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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들 님의 서재입니다.

크로노스: 신이 허락한 시간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대체역사

완결

직장인들
작품등록일 :
2023.08.19 13:03
최근연재일 :
2023.10.30 10:00
연재수 :
27 회
조회수 :
614
추천수 :
9
글자수 :
132,576

작성
23.10.1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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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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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18화.

DUMMY

18-1.


2003년 2월


방학을 맞아 집에 내려왔던 대학생 수진은 학교 MT를 가기 위해 가방을 메고 집을 나섰다.


서울의 학교로 가기 위해 동대구역에서 KTX를 예매했던 수진은 시간을 확인하며 지하철역으로 향했다.


수진은 반월당역으로 향하며 시간을 재차 확인했다.


“아···”


수진의 발걸음이 점점 빨라지다가 뛰기 시작했다. 열차 시간이 점점 가까워지면서 마음이 급해졌다.


‘아휴, 아침에 조금만 일찍 일어났으면 되는데··· 알람을 끄고 다시 잠들지만 않았어도···’


수진은 후회해도 소용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런 생각이 들었다.


지하철역 1번 출구가 눈 앞에 보이기 시작했다.


그 순간, 수진은 마주 걸어오는 낯선 남자와 세게 부딪쳤다.


얼마나 세게 부딪쳤는지 수진은 중심을 잃고 넘어지고 말았다.


“아야!!”


수진의 입에서 비명이 새어 나왔다.


“괜찮으세요?”


남자가 깜짝 놀란듯이 물었다.


수진은 인상을 찌푸리며 바닥에서 일어났다.


“아!”


넘어지는 충격으로 발목을 삔 듯 했다. 발을 오른쪽 발을 땅에 디딜 때 발목이 욱신거리며 통증을 느꼈다.


남자는 수진이 바닥에 떨어뜨린 가방을 주워주며 다시 물었다.


“어디 다치신거에요? 많이 아파요?”


수진은 아무말도 하지 않고 잠깐동안 서서 발목을 이리저리 돌려보았다.


심하게 다친 것은 아닌 것 같지만 당장은 걷기가 힘들었다.


‘아··· 어떡하지··· 이러다가 정말 기차시간 늦겠는데···’


“어디 가시는 길인가요? 제 차로 데려다 줄까요?”


수진은 그 말을 듣고 남자를 쳐다보았다.


“아, 저 이상한 사람 아니에요. 그냥 미안해서···”


‘뭐, 이상한 사람은 자기가 이상하다고 얘기하면서 다니나?


어떡하지? 괜찮을까? 잘못 차 얻어 탔다가 납치라도 되는거 아냐?’


“어디까지 가세요? 가는 길이면 제가 태워다 드릴게요. 저는 동대구역까지 갑니다.”


수진이 계속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자 남자가 말했다.


“좋아요. 그럼 동대구역까지만 부탁드릴게요.”


남자는 수진의 말을 듣고 길가에 세워진 차 문을 열어 수진을 태웠다.


18-2.


같은 시각, 대곡역에서 출발한 지하철 열차는 역을 지나면서 승객들이 점차 늘어났다.


마침내 반월당역을 출발해 중앙로역을 향하는 열차안에서 대한은 주머니에서 라이터를 꺼내어 불을 켰다 끄기를 반복하며 다른 손으로는 휘발유 통을 만지작 거렸다.


“거 보소! 와 자꾸 불을 껐다 켰다 카는기요!”


맞은 편에 앉아 대한의 행동을 계속 바라보던 한 아저씨가 불안한 듯 대한에게 소리쳤다.


그 아저씨의 말 때문에 주위의 승객들의 시선이 갑자기 대한에게 쏠렸다.


하지만 대한은 고개를 숙인채 행동을 멈추지 않았다. 사람들은 대한을 곁눈질로 바라보며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열차가 중앙로역으로 진입하고 있었다.


그 순간 대한은 라이터의 불을 휘발유통에 붙이려 하였다.


“어, 어!!”


대한의 행동을 지켜보던 다른 승객이 재빨리 대한의 라이터를 들고 있는 팔을 잡았다.


주변의 다른 승객들도 대한의 다른 팔을 붙잡으려 하였다.


그 때 열차는 속도를 줄이며 플랫폼에 정차하였다.


멈추는 열차의 관성으로 인해 사람들은 앞으로 쏠렸고, 대한의 팔을 붙잡던 승객들도 대한을 놓쳤다. 대한의 라이터에는 아직도 불이 붙어 있었다.


팔이 자유로워진 대한은 휘발유통에 라이터를 갖다대었다.


휘발유통은 앞으로 넘어지며 라이터의 불과 만났다. 엎질러진 휘발유에 순식간에 불이 번졌고, 순식간에 열차의 바닥은 불길에 휩싸였다.


“꺄악-!!”


불을 보고 놀란 승객들은 비명을 지르기 시작하였다.


바닥의 불은 삽시간에 천장으로 번졌고, 불과 수 초만에 큰 불이 발생하였다. 열차의 의자부터 바닥까지 불이 붙으며 심한 연기가 발생하였다. 열차의 문이 열리고 플랫폼으로 연기가 퍼지기 시작했고 열차 안의 활활 타오르는 불을 본 플랫폼의 승객들은 뒤엉켜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검은 연기와 유독성 가스는 역을 가득 메우기 시작했다.


기관사가 소화기를 들고 달려나와 불을 꺼보려 하였지만 역부족이었다. 기관사는 각 열차를 뛰어다니며 승객들에게 빨리 대피하라고 소리쳤다.


그 순간 열차의 맞은편에서 반대방향의 열차가 역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18-3.


“태워주셔서 감사해요.”


수진은 남자에게 말했다.


아침 시간이었지만 동대구역까지 가는 길은 막히지 않았다.


이상하게도 남자는 수진에게 말을 한 마디도 건네지 않았다.


수진은 창 밖을 보는 척 하면서 남자와 차를 유심히 살폈다.


‘뭐 하는 사람이지···?’


남자는 서른쯤 되어 보였다.


차는 반월당역에서 우회전하여 범어동 방면으로 달렸다.


점점 동대구역에 가까워지자 수진은 의심을 풀고 남자를 쳐다봤다.


“저기···”


“네?”


“덕분에 기차 시간에 늦지 않게 도착할 수 있을 것 같아서요. 고맙습니다.”


“뭘요. 발은 괜찮아요?”


남자의 말에 수진은 허리를 숙여 발목을 만져보았다. 아픈 것도 아까보다 많이 나아진 듯 했다.


“네, 괜찮은 것 같아요.”


“다행이네요.”


“혹시 전화번호 주시면 제가 다음에 연락드릴게요. 고마워서요.”


수진은 말을 하면서 가슴이 두근거렸다.


수진의 말에 남자는 깜짝 놀랐다.


“··· 아뇨. 인연이 되면 다음에 다시 만나겠죠.”


남자의 말에 수진은 약간 기분이 상했다.


그리고 차는 어느덧 동대구역 앞에 도착하였다.


남자는 길가에 차를 세우며 수진에게 말했다.


“그럼 서울까지 조심히 가도록 하세요.”


“네, 네?”


차에서 내리며 수진은 놀랐다.


‘내가 서울 간다고 언제 얘기했었지?’


수진은 멀어져 가는 차를 바라보다가 역으로 발을 옮겼다.


18-4.


서울역에 도착한 수진은 대합실을 통해 빠져나오고 있었다.


“오늘 오전 9시50분경 대구의 중앙로역에서 안심행 1079호 열차에서 방화로 인한 화재가 발생하였습니다. 화재로 인한 정확한 인명피해의 규모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많은 승객들이 유독가스로 인해 피해를 입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화재를 피해 역에서 빠져나온 승객들도 유독가스를 마셔 모두 병원으로 후송되고 있습니다···”


TV 뉴스에서 나오는 아나운서의 목소리에 수진은 발걸음을 멈추고 화면을 쳐다보았다.


“9시 50분··· 중앙로역···?”


수진은 잠깐 생각해보다가 깜짝 놀랐다.


‘내가 그 지하철을 탔을 수도 있었잖아?


그 분이 아니었으면···’


수진은 계속 그 남자의 얼굴이 떠올랐다. 마치 자신을 구해주기 위해 갑자기 나타난 기사와 같은 남자로 느껴졌다.


MT 기간 내내 뉴스는 대구 지하철 방화사건으로 도배가 되었다.


부상자가 151명, 실종자가 6명으로 확인되었으며 사망자가 무려 192명이나 되는 끔찍한 사건이었다.


수진은 자신이 그 중의 한 명이 될 수도 있었기 때문에 그 사건이 더욱 가슴아프게 기억되었다.


18-5.


2010년.


“수진아! 정신차려봐! 수진아!”


찬우는 쓰러진 수진을 안고 소리쳤다.


찬우가 수진이 쓰러진 곳에 제일 먼저 도착한 것이었다.


수진의 배와 옆구리에서는 피가 새어 나오고 있었다.


수진을 잡고 일으키는 찬우의 손으로 피가 흘러나왔다.


찬우는 수진의 상처를 확인하고 손으로 힘껏 눌러 지혈을 했다.


뒤이어 재혁이 도착했다.


“팀장님! 수진 선배!”


찬우는 재혁을 보며 소리쳤다.


“빨리 구급차 불러!”


그 때 수진이 희미하게 눈을 떴다.


“팀장님··· 7년 전에··· 제가 지하철을 타지 못하도록 막으신 분이··· 팀장님 맞죠?”


수진의 입에서 희미하게 새어나오는 말을 찬우는 들었다.


“수진씨. 정신차려.”


수진은 자신의 손에 꼭 쥐고 있던 것을 찬우에게 힘들게 내밀었다.


“이게 뭐야···?”


구급차가 도착하는 소리가 들리고 구급대원들이 장비를 들고 내리는 소리가 들렸다.


“비켜주세요.”


구급대원의 말에 찬우는 옆으로 비키며 수진이 건네준 것을 확인했다.


조그마한 전화기였다.


수진은 유령으로부터 칼을 맞는 순간 유령의 주머니에서 전화기를 빼내었던 것이다.


수진을 태운 구급차의 문이 닫히고 사이렌을 울리며 멀어져갔다.


["여보, 여보! 불이 났는데 문이 안 열려요. 숨을 못 쉬겠어요. 살려줘요... 여보 사랑해요, 애들 보고 싶어!”


• 오전 10시 01분(사고 발생 8분 후) 김인옥(1974년생)과 남편의 통화기록 중]


["여보! 나 죽어가고 있어! 연기 때문에 질식할 것 같아... 아~ 여보! 너무 뜨거워! 나 불에 타고 있어요! 살려주세요···”


• 오전 10시 04분(사고 발생 11분 후), 김상만 씨가 아내에게 한 통화기록 중]


["오빠가 급한일이 생겨서 어디 좀 다녀와야 될 것 같아. 기다리지 말고 들어가. 알았지?사랑해”


• 오전 10시 11분(사고 발생 19분 후), 이성운(1972년생)이 여자친구에게]


["만약 내가 내일 당장 없다면 넌 어떻게 할거야? 그냥 궁금해서 물어보는 건데ㅎㅎ”


• 10시 14분(사고 발생 21분 후), 고등학생 이미영(1985년생)이 여동생에게]


["엄마 나간거죠? 난 괜찮으니까.. 미안해하지마요. 사랑해”


• 10시 43분(사고 발생 50분 후), 함께있던 아들 손준호(1979년생)가 탈출에 성공해 생존한 모친 강현자에게]


["엄마 지하철에 불이 났어."


"영아야, 정신 차려야 돼."


"엄마 숨을 못 쉬겠어."


"영아, 영아, 영아..."


"숨이 차서 더 이상 통화를 못하겠어. 엄마 그만 전화해."


"영아야, 제발 엄마 얼굴을 떠올려 봐."


"엄마 사랑해..."


• 장계순과 딸 이선영(1984년생)의 마지막 휴대전화 통화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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