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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노스: 신이 허락한 시간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대체역사

완결

직장인들
작품등록일 :
2023.08.19 13:03
최근연재일 :
2023.10.3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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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5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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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9.0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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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화.

DUMMY

4-1.

웨베르는 1841년 러시아 리바프 지방에서 독일계의 독실한 기독교 가정에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루터교 선교사였다. 웨베르는 1865년 페테르부르크대학을 졸업하고 러시아의 외무성 외교관 시보로 채용되어 베이징으로 건너가 5년간 중국어를 배웠다. 그 후에 중국 텐진주재 영사, 일본주재 총영사, 베이징주재 임시공사대리 등을 지내며 그 당시 한창 세계열강들이 세력을 다투고 있는 동아시아지역의 사정을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있었다.

그 무렵 세계 열강은 조선과 조약을 맺으며 조선으로 진출하고 있었다. 1882년 미국이 조선과 조미수호통상조약을 맺자 이듬해인 1883년 독일과 영국이 조선과 통상조약을 맺으며 조선으로 진출했다. 조선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러시아도 조선과의 국교체결을 적극 추진하였고, 1884년 7월 청나라에 있던 웨베르는 마침내 조로수호통상조약을 체결하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왕이 친러정책을 펴도록 적극적인 외교활동을 하였다. 그리고 웨베르는 1885년 대리공사겸 총영사직을 맡아 조선으로 오게 되었다.

4-2.

이범진은 왕의 어명대로 미국과 러시아 공사관에 도움을 요청하고자 나왔다.

이범진은 궁 안의 일본군을 피해 서쪽 담을 넘어 대사관으로 가려고 하였다. 궁의 서남쪽 방향의 대사관으로 빨리 갈 수 있는 길은 서쪽 담을 넘는 것이었다.

담에 이르러 주위를 둘러보던 이범진은 근처에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 담을 올랐다.

담에 기어올라 밖을 바라본 이범진은 깜짝 놀랄 수 밖에 없었다. 궁의 서쪽 담 넘어 정원에는 온통 일본 군인들로 가득 차 있는 것처럼 보였다. 이미 궁을 에워싸고 있는 일본군은 특히 서쪽에 치우쳐 있었다.

서쪽 담을 넘는 것은 도저히 불가능하다고 판단된 이범진은 다시 남쪽으로 향했다.

궁의 남쪽 광화문 근처에 이르러서는 이범진은 담을 오르지도 못하고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그 곳에는 이미 많은 수의 일본군 소리가 담을 넘어 이범진에게 들려왔다.

“아, 더 지체하면 안되는데···”

이범진은 다시 동남쪽 담의 구석으로 다가갔다. 평소라면 담의 구석에 위치한 작은 탑에는 수비대가 보초를 서고 있었겠지만, 오늘은 보이지 않았다.

이범진은 조심스럽게 탑을 올라가 밖을 보았다. 서쪽이나 남쪽과 달리 동쪽으로는 일본군이 보이지 않았다. 그 때 였다. 담 밖으로 일본군 2명이 다가왔다. 탑 위에 있는 이범진은 그들의 시야 밖에 있었지만, 이범진은 잔뜩 자세를 낮추고 그들이 지나가기를 기다렸다. 그들은 경계심을 늦춘채 그대로 탑 위의 이범진을 지나갔다. 이범진은 그들이 멀리 사라지기를 기다렸다가 심호흡을 하고 아래를 내려다 보았다. 족히 5m는 되어 보이는 높이였다.

‘쿵!-’

이범진은 탑에서 궁 밖으로 뛰어내렸고, 곧바로 미국 공사관을 향해 달려갔다.

이범진이 러시아 공사관보다 미국 공사관을 먼저 선택한 것은 그곳에는 조선의 공내부 고문으로 미국인 레젠드르 장군과 군사교관으로 다이 장군이 있었고, 미국인 선교사 알렌은 공사 대리이자 조선 왕실에서 의료봉사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곧바로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았다. 더구나 조선에는 미국인 개신교 선교사가 150여명이나 활동하고 있었다.

숨이 턱에 차고 머리는 흐트러지고, 얼굴을 땀으로 범벅이 되었지만 이범진은 달리는 속도를 늦추지 않았다.

그렇게 이범진이 미국 공사관에 도착할 때쯤 멀리서 총성이 들려왔다. 그제서야 이범진은 걸음을 멈추고 총성이 울린 방향으로 몸을 돌려 바라보았다. 궁궐쪽에서 총성이 들려왔다.

얼마 후, 이범진은 다시 발걸음을 돌려 러시아공사관으로 향했다.

미국 공사관에 헛걸음을 한 이범진은 마음 만큼이나 발걸음도 무거웠다.

방금 전, 미국 공사관에 도착했을 때의 일이 떠올랐다.

“이보시오. 이보시오!”

이범진은 미국 공사관 앞에서 크게 불렀다.

머리와 얼굴은 땀으로 젖어 있었다.

이범진이 몇 번 부르고 기다리자 공사관 안에서 미국인 병사가 나왔다.

“나 농상공부 대신 이범진이오. 급한 일이 있어서 그렇소. 공사 대리를 만나게 해 주시오.”

“공사 대리님은 지금 계시지 않습니다.”

“그럼 빨리 좀 불러 주시오. 급한 일이오.”

“공사 대리님이 오실 때까지 기다리시오.”

“아니, 좀 불러주시오. 지금 조선 조정에 큰 일이 생겼소. 빨리 공사 대리님을 만나야 하오.”

“기다리시오.”

미국인 병사는 이범진을 그렇게 세워놓고 들어가버렸다.

이범진은 기다리고 있을 수 없었다. 다시 대사관을 쳐다보지도 않고 발걸음을 돌렸다.

4-3.

농상공부 대신 이범진이 이른 아침에 러시아공사관으로 찾아왔다.

그는 평소의 단정한 모습과 달리 머리는 흐트러지고 얼굴은 더 많은 땀과 흙이 범벅이 되었으며, 옷은 군데군데 찢겨지기도 했다.

이범진은 다급하게 웨베르를 찾았다.

“지금 궁궐이 일본군들에게 포위가 되었소.”

“그게 무슨 소리요?”

“일본군과 폭도들이 궁궐을 포위하고 궁 안으로 침투하여 난동을 부리고 있소.”

이범진은 급한 마음에 난동이라고 표현했지만 상황을 설명할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하지만 이범진의 말을 들은 웨베르는 크게 놀라지 않은 표정이었다.

웨베르는 담담히 인상을 찌푸리며 이범진에게 다시 얘기했다.

“자, 물 좀 마시고 숨을 돌리고 천천히 상황을 설명해 주시오.”

이범진은 대수롭지 않은 듯 반응하는 웨베르의 태도에 답답했다.

“내가 지금 천천히 설명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오. 도와주시오. 어서 병사를 보내어 일본군을 막아 주시오. 지금 중전마마가 위험하오.”

이범진의 상황을 보아 위급한 상황인 것은 분명하였다. 하지만 웨베르는 이미 병사를 움직이지 않기로 결심했었다. 섣불리 병사를 움직여 일본과 마찰이 생기는 것은 절대 안되는 일이었다.

이러한 상황에 웨베르와 이범진이 대화하던 중, 러시아 공사관으로 또 한 명의 사내가 이범진과 비슷한 몰골을 하고 나타났다. 사바틴이었다.

이범진이 찾아왔을 때 놀라지 않았던 웨베르는 사바틴을 보고 크게 놀랐다.

사바틴은 웨베르를 보자 크게 숨을 몰아쉬며 말했다.

“영사님, 큰일 났습니다. 결국 일본이 일을 저질렀습니다.”

“무슨 소리인가?”

웨베르는 담담한 목소리로 사바틴에게 물었다.

“일본의 폭도들이 궁궐로 쳐들어가서 왕비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벌써 몇 명의 궁녀들이 폭도들에 의해 죽임을 당했습니다.”

사바틴의 얘기에도 웨베르는 크게 놀라지 않았다.

“여기 이범진 대감도 방금 똑같은 얘기를 했다네. 폭도들이 궁궐로 난입하였다면 궁궐 수비대와 마찰이 있었을텐데···”

“아마 많은 병사들이 폭도와 맞서다 죽임을 당했을 것입니다.”

“그렇군. 미국의 알렌 공사대리와 함께 상황을 확인하는 편이 좋겠네. 미국공사관에 사람을 보내어 함께 일본공사관으로 가자고 전해주게.”

“네.”

웨베르는 지난밤에 공사관으로 누가 왔는지, 공사관의 작은 손님용 침실에 누가 있는지 얘기하지 않았다.

4-4.

웨베르는 알렌과 함께 일본 공사관에 갔으나, 미우라 고로 일본 공사는 자리에 없었다. 그의 비서로 보이는 젊은 여자가 외출중이라고만 하면서 어디로 갔는지는 알 수 없다고 했다. 하지만 웨베르는 미우라가 벌써 궁으로 갔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자, 우리도 어서 궁으로 가서 왕을 알현하도록 합시다.”

“네, 그러시죠.”

웨베르의 예상대로 미우라 고로는 벌써 궁으로 들어와 왕을 만나고 있었다. 그 자리에는 대원군도 함께 있었다. 대원군은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는지 최근들어 수척해진 얼굴에 더욱 기운이 없어 보였다.

“지난 밤에 벌어진 일에 대해 짐은 비통하기 그지 없소.”

어렵게 왕이 말문을 열었다.

“어찌 감히 폭도들이 궁에 난입하여 사람을 죽이며 난동을 부릴 수 있단 말이오.”

“전하. 그 폭도들이 누구인지 밝혀졌습니까?”

미우라 고로가 물었다.

왕은 미우라를 한참 동안 쏘아보다가 대답했다.

“아직 확인하지 못하였소. 이 자리에 계신 분들이 그들이 누구인지 조사하는데 도움을 주시기 바라오. 그 범인들을 잡게 되면 엄벌에 처할 것이오.”

“네, 힘껏 도와드리겠습니다. 조선의 안정과 왕실의 회복을 위해 힘껏 도와드리겠습니다.”

웨베르와 알렌은 대답했다.

“그 일은 조선인들 사이에서 벌어진 싸움 아닙니까? 저는 조선인들이 서로 싸웠다고 들었는데···”

고로가 말을 잠시 멈추고 대원군을 살짝 쳐다보았다.

“여기 대원군 나리께서도 지난 밤에 궁으로 오신 것 아니십니까?”

웨베르와 알렌은 깜짝 놀라 대원군을 돌아보았다.

야윈 얼굴에서 눈빛만 강렬히 빛나며 미우라를 노려보고 있었다.

“나는 이번 일과 무관하오.”

대원군을 짧게 말하고 입을 굳게 다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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