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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사국추영 님의 서재입니다.

그날부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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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파사국추영
작품등록일 :
2023.09.08 11:24
최근연재일 :
2023.10.01 12:06
연재수 :
7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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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4
글자수 :
457,9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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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9.08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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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그날부터 에디터 13화

DUMMY

그날부터 에디터 13화


“사장님이 고양이를 좋아하시는 줄은 몰랐어요.”


휴가가 끝나고 초밥집이 다시 문을 열고, 아침부터 주방 뒷문을 통해 고양이 밥을 챙겨주니, 그 모습을 보고 이주현씨가 의외라는 듯이 이야기했다.


“동물을 키워 본적이 없어서 그렇지 싫어하지는 않아요. 그보다 곧 어닝을 설치하기로 했어요. 우리 아직 정기 휴무일이 없는데 그날을 정해서 그날 공사를 할까 합니다.”

“어닝이요? 하긴 작년에 오픈 초기에 장마라서 비가 오늘 날에는 손님들이 가게 앞에 비 피할 곳이 없이 계속 있었죠. 겨울이니 눈 올 때도 좋겠어요.”

“네 맞아요.”


아침에 모두가 출근한 뒤에, 어닝 설치 이야기를 하고, 또 정기 휴무일도 정하게 되었다.


“그럼 둘째주와 넷째주 목요일 마다 정기 휴무입니다. 정기 휴무일이 생겼으니 휴무일에 재고가 쌓이지 않게 발주 양도 조절하고요.”


3~4개월 동안의 매출 그래프를 확인해보니 목요일에 제일 매출이 적었다. 그래서 요일은 목요일로 정하고, 둘째주와 넷째주로 정한 것은 다들 보통 그때 많이 쉬니까, 그냥이라는 이유로 정해졌다.


“그럼 어닝 업체 알아보고 올게요.”

“다녀오세요.”


밖으로 나와서 빵집과 분식집 어닝을 살펴보았다. 편의점 어닝은 회사에서 해준 것이니 업체가 어디인지 알아보기 힘들고, 빵집과 분식집은 개인이니, 시공을 했다면 이 근처에서 했을 가능성이 높다.


“안녕하세요? 옆에 초밥집에서 왔는데요. 뭣 좀 물어 볼게요.”


먼저 문을 연 빵집부터 들렸다. 아침에 빵만들기에 조금 바빠보였지만, 내가 건물주 인 것을 알고 있다 보니 쉽게 어닝을 설치한 업체를 알려 주었다.


‘이 근처는 아니네, 오픈 할 때 인테리어 공사한 업체에서 같이 해준 거구나.’


빵집은 어닝을 따로 시공한 것이 아니라 입점할 때 인테리어 공사를 하면서 같이 한 것이라, 정확한 가격도 알기 어렵고, 인테리어 업체가 서울 중심에 위치해 있는 곳이라 여기와는 멀다.


‘분식집도 비슷하겠네, 일반적으로 인테리어 할 때 어닝만 따로 다른 곳에 하는 경우는 드문 거지? 나중에 생각이 나서 하는 게 아니라면......’


조금 실망하며 분식집에 방문 했고, 분식집도 인테리어 공사를 하면서 같이 했기 때문에 개별 가격은 알지 못했다. 그래도 빵집보다는 인근에 있는 인테리어 업체에서 공사한 것을 알았다.


“저도 최근에 뒤에 있는 급식소에서 밥을 챙겨 주고 있어요.”

“아, 그러고 보니 밥그릇이 더 생겨서 뭐지 했는데 사장님이셨군요.”


어닝 업체에 대해 이야기 한 다음에는 고양이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갔다. 장사 준비를 해야 하기 때문에 간단하게 인사 정도만 하고, 결국 어닝 업체는 인터넷으로 주변 시공사를 찾았다.

마음에 드는 곳을 선택한 후에 견적을 뽑고, 다음 주 목요일 정기 휴무일에 바로 공사를 하기로 커피숍에게도 이야기를 했다. 그렇게 다음주 어닝 공사가 완료 되었다. 색상은 흔하게, 또 내 초밥집이나 커피숍과 어울리게 빨간색으로 선택했는데 보기 좋았다.


“다 됐습니다. 이게 조작 버튼입니다.”


요즘은 전자동이라, 가게 안에 리모컨을 설치해서 어닝을 접었다 폈다 한다. 그렇게 간단하게 조작법을 설명 받고 어닝 설치를 완료 했다.


“이제 비나 눈이 오는 날도 괜찮겠네요.”

“여름에 햇빛이 너무 많이 드는 날도 좋죠.”


나도 커피숍 사장도 어닝에 만족해하고, 커피숍 사장님은 그래도 어닝 값을 내려는지 커피와 디저트를 챙겨 주었다.


“가끔은 이런 디저트도 좋네요.”

“초밥집은 디저트라는 것이 특별하게 없으니까요.”


초밥 세트메뉴를 시키면 계란찜과 샐러드, 튀김, 미니 어묵우동을 서비스로 주고 있고, 손님들 중에는 계란찜과 샐러드를 후식으로 먹는 경우가 있지만, 딱히 후식메뉴나 디저트메뉴는 없다.


“오마카세 같은 경우에는 샤베트나 이이스크림, 과자나 케이크가 나오는 경우도 있긴 해요.”

“코스로 나오니 가능 한 거죠. 게다가 가격도 그렇고요. 우리 초밥집에서 거기까지 할 필요는 없어요. 게다가 이미 옆집에 후식으로 먹을거리가 있는데 우리가 할 필요는 없잖아요?”


오마카세에서 후식을 주니 먹기는 해도 전문 디저트와는 다르다. 구색을 맞춰서 주었다는 그런 느낌이다.


“주변 상가들하고 맞추는 것도 좋죠.”

“분식집은 요즘 괜찮은 모양이에요.”


커피숍은 몰라도 분식집의 경우에는 메뉴가 겹치는 것들이 있어서 본의 아니게 피해를 주었지만, 대신에 우리가 팔지 않는 돈까스를 개량해서 매출을 올렸다.


“장어 덮밥 때도 조금 타격이 있으셨죠.”


장어덮밥을 개시 했을 때도 또 타격을 주었지만, 우리가 포기 했던 매운 음식, 매운 떡볶이를 만들어서 또다시 위기를 극복했다. 애초에 초밥집이 맛과 품질에 비해서 싼 가격이지만, 그래도 일반적인 초밥집 가격이다. 배를 채울만한 메뉴를 먹으려면 만원 이상은 써야한다. 그런 면에서 분식집은 5천원 이면 배부르게 먹을 수가 있다. 가격 면에서 손님층이 서로 달라 질수 있으니 분식집은 그걸 노려야 했다.


‘분식집 사장님도 보통이 아니야’


특수한 능력도 없이, 피해를 보고 좌절 할 수도 있었지만, 분식집에서는 과감하게 메뉴를 정리하고, 초밥집에는 없는, 그리고 초밥집이 생기는 바람에 사람들이 더 찾게 되는 돈까스를 주력으로 내밀었고, 또 장어덮밥에는 자극적인 메뉴가 초밥집에 없는 것을 알고 또 자극적인 메뉴를 만들어 손님을 더 끌었다.


‘맛집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이쪽 상권에서 충분히 손님을 모았고, 덕분에 매출도 더 늘었지?’


오픈 하고 나서 알게 된 일인데, 이전 초밥집에서 돈까스를 사먹던 손님들이 생각보다 많았다. 옆에 분식집이 있는데도 초밥집 돈까스를 먹었다는 건, 단순하게 경양식과 일식 돈까스의 차이가 아니다. 거래 목록을 보면 이전 초밥집에서 팔던 일식 돈까스는 공장에서 만들어 오는 저렴한 냉동 돈까스를 튀겨 팔았는데, 분식집 돈까스가 그것보다 맛이 없는 냉동품이라서 조금 더 비싸지만 초밥집 돈까스를 사먹었던 것이다.


‘우리집에서 돈까스를 안파니 분식집으로 갔지만, 이전 집에서 팔던 돈까스보다 맛없는 저렴한 냉동 돈까스라서 손님들이 더 실망 했다고 왕새우튀김손님이 말했지’


처음에는 변화가 없던 분식집이, 돈까스를 먹으러간 손님들, 왕새우튀김손님을 포함한 손님들의 말에 메뉴를 정리하고 돈까스를 바꾸었다. 한번 바꾼 것이 아니라 가격을 조정 하면서 3번 정도 바꾸었다. 그렇게 지금 가격의 돈까스가 결정 되었다.


‘돈까스로 매출이 늘었다가, 장어덮밥으로 점심 손님을 또 잃었고’


처음 초밥집이 오픈 했을 때만은 아니지만, 확실하게 밥류를 먹던 손님들이 줄었다고 한다. 그리고 매출이 줄어들지 않는 메뉴, 매콤한 제육덮밥고 오징어덮밥은 매출이 줄어들지 않는 것을 보고, 매운맛을 좋아 하는 손님들을 겨냥했다.


‘분식집에서 매운맛 떡볶이가 나오고 나서 커피숍의 매출도 늘었다고 했나?’


단짠단짠과 맵단맵단은 실과 바늘 같은 것이다. 매운 음식을 먹고 후식으로 단 것을 먹고 싶은 것은 본능이다. 덕분에 커피숍에서 디저트가 잘 팔리기 시작했다.


‘빵집은 뭐가 없나?’


어닝 업체를 알아보러 빵집에 갔을 때 둘러보니 빵 종류는 평범하게, 커피숍과 비슷하게 디저트로 먹을 만한 케이크와 빵 종류도 평범하게 있었다.


‘커피숍과 빵집이 서로 메뉴가 겹치지 않나?’


서로 장사가 잘 되는 것이 의아해 했다가, 어닝 설치 건으로 조금 친해진 커피숍 사장님께 커피를 얻어 마시면서 이야기를 듣다보니 의문이 풀리게 되었다. 커피숍에서는 샌드위치와 디저트를 옆 빵집에서 받아쓰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업체에서 받아서 쓰다가, 옆에 빵집에서도 맛있는 걸 파는 거예요. 가격도 나쁘지 않고요. 그래서 거기 사장님하고 이야기해서 모양도 예쁘고 조금 더 작은 사이즈로 주문 제작해서 받고 있어요.”


본래 빵집 사장은 제빵보다 제과 쪽을 더 좋아 하는데, 팔리는 것이 제과보다는 제빵이라 아쉬워 하셨다고 한다. 그래도 포기 할 수 없어서 잘 팔리지 않아도 구색으로 제과종류를 만들어 놓고 있었는데, 그게 커피숍 사장님 눈에 딱 들어 온 것이다.


“지금 디저트 팔리는 거 보면 빵집 사장님이 아쉬워하지 않으세요?”

“처음에는 조금 그러셨는데, 아무래도 빵이랑 다르게 디저트는 미리 포장해서 팔기 어렵잖아요. 어떻게 한다고 해도 포장용기가격이나 부피도 있고, 디저트만 팔면 상관없지만 빵집으로서도 장사를 해야 하니까, 지금은 저희 쪽에 납품하는 걸로 만족 하고 계세요.”


디저트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지만, 먹어본 바로는 맛이 괜찮은 편이었다. 그래서 몇 개 포장해가서 분석을 해보았는데, 설탕이 얼마나 들어가는지 모르는 편이 좋았다.


“그나저나 나야 내 능력으로 재료들을 해결 하는 거지만, 그런 거 없이도 이렇게 만들어 내는 거면 신기하단 말이야. 내가 아니라 분식집 사장님이나 빵집 사장님이 이 능력을 가졌으면 더 대단했겠지?”


정말로 능력이 있는 사람이 이 능력을 가졌다면 벌써 세계적인 무언가를 해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어떻게 보면 이주현씨도 그런 부류네?”


여자라는 점이 사회적으로 불리 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지금 작은 초밥집에서 주방장을 하고 있을 작은 그릇은 아니다.


“이주현씨도 재료의 출처에 대해서 물어 볼만 한데 말이야, 어떻게 보면 이주현씨를 선택한 것이 정말 신의 한수였나? 남자직원이면 언젠가 독립하려고, 또 이직을 언제나 생각하니까 거래처 같은 거 알아보려고 할 수도 있잖아?”


처음에는 걱정도 많았지만 결과적으로 여자인 이주현을 고용한 것은 보안상 좋았다. 이주현씨는 분명하게 능력이 있고, 뭔가 하고 싶은 것이 많겠지만 딱 선을 그어 놓은 것을 넘지 않는다. 자신에게 이만한 대우를 해주는 직장이 거의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이주현씨 입장에서는 내가 언젠가는 자르고 남자 주방장을 구할 수도 있다고, 그런 불안이 있을 수도 있겠네, 그럴 일은 없을 거 같으니 조금 신뢰를 주는 것이 좋으려나? 표가 안 나서 그렇지 오픈하고 나서 계속 정말 바빴지, 조금이라도 실수해서 해고 될까봐 무리하고 있을 수도 있어.”


무리하고 있었다라고 보이는 이유는 있다. 휴가 기간 동안 만들었던 이단표 피로회복제, 이주현씨가 유독 남들보다 더 마시고 있다. 효과는 분명하니, 누구보다 지쳐 있었다면 확실하게 회복효과를 느꼈을 것이다.


“브레이크 타임이 있지만, 밥 먹고 쉴 수 있는 성지후와 다르게 주방에서 이주현씨와 배정화씨는 저녁 장사 준비를 해야 하니까 조금 더 피곤 할 거야.”


이단표 피로회복제와 정기휴일이 생겨 앞으로는 컨디션 조절이 잘 될 테니 크게 걱정 할 것은 없다. 이주현씨에게 해고 될 걱정이 없다는 것만 확실하게 심어주면, 정신적인 피로가 줄 테니 그것만 해결하면 된다.


“주방장님, 할 이야기가 있는데 시간 좀 내주세요.”


다음날 곧바로 브레이크 타임 때 이주현씨를 데리고 커피숍으로 갔다.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


갑자기 부르니 이주현씨는 당연히 당황스러워했다. 하지만 좋은 일이니 나는 미소를 지으며 분위기를 풀어 준다.


“우리 처음에 1년 계약을 했잖아요?”

“네......”

“솔직하게 처음에 초밥집에 여자 주방장은 아무래도 걱정이 많았거든요.”


너무 처음부터 좋게만 하면 더 불안해 할 수 있기 때문에 밑밥을 깔았다. 이주현씨는 크게 티가 나지 않지만 눈동자가 조금 흔들리는 것이 보였다.


“그런데 오픈하고 나서 지금까지 보니까, 주방장님의 진가가 보이네요. 걱정한 제가 바보였어요.”

“고맙습니다.”


이야기가 반전되자 눈동자의 흔들림은 멈췄지만 그래도 이주현씨의 긴장감은 아직 남아 있었다. 여기에서 완벽하게 이주현씨가, 혹시라도 배반하는 일은 없게 최면을 걸었다.


“알다시피 제가 건물주니까 초밥집이 망할 일은 없어요. 그래서 그런데 이주현씨도 계속 여기서 일해 주실 거죠? 어디 다른데 가시면 안 됩니다?”

“어.......”


최면에 효과인지, 아니면 정말로 기쁜 것인지, 이주현씨의 얼굴에서 긴장감이 눈 녹듯이 사라지더니 처음으로 미소를 보였다. 그동안 영업용의 가면과 같은 미소는 손님들에게 몇 번 지어주는 것을 보았는데, 그런 것이 아닌 진짜 미소를 보게 된 것이다.


‘뭐야, 조금 놀랐네.’


미소를 보고 나니 제어가 안 되게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심장아 나대지마, 어려보이지만 실제로는 10살이나 연상이다.’


이성과 상관없이 날뛰는 심장 때문에 조금 당황스러웠지만, 어쨌든 이주현과의 종신계약은 잘 성사 되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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