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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사국추영 님의 서재입니다.

그날부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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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파사국추영
작품등록일 :
2023.09.08 11:24
최근연재일 :
2023.10.01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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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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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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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7,9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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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9.08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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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그날부터 에디터 9화

DUMMY

그날부터 에디터 9화


“장어 좋네요. 비싸고 파는 곳이 많이 없어서 그렇지, 좋아하는 사람은 많죠. 우리가 장어 초밥이 있기는 하지만 스페셜 초밥에 포함된 것만 나가고 단품으로 나간 적은 거의 없죠?”

“아무래도 장어초밥보다는 참치나 연어가 있으니까요. 굳이 장어를 추가해서 먹는 사람은 드물죠.”


초밥으로는 인기가 별로 없는 장어를 덮밥으로 만들어 회사원들의 점심메뉴로 만들어서 인기를 얻는다면 그동안 특별한 점심 메뉴가 없어서 나가던 메밀면이나 우동 등의 손이 가는 사이드 메뉴들 이 줄어들테고, 그럼 주방에서의 부담도 줄어들게 된다.


“그런데 장어가 단가가 얼마죠? 품질을 생각하면 그래도 한 마리에 2만원 정도는 하나요?”


곤란한 질문이다. 거래처에서 들어오는 거야 일반적으로 뷔페에서 쓰는 양념된 민물장어다. 가격은 1키로에 4~6마리가 들어 있고 만오천원정도 하고 있다. 대충 비싸봐야 한 마리에 4천원 인 것이다.


“단가가 그렇게 비싸지는 않아요.”

“그래도 싸지는 않죠? 그럼 덮밥으로 만들어서 단가를 맞추려면 많이는 못 들어가겠네요.”

“단가를 맞출 수 있는 장어를 구해 볼게요. 일단 지금 있는 장어로 한번 만들어 보죠.”


대화를 단절시키기 위해 나는 재빨리 주방으로 뛰어 들어가 장어덮밥을 만들기 위한 재료들을 대충 챙겼다.


좌르륵-


주방에서 부랴 부랴 챙겨서 나온 것은 장어 2마리에 그냥 맨밥 2인분, 그리고 덮밥용 그릇과 덮밥용 포장용기다. 그리고 그걸 테이블 위에 깔아 두었다.


“그냥 밥에 장어 한 마리, 어떨까요?”

“초밥용 장어라서 일단 소스가 부족해 보여요.”

“일반적으로 파는 장어덮밥에는 생강채도 들어가고, 파랑 김가루에 고추냉이도 필요해요.”


주방직원인 이주현씨와 배정화씨는 그렇게 말하고는 주방으로 가서 생강채는 없으니 생강절임, 그리고 우동 등에 넣는 썰어 놓은 파랑 김가루, 그리고 고추냉이를 가져왔다. 주방은 둘이 관리하고 있으니 재료를 찾는다면 둘이 직접 가는 것이 빠르다.


“한번 담아 볼게요.”


기본 적인 재료가 모이자 이현주씨가 먼저 덮밥그릇에 장어덮밥을 만들어 담았다. 완성된 모습은 평범하다. 그리고 다들 한입씩 맛을 보았는데, 미묘한 맛에 표정이 좋지 못하다.


“역시 소스가 부족해요. 게다가 밥이 맨밥이니까 간도 약하고요. 또 소스가 이건 단맛이 강한데, 단맛을 줄이고 짠맛을 더 넣었으면 좋겠네요.”

“제 생각도 같아요.”

“저는 약간 매운 맛도 있으면 좋겠네요. 너무 매운 것 말고, 고추냉이의 매운맛 대신에 고추장의 매운 맛이요.”


이주현씨, 배정화씨에 이어 성지후도 의견을 냈다. 확실히 매운맛이 대세이니 장어양념에 매운맛이 추가 되어도 좋을 것 같다.


“그런 거라면 완전 매운 장어 덮밥도 종류를 늘리면 좋을 것 같아요.”

“장어덮밥을 2종류로 하는 거군요.”


이주현씨의 말에 잠시 생각을 하다가 고개를 저었다.


“장어덮밥집은 아니니까 한 종류로 괜찮아요. 어디까지나 점심에 회사원을 겨냥한 배달 메뉴니까요. 종류를 늘리면 수고비만 더 들죠. 또 우리가 매운맛을 만들지 않아도 시중에 매운맛 소스가 많으니까, 취향인 사람들은 알아서 만들어 먹을 거라고 봅니다.”


아쉽지만 이주현씨의 아이디어는 탈락시켰다.


“일단 메뉴는 장어덮밥으로 결정 났으니, 제가 단가를 맞춰서 소스가 많고, 달지 않고 짠맛이 있고, 약간의 매운맛이 있는 덮밥용 장어를 구해 오겠습니다. 이번주 안으로 가능할거에요.”

“네 사장님”


그렇게 새 메뉴를 만들기로 하고, 그날 퇴근 후 전국에 있는 장어 덮밥집들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능력으로 재료를 만드는 것은 쉬우니, 맛집들이 어떤 맛인지 공부하기 위해서다.


‘식도락이라고 생각하면 즐겁기는 하지만, 왜 이렇게 바빠진 거 같지? 복권당첨금으로는 이 건물 사는데 거의 다 썼고, 초밥집 매출은 현거래보다는 적고, 건물에서 임대료 받는 것도 마찬가지고, 역시 현금생성이랑 게임 현거래가 최고였던 건가?’


사람 구했다고 보람을 느끼는 것도 잠시, 뭔가 일거리가 생기자 고생에 대비해서 보상이 적다고 느껴지니 힘이 빠진다.


“정직하게 돈 버는 것이 쉽지는 않네?”


사실 정직이랑은 거리가 먼 상황이지만,


위이잉-


딱 장어 맛집 리스트를 완성하고 나니 문자가 한통 도착했다. 오랜만에 온 문자였다.


“엄마다”


문자의 내용은 요약하자면 어디냐는 내용이다. 배송한다고 말은 했지만 3달 정도가 흘러갔으니, 걱정을 참다못해 문자를 보내온 것이다.


“후, 뭐 어쩔 수 없지”


분명 계속 걱정하다가 이제 문자를 보냈을 것이다. 나는 곧바로 전화를 걸었다.


“어 엄마”


오랜 만에 듣는 엄마 목소리에 조금 눈물이 날것 같았지만 참았다. 그리고 이럴 때만 빠르게 회전하는 머리로 시나리오를 만들어 설명을 했다. 처음에 배송업체에서 일하다가, 수산시장으로 옮겼다가, 거기서 초밥집에 생선을 납품하다가, 초밥집에 취직하게 되고, 여차여차해서 점장까지 되었다고 말이다.


“어, 점장 되었어. 지금 오픈 초반이라 정신이 없었네, 엄마도 언제 먹으러 와, 여기 주방장이 실력이 좋아”


엄마는 당연하게 믿었다. 옛날부터 이상한 짓을 많이 했기 때문에 갑자기 초밥집 점장을 하게 되었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기 때문이다.


“집? 집은 이제 초밥집 위에 있는 오피스텔로 이사했어. 배송업체 기숙사에 계속 있을 수는 없으니까”


고양시는 자가용이 없는 엄마가 오기에는 시간도 걸리고 번거로운 곳이다. 그렇게 새로운 집 주소랑 스시단이라는 상호명을 전하고, 엄마는 만족해하며 전화를 끊었다.


“진짜 오시지는 않겠지?”


먼저 독립한 형과 누나의 집도 비슷한 거리로 떨어져 있다. 엄마는 가기 힘들다고 전화 연락만 하고 간적은 별로 없다. 그나마 가장 가까웠던 내 집에만 자주 오셨는데, 이제 멀어 졌으니 쉽게 찾아오지 않을 것이다.


“그러고 보니 리스트 중에, 부모님 집 근처에 맛집이 하나있네, 가는 김에 인사라도 드려야겠다.”


혹시라도 찾아 올수 있으니 찾아가서 걱정을 덜어드려야겠다고 생각하고, 처음 투어 하는 장어덮밥 맛집은 부모님 집 근처로 정했다.


“그럼 다녀 올게요. 저 없어도 가게 잘 부탁드립니다.”

“걱정 마시고 다녀오세요 사장님”


다음날 덮밥용 장어를 찾기 위해 출장을 간다고 하고, 홀은 파출직원을 한명 불러 주었다. 그렇게 도시락으로 단초밥 2개를 포장해서 부모님 집으로 택시를 타고 출발했다. 택시비 걱정 없이 택시를 탄다는 것이 이렇게 좋은 것이다.


‘그렇고 보니 아직 차를 못 샀네, 그동안 초밥집 일로 바빠서 돈만 모았지 쓸 시간이 없었어. 이참에 차를 살까?’


택시도 편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건물주이고 한 가게의 사장이니 자동차 한대는 있어야 한다. 옛날부터 디자인이 마음에 들어 가지고 싶었던 차가 있었는데, 가격이 옵션을 다 추가하면 8천만원 정도 되었다. 알바로 생활하던 나에게 그림 같은 차였는데, 지금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살 수 있다.


‘내일 이라도 가서 사야겠다. 서울이나 서울 주변에 있는 맛 집이면 몰라도 다른 곳은 차가 없으면 가기 힘드니까 말이야.’


차를 살 것을 결심하고 부모님 집에 도착해 인사부터 드렸다. 그리고 초밥을 드리고 이것 저것 인사를 하다가 저녁에는 같이 장어덮밥집에 가서 식사를 마치고, 따로 실험해볼 것을 위해 포장 까지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후, 그럼 가게에 가볼까?”


일단은 장어만 집에 두고 내 초밥집으로 향했다. 부모님과 함께 이것 저것 할 이야기가 많다보니 초밥집은 벌써 마감을 하고 다들 퇴근 한 뒤다.


“발주서는 이거구나, 매출은 이정도 나왔고, 점심 배달은 메뉴는 역시 바쁠 때는 귀찮은 메뉴들 뿐이네”


평소처럼 마감 상태를 확인하고 재고를 보충했다. 그러고 나서 다시 집으로 가서 오늘 다녀온 장어덮밥집의 맛을 분석하기 시작한다.


“장어 자체의 맛은 우리집 것이 좋았어. 생강채나 김가루 같은 것도 우리집하고 별로 차이 없고, 고추냉이도 가루분 보다는 우리집꺼는 생고추냉이니까 우리집 것이 더 좋고, 밥도 그냥 맨밥인데 쌀도 우리것이 더 좋네, 결국 소스차이 인가?”


가게에서 임시로 만들어 본 장어덮밥하고 차이라면 역시 소스였다. 그 소스만 따로 복제해서, 기존에 우리 장어에 소스만 바꿔 만들어 냈다.


“내일 이걸로 다시 시제품을 만들어 봐야지, 다른 재료는 다 우리 것이 더 좋으니까 맛도 더 좋겠지?”


그렇게 다음날 아침 모두와 함께 새 장어덮밥을 시식해 보았다. 오리지날을 먹어본 나는 확실하게 더 맛있는 것을 느꼈고, 다른 직원들도 다들 만족해했다.


“하루 만에 이런 걸 구해오시다니 역시 사장님은 다르시네요.”

“뭘요. 그보다 한 가지 부족한건 있어요. 약간의 매운맛은 좀 없죠.”


한입 먹었을 때는 괜찮았다. 하지만 몇 입을 더 먹다보니, 우리 장어의 질이 더 좋은 만큼 기름기가 더 있어서 조금 물리는 느낌을 주었다. 그래서 소스가 진하거나, 성지후가 말한 약간의 매운맛이 필요하다.


“확실히 계속 먹다보니 조금 물리네요. 장어 기름기가 조금 많아요.”


장어 기름기, 소스를 바꾸지 않으려면 장어의 기름기를 빼는 개량을 해도 된다. 어쩌면 그편이 장기적으로는 좋은 방법이다. 점심식사로 계속 수요가 있으려면 질리지 않아야 하니 말이다.


“하지만 이 좋은 장어의 기름기를 빼는 것도 아깝고, 소스의 간은 강하게 하면 어떨까요?”

“흠”


기름기를 죽이려고 간을 너무 강하게 하면 금방 질릴 수도 있고, 자주 먹지 못 할 수도 있다.


“첫 번째 테스트니까 아직 부족한 것이 있죠. 아직 실험해 볼 건 많아요. 오늘도 또 다녀 올 거니까, 내일 또 다른 것도 시식해 보자고요.”


한 번에 성공하는 것은 욕심이다.


“그리고 지후씨, 어제 온 파출 직원은 괜찮았어요?”

“네 괜찮았습니다.”

“그럼 당분간 제가 장어 구하러 갈동 안 계속 그 사람을 불러도 상관없죠?”

“네”


진짜로 괜찮은지 아닌지는 알 수 없지만 짧게나마 cctv로 어제 상황을 확인한 결과 큰 문제는 없어 보였다. 그렇게 내일부터 다시 같은 파출을 불러서 일을 하도록 하고 오늘은 가게 일을 도왔다.


“가까운 매장이 어디지”


영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사고 싶은 차량을 전시하는 매장을 참았다. 그렇게 다음날은 오전에 그렇게 원하던 자동차를 구입했다. 바로 출고가 되는 건 아니라서 일주일을 기다려야 한다고 한다.


“아직 차가 없으니까, 두 번째 집도 서울에 있는 곳으로 가야겠다.”


자동차 매장을 나와 두 번째 맛 집을 방문하니, 어제 다녀온 장어집과는 덮밥에 조금 달랐는데, 장어덮밥에도 종류가 있는 모양이었다.


스걱- 스걱-


장어덮밥을 4등분해서 첫번째 그냥 먹고, 두번째는 다른 양념을 곁들이고, 세번째는 녹차를 부어 먹고, 네번째는 가장 맛있었던 것으로 다시먹고라는, 그런 장어덮밥이다.


‘맛을 계속 바꿔서 먹을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질리지는 않지만, 장어 자체는 어제 집이랑 크게 차이 없고, 이건 간편하게 점심메뉴를 만들려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재밌게 먹기는 했지만 신메뉴에 도움이 되는 장어덮밥 집은 아니었다. 게다가 포장도 안 되니, 그냥 집에 일찍 가서 장어의 기름기를 빼는 개량을 하고, 소스에 따로 사온 매온 맛 소스를 조금 추가해 어제 장어의 개량판을 만들어 냈다.


“어제 장어보다 담백하고 약간의 매운맛도 있네요. 확실히 어제보다 더 좋아요.”


당연하게 맛 평가는 더 좋았지만, 여전히 한 그릇을 다 먹었을 때는 조금 물린 다는 느낌이 있었다.


“장어 자체가 기름기가 많은 생선이니까요, 기름기 때문에 물리는건 어쩔 수 없는 걸까요?”


이제 와서 메뉴 선택이 잘못되었다는 생각은 하고 싶지가 않다.


“매운맛을 더 강하게 하는 건 어때요?”

“하지만 지금 보다 매운맛을 더하게 되면, 고추냉이는 필요 없어 질 것 같은데요. 고추장 소스에 고추냉이는 조금 안 어울리잖아요. 고추냉이가 빠지면 뭐랄까, 초밥집 장어 덮밥 같지 않아요......”


이주현씨와 배정화씨의 의견은 좋았지만, 나도 내 나름 고집이 있어 고추냉이를 빼고 싶지가 않다. 고추장의 매운맛은 지금이 딱 좋은 것이다. 개선 할 것은 소스와 장어의 기름기를 더 개선하기로 하고, 계속 맛 집 투어를 가면서 조금씩 장어 덮밥을 개선해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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