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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이 님의 서재입니다.

월야공자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박이
작품등록일 :
2011.08.24 17:05
최근연재일 :
2015.01.20 21:06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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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8,122

작성
11.04.02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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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1
글자
8쪽

월야공자 제20화--2

DUMMY

이렇듯 상대는 자신의 존재가 발각되었음에도 너무나 당당하게 문을 열었다.

그리고 성큼성큼 안으로 들어서는 상대를 확인한 진조범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번졌다.

“ 야수형!”

원중도가 달고 온 꼬리, 그는 다름 아닌 진조범과 함께 검마맹에 들어갔던 담야수였다.

원중도의 배려로 잠영대의 훈련과정에 참가했던 담야수가 무사히 그 훈련을 끝마치고 출관하여 원중도의 뒤를 따라왔던 것이다.

너무나 환한 미소로 담야수를 반기는 진조범, 하지만 담야수는 너무나 담담한 표정으로 진조범을 향해 공손히 포권을 취했다.

“ 현(現) 잠영대 부대주 담야수가 검마맹의 전(前) 오공자님을 뵙습니다.”

말하는 와중에 담야수는 현(現)과 전(前)을 또한 강조하고 있었다.

또한 지극히 사무적인 어투로 진조범을 향해 말하고 있었다.

이런 담야수의 언행에 진조범은 당혹을 금치 못했다.

“ 야수형, 그 무슨, 편하게 이야기해요.”

담야수가 재빨리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 어찌 공무로 오공자님을 찾아뵌 제가 감히 그럴 수 있겠습니까?”

진조범이 난감한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중얼거렸다.

“ 공무(公務)?”

담야수가 당연하다는 듯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 그렇습니다.”

진조범이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담야수를 바라보면서 말했다.

“ 대체, 왜?”

과거 원중도는 담야수의 출관을 6년 후 정도로 예상했었다.

하지만 담야수의 재능은 그런 원중도의 상상을 초월했다.

담야수는 불과 4년 만에 잠영대의 모든 훈련과정을 마치고 출관했다.

출관을 2년 앞당겼을 뿐만 아니라 출관과 동시에 잠영대의 부대주로 임명될 정도로 그 뛰어난 기량을 인정받고 있었다.

이런 담야수의 실력을 이제는 원중도 역시도 어느 정도 인정하고 있었다.

원중도는 담야수가 은밀하게 자신의 뒤를 따르고 있다는 사실을 서녕을 벗어난 이후에야 비로소 깨달을 수 있었다. 이 사실 하나만으로도 담야수의 실력을 능히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었다.

지금 담야수의 모습은 분명 진조범과 원중도가 바라던 바로 그 모습이었다.

하지만 정작 담야수는 그들의 편이 아니었다.

담야수가 자신을 은밀하게 따르는 것에서 원중도는 이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원하는 대로 그 기술은 익혔으되 정작 그 마음은 다른 곳으로 가버리고 말았다는 뜻이었다.

일단 추적을 눈치 챈 원중도가 담야수의 추적을 따돌리자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원중도는 굳이 담야수의 추적을 뿌리치지 않았다.

담야수가 검마맹에 가입한 것에는 원중도의 책임도 없지 않았다. 그리고 특히 주군인 진조범이 담야수를 무척이나 만나고 싶어 한다는 사실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담야수를 뿌리칠 수 없었다.

진조범은 한때 검마맹에서 담야수만을 유일하게 믿을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지금 이런 담야수의 예상치 못한 행동은 진조범을 당황시키기에 충분했다. 당황하는 진조범을 향해 담야수가 계속해서 말했다.

“ 저는 차기 검마맹주가 되실 왕다련 소맹주님의 명으로 전임 오공자님께 그분의 전언을 전해드리고자 이곳을 찾았습니다.”

이렇듯 담야수는 자신이 왕다련을 선택했음을 진조범에게 알렸다.

더불어 앞으로도 계속해서 검마맹에 남을 것임을 또한 밝히고 있었다.

담야수의 말에 진조범이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 하필이면 왕다련인가?’

진조범은 조금 회의적인 표정으로 담야수를 향해 말했다.

“ 야수형, 과연 왕다련에게 승산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담야수는 굳이 진조범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의 용무에 관한 이야기를 계속했다.

“ 소맹주님께서는 오공자님께 다시는 검마맹의 영역으로 돌아오지 말라는 말씀을 전하라 하셨습니다. 또한 만약 차후에 검마맹의 영역에서 오공자님의 모습이 보인다면 그때는 더 이상 사정을 두지 않으시겠다고 전하라 하셨습니다.”

말을 마치기가 무섭게 담야수는 등 뒤의 봇짐을 바닥에 내려놓았다.

“ 이것은 그동안 오공자님이 검마맹을 위해서 헌신한 공을 인정하여 앞으로의 생활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기를 바라는 뜻에서 소맹주께서 내리시는 보상입니다.”

비로소 자신의 모든 용무가 끝마친 듯 담야수는 공손히 포권을 취했다. 그리고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곧장 몸을 돌렸다.

순간 진조범이 다급한 목소리로 담야수를 불렀다.

“ 야수형!”

담야수가 주춤 발걸음을 멈췄다.

하지만 고개는 돌리지 않은 채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 잘 살아라. 조범아.”

이런 담야수를 향해 진조범이 다시 한 번 힘주어 말했다.

“ 진정 왕다련에게 승산이 있다고 보십니까?, 차라리 지금이라도............”

진조범은 확인할 수 없었지만 담야수의 얼굴에 가벼운 미소가 번졌다.

“ 너 역시 이미 맹주님과 육지검마 채어르신께서 소맹주님을 뒤에서 받치고 계심을 잘 알고 있지 않느냐?”

진조범이 재빨리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 두 사람 모두가 이미 칠순을 넘긴 사람들이오이다. 과연 그들이 언제까지나 왕다련을 보살필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담야수 역시 이점을 이미 잘 알고 있다는 듯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 그렇겠지, 허나 그 이후에는 내가 있지를 않느냐, 그리고 소맹주는 누구보다 아리따운 여인............”

여기에서 말을 멈춘 담야수는 그대로 방을 벗어났다.

진조범은 이런 담야수를 감히 붙잡을 수 없었다.

함께 무공비급을 찾아 떠돌던 시절부터 담야수의 호승심은 대단했다.

진조범은 자신의 급작스런 출세가 어쩌면 담야수의 호승심을 자극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조금 전 담야수가 과거와 현재에 대해서 강조하는 발언을 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또한 마지막 담야수의 말의 의미를 진조범은 너무나 잘 이해하고 있었다.

그것은 일종의 자신감의 표현이었다.

왕신림과 채문범의 사후 자신의 손으로 왕다련을 맹주로 만들겠다는 뜻이었다.

이제 막 잠영대의 훈련을 끝마치고 나온 담야수, 더욱이 잠영대 부대주의 직책을 맡게 되면서 어느 정도 무공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을 것이다. 진조범은 이런 담야수의 자신감을 누구보다도 잘 이해하고 있었다.

실제로 진조범 역시 그런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육지검마 채문범에게 패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진조범 역시 자신의 실력에 대한 자신감에 충만해 있었기에 이런 담야수의 자신감을 누구보다 잘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담야수는 왕다련이 아리따운 여인임을 언급했다.

이것은 담야수가 또 하나의 야망을 가지고 있음을 뜻하는 것이었다.

왕다련을 검마맹주로 만든 이후에 그녀를 아내로 맞이하고 싶다는 뜻이었다.

결국 담야수 역시도 검마맹의 주인이 되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것은 이미 담야수가 권력에 집착하기 시작했다는 뜻이었고, 그렇다면 지금 자신이 어떤 말로도 담야수를 설득할 수 없다는 사실을 진조범은 또한 잘 알고 있었다. 때문에 진조범은 담야수를 붙잡을 수 없었다.

“ 하필이면 야수형의 선택이 가라앉는 배란 말인가?”

진조범은 그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이렇게 중얼거리고 있었다.


작가의말

벌써 주말이네요.
저는 내일 하루 쉬고 월요일에 다시 찾아뵐게요.
선작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리고요.
댓글을 남겨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묵묵히 지켜봐주시는 많은 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여러분이 제게는 큰 힘이 됩니다.
항상 좋은 글로 여러분을 찾아뵐 수 있도록 노력하는 박이가 되겠습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되시고요.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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