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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킹 님의 서재입니다.

나 베테랑 메이저리거, 사천당가의 양자가 되었습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퓨전

캄킹
작품등록일 :
2022.08.02 02:38
최근연재일 :
2022.10.10 21:34
연재수 :
5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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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01
추천수 :
261
글자수 :
265,012

작성
22.08.04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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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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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사천당가의 막내아들(4)

DUMMY

시간은 빠르게 흘러 갔다.

걷지도 못하는 아이 일 때는 유모와 어머니인 감소혜가 자신을 안고 가문과 사천의 이곳 저곳을 산책하곤 했었다.

수혁이 느끼기에 이제부터 네가 살 곳이니 잘 봐두거라 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당문의 안주인께서 안고 다니는 아이는 누구인데 요 몇 일 사천을 배회하는 건가?”

-“아니 글쎄 이번에 당문에서 양자를 들였다는 것 아닌가”

-“자네 왜 이리 호들갑인가, 당문은 원래 기재들을 종종 양자로 받지 않았는가?”

-“내가 보통 일이라면 이렇게 호들갑을 떨겠는가? 당문의 가주님께서 직접 양자를 받았네, 그 것도 기재일지 둔재일지 모를 갓난아이를”

-“가주님이? 당가의 적통에 양자를 받았다는 말인가? 허허··· 내 비록 견문이 넓지 않지만 적통만큼은 양자를 받지 않는 걸로 아네만”

-“그게···.”


잠시 말을 멈춘 양민 중 하나가 주위의 눈치를 살피다 귓속말로 얘기 했다.


-“공동의··· 유일한 생존자라는 말이 있더구먼.”

-“뭣··· 뭐!!? 그게 사실인가!!”

-“쉿!쉿! 이 사람아 입 조심!! 바로 앞에 지나가지 않는가!”


돌아다닐 때 마다 당가의 가솔들과 사천의 양민들이 수군덕대는 소리가 들렸지만 수혁은 그 때 까지도 알아들을 수 없었다.

그래 그 때 까진 말이다.

1년이 지나자 기본적인 단어들이 들리기 시작하고 또 1년이 지나자 짧은 문장을 듣고 말 할 수 있었다.

그 다음해 수혁이 4살이 되던 해부터 아침이 되면 태상장로인 당지후가 수혁의 침소를 찾아왔다.


“안녕하때요.”


아직 혀가 덜 자란 듯 짧은 발음의 수혁이 인사를 하고는 익숙한 듯 가부좌를 틀고 눈을 감았다.

수혁의 등뒤로 거대한 손의 감촉이 느껴졌다. 이후 수혁은 배꼽 아래 단전에서부터 시원한 기운이 들어오는 것을 느꼈다.

마치 이리로 따라오거라 부르는 듯 수혁의 기혈을 타고 지후의 내력이 운용되었다. 이내 수혁의 전신에 지후의 내력이 빙빙 돌기 시작했다.


‘운기조식이라고 했던 가 이걸 하고 나면 몸이 시원해지는 느낌이랄까, 엄청 개운하단 말이지.’


운기조식을 끝낸 지후가 물었다.


“이제 한 주가 지나면 스스로 해야 한다?”

“녜, 장로님. 그리고, 매일 아침 마따 반뜨시 해야 합니땨.”

“그래, 내력은 차곡차곡 꾸준히 쌓아야 해.”


당지후는 그 말을 하고는 휙 돌아 나갔다.


‘우리나라 호칭으로 치면 큰아버지인가? 오늘도 자기 할 일만 하고는 휙 가버리네.’


수혁은 안다.

자신이 양자이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니란 것을. 지후는 다른 형제들에게도 수혁과 똑 같은 자세로 대했다.


‘아니 오히려 내가 제일 어려서 그나마 부드럽게 해주는 것 일지도···’


형제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사람이 저 당지후가 아니던가.

수혁은 한 해가 더 지나 5살이 되던 해에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더 빨리 안 뛰어?! 이 것들이 빠져가지고.”


지후가 크게 호통을 치며 수혁의 발 뒤로 비도를 날렸다.


‘조금만 덜 뛰었으면 발목이 날아갔다. 이건 아동학대 아니냐고! 이러니 애들이 무서워했지!!’


아마 자신의 형제들은 이미 이 수련을 겪는 중이었거나, 겪는 것을 지켜 보았겠지 언젠간 다음차례는 자신이란···

이라고 생각을 끝 맺으려는 찰나 수혁의 머리에 무언가 뭉툭한 것이 날아왔다.


“꽦!”

“수련 중에 딴 생각을 하지 말라 했지!”


비도의 날이 아닌 반대편 손잡이 부분을 뒤통수에 맞은 수혁이 그대로 앞으로 꼬꾸라졌다.


***


오늘도 역시나 딴 생각을 하다가 비도에 한방 맞은 수혁이 땀에 젖은 몸을 일으켰다.


‘한방에는 기절 안 하지 이제!!’


지옥 같은 5년이 지나고 수혁의 나이도 이제 열 살이 되었다.


‘기초체력훈련을 가장한 아동학대를 언제까지 한다는 거야! 프로를 준비할 때도 이 정도는 안 했다고!’


수혁은 자신의 속마음을 차마 입 밖으로는 낼 수 없었다.

우선 지후의 소매에서 발출되기를 기다리는 비도들이 두렵기도 했거니와 자신의 앞에 뛰고 있는 형제들 때문이었다.


‘참···. 대단하긴 대단하단 말이지.’


수혁이 찬찬히 자신의 앞에 뛰고 있는 형제들을 보았다.

우선 자신의 바로 앞 흰자위를 까뒤집으며 침을 질질 흘린 채 어떻게든 수혁보단 앞에 있으려고 뛰고 있는 녀석 당도진. 수혁과는 한 살차이나는 아이다.

수혁은 도진을 따라 잡을 수 있음에도 동생에게만큼은 질 수 없다는 녀석의 집념에 이렇게 매일 뒤에서 뛰어주고 있다.


‘저 어린 놈의 새끼가 매일 같이 찾아와서 내 볼따구를···’


절대 일부러 한치 뒤에서만 뛰며 뜀 고문을 시키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 수혁의 변명이었다.

다음은 저 앞 선두에 있는 4살차이의 수혁의 큰누이 당소유.


‘내가 최대속도로 뛰어도··· 아직 큰 누님을 따라잡긴 힘들지.’


엄청난 속도로 산속을 가볍게 뛰는 소유를 보고 있노라면 매일 보는 광경이지만 새삼 놀라웠다.

그리고··· 누군가를 찾으려 눈을 돌리며 뛰던 수혁이 무언가에 걸려 넘어질 뻔 했다.


“아! 작은 누님!”


수혁이 걸려 넘어질 뻔한 원인을 발견하곤 고함을 질렀다.

수혁과 2살차이 나는 작은 누이 당소영이 땅바닥에 붙어서 경련하고 있었다.


물론 처음엔 누나나 형이라는 호칭을 이런 어린아이들에게 하는 것이 어색했지만 역시 시간은 모든 것을 해결해 주었다. 심지어 가주님, 어머님, 장로님이라는 호칭도 이제는 모두 입에 붙지 않았는가?


‘그리고 마지막으로··· 큰 형님이 계시지.’


수혁이 당도후의 뒷모습을 떠올리고는 생각에 잠겼다.


9년전 그러니까 아직 수혁이 갓난아이였을 때부터 당지헌과 당도후는 당가의 무인들을 이끌고 전쟁에 나갔다.

그들이 처음 전쟁을 마치고 다시 가문으로 복귀 했을 때, 무사들은 피와 흙을 뒤집어 썼음에도 눈빛은 살아있었고 승리감에 고취된 표정이었다.

사천의 양민들과 당가의 가솔들 역시 그들을 칭송하기 바빴다. 하지만 출정은 그 이후로도 계속되었고, 점점 무인들의 눈빛은 점점 죽어 갔으며 표정은 사라져 갔다.


‘무엇보다···’


복귀하는 무인들의 수가 조금씩 줄기 시작했다.

무인들이 복귀하면 환호성을 지르던 당가의 가솔들은 혹시나 자신의 가족이 죽지 않았을까 하며 초조하게 돌아온 무인들의 얼굴을 훑어보기 바빴다. 그리고 무인들이 돌아온 날의 사천의 밤은 통곡소리로 가득했다.


‘3년 동안 그랬지··· 가주님이 흑천과 흑도가 멸하였다고 공표하시기 전까지···’


전쟁직후 큰 형님은 폐관에 3년간 들어갔다 나오신 후 성과가 없어 오히려 낙담하였다 들었다.


어떤 것은 수혁이 직접 보았고, 어떤 것은 소영과 도진이 떠들어 대는 것을 들어서 알 수 있었다.


‘전쟁 이후 중원의 세력들은 뒷 수습을 하느라 바쁜 나날을 보냈고, 전쟁 이후 정파세력들의 관계가 오히려 안 좋아졌다나 뭐라나.’


사실 수혁은 그들의 설명이 크게 와 닿지는 않았다.

구파일방이며 오대세가며 사파며 전쟁이며 강호에 대해 알려준다며 도진과 소영이 매일 같이 떠들어 대긴 했지만, 수혁은 저택 안에서 훈련하고 말을 전해 들은 것이 전부였을 뿐이었다.


‘나를 지키던 여인은 내 친 어머니였고, 아버지 역시 흑천이라는 사파세력들에게 죽임을 당했다···.’


사실··· 잘 모르겠다. 눈을 뜨고 잠시 본 여인이 어머니였고, 아버지는 본 적도 없는데 복수심이 드는 것이 더 이상하지 않나?


‘오히려 난 정희 유모와 소혜 어머니의 손에 자랐으니까 정은 그 쪽이 더 많지.’


하지만 또 억울 한 건 사실이야. 그 사파 놈들 때문에 이번 생의 출발도 고아인 기분은 썩 좋지 않단 말이야.


“당수혁 이 자식!! 또 내 앞에서 딴 생각을 하며 훈련에 임해!!”


지후의 소매에서 엄청난 속도로 비도가 거꾸로 발출되어 고개를 젓는 수혁의 뒤통수로 쇄도했다.


퍽!


둔탁한 소리가 나며 꼬꾸라지는 수혁.


‘하지만 이것만은 확실히 알겠다.’


이번엔 시작이 고아원이 아닌 가족에서 시작한다는 것. 내게도 가족이 생겼다는 것. 그것도··· 아주 많이.


생각을 마무리 하며 씨익 웃은 수혁이 소영처럼 땅에 머리를 처 밖고 부르르 떨며 완전히 기절했다.


***


시간을 거슬러 올라 9년전 팽철현이 찾아온 그날, 당가의 집무실. 정희가 수혁을 처음 싸놓았던 이곳 저곳 피로 물든 흰 천을 가지고 들어왔다.

정희가 부랴부랴 집무실에 다시 찾은 이유는 철현의 한가지 질문에서 시작했다.


“그나저나··· 이 아이의 이름은 무엇인가?”

“······”

“여은이가 이 아이의 이름을 말 해주지 않았는가?”

“······”

“크흠···. 어차피 이제 양자로 들일 테니 자네가 지어주면 되지, 그 얼빠진 얼굴 좀 풀게”


철현의 말에도 혹시 모른다며 수혁의 소지품을 확인해야겠다는 지헌의 말에 정희가 수혁의 유일한 소지품을 가져 온 것이다.

당지헌이 천을 활짝 펼쳐 구석구석 확인하다 피로 적힌 두 글자를 발견하고 나지막이 말했다.


“···수혁”

“지킬 수(守)에 빛날 혁(赫) 좋은 이름 이군.”


지헌의 읊조림에 철현이 화답했다.


“하지만 아버님 저희 항렬 남자아이는 도자 돌림이 아닙니까?”


도후가 물었다.


“그래도 친부모가 지어준 이름을 바꿀 순 없지 않느냐.”

“허나 아이가 커서 자신이 양자라 차별을 두었다고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내 거기까진 생각을 못했구나. 이 어쩌면 좋단 말이냐···.”

“그럼 도혁은 어떻습니까?”


당도후의 말에 지헌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자 도후의 품에 안긴 수혁이 연신 울어 젖히기 시작했다.


‘수혁으로 해! 수혁!! 40년을 들었는데! 다른 이름은 어색할 것 같단 말이야!’

“응애!! 응애애애애!!”

‘차라리 미스터 킴이라고 하던가!!’

“응애!! 응애애!!”


“이 아이가 이토록 우는 것은 처음 봅니다.”

“갑자기 왜 이렇게 우느냐. 경공(輕功)을 펼치며 뛸 때도 조용하던 아인데”


이틀 밖에 보지 않은 아이였지만 조용하던 아이가 갑자기 통곡을 하니 건장한 세 명의 무인들이 당황했다.


“워워··· 어··· 아이야 울지 말아라”

“어··· 저··· 그··· 수혁아 울지 말거라”


지헌의 그 말에 뚝 그치는 수혁.


“······응?”

“도혁?”

“응애애앵애애애애!!!”

“수···혁···?”


다시 쌔근쌔근 숨소리만 내는 수혁.

“도···”

“응애애애앵애애애앵이이애이앵애!”


“수혁으로··· 하자꾸나.”

“그러는 게 좋겠습니다. 가주님.”

“근데 여은이가 이렇게 악필이었나?”


지헌이 천에 쓰여진 글을 유심히 보며 의문을 띄우는 한편, 도후의 품에서 ‘후후.. 한국인은 한자를 전혀 몰라도 자기 이름만은 쓸 줄 알지.’ 라고 생각하는 수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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