기욱을 쫓았다. 숨 막히는 추격전이었다. 노인답지 않은 날렵함에 소년들이 혀를 내두른다.

김철중이 거친 숨을 몰아쉬며 말한다.

”우와! 저 영감님 장난 아니네. 뭐 저리 빨라.“

초능력을 사용하면 되지만 그렇게 되면 휘말릴 사람들이 많았다. 여긴 사람들로 북적대는 방송국이다. 유명한 인사들도 많다. 잘못 빗나가기라도 한다면 내일 뉴스가 시끄러울 것이다.

권기욱이 좋은 타이밍에 엘리베이터를 탔다. 얄미운 미소를 지으면서 뒤따라오는 꼬마들을 향해 놀려댄다.

”야이, 거북이들아 그렇게 느려서 어느 세월에 날 잡을 거냐? 하하하 용용 죽겠지?“

그리고 문 닫힘 버튼을 연타한다. 아슬아슬하게 그레이트 머스탱의 코앞에서 문이 닫히고 엘리베이터가 상승했다.

”빌어먹을 영감탱이가!“

세 명은 황급히 계단으로 이동했다. 권기욱의 움직임은 이미 그들의 범위 안이다. 잡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그들의 감각을 쫓아 도착한 곳은 방송국의 옥상이다. 하지만 늦었다. 참모총장 전용 헬기가 옥상에서 그를 맞이하고 이륙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는 마지막 인사를 남기고 훌훌 날아가 버렸다.

”야이 꼬맹이들아 잘 있어라! 또 볼일은 없을 것이다.“

그 모습을 보니 세 소년은 심신이 뒤틀렸다. 저 얄미운 얼굴에 농락당한 것이 분해서다.

갑작스러운 추격전 이후 사이드X는 긴급회의를 했다. 다행히 촬영 전이라 모두가 한자리에 모여 이야기를 나눴다. 유소라의 말로는 그 사람이 분명 악마의 자식이고 국가 차원의 음모 중심에 있는 참모총장 권기욱이자 한서희의 스토커였다.

김철중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한마디 한다.

”간단하네. 그냥 이대로 그 연구실을 날려버리면 스토커도 거대음모도 동시에 날리는 거잖아. 오히려 잘됐군.“

박철수도 한마디 한다.

”그래 지금 바로 가자. 영감쟁이 얄미운 얼굴이 떠올라서 가만히는 못 있겠다. 가서 확실히 본때를 보여주자.“

한서희가 싱긋이 웃으며 말한다. 조금 전 습격을 당했어도 밝게 웃는다.

”그럼 잘 다녀와 나와 소라는 곧 촬영이라 배웅은 못 나가.“

그레이트 머스탱은 어깨를 한번 들썩이더니 말한다.

”배웅 따위는 필요 없어. 괴수라도 때려잡는 것도 아니고, 너희들은 여기서 사이드X의 이름을 알리기나 해.“

그렇게 세 명의 소년은 인천 국제공항을 통해 제주행 비행기에 올랐다. 다만 비행기 안에서 아차! 떠오른 것이 있다. 악마의 자식 수장이었다. 지금으로서는 도저히 넘지 못하는 벽이었다. 아무리 머리를 싸매고 생각해도 답이 없었다. 한참의 열띤 썰전 후 그레이트 머스탱이 결론을 내렸다.

”에라 모르겠다. 일단 그때 가서 생각하자.“

그들의 낙천적인 결론은 제주도 도착부터 난관에 봉착했다. 8시간 걸려 제주도에 도착했지만, 정상까지 등산으로 올라가야 했다. 거기다 날은 저물고 한라산은 군의 통제로 등산을 허용 안 한지 몇 개월 됐다. 결국, 인근 호텔에서 묵고 내일 오르기로 한다.

한편 한라산 정상에 안착한 권기욱이 이길조의 환대를 받고 있었다. 그런데 모처럼 나타난 행색이 토 나올뻔했다. 저 어울리지 않는 여장은 뭐란 말인가? 그래도 애써 웃으며 맞이한다. 같이 있는 김창렬과 안위준은 돌아서서 소리 없이 웃었다.

이길조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참모총장님 혹한기 훈련으로 며칠 못 온다더니 어쩐 일입니까?“

권기욱이 마스카라로 힘준 속눈썹을 움찔하면서 말했다.

”네놈이 불렀잖아. 초능력 발현장치가 완성됐다며!“

”물론입니다. 그 위대한 성과 당장이라도 보여드리죠.“

연구실에 마련된 자신의 숙소에서 사성 마크를 단 군복을 쫙 빼입고 지하 7층으로 향했다. 그곳에는 제3 기동타격대 검은 여우를 상징하는 부대 마크를 단 용사들이 줄 서 있었다. 바짝 군기든 모습으로 권기욱을 보자 깍듯하게 경례를 올린다. 이 특수부대는 육군 참모총장의 직속부대로서 조직되었다. 비밀유지를 위해 그 정체를 잘 드러내지 않기 때문에 일반에는 그 정체가 드러나 있지 않다. 주요 활동으로 암살, 침투 같은 고난도 임무에 많이 동원된다. 그래서 개인의 전투능력은 거의 스페셜 리스트로 이루어져 있다. 그들의 앞에는 지금 무쇠 덩이가 하나씩 놓여있었다.

권기욱이 그들에게 한마디 던진다.

”어디 그동안의 성과를 보여봐.“

그러자 한 명씩 함성을 내지르며 무쇠 덩이를 격파하기 시작했다. 짱돌로 쳐도 꿈쩍하지 않을 무쇠들이 유리컵처럼 하나하나 깨졌다. 전하 방벽을 두른 신체에 물리력을 실어 격파에 이용한 것이다. 피부처럼 단단하게 감싼 공기의 벽이 마치 특수 갑옷처럼 활용된 초능력이었다.

권기욱의 눈빛이 활활 타오른다. 한국 최정애라 불리는 검은 여우 한 분대가 모두 초능력자가 되었다. 그는 세계를 쥔 것처럼 가슴이 벅차올랐다. 어쩌면 역사에 한 획을 그을지 모르는 세계대전을 상상하며 속으로 콧노래를 부르는 것 같다.

활활 타오르는 눈을 옆에 있는 이길조에게 돌리며 말한다.

”하루에 몇 명이나 초능력자로 발현 가능한가?“

”아 넵, 하루에 3명 가능합니다.“

이번에 권기욱은 초능력 발현장치로 눈길을 돌리며 말한다.

”저건가? 초능력 발현장치라는 것이?“

”예 그렇습니다. 심혈을 기울인 야심작입니다.“

”앞으로 하루에 천명 이상이 초능력자로 각성 될 수 있도록 설비를 늘려!“

권기욱의 말에 뭐가 아쉽다는 듯이 말한다.

”아, 하루에 천명은 좀 예산이 부족해서 힘들 것 같은데요.“

왠지 짜증을 일으키는 그 말투에 권기욱이 이길조의 조인트를 걷어찼다. 좀 강했는지 맞은 자는 정강이를 부여잡는다.

”이길조! 예산 걱정 말고 하라는 대로 해!“

이길조는 깜짝 놀랐다. 그의 입에서 나온 말치고는 파격적이었다. 그는 권기욱 몰래 매드 사이언티스트의 광기를 드러냈다. 이제 그토록 원하는 자신의 연구가 시작된 것이다. 그의 최종 목적지는 어디까지나 초능력을 넘어 차원연구에 있었다. 그것만 이룬다면 권기욱은 쓸모없다. 그때 가서 모르모트로 삼아버릴 것이다.

한편 그것을 알 리가 없는 권기욱은 자신의 꿈이 코앞에 있다는 현실에 흥분하고 있었다. 무쇠 덩이를 부숴버리는 저런 초능력자를 적진에 투입만 시켜도 나라 하나 무너뜨리는 것은 간단하리라 상상해본다.

한참 초능력 생각으로 들떠있을 때 문득 오늘 자신의 머리를 태운 녀석이 생각났다.

”야 이길조 처음 초능력자로 각성했다던 네놈 아들이 왜소하고 곱상하게 생긴 놈 맞지?“

”예 맞습니다. 왜 묻는 겁니까?“

”오늘 낮에 그놈을 만났어 내 머리를 홀라당 태워버리더군. 자식 교육을 어떻게 한 거야? 노인을 보자마자 공격하더라 나 참 기도 안 차서.“

이길조는 화들짝 놀랬다. 찾을 시간이 없어서 거의 신경 끄고 있었는데 살아있었다니 말이다. 더군다나 불량배처럼 자신의 물주를 공격해왔다는 말이 믿기지 않았다. 최소한 예의범절은 가르쳤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불량배가 되었다니 아버지로서 참담한 심정이었다.

”죄송합니다. 어르신 다음에 만나면 따끔하게 혼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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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진격의 사이드X 18.12.14 47 0 12쪽
24 김철중 앞으로 나서다 18.12.07 45 0 12쪽
» 위기 일발 18.12.01 38 0 11쪽
22 세계평화를 위해 18.11.30 34 0 12쪽
21 사이드X 엔터테인먼트 18.11.27 52 0 12쪽
20 승리의 축배 18.11.26 63 0 12쪽
19 지옥의 왕 18.11.24 45 0 11쪽
18 노숙자의 한숨 18.11.23 47 0 12쪽
17 어느 노숙자의 반란 18.11.20 46 0 11쪽
16 결국 털렸다! 18.11.19 55 0 11쪽
15 악마의 자식들! 18.11.17 49 0 11쪽
14 작전명 악마 나무 베기! 18.11.16 59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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