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와 진흙의 요람

The Way Back Part-IX

올리는 계속해서 전령을 보내 피터의 기병대가 보인 신출귀몰한 전술에 휘말려 더 이상 움직이지 못하고 있음을 알리려 했다. 하지만 전령이 한 사람도 돌아오지 않으니 어쩔 수 없이 무예가 뛰어난 사람을 선발해 보냈다.

다행히 이번에 보낸 전령은 겨우 조엘의 부대에 도착했는데 이곳에 오는 동안 여덟 번이나 매복과 기습을 받았다고 한다. 조엘은 용맹함을 보여 준 전령에게 포상해 주는 한편 올리가 군대를 멈춰 세운 일을 듣고 크게 분개했다.

다만 자신도 피터에게 1만 2천이나 되는 병력을 손실한 상태니 그 이상 다른 말을 하지는 못했다. 부상이 심한 올리의 전령은 오터사이드 도시로 돌려보내 그곳에서 휴식과 치료를 한 후 돌아가게 했다.

조엘 자신도 사람을 보내 시간을 맞춰 울스티 도시 외곽까지 움직여 올 것을 당부했는데 오래지 않아 전령이 타고 갔던 말이 주인을 잃어버린 상태로 되돌아왔다. 조엘은 전령새를 날려 보냈는데 답신을 기대할 수 없음을 알고 있었다.

무사히 울스티 도시 동쪽으로 반나절 정도의 거리까지 이동한 피터는 중무장 기병대를 위해서 글자 그대로 전투용 군마를 모아들이려 했다. 조랑말은 동부 군대에서 노획한 것이 그럭저럭 있었다.

그런데 전투용 군마는 아무리 돈이 있어도 50필을 구하는 것이 몹시 힘들었다. 어쩔 수 없이 승용마까지 끌고 와서 공급했다. 문제는 마갑의 잔여 수량이 부족하고 말투구를 쓰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군마와 승용마들은 거부하며 마구 날뛰기도 했다.

억지로 50명의 정예 기병을 만들기는 했지만 말투구까지 갖춘 말갑옷을 씌운 군마는 10기고 승용마가 20필이다. 이 상황에서 피터의 휘하에는 죽거나 부상을 당하고 실종되어 전투에 참가할 수 없는 사람들을 제외하고 잔존 병력이 8백이었다.

조엘은 보병 8천을 이끌고 있고 올리는 토마스 네이브가 죽기로 저지했지만 약 3천 정도의 기병을 유지하고 있었다. 조엘은 전투 부대만 1만 1천이었고 이중에서 3천이 기병이었다. 물론 조엘의 기병 3천 대부분 조랑말을 탄 자들이다.

정식 기병대가 아니고 정식 기병대와 맞부딪친다면 일방적으로 밀려 버릴 존재들이지만 지금 상황에서 무시할 존재들이 아니다. 더욱이 다수가 석궁으로 무장하고 있으며 드래곤 브레스 같은 화기(火器)를 운용하고 있다.

후방에 로버트 프리스터가 친위군 3천과 보급부대 1만을 이끌고 있다. 보급부대까지 합쳐 2만 4천 명이나 되는 적을 상대로 피터는 8백 명을 이끌고 있고 더욱이 돌벽의 보호를 받는 것도 아니고 개활지에서 승부를 보려 한다.

이제 할 수 있을 만큼 했으니 더 이상 전투를 벌이는 것을 중단하고 병력을 온존하며 드럼랜드 쪽으로 후퇴해도 된다. 울스티 도시는 비축된 식량도 부족하고 내부에서도 언제든 조엘에게 항복하기 위해 피터의 등에 칼을 꼽을 사람들로 가득하다.

피터에게는 울스티를 상실하고 물러나도 여러 가지 변명을 할 수 있는 여지가 있었지만 이곳에서 남아 싸우기로 결정했다. 방금 전까지는 조랑말을 타고 빠르게 이동해 적을 들이 받았지만 다른 방법으로 적과 싸우기로 했다.

매튜의 제안대로 끌어 모아 놓은 농사용 마차들을 이용해서 방어벽을 쌓고 내부에 드럼랜드에서 보내온 윈치 장전식 석궁 50벌을 배치한다. 윈치 장전식 석궁은 장력이 강한 대신 장전 속도가 매우 느리다.

모든 방향으로 10벌씩 교대로 발사하도록 훈련시키는 한편 병사들에게는 이런 저런 보강 작업을 거친 마차를 방어벽으로 삼아 버티게 했다. 근본적으로 굳게 지키며 적이 쳐들어오면 무조건 강하게 받아치는 전술을 기본으로 삼았다.

다만 조엘의 군대가 공격을 가하지 않고 그냥 지켜보고 포위만 한다면 비축된 식량이 부족한 피터의 군대는 금방 굶어 죽을 수밖에 없다. 더욱이 적들은 대형 드레곤 브레스 발사통이 있다.

거리를 두고 서서 드레곤 브레스로 무엇이든 타격이 될 것을 날려낸다면 가만히 앉아 죽는 것 밖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 더욱이 지금 피터는 만약에 모든 것이 실패했을 경우 전부 내버리고 드럼랜드로 도망칠 생각이었다.

포위되어 탈출할 틈도 없이 항복하거나 궤멸되는 것은 성미에 맞지 않았다. 우선은 방어벽 외부에 거마창((拒馬槍)을 3중으로 세워 추가 방어벽을 구축한 피터는 브로디, 매튜, 토마스를 불러 적의 공격을 유도할 방법을 설명했다.

특히 드래곤 브레스에 대한 대응 방법으로 쇠를 덧씌운 무겁고 두꺼운 방패를 가진 보병들이 오히려 적의 중앙을 향해 돌진한다. 그 뒤따라 활이나 돌팔매를 가진 병사들이 뒤따르면서 거리가 가까워지면 화살을 날린 후 근접전을 시도한다.

적들이 대거 대응에 나서면 후퇴해서 주둔지로 끌어들여 기존 전략대로 무조건 강하게 받아치는 것이다. 이 사이 피터는 직접 정식 기병 50기를 이끌고 전장을 우회해서 드래곤 브레스를 타격한다.

이것이 실패하면 보유하고 있는 조랑말에 불을 붙여서 적들에게 돌진시켜 혼란에 빠지게 하는 방법도 있었다. 다만 첫 번째로 적의 공격을 유도하기 위해 돌진해 들어갈 사람이 필요했다.

적들의 맹렬한 공격을 정면으로 받아내야 하며 자칫 모조리 죽게 될 수도 있었다. 아무도 나서지 않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토마스 네이브가 나섰다. 토마스는 굳센 결의를 다지며 나섰다.

“제가 하죠. 지난번에 무어 도시의 기병대를 막아낸 돈과 이번에 앞에 나선 일을 더해서 돈을 주십시오.”

“그렇게 하도록 하지.”

“그리고 승리하시면 됩니다.”

“알겠어. 토미.”

피터는 토마스를 위해 격려했고 2백 명의 병사를 지휘하에 배속시켰다. 다들 막대한 보상을 요구했고 피터는 모두 수용했다. 철판을 덧씌운 방패를 가진 1백 명이 앞장서고 나머지 1백 명이 활과 돌팔매를 들고 그 뒤를 따라가며 가진 무기로 적을 공격하는 훈련을 시작했다.

울스티 도시가 가까이 있기는 하지만 피터는 도시로 들어가지 않았다. 공식적으로는 도시와 서로 돕고 의지하는 형세를 취해 조엘의 군대가 함부로 행동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전략을 선택한 것이기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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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깊어지네요...^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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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독자분들 건강 조심하시구요. 화팅입니다...^^-오타 수정했습니다.(부비적)

[아리원]

강하게 '받차이는' 오타 있네요. 항상 좋은글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