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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태] 의 서재입니다.

퀸(Queen) : 어느 소녀 프로게이머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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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한승태]
작품등록일 :
2016.04.07 23:09
최근연재일 :
2018.02.06 22:14
연재수 :
462 회
조회수 :
752,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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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597,240

작성
16.04.07 23:59
조회
5,237
추천
61
글자
11쪽

그 뒤....

DUMMY

이후 8년이 지났다.

그동안 승아에게는 많은 일들이 있었다.


승아는 그 경기 이후 출전 기회를 더 잡을수가 없었다.

프로리그시에 벤치에 앉아있는 것도 한두 번, 도저히 병풍으로만 전락한 현실을 받아들일수는 없었다.


여제라는 허명도 잠시.

외모로 버티는 것도 잠깐이었다. 아무리 남자 관객들이 여성 프로게이머를 좋아한다지만, 여자 아이돌에 비교할 바는 아니었고, 관객들은 아이돌을 보러온 것이 아니라 프로게이머가 게임을 하러 오는 것을 보러 온 사람들이었다. 프로리그에 출전도 하지 못하고, 개인리그에서도 온라인 예선이나 피씨방 예선과 같은 방송 본선경기 이전을 통과하는 것도 점점 힘들어 졌다.


7년전 그날도 승아는 우주전쟁 예선을 뚫지 못했다. 게다가 우주전쟁2가 나오면서 프로리그가 우주전쟁 1과 2가 같이 병행되었는데, 우주전쟁2는 전작인 우주전쟁1에 비해서 더 많은 손놀림을 필요로 했다. 분명 부대지정을 한꺼번에 할수 있으니 빠른 손놀림이 더 필요치 않을 것이라는 제작사의 말과는 다르게 실제로 게임을 해 보면 그 덕분에 같은 손놀림으로 더 많은 유닛을 더 자주 다루는 멀티캐스팅이 요구되었고, 그런 프로게이머들만 살아남았다.

그렇게 X피씨방에서 열린 최종예선을 뚫지 못하고 숙소로 돌아오던 승아를 성대호 감독이 불렀다.


“승아야. 미안하다. 회사에서 너와의 계약을 더이상 하지 못하겠다고 한다.

다음달 1일부터는 여기 나오지 않아도 된다.“

“네?!?”


..........

그렇게 승아는 프로게임단에서 잘렸다. 그리고 잘린 후, 한동안 방황하다가, 인터넷 쇼핑몰을 차렸다. 잘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먹고살 정도는 그럭저럭 되었다.


-여제 윤승아의 쇼핑몰.


여제 윤승아란 이름과 과거 사진을 걸은 쇼핑몰은 나름 잘 되었다.

옷을 주력품목으로 했는데, 문제는 승아 자신이 패션에 영 꽝이라는 거였다.

패션쇼핑몰로는 치명적이었다.

프로게이머 시절에도 팀 코디가 추천해주는 옷 2가지를 번갈아서 계속 입고 다녀서 미모가 퇴색될 정도였으니 말 다했다.

그래도 나름 제품의 질이 좋은 공장과 계약을 했더니 이름값으로 어찌 팔리긴 팔렸다.


그러다가 한 남자를 만났다.

팀에서 잘린지 4년만이었다.


남자는 작은 사업을 하고 있었다. 아는사람의 소개로 만난 자리에서 자신에 대해 너무도 좋아하고 잘해주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짧은 연애를 마치고 바로 결혼하게 되었다.

승아의 이름값이 아직은 통하는 것인지 아니면 낼 기사가 없었는지는 몰라도 각종 포털에 기사가 떴다.


[여제 윤승아 결혼, 상대는 2살 연하의 사업가?]

미모의 전 프로게이머 윤승아가 '5월의 신부'가 된다.


윤승아는 2세 연하의 사업가와 23일 서울 스폐셜호텔에서 결혼식을 올린다. 예비신랑은 윤승아가 프로게이머를 은퇴하고 쇼핑몰을 운영하면서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승아는 과거 우주전쟁1 프로게이머 시절, 뛰어난 실력과 출중한 미모로 인기를 모았다. 프로게이머 은퇴 이후 윤승아는 자신의 이름을 내건 쇼핑몰을 운영하면서 성공적인 사업가로 변신했다.


이에 누리꾼들은 "윤승아 결혼, 축하할 일이다", "윤승아 결혼, 행복하길 바란다", "윤승아 결혼, 예비신랑 궁금하다", "윤승아 결혼, 일과 사랑 모두 잡았네", "윤승아 결혼, 사업하면서 만났구나", "윤승아 결혼, 좋은 소식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그리고.. 필연적으로 많은 댓글이 달렸다

아니, 그렇게 많은 댓글은 아니었다. 이미 승아는 점점 잊혀져 가는 일반인이 되어가고 있었으니까.


- 미친, 윤승아가 무슨 뛰어난 실력이었냐.

- 왜, 윤승아 메카닉 조이기 빌드 좋았는데 왜

- 위에분 고소각

- 기레기들은 지가 글안쓰고 기계가 글 써주나? 맨날 기사 끝이 오토봇 같음.


어쨌든 승아는 결혼했고, 처음 6개월은 남편도 잘 해줬다.

잘생기고 키도 큰 남편은 큰 사업이 아니라 영세한 사업이지만 계속 열심히 일을 했다.

아니 그런줄만 알았다.


사건은 얼마전 사소한 일로부터 일어났다.

승아는 종신보험을 들어둔게 있었는데, 보험사에서 관련 우편물이 언젠가부터 전혀 오지 않았다.

궁금해진 승아는 보험사에 전화를 걸었다.


“네 고객님. JG보험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여보세요? 네. 다름이 아니구 제가 종신보험을 가입했는데 관련우편물들이 요즘 안와서요.”

“네. 고객님 성함이 어떻게 되시죠?”

“윤승아요.”

“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요”


잠시간 기다린 후 안내에 따라 주민번호를 입력후 다시 상담원이 연결되었을 때 승아가 들은 내용은 청천벽력이었다.


“고객님. 저희는 고객님께 문자와 우편물을 계속 발송하였습니다.”

“네? 저는 받은적이 없는데... 010-3578-☉○★◉ 아닌가요?”

“고객님. 등록된 전화번호가 틀립니다.”

“네?”

“그리고 윤승아 고객님은 지금 보험에서 약관대출을 3천만원 받으신 상태입니다. 지금 다음달 까지 이 대출을 갚지 않으시면 보험혜택을 전혀 받으실 수 없게 되시는데요.”

“네에?!!”


대출이라니.. 승아는 전혀 그런게 없었다. 남편이 하는 일이 잘 안되어서 생활비는 현재 승아가 하는 쇼핑몰로 전부 대체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대출을 받을 정도는 아니었다. 그런데 대출이라니...


바뀐 전화번호를 들은뒤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아서 전화번호부를 검색해보니 시누이였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 봤더니 승아의 시누이가 승아인척 하며 남편에게 승아의 개인정보를 받아서 승아의 보험에서 약관대출을 받은 것이었다. 그리고 그 돈은 남편이 썼던 것..

시누이는 보험사에 전화를 걸어 전화번호가 바뀌었고, 본인인척하면서 주소도 남편 사업체로 바꿔서 우편물이 남편직장으로 간 것이었다.


그뿐 아니었다.

이를 알게 된 승아가 계속 파헤쳐 보았더니 작지만 견실한 유통사업을 하는 것 같았던 남편은 결혼때부터 승아가 모르던 빚이 5억이었고, 그뒤로 결혼기간에 진 빚까지 다 합쳐서 최소 20억이었다. 승아가 사는 집까지 넘어갈 판이고, 승아의 아버지 집까지 위험했다.


어떻게 10억 빚질 때까지 몰랐나하며 승아는 자괴감이 들었다.

하지만 사업하는 남편이 집문서 같은 것을 포함한 돈관리를 다 했고, 승아는 자체적으로 버는 돈으로 집안 생활비를 충당했으니 알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승아가 번 돈중 남편이 건물 산 빚을 갚았다거나, 세금이 많이 나왔다거나, 남편 친구가 급하게 몇천 필요하대서 빌려주기도 했었다.

물론 전부 거짓말이었다.


사업체에 이름만 올려달라며 필요하다며 승아의 인감을 빌려갔는데 전부 대출하는데 쓰였다. 20억중 승아 앞으로 된 빚이 대부분이었다.


황당했다.

남편에게 따지니 결혼할때 자상하던 남편은 어디가고 그저 노발대발했다.


“어디 여자가 남자 하는 일에 따져!”


그러면서 승아를 때리기까지 했다.

이 폭력적이고 거짓된 남자가 내가 좋다던 그 자상한 남자가 맞는지 싶었다.


그렇게 결혼생활은 끝이 났다.


빚중에 보험사의 본인확인 실수와 같은 일로 생긴 빚은 승아가 갚지 않아도 되었었지만, 남편에게 인감을 빌려주어서 생긴 빚이나 문서상 결혼생활중 공동으로 빌린 빚 같은 것은 이혼뒤에도 여전히 승아의 앞으로 남았다.


최종 채무금액이 무려 15억.

부자는 아니었지만 그리 부족함이 없다고 생각했던 승아의 아버지도 사채업자의 불법 추심에 시달리고 있었고, 승아도 예외는 아니었다.

승아의 쇼핑몰마저 잘 되지 않았다.

원래 감각이 없는데다가 이제 결혼에 이혼까지 한 왕년의 여자 프로게이머의 이름값만으로는 더이상 쇼핑몰을 흑자로 유지하기가 어려웠다.


그리고 재고마저도 사채업자가 쓸어간것이 바로 어제.


“윤승아씨. 하루하루 이자가 늘고있어. 뭐라고 해서 갚으라고.”

“실장님. 이 옷들 넘기면 오늘 이자는 될 것 같습니다.”

“그래? 야. 담어!”


승아의 쇼핑몰에는 이미 직원들은 다 그만두고 승아 혼자였기에 물건을 가져가는 이들을 제지할 힘조차 없었다.


“안돼! 그 옷까지 가져가면...”

“윤승아씨. 아직 29살이고 젊잖아? 할수 있는 일이 많아. 내가 소개시켜주는 일을 하면 이자는 쉽게 갚을 수 있는데 어때? 아직 몸매도 좋고 예쁘니까 할일이 많다고~”

“꺼져!!”

“네. 가 드립니다. 오늘은 이자 갚으셨으니 고객님이죠. 저희는 절대 불법을 저지르지 않습니다. 고객님의 자율의사를 존중할뿐이죠. 선택은 고객님 몫입니다. 다음 추심일에 꼭 이자 납부 부탁드립니다.”

“야! 해머! 가자!”

“예, 실장님!”

승아에게 닥쳐온 큰 시련이었다.


모든것이 없어진 승아.

승아는 이혼뒤 200/18만원의 단칸방에서 혼자 살고 있었다.

단칸방에 들어가자 퀴퀴한 곰팡이 냄새가 코뿐아니라 목까지 막히게 했다.

방안은 단촐했다.

작은 침대와 책꽂이 하나, 그리고 책상과 컴퓨터 하나.

그 컴퓨터와 침대마저 빨간 압류 스티커가 붙어있었다.

책꽂이에는 졸업앨범과 트로피 몇개만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승아는 침대에 핸드백을 내던지고 누웠다.

책장에 있는 트로피에 적힌 글귀가 눈에 들어왔다.


2006 우주전쟁 개인리그 여성부 우승

2007 우주전쟁 에버 프로리그 여성부 우승

2007 우주전쟁 개인리그 여성부 우승


“핏...”

실웃음이 새어나왔다.

그시절의 내가 화려한 프로게이머였다는 사실은 한때의 꿈 같았다.

2016년의 윤승아는 그저 빚에 허덕이는 합법적 노예 준비자였으니까.


도저히 맨정신으로는 버틸수 없었다.

술을 잘 못먹는 승아지만 오늘만큼은 술을 먹고 싶었다.

주머니에 손을 넣자 500원 짜리 하나와 100원짜리 3개가 보였다.

모자랐다.


“킥...”


승아는 답답했다.

냉장고를 열러 찾았지만 냉장고가 있던 자리에는 먼지만이 가득했다.


‘아.. 지난주에 중고천국에 팔았지...’

얼마되지 않는 중고 냉장고를 팔아서 끼니를 해결해야 했었다.

그것도 압류가 붙은 물건을.

팔면 안되는줄 알지만 그렇다고 나쁜일에 손대기는 싫었다.


그 결과는 하루에 김밥 한줄. 그것이 승아의 끼니 전부였다.


‘꼬르륵.’


배에서는 다른 음식을 요구하는 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승아는 그 요구를 들어줄 수 없었다.

이 모든 현실이 너무나도 슬펐다.

울고싶은 마음이 문득문득 들었다.

승아는 울고 싶었지만 울지 않았다.


‘울지않아!....울면 내 마음까지 녹아내릴 것 같으니까.......'


이를 악물고 쓰러져 내리는 승아의 머리위로 수마가 찾아들었다.

승아는 꿈에서나마 행복했던 지난날들을 느끼길 소원하며 잠에 들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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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6

  • 작성자
    Personacon 서비스
    작성일
    16.05.30 15:15
    No. 1

    직업이 선수인 사람들은 전성기가 짧기 때문에 은퇴후 많은 고생을 하죠...
    짧은 학력 낮은 사회경험 그리고 주변 지인과 가족 친척들의 삥뜯기...
    술과 마약 도방등 나쁜길로 빠지기도 하고...

    찬성: 3 | 반대: 1

  • 작성자
    Lv.99 OLDBOY
    작성일
    16.10.30 21:24
    No. 2

    잘 봤습니다.

    찬성: 1 | 반대: 1

  • 작성자
    Lv.43
    작성일
    17.02.06 01:38
    No. 3

    압류딱지 붙은 물건을 파는 게 나쁜 짓 범주에 들어가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점이 치밀한 캐릭터설정을 보여주네요. 기대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4 Dalton
    작성일
    19.06.29 13:33
    No. 4

    칫 핏 킥 하는것 좀 이상한 느낌이 드는데... 예전 소설들 보면 여자 캐릭터들은 이런 의성어를 자주 쓰시더라구요;; 되게 이상해보임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32 도랑무
    작성일
    19.10.30 02:29
    No. 5

    ㄹㅇ 남캐가 의성어 내뱉으면 개 극혐이라 많이 사라졌는데 여캐는 아직까지도 이상한 의성어를 씀...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8 k4******..
    작성일
    20.09.03 22:15
    No. 6

    옛날 소설이니 어쩔수없죠 뭐 벌써 4년전 소설이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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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프로게임단(2) +4 16.04.12 4,246 71 11쪽
11 프로게임단(1) +7 16.04.11 4,421 65 12쪽
10 리플레이(2) +9 16.04.10 4,581 91 12쪽
9 리플레이(1) +7 16.04.10 4,457 82 11쪽
8 피씨방(3) +5 16.04.10 4,484 78 9쪽
7 피씨방(2) +2 16.04.10 4,473 79 13쪽
6 피씨방(1) +3 16.04.09 4,620 75 9쪽
5 어린 시절 +10 16.04.09 4,954 83 13쪽
4 소녀, 회귀하다 +6 16.04.08 5,456 80 11쪽
» 그 뒤.... +6 16.04.07 5,238 61 11쪽
2 여제 윤승아(2) +4 16.04.07 6,164 73 9쪽
1 여제 윤승아(1) +8 16.04.07 10,954 6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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