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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킹 님의 서재입니다.

나 베테랑 메이저리거, 사천당가의 양자가 되었습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캄킹
작품등록일 :
2022.08.02 02:38
최근연재일 :
2022.10.10 21:34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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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8.30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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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비무대회(8)

DUMMY

대를 거듭하며 독에 대한 내성을 쌓는 당문의 훈련이 효과가 있는 것 인지, 반복되는 훈련에 인간이 점차 진화하는 것인 지, 간혹 당문의 무인들 중엔 독에 대한 재능이 차고 넘치는 사람이 드물게 나타났다.

예를 들면, 독에 대한 내성이 타고나 만독불침(萬毒不侵)의 경지에 오른다 던가, 그와 반대로 극독의 방대한 독기를 내공으로 치환시켜 영약처럼 사용하는 무인들이 나타나는 것이다.


지금 연무장 위에 당소유의 경우에는 후자였다.


‘곱절은 빨라진 느낌이다···’


백진이 혈도(穴道)를 향해 정확히 찔러 들어오는 소유의 단검을 간신히 쳐내고 있었다.


그렇다.

지금 당소유는 암기인 단검을 던지는 것이 아니라 손에 쥔 채 정확히 혈도만을 노리며 엄청난 속도로 찔러대며, 검을 든 검수와 근접전을 펼치고 있었다.

마치 점과 점이 만나듯 소유의 단검 끝과 백진의 검의 끝이 수 차례 부딪히며 불똥을 튀겼다.


얼마나 빠른지 무학이 뛰어나지 않은 이가 보기엔 둘의 검이 부딪히는 장면이 아닌, 까앙 까앙 울려대는 검이 부딪히는 소리와 검이 마주하고 남은 흔적인 불티만이 보일 뿐이었다.


까앙.

채앵.

쉬익.


수 차례에 걸쳐 검 끝이 서로 부딪히던 그때, 백진이 소유가 뻗은 단검을 넘어 오른쪽 어깨를 얕게 베어내며 연무장 바닥에 피가 튀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백진의 손목과 소유의 팔이 닿고 말았다.

찌릿 하고 손목을 타고 올라오는 극심한 통증에 백진이 뒤로 물러났다.

금새 보라색으로 물들기 시작하는 자신의 손목을 바라보는 백진.


‘이건 좀 위험하겠는데···’


손목의 감각이 둔해지는 것을 느낀 백진이 오른쪽 무릎을 굽히고 왼발을 앞으로 쭉 뻗으며 자세를 낮췄다.

땅을 박차고 점창의 검술인 낙영비화검(落英飛花劍)을 펼치며 소유에게 돌진하는 백진.

마치 나무에서 떨어지는 수많은 꽃잎을 하나 하나 찔러내 듯, 부드럽지만 섬세한 수십 번의 찌르기가 찰나의 순간에 소유를 향해 날아들었다.

이에 소유가 날아드는 검에 물러나지 않고 오히려 백진의 낙영비화검을 온몸으로 받아내며 한발 한발 앞으로 나아가며 단검을 찔러댔다.

몸에 검흔이 하나 둘 늘어나고 소유의 몸 곳곳에서 피가 흐르기 시작했다.

허나, 아무런 고통도 느껴지지 않는다는 듯 무표정한 얼굴로 오히려 앞을 향해 성큼성큼 다가오자, 백진이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이런 미친···!”


소유는 단검을 내지르며 백진과의 접촉을 가능하게 만드는 것에만 치중하며 급소를 찌르는 공격만 흘려내고, 나머지 공격은 그대로 내어줬다.

공격을 내어주며 검에 찔린 상처가 점점 더 늘어가고 상처에서 흐른 피가 소유의 몸을 적시기 시작하고, 흐르는 피에서 체내에 있던 붉은 독기가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피처럼 검붉색의 독안개를 몸에 두른 귀신 같은 모습에 질린 백진이 낙영비화검을 물린 채 뒤로 훌쩍 물러났다.


“이게 무슨···”

“저···저! 말려야 되는 거 아닌가?”

“이건 비무가 아니라 꼭 생사결 같지 않소!”

“모용의 진행자는 지금 뭐 하는 겐가! 너무 위험한 게 아닌가!”


녹색의 무복을 피로 붉게 적신 소유와 곳곳마다 피부가 보라색으로 물든 백진의 모습에 비무를 보던 관중들이 경탄을 금치 못했다.

하지만 정작 비무의 당사자인 소유와 백진은 마치 드넓은 모용의 대연무장에 둘만 존재하는 듯이 오로지 상대에게만 집중하고 있었다.


‘감각이 점점 더 둔해진다. 시간을 끌어선 안돼··· 한 번에 끝내야 한다···’


무복 안으로 까지 파고드는 독기에 백진의 마음이 조급해졌다.

백진이 크게 숨을 고르며 한 손으로 잡고 있던 검을 양손으로 마주 잡았다.


신화 속 영웅인 ‘후예’가 해를 쏘아 떨어뜨렸다는 전설을 통해 만든 점창파의 절기 사일검법(射日劍法).


백진이 그 사일검법의 일초식(一招式) 일수초현(日輸初現)을 펼치려 내공을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검을 마주잡은 백진의 양손을 타고 검에 푸른색 검기(劍氣)가 일기 시작했다.


***


“점창의 제자가 양손으로 검을 잡았다면··· 사일검법···?”

“음독공에 이어 사일검법이라니··· 내가 지금 보고 있는 것이 정녕 후기지수의 비무가 맞는가?”

“저···저···! 검에 검기까지 두르다니···!”

“내 누누이 말하지 않았소! 우리 점창파에 천재가 둘이나 나타났다고!”


음독공을 펼치며 소유가 혈귀(血鬼)라도 된 듯 피칠갑을 한 채 백진을 몰아칠 때는 몸도 가만두지 못하며 안절부절 했던 서황이 언제 당황이라도 했냐는 듯 가슴을 팡팡 치며 소리쳤다.

서황의 옆에서 비무를 지켜보던 지헌이 미간을 찌푸리며 입을 열었다.


“장문인. 비검이 이번 비무에선 좀 성급했던 것 같소.”

“그게··· 무슨 소립니까?”

“제가 가봐야 할 것 같습니다.”

“어딜 가는 게요! 아직 비무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서황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지헌이 곧장 단상 위에서 뛰어내리며 대연무장으로 내려갔다.


***


“끝났네.”

“뭐라···!”


현재 자신이 펼칠 수 있는 최고의 무공을 펼치려 준비하는 백진에게 무덤덤한 말을 던지며 단검을 소매 안으로 집어넣는 소유.

비무 중 무기를 거두는 그 모습에 백진이 발끈하며 달려드려는 그 때.


“쿨럭!”


자신의 실수를 깨닫기도 전에 백진의 내공이 역류하며 그의 속을 뒤집어 놓았다.

연신 올라오는 피를 토해내며 무릎을 꿇는 백진.


“가부좌를 틀고 눈을 감게.”

“쿨럭! ···의선어르신···”

“조용하게! 말을 더 이상 삼가고, 어서!”


순식간에 연무장으로 날아온 지헌이 가부좌를 튼 백진의 등에 손을 올리고 역류하려는 내공을 잡으려 애썼다.


일다경(一茶頃)의 시간이 흐르고, 붉다 못해 창백해진 백진의 얼굴이 점차 생기를 찾아갔다.

지헌이 흐르는 땀을 닦아내고 소유에게 손을 내밀었다.


“소유야.”

“네 가주님.”


소유가 품속에서 종이에 쌓여진 가루를 지헌에게 넘겼다.

소유에게 받은 학정홍의 해독제를 백진의 입에 털어 넣는 지헌.

지헌이 해독제를 먹이자 보라빛으로 변했던 백진의 피부색이 본래의 색을 찾기 시작했다.


“너도 이리 오거라.”


소유가 말 없이 지헌에게 다가오자 지헌이 품속에서 금창약(金瘡藥)을 꺼내 소유에게 발라줬다.

생명이 위독할 정도의 상처는 아니었지만 자신의 딸이 전신에 피칠갑을 한 꼴을 가까이서 본 지헌이 크게 호통쳤다.


“당문의 무인이 누가 이렇게 무식하게 싸운다고 하더냐!”

“할아버지가 이랬다는데요?”


“······그건 ···누···누구에게 들었느냐?”


소유의 덤덤한 대답에 지헌이 멍청한 얼굴이 되어 물었다.


“당호진 장로님이요.”

“······”


소유가 태어나기도 전, 전대 당문의 가주였던 독왕(毒王) 당해천.

분명 지헌의 기억 속에도 자신의 아버지는 독을 잔뜩 퍼 마시고는 당문의 무인답지 않게 단검을 들고 근접전을 위주로 한 무공을 펼쳤었다.

어린 시절 지헌이 보기엔 마치 취객이 잔뜩 취해 싸우는 모양새로 보일 정도로 아버지의 무공은 퍽 과격했었다.


지헌이 말을 잃고 얼빠진 표정으로 있자 소유가 입을 열었다.


“오히려 제독당주님께선 전대 가주님이 살아 돌아왔다며 신나서 무공을 가르쳐주시던데요?”

“···내 그리 잘 지켜 봐달라 일렀건만.”


지헌이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내저었다.


지헌이 개입하며 일어났던 잠깐의 소란이 끝나고, 모용세가의 본선 진행자가 비무에서 소유가 승리했다 공표했다.


짝짝짝짝짝.


백진이 정신을 차리며 일어나자 걱정스런 눈으로 비무를 지켜봤던 관중들도 이내 환호와 축하의 박수를 보냈다.


“내 살다 살다 이런 비무는 처음 봤소!”

“얼마나 마음 조리며 본 줄 아시오! 둘 다 고생 많으셨소!”

“당문에 이리 뛰어난 여협이 있는지 내 미처 몰랐소!!”

“비검도 몸조리 잘하시게!”


백진이 피를 토한 후, 가장 걱정스럽게 비무를 바라보던 점창의 제자들이 급히 연무장 위로 뛰어올라와 백진을 부축했다.


“사형. 괜찮으십니까?”

“괜찮다 걱정 말거라··· 내가 조급했던 것 같구나···”


“그래. 비검의 말대로 조급했던 것이 맞소. 만약 소협께서 내력을 크게 쓰는 무공보다 기본 검술로만 천천히 몰아 붙였다면, 결국 이 비무는 비검의 승리로 끝났을 것이오. 독에 중독 되었을 땐, 항상 내력을 크게 끌어올리는 것을 조심하고, 내력으로 독을 태워내려 노력하십시오.”


지헌이 부축을 받으며 연무장을 내려가려는 백진에게 일러주었다.

지헌에 말에 고개를 돌리는 백진.


“그것을 왜 제게 알려주시는 겁니까···”

“단지 비무였을 뿐··· 우리는 적이 아니지 않소?”


백진이 부축하던 사제를 잠시 물려두고 지헌에게 허리를 숙여 포권했다.


“감사합니다 당가주님!”


‘패배감에 화가 날 법도 하건만··· 되려 즉시 자신의 실수를 되짚어 본다라··· 점창에 이리 단단한 무인이 있었구나.’


지헌이 백진을 보며 고개를 주억거렸다.


***


비무를 승리로 끝마친 소유가 연무장 밑으로 내려오자, 비무를 감명 깊게 본 수혁이 존경의 눈빛을 보내며 소유에게 달려 나왔다.


“누님!!”

“야 당수혁! 멈춰! 넌 가까이 가면···”

“헿!”


소유에 지척까지 다가오던 수혁이 그대로 앞으로 고꾸라지며 쓰러졌다.

자신의 앞으로 쓰러지는 수혁을 휙하고 피하며 그대로 제 갈 길을 가는 소유.


익숙한 광경에 도진과 소영은 절레절레 고개를 저었지만, 이 광경을 처음 본 춘식은 놀란 눈을 하고 달려와 수혁을 부축했다.


“공자님!!!”

“하··· 참나··· 저 어린 거지아이도 아무렇지도 않은데 쟨 왜···”

“그니까 가까이 가지 말라니까··· 오늘밤은 굳이 제가 수혁일 안 찾아가도 되겠어요. 누님.”


“공자님!! 정신차리세요!! 공자님!!!”

“헤읗”


소유의 몸에 남은 미세한 독기에 중독되어 기절한 수혁이 춘식에 품에 안겨 이젠 아예 눈을 까뒤집으며 경련했다.


“도진아. 쟤 눈 까지 돌아갔다. 빨리 언니한테 해독제 달라 그래.”

“···예 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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