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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쓰는 프로게임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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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르에
작품등록일 :
2020.07.06 18:45
최근연재일 :
2020.08.10 20:39
연재수 :
3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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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2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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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72,839

작성
20.07.13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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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8화

DUMMY

8화





테런의 앞마당 멀티.

일꾼들은 부지런히 자원을 채취하고 있었다. 견제 한 번 받지 않고 말이다.


‘크크큭, 이겼네. 이겼어. 뭐 있는 놈인가 했는데 좃밥 맞잖아? 감히 이 딴 실력으로 도전해? 정준혁, 이 새끼. 이기고 존나 놀려줘야지.’


현 상황 자체로도 구상호는 기분이 좋았다.


‘로나 더 파이널’은 로템에 비해 지형이 특이한 편.

앞마당 바로 앞에 넓은 입구가 있을뿐더러, 두 번째 자원 멀티 쪽에 샛길까지 나 있다.

그 말은 곧, 공격로가 다양하다는 뜻.


‘견제하기 좋은 맵인데 안 하는 걸 보니 바보 맞네. 멀티야 저 놈이 조금 빠르긴 했지만, 결국 인구수 200에서 만나게 돼 있어. 메카닉 200 꽉 채우면 플투론 절대 못 막지.’


아모리에서 공방업도 꾸준히 눌러주어 2/1업을 달성했다.

이제 두 번째 자원 멀티만 무난히 가져가면 승리는 따 놓은 당상.


구상호는 자원 멀티에 코만도센터를 짓고 병력을 배치했다.

모든 것이 생각대로 되고 있었다.


‘멍청한 놈. 넌 이제 GG칠 일만 남았···.’


그런데 그 때.


-your allied under attack [당신의 동맹이 공격받고 있다!]


긴급하게 울려 퍼지는 메시지와 함께, 프로투스의 병력들이 등장했다.


‘구성은 질롯, 드라곤. 뭐야, 아직도 질드라 뿐이야? 템플러나 굼벵이를 추가해도 모자를 판국에 판단 봐라. 개허접새끼.’


잠시나마 긴장했던 구상호는 플투의 병력 구성을 보곤 비웃음을 흘렸다.


구상호의 인구수는 벌써 140.

마인바이크의 핵심, 지뢰는 이미 프로투스를 차단하고 있었고 기갑탱크는 열을 맞추어 포격을 준비했다. 거기에 건물 심시티까지.


프로투스의 병력은 쉽사리 파고들지 못했다.


‘안 되지 안 돼. 흐흐.’


탱크를 하나하나 컨트롤해, 드라군의 수를 줄여주었다.


테런도 마인바이크와 탱크 몇 기를 잃긴 했지만, 프로투스는 그 이상의 피해를 입고 퇴각을 선택했다.


완벽한 전투. 구상호는 방금 교전을 그렇게 평가했다.

허나, 그가 놓친 것이 하나 있었다.


‘미니맵에 본진 쪽에서 뭐가 보였던 거 같은데···. 피해가 없는 거로 봐선 드랍은 아닌 것 같고, 옵져브였나보군.’


정찰 유닛, 옵져브였다면 좋았겠지만, 난전 중 본진에 침투한 것은 프로투스의 수송선 한 기였다.

거기서 내린 ‘어둠의 아칸’은 테런의 일꾼 한 기에게 ‘포섭’ 스킬을 사용했고.


수웅-


아비트의 스킬, ‘소환’을 통해 금세 자취를 감추었다.

구상호가 알아채지도 못할 만큼 짧은 시간, 이루어진 일이었다.


‘병력도 줄였겠다, 마인바이크로 멀티 일꾼 견제 좀 가볼까? 아, 내가 생각해도 졸라 잘하잖아?’


일꾼을 빼앗긴 것은 전혀 모른 채, 구상호는 승리에 대한 밑그림을 그려 나가고 있었다.


#


‘못 봤겠지? 뭐, 봤어도 지가 어쩔 거야. 크큭.’


나는 본진에 소환 된 테런의 일꾼, SCR(Space Construction Rovot)을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이 한 기를 얻기 위해 인구수 70이 넘는 병력과 아비트의 마나 150을 사용했지만, 조금도 아깝지 않았다.

어차피 자원은 남아돌고 있었으니까.


‘생더블 한 플투한테 견제를 안 해? 이게 그 대가다, 인마.’


벌써 돌아가고 있는 멀티는 5개.

본진인 2시 스타팅에 있는 앞마당과 삼룡이 뿐 아니라, 11시 스타팅에 있는 멀티들까지 싸그리 먹어 치운 후였다.


‘물량전의 기본은 자원. 아무리 테런이라도 이렇게 압도적인 자원차는 극복 못 하지.’


곳곳에 지어진 게이트로드의 수는 무려 스물.

줄어든 병력을 복구하는 것은 2분이면 충분했다.


‘음, 원래 전략은 삼룡이 멀티를 못 먹게 하는 거였는데 수정을 좀 해야겠어.’


아비트의 ‘소환’ 스킬과 ‘프리징 필드’ 스킬을 사용한다면 어렵잖게 코만도를 띄우게 만들 수 있겠지만, 그랬다간 빠르게 GG가 나올 여지가 있다.

그럼 히든 퀘스트의 추가 보상은 받지 못하는 거다.


‘그냥 5시 스타팅까지 먹으면서 길게 보자.’


옵져브를 넓게 퍼트려 테런의 진영을 관찰하는 한 편, 중앙에 진치고 있는 드라곤 일부를 5시 쪽으로 움직였다.


본진 구석에 숨어 코만도센터를 지은 SCR 또한 아비트와 병력들로 엄호 하며 이동 시켰다.


‘테런 건물은 분산해서 짓는 게 좋겠어. 핵 올리는 걸 알면 바보가 아닌 이상 대비할 테니까.’


그런데, 그 때.

11시 멀티 방향에 빨간 점들이 우수수 떠올랐다.


‘마인바이크? 쳇, 돌아왔나? 옵져브로 못 봤는데.’


테런의 주특기라 할 수 있는 마인바이크 게릴라였다.


마인바이크는 자원을 75밖에 먹지 않는 싸구려 유닛인데, ‘싼 게 비지떡’이라고들 하지만, 마인바이크는 그렇지 않다.

‘지뢰’ 스킬 하나로도 값어치 이상의 효율을 내며, 본체는 엄청난 이동속도로 전장을 가로지르니 말이다.


‘수비에도 좋고 게릴라도 개사기야. 젠장, 역시 테사긴가? 아, ···게릴라 특공대라하기엔 숫자가 너무 많은데, 어떡하지?’


2부대(한 부대는 12마리)는 족히 넘어 보인다.

멀티에 지어진 프로토캐논 3기로 막아내기엔 턱도 없는 물량.


결국, 캐논은 시간벌이 일 뿐.

지상군을 움직여야한다는 거다.


그런데, 설상가상.

마인바이크가 진 치고 있는 곳 위로 테런의 수송선 3기가 등장했다.

거기서 내린 건 기갑 탱크 6기.


전체적인 병력 규모로 보자면 많은 건 아니지만, 언덕의 이점을 이용하는 테런 병력을 뚫어내자면 꽤 많은 손실을 봐야 할 것이다.


‘그렇다고 멀티를 내어줄 수도 없는데···.’


저 위치를 내어주면 스타팅과 앞마당 멀티 2개가 단 번에 날아간다.


5시에도 멀티를 짓고 있으니 자원량은 한 동안 내가 우위겠지만 5시 또한 같은 방식으로 공략당하면 남은 건 GG뿐.


‘이러다 테런한테 맵 가르기 당해서 반땅 게임 되면 불리해 져. 큰 피해 없이 걷어 내야 해.’


현재의 유리한 상황을 이어나가기 위해선, 넥서수가 깨지기 전에 병력을 걷어 내야 한다는 계산이 나왔다.


한 가지 다행인 것은 녀석이 퉁퉁포로 밀고 들어왔으면 11시 언덕 멀티 하나쯤은 진즉 날아갔을 텐데, 캐논을 의식해 ‘포격 모드’로 캐논부터 지우고 있다는 점이었다.


그럼에도 시간은 녀석의 편.

1초, 1초 지날 때마다 전황은 계속해서 불리해진다.


‘지상군을 보내서 막는다 해도 넥서수는 날아갈 거야. ‘지뢰’밭을 뚫는데 시간이 걸리니까···.’


Ho-Ya-Goo : 지지 치고 꺼져 시간 아깝다


기세가 올랐는지, 승리를 언급하며 채팅을 치기까지 하는 구상호.

나는 정신을 차리기 위해 머리를 흔들었다.


‘게임도 기세 싸움이야. 아끼다 똥 될 바에 지금 기세를 잡자.’


Legend of Light : ㅗ


채팅과 함께, 테런 병력위로 숨겨 둔 공중 유닛 한 기가 자리 잡았다.

그리고 사용되는 ‘소환’ 스킬.


두우웅-


포격모드 상태의 무방비한 탱크 위, 나의 병력들이 쏟아져 내렸다.


반짝-! 펑펑-!


녀석은 스캐너를 뿌려가며 항전했지만 지리적 이점을 잃은 테런의 병력들이 잘 싸울 리는 만무.


결국, 넥서수가 터지기 전 수성에 성공해냈다.


Legend of Light : 이제 내 턴이지?

Ho-Ya-Goo : 지랄하네 스타가 턴제 게임인 줄 아냐?


녀석은 모르겠지만, RTS 장르는 턴제 게임과 상당한 유사성이 있다.

자원과 병력을 소모하며 만들어낸 기회를 허무하게 날리는 순간, 상대에게 턴이 돌아간다는 것이 동일하기 때문이다.


Ho-Ya-Goo : ㅋㅋ 아비트 숨겼어야 깜짝 소환이라도 성공 했을 텐데 나 본진에 지뢰 까는 중임 아비트 자원 낭비 오지겠네


‘어차피 아비트는 숨길 게 아닌데, 역시 이 시기까진 다들 아비트를 무시하네.’


아비트의 스킬은 ‘소환’ 하나가 아니다.

‘프리징 필드’로 만들어내는 변수는 결코 작은 것이 아닌데, 당해본 적이 없으니 모르는 거다.


‘이제 슬슬 알게 해줄까?’


5시 멀티는 순탄하게 돌아가고 있고, 맵 곳곳엔 테런의 건물들이 뚝딱뚝딱- 지어지는 중.


‘자원이 넘쳐 나네. 뭘 해도 남겠는데? 흐흐, 제대로 된 물량전이 뭔지 보여줄게.’


나는 게이트를 50개로 늘렸다.


#


구상호는 정신이 없었다.


-your allied under attack [당신의 동맹이 공격받고 있다!]

공격 알림이 끊임없이 들려왔기 때문이다.


‘나도 안다고, 시X···.’


인구수 좀 채우려 하면 들어오고, 숨 좀 돌리려 하면 또 들어오고.

무슨 디펜스 유즈맵을 하는 느낌이다.


‘아니, 무슨 물량이 끝이 없어···?’


전투 자체만 보자면 이득이긴 했다.

테런 병력이 하나 줄 때, 플투 병력은 둘 이상이 죽어나갔으니까.


그래서 더 이상하다.

어째서 잘 싸우는 자신의 병력은 줄어들고, 플투의 병력은 건재하게 계속해서 달려드는 것인가.


이상한 것은 한 가지 더 있었다.


‘3/3업, 풀업 메카닉을 상대로, 질롯, 드라곤 따위가 어떻게 저렇게 잘 싸우는 거지? 설마 아비트 때문인가···?’


아비트의 은신 효과는 없는 것이나 다름없다.

터렛도 있고, 스캐너도 꾸준히 사용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구상호는 그렇게 여겼다.


하지만 실상은 달랐다.

전투 시작 후 뿌려진 스캐너로는 기갑탱크의 긴 포격거리를 낭비시켰다.

거기다 스캐너와 스캐너 사이의 작은 텀엔 플투의 병력이 일방적인 이득을 보기까지.


심지어 ‘프리징 필드’로 다수의 탱크가 얼어붙기까지 하자 좁은 입구라는 지리적 이점에도 불구하고 테런은 조금씩 땅을 빼앗겼다.


‘아비트가 이렇게 좋았다고···? 저 스킬 완전 사기잖아? 시X 프사기···! 이거 진 것 같은데···.’


자원까지 말라가기 시작한다. 그렇다는 건 더는 게임을 지속할 여력이 되지 않는다는 뜻.

그렇게 게임을 포기하려는데.


‘응? 이제 러쉬 끝났나?’


계속해서 밀려오던 플투의 병력들이 잠잠해졌다.


‘아하, 저 자식도 자원 마른 거구나? 이럼 또 얘기가 다르지! 멍청하게 병력 다 갖다 박더니, 쌤통이다!’


구상호의 두 번째 멀티엔 아직 자원이 남아있었다. 가스는 채집량이 줄긴 하지만 무한하게 캘 수 있는 것이 특징.


‘탱크만 좀 모아서 나가면 이길 수 있어!’


구상호가 희망을 가지고, 마지막 병력을 준비하려는 찰나.


-Nuclear launch detected! [핵을 감지했다!]


이해하지 못할 메시지가 떠올랐다.


핵 미사일은 테런의 필살기와도 같은 전술 병기.

그런데, 자신은 핵을 준비한 적이 없다.

그리고 상대는 프로투스.


‘뭐지? 버그인가?’


게임 내 오류를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어둠의 아칸’은 이 게임에서 보지도 못했으니까.


그래도 만의 하나의 가능성을 생각하곤, 부지런히 빨간 점을 찾았다.

그리곤.


‘진짜 핵이잖아?! 일꾼은 언제 빼돌린 거지?’


삼룡이 멀티를 비추는 레드 라이트를 발견했다.

공중 터렛, 시야 밖에 은신한 요원이 핵 공격을 명령하고 있는 게 분명한 상황.

스캐너로 밝히는 즉시, 요원은 기갑 탱크의 포격에 녹아내릴 것이고 정준혁은 자원만 쓴 채 아무런 이득도 보지 못할 것이다.

그렇게 판단하며, 스캐너를 눌렀는데 마나가 부족하다.


‘1초, 1초면 돼.’


다행히 마나가 차올랐고, 반짝- 거리는 푸른 빛과 함께 은신한 요원이 드러났다.


‘핵이 떨어지기까지 남은 시간은 대략 2초. 사거리 닿는 탱크가 2기니 못 잡는 게 이상해.’


요원의 사망은 확정적이다.

구상호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 때.


휘잉-


요원을 푸른빛의 구가 감쌌다.

250의 피해를 흡수하는 과학선의 ‘방어막’ 스킬.


기갑 탱크의 강력한 포격은 요원에게 1의 데미지 밖에 주지 못했고.


쿠우우우웅-


구상호의 자원 멀티 위로 핵이 떨어졌다.


-Ho-Ya-Goo님이 게임을 떠났습니다.


구상호가 얼굴을 구기며 게임에서 나간 순간.


-우와아아아아아!!

-졸라 멋지다!!


PC방을 가득 채운 함성 소리가 들려왔다.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그 함성의 주인공이 정준혁이라는 것쯤은.


‘개새끼, 이런 더러운 방법을 써?’


자신이 들었어야 할 함성과 찬양을 빼앗은 정준혁.

구상호는 머리끝까지 화가 치밀었다.


작가의말

오늘도 안녕하셨습니까!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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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62 Sharon
    작성일
    20.07.14 07:03
    No. 1
    비밀댓글

    비밀 댓글입니다.

  • 답글
    작성자
    Lv.41 미르에
    작성일
    20.07.14 16:48
    No. 2
    비밀댓글

    비밀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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