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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킹 님의 서재입니다.

나 베테랑 메이저리거, 사천당가의 양자가 되었습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캄킹
작품등록일 :
2022.08.02 02:38
최근연재일 :
2022.10.10 21:34
연재수 :
55 회
조회수 :
16,098
추천수 :
261
글자수 :
265,012

작성
22.08.26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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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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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비무대회(6)

DUMMY

선정의 말을 끝으로 몇 년 만에 모인 중원 거물들의 회의는 그렇게 허무하게 끝이나 버렸다.

이후 지헌과 함께 모용세가의 복도를 거닐던 도후가 지헌에게 물었다.


“앞 전에 팽가주님께 전달하라 하셨던 서찰의 내용이 마교와 관련된···것이었습니까?”

“그래···. 사천으로 돌아가면 방장의 말대로 급히 조사대를 꾸려야겠구나.”


지헌의 힘 없는 목소리에 도후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가주님··· 남궁 가주님이 아직도···”

“어찌 그리 쉽게 잊고 용서하겠느냐.”

“용서라니요! 그 일이 어찌 가주님의 잘못입니까?!”


도후가 멈춰 서서 언성을 높이자, 지헌도 잠시 걸음을 멈춰 도후를 바라봤다.


‘어느새 이리 많이 컸구나.’


만약 남궁진 소협이 살아있었다면··· 딱 우리 도후와 같은 또래였을 터인데···


-“당가주님! 선두는 제가 뚫고 나가겠습니다!”


지헌이 전쟁 당시 항상 선봉에 섰던 용감하고 당찼던 젊은이의 뒷모습을 떠올렸다.


“···아직 비무대회가 끝나지 않았으니 아이들을 보러 가자꾸나.”

“가주님···!”

“괜찮다. 염려 말거라.”


***


“저 둘이 또 왔나 보구려.”

“또 왔다니. 저 둘 말이오? 음··· 한 명은 점창의 제자이고, 다른 한 명은··· 검룡을 꺾었다는 당문의 막내아들이 아니오?”

“하하하 맞소. 아까부터 예선장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기름을 찾고 있던데···”

“기름 말이오? 기름이라 하면 어떤···?”

“나도 그걸 모르겠소. 생전 처음 들어보는 이름의 기름이었소.”


수혁과 장청은 합심하여 자신들과 같은 환생한 자를 찾겠다고 결정하자 마자 발 빠르게 움직였다.

동서남북의 각 관을 한참을 싸돌아 다닌 결과, 어느새 비무대회의 유명인사가 되어버린 장청과 수혁이었다.

그들은 지금 이순간에도 어느 무인에게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무인들이 말했던 그 기름을 외치며.


“펔유!!”

“왜··· 왜그러시오?”


어느 무인의 얼굴에 수혁이 냅다 가운데 손가락을 들어 올리며 소리를 질렀다.

깜짝 놀라며 수혁을 멍하니 처다만 보는 무인.


“이 사람도 아닌 것 같지?”

“그런 것 같소.”


수혁이 묻자 장청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자 다음!”



“펔유!!!”



“도진아··· 쟤네 둘 뭐하냐···?”


멀리서 그 모습을 바라보던 소영이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한 채 도진에게 물었다.


“누님··· 수혁이가 저러는 게 어디 하루 이틀입니까? 그냥 신경 끕시다.”

“크크크크. 수혁공자님은 참 별난 사람인 것 같습니다.”


춘식이 소매로 입을 가리며 웃었다.


“춘식아. 그냥 쟤 무복 뺏어서 다시 네가 입거라. 아주 가문 망신이란 망신은··· 어휴! 내가 창피해서 못 보겠다.”

“아니! 비무의 승자를 찾아 간다 나가고, 한참을 안 오길래 걱정되어 와봤더니··· 쟤네 이미 친우가 된 것 같은데···?”



“펔유!!! 마더펔···”

“당소협! 그건 너무 말이 심하잖소!”


평소에도 수혁만 보면 질린다는 얼굴을 하는 도진뿐만 아니라, 이젠 소영도 질린다는 표정으로 가운데 손가락을 들고 있는 수혁과 그런 수혁을 말리는 장청을 바라봤다.


그 이후로도 수혁과 장청은 예선장과 모용세가의 곳곳을 돌아다니며 연신 ‘펔유’를 외치고 다녔지만 아쉽게도 그들의 말을 어느 누구도 알아채지 못했다.

한참을 돌아다니던 장청이 수혁을 멈춰 세웠다.


“수혁··· 언제까지고 이럴 순 없소. 벌써 네 번째 같은 곳을 돌고 있소. 이제 난 가봐야 할 것 같소.”

“아니 어딜 간다는 거야?!”

“수혁은 떨어졌지만 난 아직 예선이 안 끝났소.”

“뭐 예선? 그냥 기권해! 지금 이깟 비무대회가 중요해? 우리 같은 사람이 더 있을지도 모르는데?”

“이깟 비무대회라니! 우리 장문인께서 내게 얼마나 기대를 하고 계신지 아시오? 수혁은 나한테 져서 떨어졌으니 상관 없을지 몰라도 나는 아니지 않소.”


졌다는 말에 발끈하는 수혁.


“뭐 내가 져?! 야 그건 내가 네 펜싱자세 때문에 놀라서 그런 거고 임마! 너 일로 와봐. 다시 붙어! 무공 좀 배웠다고 어디 이태리 코찔찔이 시절 기억 못하고.”

“허! 코찔찔이 시절이라니! 그 때도 난 엄연한 금메달리스트였소!”


장청과 수혁이 승부욕이 강한 운동선수 출신답게 약간의 도발(?)에도 불구하고 소매를 걷어 올리며 서로를 노려봤다.


“어~! 해보자는 거지?”


수혁이 품속으로 손을 집어넣었고


“후회하지 마시오. 지금은 목검이 아니오.”


장청이 검 손잡이에 손을 올렸다.


“지금 뭐 하는 짓들이냐!”

“사제! 당장 멈추지 못해!”


금방이라도 다시 한 번 붙을 것 같던 둘에게 불호령이 떨어졌다.


“가주님?!”

“사···사숙!”


동시에 고개를 휙 돌린 수혁과 장청에게 멀리서 다가오는 백진과 지헌이 보였다.

금세 장청에게 어깨동무를 하며 복화술을 하듯 입을 다물고 속삭이는 수혁.


“즈용이 하고, 느도 을른 손 을려. 읏으면서. 야 읏으라고.”

“하하하하하! 당소협! 신기한 물건을 가지고 있다구요? 하하하하!”


장청이 눈짓으로 수혁의 품을 가리켰다.

수혁이 잽싸게 야구를 꺼내 보이며 어색하게 웃어댔다.


“하.하.하.하. 너 이런거 본 적 없지? 이게 내가 만든 야구라는 암기야 하.하.하.”


백진과 지헌이 의심스런 눈초리로 둘을 바라보자 더욱 과장되게 행동하는 둘이었다.


“오오오! 이게 방금 말했던 그것이오!?” 당문의 암기는 참 신기한 것이 많소!”

“사천에 오면 당문에 들리라구 친구! 더 신기한 걸 보여줄 테니!”


둘의 어색한 연기를 차마 더 이상 볼 수 없겠다는 듯 백진이 지헌에게 고개를 숙이곤 얘기했다.


“의선어르신. 전 이만 사질을 데리고 가겠습니다.”

“그리 하시오··· 비검(飛劍).”


지헌이 고개를 끄덕이자, 비검(飛劍) 백진이 장청을 꾸짖으며 데리고 갔다.


“잠시 얘기만 하고 온다더니, 한 시진이 넘도록 대체 뭘 하고 돌아다닌 것이냐.”

“죄송합니다. 사숙.”

“너답지 않게 무슨 짓을 하고 다닌 것이야! 내 무인들에게 물었더니 네가 당문의 막내아들과 모용세가를 이 잡듯이 뒤지고 다닌다 하지 않나, 웬 기름을 찾아 다닌다고 하질 않나···”

“···기름이요?”

“쯧. 네 잘못은 점창에 돌아가면 물을 것이다. 어서 가자! 북관에서 상대가 한참 동안 널 기다리고 있다. 내가 말을 안 해 놓았으면, 그대로 실격처리가 됐을 것이다!”

“죄송합니다.”


점점 멀어져 가는 백진과 장청을 향해 수혁이 소리쳤다.


“사천엔 꼭 오라고 친구!! 이건 농이 아니야!”


수혁의 고함소리에 장청이 뒤를 돌아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비무에서 자신을 이긴 상대를 바로 찾아가는 건 결례이니라.”

“네··· 들었어요.”


지헌이 낮은 목소리로 꾸짖자 수혁이 고개를 푹 숙였다.

고개를 숙이고 힘없이 한숨을 내 뱉는 수혁을 보고 지헌은 수혁이 잘 못을 뉘우친다고 판단했지만 수혁은 단지 환생한 사람을 더 찾지 못해 실망했을 뿐이었다.


“저 자인가? 널 이겼다는 자가.”

“어떻게 아셨어요···?”

“여기 오기 전에 아이들을 만나고 오는 길이다. 소유 말로는 네가 투법을 펼치기도 전에 머뭇거렸다고 하던데··· 혹 내가 앞서 말한 것 때문에 그런 것이냐?”

“말했던 거요? 저한테?”

“내 앞 전에 상대의 단전을 노리지 말라고 했었지 않느냐.”

“아 아니에요 그런 건.”

“그럼 되었다.”


소유의 말을 듣고 내심 걱정했던 지헌이 안도했다.

그럼에도 아비로써 검룡을 꺾어 기대감이 생기게 했던 막내아들이 예선에서 탈락했다는 말에 괜히 심술이 났던 지헌이 한마디를 보태어 얘기했다.


“그래도 예선도 통과 못 한걸 성과라고 칠 수 없으니, 독 내성 훈련을 중단하는 네 청은 없던 것으로 하겠다.”

“예?!?! 아 가주님! 제발!”


독 내성 훈련 중단이 없던 일로 돌아간다는 지헌의 말에 수혁이 무릎을 꿇고 지헌의 소매를 잡았다.

수혁이 잡은 소매를 휙 빼내는 지헌.


“또 사고 치러 다니지 말고 오늘은 조용히 들어가거라. 소영이도 예선에서 떨어졌다고 하니, 도진이와 같이 셋이 쉬다가 내일 소유의 본선을 보러 나오도록.”

“가주님!!! 제발!! 가주님!!! 한 번 더 기회를!!”


수혁의 절규에도 불구하고, 지헌은 냉정하게 가버렸다.

수혁이 바닥을 치고 ‘이럴 순 없어, 안돼!’를 외치며 벌러덩 누워버렸다.


“알베르토 그 자식 때문에 다 망했어!”

“알···베르토?”

“장청 그 자식 말이에요!”

“장청이라면··· 방금 전 점창의 제자 말이구나. 그자가 그리 강했더냐?”


도후가 수혁에게 다가와 물었다.


“잘 몰라요··· 사실 뭘 해보기도 전에 져가지고···”


‘알베르토의 실력이면 강하긴 하겠다만···’


베이징 올림픽이 끝나고도 수혁과 알베르토는 종종 안부를 묻는 친구가 되었다.

국가가 달라 자주 보진 못 했지만 수혁이 유럽을 가거나 알베르토가 미국에 가면 먼저 연락을 한다거나, 서로의 경기를 챙겨보며 축하와 격려를 나누는 그런 사이가 된 것이다.

그래서 수혁은 알고 있었다.

알베르토가 얼마나 대단한 에페 선수였는지.


“그래도 다음에 붙으면 절대 안 져요!"


활활 타오르는 눈을 한 채 수혁이 야구를 쥔 손을 하늘로 뻗으며 소리쳤다.


“내 평온한 잠의 원수! 당문은 절대 원한을 잊지 않는다!”


***


그 시각 모용세가의 의원실에선 남궁의 의원들이 있는 힘을 다해 남궁평을 말리고 있었다.


“가주님! 그만 고정하십시오! 아직 소가주님께선 환자이옵니다!”

“놔라! 이놈들! 대 남궁세가의 소가주란 놈이! 예선도 못 통과하고 떨어져? 그 것도 당문의 막내한테?”

“가주님!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네 형은 네 나이 때 단 한 명도 겨룰 자가 없을 정도로 쉽게 비무대회에서 우승했다. 근데 넌 뭐? 예선 탈락? 검룡? 웃기지도 않는 군.”

“······”


“어떻게 네 형의 발끝도 못 쫓아가는구나··· 쓸모 없는 놈.”


남궁평이 싸늘한 눈빛을 던지고 의원실 밖으로 나가버렸다.


“형님! 왜 저만 두고 가신 겁니까!! 왜!!!”


고함을 지르던 남궁현이 옆에 있던 약사발을 벽으로 던지며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


“사천당가··· 당수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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